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토리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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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토리로 만든 묵이다.
청포묵 등 녹두전분으로 만든 묵은 다른 나라에서도 흔히 찾아볼 수 있지만 도토리묵은 대한민국에서 주로 섭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국적으론 충남 서천군의 판교 도토리묵이 유명하다.
산이 많은 한국은 특히 떡갈나무가 많은 지역에서 가을에 도토리가 많이 나와 이걸 이용해 만들어 먹었다. 별도의 농사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가난하던 한국전쟁 중 많이 먹어 한 때 가난의 상징이 되기도 했으나 현재는 건강식으로 재조명 받고 있다.
EBS 다큐프라임에 의하면 임진왜란 당시 고치현으로 끌려온 조선인 포로들이 두부 제조업을 하면서 도토리묵을 만들어 팔았고, 현재도 일본에서 유일하게 도토리묵을 만드는 지역이 고치 현이라고 한다. 일본어로는 도토리 두부라는 뜻의 카시토후(樫豆腐)라고 부른다. 단, 한국에서는 간장으로 양념장을 만들어 곁들이는데 반해 고치에서는 유자와 미소(일본 된장)로 만든 소스를 쓴다.
도토리묵은 메밀묵과 마찬가지로 무침으로 먹을 수도 있고[1] 양념장에 찍어 먹을 수도 있다. 혹은 육수를 붓고 갖은 고명을 얹어 묵밥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 저칼로리 다이어트 음식으로 알려져 있어서 주로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이 야채와 함께 먹는다.
식감이 푸딩처럼 매우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 맛은 상당히 고소한 편. 보통 양념간장으로 간을 한다. 또한 얇게 썰어 말리면 묵말랭이가 되는데, 푸딩 같은 느낌이 사라진 대신 더 쫄깃쫄깃한 맛이 나서 무쳐 먹거나 국을 끓여 먹는다. 몇몇 어르신들은 이걸 또 튀겨드시기도. 도토리 특유의 쌉쌀하고 떫은 맛이 조금 있어서 미각이 민감한 아이들은 그리 좋아하지 않으며, 아주 나이드신 어른들 중에도 보릿고개 때 쓰고 떫은 저질 도토리묵을 참고 먹던 트라우마 때문에 싫어하는 분들이 있다.
다만 지역적으로 맛이 제법 차이가 나는 편이기 때문에 전국적으로 공통되는 모습은 아니다. 예로 강원도의 도토리묵은 쓴맛이 거의 없고 매콤하게 먹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원래부터 식감이 좋은데다 보통 냉장고에서 차갑게 해서 먹기 때문에 여름에 특히 별미로 수요가 높고, 냉국처럼 먹는 묵사발은 식당에서 밑반찬으로 나오면 다른 밑반찬은 남더라도 도토리묵이 남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인기가 좋다. 드문 경우이기는 하지만 아예 묵사발만 따로 식사 메뉴로 판매하기도 한다.[2]
외국인 중 몇몇은 양념을 치지 않은 도토리묵을 먹고 말하길 "코르크맛"이 난다고 한다. 그도 그럴게 코르크나 도토리묵이나 참나무과 나무들에게 얻는거라 향이 비슷할 수 있긴 하다.
도토리묵을 만드는 방법은 몇 가지가 있는데 그 중 하나를 설명해 보자면... 먼저 도토리를 물로 잘 걸러내[3] 햇빛에 말린 후 껍질을 쪼개서 알맹이를 확인한다. 의외로 도토리에는 벌레나 상한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4] 그리고 맷돌이나 믹서기를 이용해 갈아준다. 그리고 베로 걸러낸 후 물에 담가 몇 시간을 놔둔다. 그러면 아래 위로 층이 분리되는데 윗층을 따라내고 새 물을 붓는 식으로 3~4번 반복한다. (도토리묵용 가루를 파는데 그걸 사다 쓰면 이 과정까지는 생략이 가능하다.) 그러면 색이 점점 맑아지는데 여기에 물과 소금을 추가하고 끓인다. 끓기 시작한 후로는 약한불로 줄이고 저어줘야 타지 않는다. '''이 부분부터가 정말로 중노동이다.'''[5] 짧게는 1시간부터 길게는 몇 시간까지, 걸죽한 상태가 됐다면 이걸 용기에 붓고 식히고 굳힌다. 걸죽해질 무렵부터 툭툭 튀는데 피부에 닿으면 정말 뜨거우므로 조심하자.
사실 만드는 방법이 쉽지 않은데다 오래 걸리고 번거로우므로 사먹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대개 직접 만들어 먹는 도토리묵이 더 진하고[6] 맛있다. 그리고 식감이 덜 부드럽다. 파는 도토리묵은 원가절감을 위해 도토리가 적게 들어 있는 경우도 많은데다가 부드럽게 만드는 성분을 첨가하기 때문이다.
