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턴의 운동법칙
1. 개요
아이작 뉴턴이 프린키피아(Philosophiae Naturalis Principia Mathematica)에 기록한 운동 법칙으로서 고전역학을 접한다면 반드시 배우는 내용이다. 물론 고등학교에서도 배우는 내용이기도 하다. 프린키피아가 라틴어 책이라서인지, 외국인 교수 중에 굳이 이 3가지 법칙만은 라틴어로 불러 주는 경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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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제1법칙(Lex prima): 관성의 법칙 (Newton's First Law of Motion - Inertia)
$$\displaystyle \sum_{}^{} \mathbf{F} = 0 \Leftrightarrow \frac{\text{d} \mathbf{v}}{\text{d}t} = 0$$
힘은 물체의 운동을 변화시키는 근원이기 때문에, 알짜힘(합력)[1] 이 없다면 물체의 운동 역시 변화하지 않는다. 더 간단하고 허술한 설명은 '내버려두면 그냥 하던 대로 한다.' 이다. 이 개념을 더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생각해 볼 수 있다.Corpus omne perseverare in statu suo quiescendi vel movendi uniformiter in directum, nisi quatenus illud a viribus impressis cogitur statum suum mutare.
힘이 가해져 물체의 상태가 변하지 않는 한, 모든 물체는 정지해 있거나 등속직선운동을 하는 상태를 유지한다.
급커브를 도는 자동차 내부의 탑승자는 힘을 받는가? 급커브를 돌게 되면 탑승자는 몸이 한 쪽으로 쏠리게 된다. 만약 탑승자가 외부를 관찰 할 수 없다면 탑승자는 힘을 받았다고 판단할 것이다. 하지만 외부에서 관찰하는 사람은 탑승자는 본래의 직선운동을 지속하려 하지만, 차가 급커브를 돌면서 '''차체가 탑승자에게 힘을 가하여 탑승자의 운동방향을 바꾸는''' 것을 보게 된다. 탑승자가 주는 힘과 차체가 탑승자에게 가하는 힘은 크기는 같지만 서로 방향은 반대다. 이 경우 탑승자가 경험하는 힘과 차체가 탑승자에게 가하는 힘 중 어느 것을 힘이라 해석해야 할까?
이 혼란은 탑승자가 정지한 계가 등속계가 아니기 때문에 발생한다. 이런 가속하는 계를 비관성계라 부르며, 비관성계의 물체는 겉보기힘(fictitious force)을 받게 된다.이 비관성계에 있는 물체는 가속하는 동안에도 원래의 운동 상태를 유지하려고 하는데, 이를 가능하게 해주는 힘이 바로 관성력이다. 관성력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힘이다 때문에 겉보기 힘이고 물체의 운동방향과 반대방향으로 작용하는 경향이 있다. 코너를 도는 자동차 안의 탑승자가 경험하는 힘은 바로 이 관성력인 겉보기힘이다. 겉보기힘의 대표적인 예는 원심력과 전향력이 있으며, 겉보기힘에 대한 개념이 확실하지 않으면 구심력과 원심력을 혼동하게 되니 주의하자.
실제로 뉴턴 1법칙의 핵심은 겉보기힘이 작용하지 않을 조건을 말해준다는 것이다. 제1법칙은 단순히 제2법칙인 $$ \mathbf{F}=m \mathbf{a} $$에 $$ \mathbf{F = 0} $$를 대입해서 얻을 수 있는 공식이 '''아니다.''' 제1법칙이 성립하는 것은 제2법칙이 성립할 필요조건이다. 위의 예시와 같이 자동차 안에 있는 탑승자는 겉보기힘에 의해서 실제로 작용하는 힘이 없어도 가속도를 경험하게 된다. 즉 제2법칙이 성립하지 않는다. 하지만 어떤 계에서 제1법칙이 성립한다면 제2법칙이 성립할 수 있다. 즉 제1법칙이 성립한다는 것은 그 계가 관성계라는 것을 의미하므로, 제1법칙의 의의는 결국 관성계를 정의해주는 것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응용 예시로는, 날달걀인지 삶은 계란인지 구분할 때 돌렸다가 멈추어 보는 걸로 확인하는 것이 있다. 달걀을 돌린 다음 손으로 붙잡아 멈추게 한 뒤 즉시 손을 떼면 날달걀이면 달걀이 다시 돌려고 하며 삶은 계란은 그대로 정지해 있다.[2]
입자물리학에서는 힉스 보손을 뉴턴의 제1법칙을 매개하는 '입자'로 다룬다.
관용적으로는 그냥 하던 대로 하는 것을 일컫는 말로도 쓴다.
2.2. 제2법칙(Lex secunda): 가속도의 법칙
흔히 $$F=ma$$ 라고 알고 있는 바로 그것.
$$\displaystyle \mathbf{F} = \frac{\text{d} \mathbf{p}}{\text{d}t} = \frac{\text{d}(m \mathbf{v})}{\text{d}t} $$
$$\mathbf{F}=m \mathbf{a}$$의 공식 형태로 잘 알려져 있는데, 옆의 공식에서 $$\mathbf{F}$$는 알짜힘(물체에 작용하는 모든 외력의 총합), $$m$$은 질량, $$\mathbf{a}$$는 가속도를 의미한다. 이 모습의 표기를 대중화한 것은 아이작 뉴턴 본인이 아니라 수학자로 잘 알려진 '''레온하르트 오일러'''[4] 이다.Mutationem motus proportionalem esse vi motrici impressæ, & fieri secundum lineam rectam qua vis illa imprimitur.
