맷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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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개
Millstone.
콩·녹두·밀 등의 곡식을 가는 데 쓰는 도구. '''믹서기의 조상 격'''이다.
간혹 '멧돌'로 잘못 표기하는 경우가 있는데 맷돌이 맞다.[1]
둥글고 넓적한 돌을 위짝과 아래짝 중쇠에 맞춰 포개어 놓고, 위짝에 구멍을 파서 나무 손잡이인 맷손을 끼워 넣어 만든다. 위짝 뚫린 구멍에 곡식 낱알을 넣고 맷손을 돌리면 두 맷돌 사이로 들어간 곡식들이 곱게 갈아져서 사방으로 흘러나온다.
맷돌에서 간 것과 일반 믹서기로 간 것과 맛의 차이가 있다고 하는 사람들이 꽤 있는데, 칼날로 갈아낸 것과 돌로 으깬 것 간의 입자의 질감 차이다. 특히 단단한 재료일수록 믹서기의 칼날로는 입자가 균일하게 갈리지 않기 때문에 맛의 차이가 크게 느껴진다. 그래서 녹즙기나 원액기 같은 자동 맷돌도 개발되었다. 아예 맷돌에 모터를 달아서 자동 맷돌로 쓰는 가게도 많다. 가게 규모가 큰 데 직접 맷돌로 재료를 간다고 하면 십중팔구 이런 제품을 쓰는 것. 간혹 모터 열 때문에 영양분이 파괴된다는 주장이 있는데 이는 근거가 부족하다.
돌로 만든 물건이다 보니 녹즙기 등에 비해 굉장히 무겁고, 아주 시골 지방이 아니면 이젠 보기가 매우 힘든 물건이 되었다. 현대엔 소형 맷돌도 나오지만, 그 소형이라는 것의 무게도 기본이 10 kg는 넘는다. 개당 2~5만 원 정도. 다만 커피 맷돌이라고 해서 맷돌로 가루 내어 만드는 커피 전용 맷돌은 비싸면서도 그 크기가 작다.
2. 역사
기원은 신석기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와 비슷한 도구는 조리기구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신석기 시대부터 발달하였다.
곡물의 가열방법과 조리방법에서 동서간에는 시종 엄연한 차이를 보여왔다. 서아시아에서는 선토기 신석기시대(PPNA와 PPNB)에 맥류를 비롯한 농경이 발생한 후 주로 구워서 빻거나, 빻아서 구워먹는 소분식(燒粉式)[2]
음식문화가 발달하였다. 여기서 제분은 필수과정이다. 따라서 용기나 도구의 제작으로 볼 때, 서아시아의 신석기문화는 제분기문화(製粉器文化)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양한 제분기 유물의 출토는 이를 증명해준다. 지중해 동안에서는 처음에는 공이와 절구가 상하운동 하는 방식으로 제분하였으나 효율성이 낮아 전후운동식(前後運動式) 제분법으로 전환하였다. PPNB 초기에는 한쪽 변(邊)을 열어놓은 채 한 손으로 동작하는 이른바 개변식(開邊式) 맷돌(Open quern)이 나타났다.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간 것이 약 8,000년 전에 출현한 안장식(鞍裝式) 맷돌(saddle quern)인데, 두 손으로 전신의 힘을 기울여 움직이게 되어 있다. 이러한 안장식 맷돌은 맥류를 위주로 한 서아시아식 농경이 보편화 된 곳, 즉 유럽의 동서양 연안에서부터 동은 인더스 강 유역, 남은 사하라 사막 북변까지를 망라한 광활한 지역에서 다수 발견된다. 서양과는 달리 중국 남부에서 출발해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로 확산된 벼 위주의 농경문화에서는 제분기가 별로 쓰이지 않았다.
『실크로드 사전』
3. 한국에서의 맷돌
한국에서도 기원전 3천-기원전 2천 년 무렵 신석기 시대가 시작된 이후 석기인들이 만들었다고 추정한다. 학자들은 석기인들이 최초로 회전축을 이용한 '움직이는 도구'를 만들었으니 바로 빗살무늬 토기인의 맷돌라고 여긴다.
맷돌은 편평한 돌(갈판) 위에 적당한 돌, 또는 물건으로 문지르는 갈돌이라는 물건으로부터 시작됐는데 차츰 시간이 흐름에 따라 넓고 등굴넓적한 돌 2개를 위아래로 겹치고 아랫돌의 중심에 박은 중쇠에 윗돌 중심부의 구멍을 맞추어 회전시키는 것으로 발전하기에 이르렀다. 한약을 가공하는 데 사용하는 약연(藥碾)은 갈돌의 원형을 그대로 간직했다.
