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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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壽天
1959 ~
1. 개요
대한민국의 범죄자이자 법조인. 현직 부장판사 신분으로 정운호 전 네이처 리퍼블릭 대표에게서 억대의 뇌물을 수수한 사실이 드러나 2016년 9월 검찰에 구속되었다. 김수천에게는 뇌물수수뿐만 아니라 허위판결문(허위공문서) 작성 의혹, 딸 김소연이 미인대회에서 부정 1위를 차지한 의혹도 있다.
2. 경력
1959년 경상남도 마산에서 태어났다. 마산중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로 상경, 1978년 인창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법과대학에 입학하였다. 1982년 졸업하고 제5회 군법무관 임용시험에 합격하였으며, 1985년 제27회 사법시험에 합격하였다. 같은 해에 연세대학교에서 법학석사학위를 받았다.
1988년 사법연수원을 제17기로 수료했으며 1991년 서울지방법원 동부지원에서 판사생활을 시작했다. 서울민사지방법원,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서울지방법원 남부지원, 서울고등법원 판사, 서울남부지방법원, 서울중앙지방법원 부장판사, 의정부지방법원 수석부장판사를 거쳐 2014년 이후 인천지방법원 부장판사로 재직하고 있었다.
3. 의혹과 논란
3.1. 뇌물수수 의혹
2016년 9월 정운호 전 네이처 리퍼블릭 대표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검찰에 의해 구속됐다. 죄명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검찰에 따르면 김수천 부장판사는 2014년 정운호 소유의 레인지로버 차량을 시세보다 싸게 구입한 뒤 정운호로부터 차량구입 대금 5000만원을 되돌려받았다고 한다. 사실상 레인지로버 자동차 한 대를 정운호에게서 선물 받은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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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정운호의 로비스트 역할을 한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 의사 이모씨(52·구속기소)를 통해 정운호에게서 수표 500만원을 건네받고 부의금 명목으로 수백만 원을 수수하는 등 여러 차례에 걸쳐 1억 7천만원대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가 있다고 한다.
검찰은 김 부장판사가 정 전 대표의 상습도박 사건에 대한 선처와 네이처 리퍼블릭의 인기 제품이던 수딩젤의 가짜 상품을 제조·유통한 업자의 엄벌을 청탁받는 과정에서 금품을 수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김 부장판사는 2015년 9월부터 11월 사이 네이처 리퍼블릭을 피해자로 하는 상표법 위반 사건 3건의 항소심을 맡았다. 김 부장판사의 재판부가 선고한 항소심의 판결문을 직접 확인해보면, 1건은 제1심의 형을 유지했고, 1건은 제1심보다 감형했으며, 1건은 제1심의 집행유예 선고를 파기하고 실형을 선고했음을 알 수 있다.
김 부장판사는 정운호 전 대표와 마카오 등을 함께 여행 다닐 만큼 친한 사이를 유지했다고 한다. 그래서 정 전 대표의 경비로 정 전 대표와 함께 베트남 여행을 다녀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정운호가 서울도시철도공사와의 해피존 사업이 해지된 후 150억 원의 사업 보증금을 반환받으려고 서울동부지방법원에 제기했던 민사소송에도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검찰의 기소 내용에도 포함돼 있다.
2016년 11월 24일 정운호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 부장판사는 레인지로버 차량을 받은 것에 대해 "처음에는 거절했지만, 성형외과 의사 이 씨가 계속 '받으라'고 권유해서 받았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받지 말았어야 했다"고 후회했다.
하지만 "차량과 돈을 받은 것이 청탁에 따른 대가인 것이냐"는 의혹에 대해서는 부정하는 취지의 증언을 남겼다. 김수천은 "정 전 대표와 이 씨로부터 처음 가짜 수딩젤 사건 이야기를 들었을 때에는 상표법 위반 사건이 아닌 일반 사기 사건으로 인식했다"며, "내가 맡을 것이라고 알았다고 하더라도, 내가 파렴치한이 아닌 한 정 전 대표나 이 씨에게 얘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 씨는 정 전 대표로부터 받은 돈을 보여주면서 '일부는 내가 쓰겠다'며 가져갔다"는 증언을 남기기도 했다. "두 사람이 2억원의 수표를 주고 받은 현장에도 나는 없었다"는 말도 했다.