예전엔 미국에 이민 간 한국 사람들이 '''아무런 용도 없이 길바닥에 돌아다니니는 도토리'''를 보고 좋다고 묵 만들러 주우러 갔다가 사유 재산 개념이 명확한 미국인지라 문제가 생긴 적이 있다고 한다. 도토리뿐만 아니라 쑥이나 기타 산나물 때문에 사유지 침입으로 경찰서 좀 다녀왔다는 얘기도 상당히 알려져 있다.
외국인들은 원재료가 도토리라는 걸 알고 대개 꺼리는데, 원래 돼지 사료로 쓰이던 감자의 식용에 성공한 유럽에서도 맛 자체가 떫고 쓴 도토리는 꾸준히 돼지의 사료로만 쓰여왔기 때문.[7] 거기다 유럽과 미국의 참나무는 아시아에서 나는 참나무와 달라서 도토리로 묵을 해도 제 맛이 안난다고 한다.
일본에서도 원래는 사람이 먹지 않았지만 따로 금기가 있거나 한 것은 아니라서 일부 지방에서는 한국 영향을 받아 요리 재료로 쓰기도 한다. 돗토리현은 강원도와 자매결연을 했는데, 도토리묵을 보고서 도토리를 음식재료로 쓸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어, 도토리 우동을 만들었다고 한다.[8] 고치현에서는 카시토후(樫豆腐)[9] 라는 이름으로 자체적으로 생산한다.
집에서 묵을 직접 쑤어먹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때는 높은 확률로 누룽지처럼 솥 바닥에 눌어붙어 생기는 '묵밥'을 얻어먹을 수 있다. 얇고 바삭하며 입에서 씹는 동안 쫀득해지는 것이 오묘한 중독성을 자랑한다.
도토리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는 밤으로도 만들 수 있다. 일명 밤묵이다.
1. 개요
도토리로 만든 묵이다.
청포묵 등 녹두전분으로 만든 묵은 다른 나라에서도 흔히 찾아볼 수 있지만 도토리묵은 대한민국에서 주로 섭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국적으론 충남 서천군의 판교 도토리묵이 유명하다.
2. 유래
산이 많은 한국은 특히 떡갈나무가 많은 지역에서 가을에 도토리가 많이 나와 이걸 이용해 만들어 먹었다. 별도의 농사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가난하던 한국전쟁 중 많이 먹어 한 때 가난의 상징이 되기도 했으나 현재는 건강식으로 재조명 받고 있다.
EBS 다큐프라임에 의하면 임진왜란 당시 고치현으로 끌려온 조선인 포로들이 두부 제조업을 하면서 도토리묵을 만들어 팔았고, 현재도 일본에서 유일하게 도토리묵을 만드는 지역이 고치 현이라고 한다. 일본어로는 도토리 두부라는 뜻의 카시토후(樫豆腐)라고 부른다. 단, 한국에서는 간장으로 양념장을 만들어 곁들이는데 반해 고치에서는 유자와 미소(일본 된장)로 만든 소스를 쓴다.
3. 먹는 방법
도토리묵은 메밀묵과 마찬가지로 무침으로 먹을 수도 있고[1] 양념장에 찍어 먹을 수도 있다. 혹은 육수를 붓고 갖은 고명을 얹어 묵밥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 저칼로리 다이어트 음식으로 알려져 있어서 주로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이 야채와 함께 먹는다.
4. 맛
식감이 푸딩처럼 매우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 맛은 상당히 고소한 편. 보통 양념간장으로 간을 한다. 또한 얇게 썰어 말리면 묵말랭이가 되는데, 푸딩 같은 느낌이 사라진 대신 더 쫄깃쫄깃한 맛이 나서 무쳐 먹거나 국을 끓여 먹는다. 몇몇 어르신들은 이걸 또 튀겨드시기도. 도토리 특유의 쌉쌀하고 떫은 맛이 조금 있어서 미각이 민감한 아이들은 그리 좋아하지 않으며, 아주 나이드신 어른들 중에도 보릿고개 때 쓰고 떫은 저질 도토리묵을 참고 먹던 트라우마 때문에 싫어하는 분들이 있다.
다만 지역적으로 맛이 제법 차이가 나는 편이기 때문에 전국적으로 공통되는 모습은 아니다. 예로 강원도의 도토리묵은 쓴맛이 거의 없고 매콤하게 먹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원래부터 식감이 좋은데다 보통 냉장고에서 차갑게 해서 먹기 때문에 여름에 특히 별미로 수요가 높고, 냉국처럼 먹는 묵사발은 식당에서 밑반찬으로 나오면 다른 밑반찬은 남더라도 도토리묵이 남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인기가 좋다. 드문 경우이기는 하지만 아예 묵사발만 따로 식사 메뉴로 판매하기도 한다.[2]
외국인 중 몇몇은 양념을 치지 않은 도토리묵을 먹고 말하길 "코르크맛"이 난다고 한다. 그도 그럴게 코르크나 도토리묵이나 참나무과 나무들에게 얻는거라 향이 비슷할 수 있긴 하다.