우리나라에서 주로 쓰이던 맷돌은 돌로 다듬어진 제분용 맷돌, 옷에 풀을 먹이기 위해 물에 불린 쌀을 갈던 돌로 만든 풀매, 곡식의 껍질을 벗기기 위한 목매(매통) 등이 있다. 제분용 맷돌은 안쪽 면을 다소 얽게 만들었고 풀매는 안쪽 양면을 곱게 다듬었다. 특히 이 풀매는 옷에 풀을 먹이기 위해 물에 불린 쌀을 주로 같았기에 사용이 많지 않아 마을별로 1∼2개를 제작, 공동우물가에 놓고 마을 주부들이 함께 쓰게 했다.
곡식 도정용 목매(木磨)는 '매통'이라고도 하여 나무나 흙으로 만들어 안쪽 상하 모두 톱니바퀴와 같은 홈을 파 벼나 보리를 넣고 돌리면 껍질이 벗겨진다. 목매를 나무매, 통매라고도 부르고, 흙으로 빚어 만든 것은 '''토매'''[5] 라고 한다. 이들 맷돌의 규격은 제분용은 지름이 40-50 cm 정도였고 풀매는 다소 작았고 목매는 다소 컸다. 좀 더 큰 맷돌은 손으로 돌리기 힘들어 맷손에 T자 모양 막대를 달아 한두 사람이 밀고 당기며 돌릴 수 있게 하였는데, 이런 장치를 '맷지게'라 한다. '연자매'라고 하는 대형 맷돌은 맷돌과 모양이 좀 달라서 누운 아랫짝 위에 윗짝이 세워져서 가운데 축을 중심으로 빙빙 도는 구조로 만들어 주로 소나 말의 힘으로 돌렸고 가축이 없을 때는 사람의 힘으로 돌리기도 했다.
4. 어처구니?
맷돌의 손잡이를 순우리말로 '어처구니'라고 한다는 주장이 인터넷에 많지만, 현재까지는 '어처구니'는 어원을 알 수가 없는 단어이다. 인터넷에서의 말로는 흔히 하는 '어처구니없다'는 뜻이 맷돌을 돌리려고 보니 손잡이가 없을 때의 황당한 상황이라는 민간어원이 있다고는 한다.
5. 기타
- 남녀 교합의 은유로도 쓰이며(이해 못 하겠으면 맷돌을 조립해보자), 옛날에는 여성 동성애자를 '맷돌 부부'라 부르기도 했다.
- 예수에 의하면 어린아이에게 죄짓게 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목에 연자맷돌을 감고 바다에 내던져지는 게 낫다고 한다.
- 창조좀비들을 풍자하기 위해 만들어진 바다염 맷돌학회도 있다. 소금을 무제한으로 만들어내는 맷돌이 바다 속에 있음을 믿는다고 한다.[6]
- 일본의 판타지 소설인 늑대와 향신료에서도 언급되었다. 19권의 단편 수록집 <늑대와 꽃향기>에서는 이 맷돌을 중심으로 한 사건이 에피소드의 주요 소재다.
- 미국 스포츠 은어로 먹튀들을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 맷돌은 영어로 millstone이라 하는데, mill은 '갈다'라는 원래 뜻 이외에도 million의 약자이기도 하기 때문. 즉 백만불씩 받아먹는 돌덩이라는 뜻. 수백만 달러를 맷돌에 갈아버린다는 의미가 연상되기도 하고.
6. 파생 명칭
6.1. 동요
2004년 제22회 MBC 창작동요제 대상곡
작사: 김종영
작곡: 홍재근
노래: 신재은[7]
6.2. TCG 《매직 더 개더링》에 나오는 카드
덱 파괴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카드. 이런식으로 상대방의 서고에 있는 카드들을 모조리 무덤으로 보내 상대방의 덱을 파괴하는 덱을 밀덱이라고 부른다. (이 카드 이름인 Millstone에서 따서) 2~3개의 맷돌이 서고를 박살내는 장면은 그야말로 충격과 공포.
자매품(?)인지 유사품인지 변형판이 꽤나 많이 등장했다. Whetstone, 회전 맷돌 등등... 맷돌 자체는 Revised이래 기본판마다 꼬박꼬박 등장해주고 있다. 하지만 Magic 2010부터는 짤렸다.
하지만 그 뒤로 이 맷돌보다 빠르고 강력하게 서고를 밀어주는 카드들이 많이 나와서(Traumatize라든가 Sanity Grinding이라든가 Archive Trap 등) 밀덱에서도 맷돌은 밀려난지 오래다. Magic 2014에서 간만에 부활했지만?
그리고 코어세트 2019에서 다시 부활.
'''카드 배경담'''
6.3. 비디오 게임의 용어
일반적으로 조이스틱과 버튼으로 컨트롤하는 경우에 쓰인다. 맷돌이 거칠어서 돌리기가 힘든 것처럼 컨트롤이나 커맨드가 잘 안 들어가거나, 커맨드를 넣기 어렵거나, 커맨드를 넣었음에도 커맨드가 안 들어가거나 엉뚱한 커맨드가 나오는 경우를 말한다. 반대말은 기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