3.2. 딸의 미인대회 부정 1위 의혹
김 부장판사의 딸인 소연씨가 네이처 리퍼블릭 후원의 제27회 월드미스유니버시티 한국대회에서 1위로 입상하는 과정에서 정 전 대표가 후원금 명목의 돈을 건넸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관련 글 참조
정운호 전 대표와 친분이 두터운 지하철 상가 브로커 심모(62)씨[1] 가 김 부장판사 딸이 출전했던 미인대회에서 두 차례 대회장을 맡았는데,[2] 김 부장판사의 딸이 출전한 2013년도 미인대회 당시 주최 측으로부터 억대의 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3]
그리고 당시 미인대회 실무책임자이며 미인대회 선발자 봉사사절단 단장이었던 이씨는 2013년 6월 26일 심씨의 회사인 W그룹 계좌에 7000만 원을 송금한 것을 시작으로, 7월 30일에 3000만원, 7월 31일에 1000만 원 등 모두 1억 1000만원을 송금한 것으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의 조사결과 드러났다. 2013년도 대회는 같은 해 7월 9일 종료됐는데, 이 시기를 전후로 심씨에게 거액의 뭉칫돈이 전달된 것이다.
아울러 돈이 건네진 시점은 공교롭게도 정운호 전 대표가 연루된 서울도시철도공사 지하철 상가 입점 비리와 관련해 심씨가 뇌물공여·사기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져 서울중앙지법의 1심 선고를 코앞에 둔 때이기도 하였다. 원래 심씨 사건의 선고기일은 같은 해 7월 11일로 잡혀 있었지만, 로비 사실이 드러날 것을 우려한 정운호 전 대표가 법정에서 위증을 하면서 변론이 재개됐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몰라도, 법원은 정 전 대표의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같은 해 9월 심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 관계자는 "정 전 대표와 심씨, 이민희(법조 브로커)씨 등 세 명이 친한 사이였던 것은 맞지만, 심씨와 김 부장판사 간 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미인대회 관련 의혹들은) 확인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관련 기사
4. 구속과 그에 대한 반응
검찰은 2016년 8월 31일 조사과정에서 김수천 부장판사가 심신미약 상태를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해 오후 9시쯤 긴급체포하고 다음날인 9월 1일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며, 그 다음 날인 9월 2일 밤에 구속영장이 발부되었다.
이는 대한민국에서 현직 판사가 구속된 예로서는 2년만, 부장판사가 구속된 예로서는 10년만의 일로서, 구속 직후 대법원에서 10년 전의 모 부장판사 구속 사건 때처럼 대국민 사과 입장문까지 발표하게 되었다.
김 부장판사에 대한 영장 청구에 이은 구속 소식에 법원은 침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 지역 한 법원 부장판사는 “검찰에 가기 전에는 사실이 아니라고 완강히 부인하다가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심문까지 포기해 당혹스럽다”며 “곤봉으로 머리를 맞은 느낌”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지방법원 한 판사도 “부장의 직위에 있는 사람이 가까이해서는 안 될 사람들과 만나 돈까지 받았다는 사실에 참담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판사들이 법조 브로커나 재판 관계자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리는 윤리적 무감각이 심화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기사 참조
5. 재판 과정
5.1. 제1심 서울중앙지방법원
- 2016고합922
2016년 10월 4일 재판부는 10월 11일에는 김수천의 1억 3천만원 상당 재산에 대한 검찰의 추징·보전 청구를 인용했고, 김수천이 정운호로부터 받은 레인지로버 차량에 대한 검찰의 몰수·보전 청구를 인용했다.
2016년 11월 9일 공판기일에는 정운호와 김수천 간 연결고리 역할을 하며 돈을 전달한 성형외과 이모 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 씨는 검찰의 신문에서 "정운호의 민·형사 소송에 대해 김수천 부장판사에게 호소하니 '잘 챙겨보겠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정운호의 원정도박 제1심 선고 전 이 씨가 "힘 써달라"고 말하자, "선고에 긍정적인 부분이 있고, 최선을 다했으니 기다려보자"고 말한 정황도 드러났다.
"잘 챙겨보겠다"는 말에 대해 검찰은 "영향력을 행사한 뒤 돈을 받은 근거"라고 주장했고, 김수천 측은 "사건에 개입한 것이 아니라, 적절한 자문을 해준 정도에 불과하다"고 맞섰다. 이어 김수천 측은 "김수천 부장판사는 운전을 잘 못해서 대중교통을 타고 출퇴근하며, 지위와 권한을 부풀려 이야기하거나, 돈 요구 등을 한 바 없다"고 반박했다. 검찰이 주장한 공소사실도 대부분 부인했다.
김수천은 직접 이씨를 신문하며 "내가 '가짜 수딩젤 판매업자를 혼내준다'는 말을 한 적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그 판매업자들은 내가 맡은 항소심에서 형이 감경되거나 집행유예를 받기도 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27년 간 판사로 근무한 내가 자동차 1대에 모든 것을 포기할 것으로 보이느냐"고 항변했다.
