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궤
1. 개요
改軌. 철도의 궤간을 바꾸는 일을 말한다.
철도는 열차의 바퀴인 대차를 얹을 양쪽 레일의 간격인 궤간이 일치해야만 오갈 수 있다. 그렇지 않은 경우 직접 갈아타거나, 대차를 바꾸거나, 두 가닥 이상의 선로를 쓰는 듀얼게이지를 채택하거나 하는 방안이 있지만 궤간이 같은 것에 비해 들이는 수고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서로 궤간이 다른 두 철도 사이를 직통해야 할 일이 많다면 한 쪽의 궤간을 뜯어고치자는 결심을 하게 된다. 이것이 개궤이다.
그 외에도 대체로 궤간이 좁은 것보다는 궤간이 넓은 것이 축중 제한이 더 커서 같은 길이의 열차에서 좀 더 많은 승객과 화물을 싣고 열차가 더 빨리 달리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궤간 폭을 늘리는 방식의 개궤를 하기도 한다.
더 좁은 궤간으로 개궤하는 것과 더 넓은 궤간으로 개궤하는 것이 있다. 이 중 전자는 대체로 철도 수송량을 깎아먹는 짓이므로 주변 철도가 죄다 궤간이 좁아서 호환성을 맞춰야 하는 경우가 아니면 보기 힘들고, 더 넓은 궤간으로 개궤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어느 쪽이든 대체로 개궤 후의 궤간은 러시아 및 구 소련, 인도 아대륙을 제외하면 표준궤로 수렴하게 된다.
개궤는 토목공사를 수반하고, 어느 경우나 개궤를 하게 되면 개궤하기 이전의 열차들은 호환이 되지 않아 개궤 이후에는 필연적으로 차량을 갈아버려야 하므로 비용이 많이 든다. 따라서 함부로 하기 어렵다. 특히 더 좁은 궤간으로 개궤하는 것은 기존 노반을 활용할 수 있으므로 좀 낫지만, 더 넓은 궤간으로 개궤하려면 좁은 궤간에 맞춰진 기존 노반은 못 쓰기 때문에 노반을 보강하거나 아예 새로 깔아야 한다. 따라서 더 넓은 궤간으로의 개궤는 말이 좋아 개궤지 사실상 철도 노선 신설에 가깝다.
2. 사례
2.1. 더 좁은 궤간으로 개궤
- 독소전쟁 당시 1,435mm 표준궤를 쓰는 나치 독일이 소련 서부를 파죽지세로 점령해 나가면서 소련 서부에 깔렸던 1,520mm 광궤를 1,435mm 표준궤로 개궤한 사례가 있다. 물론 제2차 세계 대전이 끝나고 나서 해당 구간은 전부 1,520mm 광궤로 복귀.
- 표준궤가 영국에서 처음으로 부설되었을 때 이삼바드 킹덤 브루넬의 GWR(Great Western Railway)[1] 은 이미 2,140mm의 거대한 광궤로 깔려 있었으나, 다른 철도와의 직통을 위해 표준궤로 싸그리 개궤했고 현재 영국 전역의 철도는 표준궤로 깔려 있다.
- 유럽의 노면 전차 노선 중에서는 미터 궤간을 쓰는 노선과의 직통 운행을 위해서 표준궤 철도 노선을 미터 궤간으로 줄이는 경우가 있다.
- 프랑스 파리 쇼(Sceaux)선: 1846년 개통 당시 1,750mm 광궤 노선이었으나 1893년 표준궤로 개궤되었다. # 파리 RER B선의 일부이다.
-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아른험 선: 1843년 개통 당시 1,954mm 광궤 노선이었으나 1856년 표준궤로 개궤되었다. #
2.2. 더 넓은 궤간으로 개궤
- 수인선: 762mm → 1,435mm
- 대구선/동해남부선(구 경동선 구간): 762mm → 1,435mm
- 미니 신칸센: 1,067mm → 1,435mm
- 케이세이 전철 전 노선(1953년 이후 노선 제외): 1,372mm → 1,435mm
- 타이둥선: 762mm → 1,067mm
- 단수이선(타이베이 첩운 단수이신이선): 1,067mm → 1,435mm
- 노르웨이 간선 철도는 초기에는 1,067mm 협궤로도 설치되었으나 1900년대 초반에 대부분 1,435mm 표준궤로 전환되었다. 완전한 전환은 제2차 세계 대전 시기이다.
- 에스토니아 일부 구간: 750mm → 1,520mm 광궤
- 러시아 사할린 섬: 762mm → 1,067mm → 1,520mm 광궤.
- 인도: 전국에 깔려 있는 관광 목적을 제외한 모든 협궤 노선을 1,676mm 인도 광궤로 전환하는 Unigauge 프로젝트가 진행 중.
3. 관련 문서
[1] 런던 패딩턴 역을 허브로 하여 영국 서부와 웨일스를 이어주는 서부 간선을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