궤간가변
1. 개요
軌間可變
철도차량의 바퀴 부분과 동력 전달 장치가 좌우로 시프트(shift) 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서로 다른 궤간을 가진 선로에서도 다닐 수 있도록 해주는 시스템을 말한다. 대차의 수명이 그리 길지 않은 것이 단점이다.
오래전부터 철도가 발달해온 유럽에서는 국가별로 협궤, 표준궤, 광궤가 노선상에 혼재되어 있다. 이 때문에 궤간이 다른 지점에 도달할 경우 여정을 계속하기 위해 환승을 해야 하는데, 이런 번거로움을 줄이기 위해 쓰는 방법 중 철도차량 측에서 대응하는 방법이다. 반대로 선로 측에서 대응하는 방법도 있다. 듀얼게이지 참조.
수동으로 차량의 궤간을 바꾸는 시스템이라면 이미 예전부터 여러 나라에서 실용화되어 쓰인 바 있지만, 자동 궤간변경 시스템을 가장 먼저 개발한 나라는 스페인이다. 스페인의 기존선 철도는 1,668mm 광궤로 이루어져 있어서 1,435mm 표준궤인 다른 유럽 국가의 철도와 직통하려면 환승을 하거나 아예 대차(철도차량의 바퀴)를 갈아야 해서 번거로웠다. 따라서 대차의 바퀴 사이의 폭을 변경하는 방법으로 궤간가변이 가능하도록 하는 열차를 개발했고, 1969년부터 프랑스 직통 국제열차에 대해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스페인이 자국의 고속철도 AVE를 유럽 고속철도와의 직통을 고려해 1,435mm 표준궤로 깔면서 스페인의 고속선-기존선 직통 열차에도 두 궤간을 지원하는 것이 필수이다. 일반적으로 특정 지점[1] 에 차량의 궤간을 바꿔주는 장치가 있어 여기서 궤간을 바꾸게 된다. 이렇게 오랜 궤간가변 고속열차 상업운전 이력 덕분에 스페인은 세계적으로도 광궤-표준궤 궤간가변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일본에서는 JR 시코쿠와 JR 큐슈가 신칸센 차량에 적용하기 위해 도입을 준비하고 있는데, 기술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2] 완전히 상용화된 광궤-표준궤의 궤간가변열차와는 달리 협궤-표준궤의 궤간가변열차는 상용화가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3] 결국 2017년 7월 25일, 운영사인 JR 큐슈가 FGT[4] 도입을 공식적으로 포기하였다.# 개발지연은 물론 복잡한 구조에 따른 유지비용 상승과 안전성이 원인으로, 지역에서는 다시 풀 규격 신칸센 건설 논란이 불붙고 있다. 일단 JR 큐슈 측에서도 풀 규격 신칸센을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다. 문제는 사가현에서 풀 규격 신칸센 건설비 지출에 부정적인 입장이라는 점.[5] 또한 호쿠리쿠 신칸센에서도 도입을 검토했으나, 최종적으로 무산되었다. 현재 일본에서 FGT도입에 가장 적극적인 회사는 킨키 일본 철도로, 교토~요시노 구간에 도입을 추진 중이지만, 타 지역의 잇따른 도입 포기로 전망이 밝은편은 아니다.
일본의 FGT가 난항을 겪는 이유는 협궤 때문인데, 협궤다 보니 차량 하부설비에도 제약이 걸리는데다가 변환폭(368mm) 또한 스페인의 경우(233mm)보다 넓어 비용이나 내구도 면에서 좋지 못하다고 한다.
스페인 기준으로는 12량 고속 열차를 광궤에서 표준궤로 변환하는 데 약 50초면 충분하다. 일본 기준으로 현재의 기술력으로 8량 전철을 협궤에서 표준궤로 변환하는 데 약 5분이 소요된다고 한다.
한편, 2014년 3월 29일에 국내 철도 연구진이 궤간 가변 대차를 개발하면서 이 부분에 대해 연구가 한창 진행 중에 있다. 이쪽도 협궤-표준궤가 아닌 광궤-표준궤 변환으로, 북한과의 철도 연결을 통한 러시아 철도의 1520mm 광궤 선로 직결에 대비해서 스페인 등지로부터의 기술 도입 없이 자체 기술로 바로 대응할 수 있도록 미리 개발하자는 구상이다.