12월 중에는 정운호가 증인으로 출석할 것으로 예정돼 있다. 김수천은 2016년 11월 24일 정운호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2016년 11월 23일 공판기일에는 박평순 네이처 리퍼블릭 부사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박 부사장은 검찰의 신문에서는 "가짜 수딩젤 사건에서 도움을 준 대가와 상습도박으로 구속된 정운호 대표에 대한 도움을 요청할 목적으로 1천만 원을 줬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김수천 측과 재판부의 신문에서는 "돈을 준 시점인 2015년 10월은 정운호 대표가 상습도박으로 구속된 뒤 변호인 선임이 너무 급했고 중요했기 때문에, 가짜 수딩젤 사건은 언급할 겨를이 없었다"며, "변호인 선임에 대한 도움을 요청할 목적으로 만났고 돈을 건넸다"고 증언해 취지를 번복했다.
이어 김수천은 "항소심을 맡는 내게 청탁을 해 판결을 유리하게 받을 생각이었다면, 네이처 리퍼블릭 측이 업자들의 구속이나 제1심 공판에 신경쓸 필요가 있었겠느냐"고 검찰의 기소 논리를 반박했다. 이어 김수천의 변호인도 "항소심의 선고형은 생각보다 높지 않았으며, 그 이유 역시 검찰이 항소하지 않고 피고인만 항소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2016년 12월 8일 공판기일에는 정운호와 신 모 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신 모 씨는 정운호가 서울도시철도공사와 진행하려던 해피존 사업 실패 후 관련 민사소송의 실무를 맡던 자회사 SK월드의 전 임원이다.
정운호는 김수천에게 준 레인지로버 차량과 돈의 모든 대가성을 부인하며, "호의로 드린 것"이라고 완강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나와 성형외과 의사 이 씨의 경솔한 행동 때문에 김 부장판사가 구속 기소돼 정말로 죄송하다"며, 김수천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모습도 보였다. 검찰은 "두 사람은 11개월 간 63회의 통화를 했고, 가짜 수딩젤 판매업자에 대한 구속 절차가 진행될 때 특히 집중돼 있다"고 추궁했다. 하지만 두 사람이 통화에서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알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김수천 측은 "통화 시간이 대부분 짧고, 안 받은 경우도 포함돼 있다"고 반박했다. 한편, 김수천과 정운호는 한 목소리로 이 씨에 대해 "이 씨가 자신의 역할 등에 대해 과시적으로 말하며, 김 부장판사를 내세워 정 전 대표에게 돈을 가져가거나 이익을 취한 경우가 많았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신 씨는 "정운호는 '내가 담당 재판부에 손을 써놨다'고 말했다"며, "내 수첩에 정운호가 자필로 김수천 등 판사들의 이름을 적었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그 메모가 해피존 사업 관련 메모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김수천 부장판사를 통해 작업을 다 해놨다'는 말을 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정운호는 로비를 통해 해피존 사업 보증금 150억원 전액과 이자 전액을 받아내길 원했지만, 재판 분위기는 달랐다"는 말을 함으로써, 김수천에 유리한 증언을 남기기도 했다. 김수천 측은 "정 전 대표는 김 부장판사를 매우 어려워했기 때문에 그런 부탁을 했을 가능성은 떨어진다"고 말했다.
2016년 12월 20일 결심에서 검찰은 김수천에게 징역 10년 형·벌금 1억 6천만원·추징금 1억 3,124만원·레인지로버 차량 몰수를 구형했다. 김수천은 최후진술에서 "나와 함께 한 배석 판사 30여 명에게 '못난 부장을 용서해달라'는 말을 하고 싶다"고 말하며, 울음을 참지 못하고 통곡했다.
2017년 1월 13일, 법원은 징역 7년·벌금 2억원·추징금 1억 3,100만원을 선고했다.
5.2. 항소심 서울고등법원
- 2017노346
5.3. 상고심 대법원
- 2017도11616
5.4. 파기환송심 서울고등법원
- 2018노1
김수천은 3월 30일 재상고심을 제기했다가, 4월 13일 취하했다. 이에 따라, 징역 5년형·벌금 2천만 원·추징금 1억 2천여만 원이 확정됐다.
[1] 정운호 전 대표와 심씨는 지난 2009년 도시철도공사가 지하철 상가를 개발하는 '해피존' 사업 당시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인연을 맺었다. 서울메트로 지하철 상가 입점을 추진하던 정 전 대표는 심씨에게 서울메트로 사장에 대한 로비 대가로 20억원을 건네고 해피존 사업 자금 등 72억여 원을 빌려준 것으로 조사됐다.[2] 심씨는 W그룹 회장이라는 직함을 사용하면서 지난 2001년 대회장을 맡은 데 이어 2006년 공동대회장을 맡아 행사를 이끌었다. 당시 실무책임자는 이모(53)씨로, 미인대회에서 선발된 사람들을 봉사단에 파견하는 사절단의 단장으로 활동하고 있었다.[3] 심씨는 2006년 이후로 공식 행사에 관여하지 않았지만, 2013년까지 비공식적, 간접적으로 미인대회와 관련을 맺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