5. 만드는 방법
도토리묵을 만드는 방법은 몇 가지가 있는데 그 중 하나를 설명해 보자면... 먼저 도토리를 물로 잘 걸러내[3] 햇빛에 말린 후 껍질을 쪼개서 알맹이를 확인한다. 의외로 도토리에는 벌레나 상한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4] 그리고 맷돌이나 믹서기를 이용해 갈아준다. 그리고 베로 걸러낸 후 물에 담가 몇 시간을 놔둔다. 그러면 아래 위로 층이 분리되는데 윗층을 따라내고 새 물을 붓는 식으로 3~4번 반복한다. (도토리묵용 가루를 파는데 그걸 사다 쓰면 이 과정까지는 생략이 가능하다.) 그러면 색이 점점 맑아지는데 여기에 물과 소금을 추가하고 끓인다. 끓기 시작한 후로는 약한불로 줄이고 저어줘야 타지 않는다. '''이 부분부터가 정말로 중노동이다.'''[5] 짧게는 1시간부터 길게는 몇 시간까지, 걸죽한 상태가 됐다면 이걸 용기에 붓고 식히고 굳힌다. 걸죽해질 무렵부터 툭툭 튀는데 피부에 닿으면 정말 뜨거우므로 조심하자.
사실 만드는 방법이 쉽지 않은데다 오래 걸리고 번거로우므로 사먹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대개 직접 만들어 먹는 도토리묵이 더 진하고[6] 맛있다. 그리고 식감이 덜 부드럽다. 파는 도토리묵은 원가절감을 위해 도토리가 적게 들어 있는 경우도 많은데다가 부드럽게 만드는 성분을 첨가하기 때문이다.
6. 기타
예전엔 미국에 이민 간 한국 사람들이 '''아무런 용도 없이 길바닥에 돌아다니니는 도토리'''를 보고 좋다고 묵 만들러 주우러 갔다가 사유 재산 개념이 명확한 미국인지라 문제가 생긴 적이 있다고 한다. 도토리뿐만 아니라 쑥이나 기타 산나물 때문에 사유지 침입으로 경찰서 좀 다녀왔다는 얘기도 상당히 알려져 있다.
외국인들은 원재료가 도토리라는 걸 알고 대개 꺼리는데, 원래 돼지 사료로 쓰이던 감자의 식용에 성공한 유럽에서도 맛 자체가 떫고 쓴 도토리는 꾸준히 돼지의 사료로만 쓰여왔기 때문.[7] 거기다 유럽과 미국의 참나무는 아시아에서 나는 참나무와 달라서 도토리로 묵을 해도 제 맛이 안난다고 한다.
일본에서도 원래는 사람이 먹지 않았지만 따로 금기가 있거나 한 것은 아니라서 일부 지방에서는 한국 영향을 받아 요리 재료로 쓰기도 한다. 돗토리현은 강원도와 자매결연을 했는데, 도토리묵을 보고서 도토리를 음식재료로 쓸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어, 도토리 우동을 만들었다고 한다.[8] 고치현에서는 카시토후(樫豆腐)[9] 라는 이름으로 자체적으로 생산한다.
집에서 묵을 직접 쑤어먹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때는 높은 확률로 누룽지처럼 솥 바닥에 눌어붙어 생기는 '묵밥'을 얻어먹을 수 있다. 얇고 바삭하며 입에서 씹는 동안 쫀득해지는 것이 오묘한 중독성을 자랑한다.
도토리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는 밤으로도 만들 수 있다. 일명 밤묵이다.
[1] 특이하게도 도토리묵을 건조시켜 무침으로 만들어 먹는 경우도 있다.[2] 기타 다른 지방의 도토리묵에 대해서는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위키러의 서술에 기대함.[3] 썩거나 벌레먹은 도토리는 속이 비어있어 물에 둥둥 뜨며 질이 떨어지는 도토리는 물 중간쯤에 뜬다.[4] 원래 도토리가 열리는 참나무 숲이 소나무 위주의 숲에 비해 벌레들이 득시글 대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도토리 하나만 보고 사람이 야산에 농약을 치면서 도토리 관리를 하지는 않으니까 벌레 천지인게 당연하다. 야산에 농약을 쳐대면 수지타산이 안맞는다. 심지어 참나무의 기둥, 잎, 가지, 열매까지 온갖 벌레들이 노리다보니 겉으론 별 흠도 없는데 속은 다 파먹혀서 텅 빈 도토리도 더러 있다.[5] 현재는 가마솥 안에 교반기를 넣고 기계로 슬슬 돌린다.[6] 색부터 더 진하다.[7] 중세 시대 생활상을 보면 참나무에 맺힌 도토리가 떨어질 시기에 농민들이 돼지를 숲에 방목해서 도토리를 먹여 살을 찌운 다음 도축해서 겨울 식량을 비축했다.[8] 돗토리현은 도토리가 많이 나는 지역이다. [9] 직역하면 '도토리 두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