이 방식은 대차의 수명이 짧다는 문제가 있다. 더불어 궤간가변이 불가능한 차량에 비해 고속주행에 불리하다는 문제도 있다. 스페인의 궤간가변 기술이 높이 평가받는 이유는 궤간가변 열차라도 250km/h 수준의 고속주행이 가능하기 때문이고[6] 다른 나라는 아직 이 정도 속도를 안정적으로 낼 수 있는 궤간가변 열차를 개발하지 못했다.
2. 차량 주축의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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궤간가변을 위해서 차량의 주축 길이는 변경될 수 있는 건 아니고, 주축이 이중으로 되어있는 경우와 주축은 하나인데 차륜은 슬립링 위에서 구동되는 형식이 있으나[7] 대개 비슷한 구성을 가진다.
- 가변용 보이
- 가변용 주축(2개일수도 있음)
- 가변용 트랜스미션 시스템(통째로 움직이는 경우와 트랜스미션과 주축간의 연결이 유연한 형식이 있음)
- 강제 시프트를 위한 에어, 혹은 유압 실린더
- 필요에 따라 슬립링과 베어링 추가.
3. 어떻게 가변하는가
3.1. 자동 궤간 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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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궤간이 변경되는 곳에 궤간가변을 위한 Gauge Changer 선로를 설치한다. 냉각과 윤활을 위한 정제수를 분사할 수 있는 냉각수 공급 시스템이 포함되어야 한다.
- 궤간가변이 가능한 열차가 진입하면 일단 물부터 뿌린다.
- 진입 방향의 걸쇠에 의해 보이의 잠금이 풀린다. 일부 회사는 락을 걸지 않는 제품을 만든다.
- 열차가 진입함에 따라, 보이의 슬롯과 Adjustment 레일이 결합된다. 일부 제품은 이 레일에 열차를 공중부양시킨다.
- 열차가 진행함에 따라 조정 레일의 이동에 의해 보이 간극이 조절되고, 조정 레일에 의해 차륜이 강제로 밀린다. 차륜 아래에도 레일이 있어 무게를 받치지만, 이 힘으로 차륜이 시프트되지 않기 때문에 강제로 밀어내기 위한 다른 레일이 있다. 보면 차륜이 얹어지는 레일 사이로 양쪽에 엄청나게 단단해 보이는 초경으로 된 레일이 딱 달라붙어 있다.
- 열차가 진행함에 따라, 진출 방향의 걸쇠에 의해 보이가 잠긴다.
- 열차는 그대로 지나간다.
3.2. 수동 궤간 변경
- 열차를 궤간 변경기에 집어넣는다.
- 궤간 변경을 위해 엔지니어가 궤간 변경기를 작동한다.
- 궤간 변경기가 차체를 모두 들어 올린다.
- 궤간 변경기가 차륜을 잡고 밀어버리거나 당긴다.
- 궤간 변경기가 차체를 내린다.
- 열차가 출발한다.
북한과 러시아가 만나는 두만강역에서 이 방식으로 궤간 변경을 하고 있다. 그 동안 승객들은 내려서 출입국 심사를 받는다.
4. 관련 문서
[1] 스페인을 예로 들자면 스페인-프랑스 국경이나 고속선-기존선 전환 구간.[2] 현재 3차 시험차까지 제작해서 내구성과 기술 테스트중인데, 내구성에서 문제가 생겼다.[3] 궤간이 작은 관계로 부속을 욱여넣어야 하는 상황이라 난이도가 올라갔다.[4] Free gauge train. 궤간가변차량의 일본식 조어.[5] 사가현은 건설비 지출하느니 신토스역에서 환승하겠다는 입장이다. 애시당초 신칸센을 제일 원하는건 나가사키이므로. 그래서 당초 계획에서도 사가현 구간은 재래선 직결이었다.[6] 이 기술은 스페인 철도차량 회사 CAF와 탈고의 독점 기술이나 다름없다. 일본의 궤간가변열차의 대차는 탈고의 라이센스판이다.[7] 여기서의 슬립링은 회전 방향 슬립이 아닌 앞뒤로 움직일 수 있는 슬립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