운동의 변화[3]
는 가해진 힘에 비례하며, 가해진 힘의 직선 방향대로 이루어진다.
가속도는 힘에 비례하고 질량에 반비례한다는 법칙이다. 보다 일반화된 표현으로 $$\displaystyle \mathbf{F} = {\text{d}\mathbf{p} \over \text{d}t} $$ ($$\mathbf{p}$$ 는 운동량(momentum), $$t$$ 는 시간)라고 서술할 수 있는데, 고전역학에서 $$ \mathbf{p} = m \mathbf{v} $$ 이므로 $$\displaystyle \mathbf{F} = {\text{d}\mathbf{p} \over \text{d}t} = {\text{d}(m \mathbf{v}) \over \text{d}t} = m {\text{d}\mathbf{v} \over \text{d}t} = m \mathbf{a} $$ 로 동일한 결과가 된다.
$$\displaystyle \mathbf{F} = {\text{d}\mathbf{p} \over \text{d}t} $$ 이 더 일반화된 표현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고전역학에서는 질량을 불변량으로 가정하므로 $$ \text{d}(m\mathbf{v}) = m~\text{d}\mathbf{v} $$ 라고 할 수 있지만 상대성이론에서는 $$ \text(m\mathbf{v}) $$ 앞에 추가적으로 속도에 의존하는 로렌츠 인자가 곱해지기 때문이다. 상대성 이론의 세계에서도 운동량 $$\mathbf{p}$$ 를 상대론적 운동량으로 바꿔주면 $$\displaystyle \mathbf{F} = {\text{d}\mathbf{p} \over \text{d}t} $$ 는 그대로 성립한다. 굳이 상대성 이론까지 가지 않아도 질량이 변하는 상황은 존재하는데, 가장 대표적인 예가 질량(연료)을 바깥으로 분사하여 날아가는 로켓.[5]
힘을 통해 물체가 이동한 거리와 힘의 곱은 물체의 운동에너지의 변화량과 같다라고도 해석할 수 있다.
한편, 이것을 유체역학에 맞게 만든 것이 나비에-스톡스 방정식이다.
이 제2법칙은 실생활 도구에서도 많이 볼 수 있는데 그 대표적인 예시가 바로 에스컬레이터이다. 에스컬레이터는 위에 올라가 있는 사람들의 무게를 자동으로 측정해 계속 다른 양의 전력을 소모한다. 예를 들어 100kg인 사람 10명이 에스컬레이터에 올라가는 경우와 50kg인 사람 1명만 올라가있는 경우에는 각각 소모되는 전력 양이 다르다. 이는 속력을 일정하게 유지시키기 위함이다. 물론 에스컬레이터의 모터 자체가 가진 힘이 워낙 강해서 속력에 큰 영향은 없지만 최근에 나오는 거의 모든 에스컬레이터는 무게를 측정한다.
이와 비슷한 것으로는 물체를 옮기는 컨베이어벨트와 런닝 머신들이 있는데 이 둘은 약간 다르다. 컨베이어벨트와 같은 경우에는 주로 같은 무게의 물체만 옮기므로 무게를 측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런닝 머신은 대부분 무게를 측정한다. 런닝 머신의 모터도 상당히 강력해 영향을 안 미칠 것 같지만 사실 속력에 꽤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참고로 런닝 머신 위의 사람은 지속적으로 움직여 무게를 측정하기가 약간 어려워 계속 무게가 변동할 시 평균적인 무게만 측정한다고 한다. 측정하는 방식도 다양한데 보통 벨트의 장력을 이용해 측정한다. 즉 벨트가 얼마나 안으로 들어가는 지를 보는 것.[6]
2.3. 제3법칙(Lex tertia): 작용 반작용의 법칙 = 운동량 보존 법칙
$$ \mathbf{F}_{\text{AB}} = -\mathbf{F}_{\text{BA}} $$[7]
이 법칙은 '''"힘은 오로지 계(system) 의 외부에서만 오며 물체가 물체 스스로에게 힘을 줄 수 없다."''' 를 의미한다. 즉, '''"힘의 근원은 어디인가"''' 를 알려주는 법칙이다.Actioni contrariam semper & æqualem esse reactionem: sive corporum duorum actiones in se mutuo semper esse æquales & in partes contrarias dirigi.
모든 작용에 대해 크기는 같고 방향은 반대인 반작용이 존재한다: 또는 두 물체의 서로에 대한 상호작용은 언제나 (크기가) 같고 방향이 반대이다.
오토바이와 4륜차가 충돌할 경우를 생각해 보자. 분명히 받는 힘의 크기는 오토바이 운전수랑 4륜차랑 같지만, 오토바이 쪽이 4륜차에 비해 월등히 질량이 낮기 때문에 크기가 같은 힘으로도 그렇게 가속도가 크게 걸리는 것이다.
한 물체 A가 다른 물체 B에게 작용하는 힘이 있을 경우, 그 다른 물체 B도 물체 A에게 같은 크기의 힘을 가한다는 법칙이다. 내가 땅바닥에 헤딩을 하는데 마치 땅바닥이 나를 때리는 것처럼 아픈 이유이기도 하다. A가 B에 작용하는 힘의 '결과'로 B가 A에 작용하는 반작용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그 두 힘은 원래 동시에 존재하는 것이다. 즉, 새가 날개로 공기를 밀어내는 힘과 공기가 새의 날개를 밀어내는 힘은 동시에 작용한다는 것이다.
작용 반작용 법칙은 일상적으로도 사용되는데, 만약 작용 반작용의 법칙이 아니라면 사람들은 하루에 수도 없이 넘어질 것이다. 신발을 신고 걷는다라는 행위 조차 신발의 마찰력과 사람의 다리 근육이 나아가려는 힘, 무게 중심, 중력 등이 합해진 작용에 대한 반작용으로 사람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우리 주변의 거의 모든 것이 이동할 때 적용되는 법칙이다.
또 다른 작용 반작용의 법칙이 적용되는 예로 흔히 하는 게임인 손바닥 치기 게임을 들 수 있다. 같은 힘으로 제대로 양쪽이 손바닥으로 상대에게 힘을 전달했다면 서로 반작용으로 휘청거리게 되며 균형감각으로 극복한다면 계속 서 있을 수 있게 되고, 그렇지 않다면 넘어져서 패배하게 된다. 위의 이유 때문에 손바닥을 때리는 사람도 맞는 사람 못지않게 아픔을 느낀다.
단, 겉보기힘의 반작용은 존재하지 않는데 이것이 우리가 겉보기 힘을 가상의 힘이라 하는 이유이다. 앞서 말했듯, 실제로 존재하는 힘이면 그 힘의 반작용과 반드시 세트로 작용한다.
힘의 평형과 혼동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힘의 평형은 힘의 작용점이 한 물체안에 있어서 전체적으로 그 물체의 힘의 총 합력(알짜힘)이 0이 되어 움직이지 않는 경우지만, 작용 반작용은 힘의 작용점이 서로 다른 물체에 있으므로 두 물체가 서로 별개의 운동을 한다.
추가로 총도 여기에 관련있다. 총알 등의 투사체가 밀어내는 것은 총이 아니라 연소된 화약 증기이다. 총이 반동을 받는 것은 총알이 밀어내기 때문이 아니라 총알이 화약증기를 밀어내고, 화약증기가 다시 총을 밀어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무반동총과 같이 화기의 반대쪽이 열려서 화약 증기가 바깥으로 빠져나가는 무기는 사용자가 받는 반동이 대폭 감소한다. 화약증기가 총을 밀쳐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중력은 반발력이 없으므로 작용 반작용 법칙이 적용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으나, 지구가 사과를 당기는 힘의 반작용력이 사과가 지구를 당기는 힘이라는 식으로 중력에서도 작용 반작용 법칙이 성립한다. 가끔은 중력의 반발력이 수직항력이라는 식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으나, 이 역시도 오류다.[8]
3. 기타
'관성'은 비유적 표현으로도 많이 쓰인다.
예) 안 하던 공부를 하니 관성 때문에 힘들다. / 공부를 꾸준히 하니 관성이 붙어서 덜 힘들다.
[1] 한 물체의 여러 힘이 작용할 때 물체에 작용한 모든 힘을 합한 힘.[2] 날달걀은 내용물이 액체, 즉 유체라서 유동성이 고체인 껍데기보다 크기 때문에 껍데기가 멈춰도 내용물은 계속 돌고 있게 된다. 때문에 손을 떼면 아직 움직이고 있는 내용물에 의해 껍데기가 다시 돌게 되는 것.[3] 운동량의 시간에 따른 변화율[4] 그냥 천재 수학자인 것을 넘어서 물리학과 천문학에도 상당한 기여를 했다. 해밀토니안 역학의 초석을 다진 것도 이 사람이다.[5] 여담으로 로켓이 처음 세상에 등장했을 무렵, 우주에서는 '밀어낼 공기'가 없으므로 로켓이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았는데, 이는 운동량 보존 법칙을 무시한 결과. 질량이 변하는 상황에서의 뉴턴의 제 2법칙을 적용하여 이 문제를 풀면 로켓은 진공에서도 잘만 나아간다는 걸 일반물리 수준에서 증명할 수 있다.[6] 측정을 안 하는 회사도 있지만 런닝 머신 가격이 기본적으로 높다 보니 대부분 한다. 헬스장에 있는 런닝 머신은 그냥 측정을 한다고 본면 된다.[7] 여기서, $$\mathbf{F}_{\text{AB}}$$는 A가 B에 가하는 힘, $$\mathbf{F}_{\text{BA}}$$는 B가 A에 가하는 힘이다. [8] 이 방식대로라면 당장에 그 유명한 빗변 문제도 풀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