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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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일본 시코쿠 남부에 위치한 현. 현청소재지는 고치시. 과거에는 '도사(土佐)노쿠니'라 불렸다.[3] 시코쿠 4개 현 중 인구가 가장 적다. 그리고 일본 내에서 현내 인구 뒤에서 3등을 차지하고 있다.[4] 또한 일본의 도도부현 중 1인당 술 소비량과 시민활동이 가장 활발하다고 한다.
2. 지리와 기후
혼슈와 멀리 떨어져 있고, 대부분이 산지로 이루어져 있기에 교통도 불편하기 그지없다. 이 현을 다니는 철도 노선이 모두 단선일 정도. 여기에서 신칸센 한 번 타려면 저 멀리 오카야마현의 오카야마역까지 가야 하는데 이게 두 시간 거리가 넘는다! 특급 난푸를 타도 2시간 30분이 걸릴 정도. 오사카에서 아카시해협대교를 타는 버스로 들어간다 해도 3시간 이상 걸리는 오지 중의 오지. 그나마 고치역에 특급 열차가 여럿 들어오는 걸로 위안을 삼아야 할지도. 도쿄와 오사카, 후쿠오카로 가는 비행기도 뜬다. 시코쿠에도 타카마츠 공항이라는 국제공항이 있긴하다. 그래서 그나마 빠르게 갈 수 있지만, 고치현 남부의 쿠로시오정 등의 지역은 고치시에서도 매우 멀기에, 접근성으로 봐서 답이 없다.
기후는 매우 온화하며, 한국의 제주도와 유사하다.
3. 역사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헤이안 시대에도 변경지역으로 여겨졌다. 이곳의 행정관으로 부임했던 기노 츠라유키(紀貫之)가 교토로 돌아오면서 쓴 <도사일기>(土左日記)는 일본 고전문학의 걸작으로 손꼽힌다.
센고쿠시대에는 시코쿠의 패자(覇者) 쵸소카베 모토치카(長宗我部元親)와 모리치카(盛親)의 거점이었다. 그러나 모리치카가 세키가하라 전투에서 서군측에 참전하면서 망했어요.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모리치카를 쫓아내었고 새로운 번주로 야마우치 카즈토요가 들어오게 된다.
이러면서 도사에는 새로운 신분질서가 생겨났는데, 야마우치를 따라 도사에 들어온 무사들을 죠시(上士), 원래 초쇼카베 가문을 섬기던 무사들을 고시(郷士)로 구분하였다. 죠시는 고시보다 높은 지위였으며 고시들을 업신여겼다. 때문에 고시들은 도쿠가와 막부를 증오하였고 막부 말에는 이들 가운데에서 사카모토 료마[5] , 나카오카 신타로, 타케이치 한페이타와 같은 걸출한 유신지사들이 나타났으며, 토사는 막말 4대웅번(사츠마, 조슈, 도사, 히젠)에 포함되었다. 도사 번주 야마우치 도요는 사카모토 료마와 고토 쇼지로의 의견을 받아들여 대정봉환을 도쿠가와 막부에 건의하였고 막부는 이를 받아들여 도쿠가와 막부의 일본 통치를 끝내게 된다.
사카모토 료마는 일본 최초의 근대적 무역회사인 해원대(海援隊)를 만들었는데, 나중에 그의 친구인 이와사키 야타로가 일부를 인수했고, 나중에 미쓰비시 그룹의 전신인 쓰쿠모 상회가 되었다.
그러나 이후 야마우치 요도가 정치에서 손을 떼버리고 나서는, 다른 웅번들과는 달리 고치 현은 크게 발전하지 못하고 말았다.
좀 더 자세한 이야기는 도사#s-3를 참조.
4. 산업
당연히 산업기반이나 일자리도 많지 않아서 1차산업이 중심이다. 각종 농산물의 산지로 유명하다. 하지만 산지가 많아 물을 가둬놓기 곤란한 관계로 예로부터 쌀농사만큼은 잘 발달하지 않았다. 가지나 유자가 유명하다. 한편 어업은 발달하였으며 가다랑어 잡이로 유명하다. 또한 그렇게 잡은 가다랑어로 만든 가쓰오부시 역시 고급품으로 여겨지며, 예로부터 지역의 중요한 수입원 가운데 하나였다. 산이 많다보니 임업 또한 발달했다.
5. 관광
촌이라고들 하지만 고치 현이 자랑할만한 인물이 있으니 바로 사카모토 료마. 고치(당시에는 도사)에서 태어나 자랐다. 료마는 고치(나아가 시코쿠)의 아이콘과 같은 존재로 인식되고 있으며, 동상, 기념관 등이 고치에 있다. 때문에 료마를 다룬 영화, 드라마들이 주로 이곳에서 촬영된다(대표적으로 2010년 NHK 대하드라마 료마전). 때문에 시코쿠 현지에서는 현 간 경쟁 의식에서 고치는 자연스럽게 빠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바다가 들린다의 배경도 이곳.
그 외에 관광지로는 에도 시대부터 지금까지 남아있는 '현존 12천수' 중 하나인 천수각을 갖고 있는(1747년 건축) 고치 성이 유명. 일본 진언종 불교의 순례길인 시코쿠 오헨로도 고치현을 지나간다.
비즈니스 호텔 체인인 토요코인은 일본 전역에서 고치현에만 지점을 두지 않고 있다.
대형 잡화점 체인인 돈키호테 또한 고치현에만 지점이 없다.
6. 문화
사투리로는 시코쿠 방언의 일종인 토사벤을 사용하는데 외부와 교류가 쉽지 않았던 지리 탓인지 꽤나 어려운 편. 다만 토사벤 사용지역은 중부 및 동부이며, 서부는 하타벤을 사용한다.
향토요리로는 가다랑어를 이용한 요리들이 유명한데, 도사즈쿠리(土佐作り)라고도 하는 가쓰오타타키(鰹のタタキ)가 유명하다. 가다랑어의 겉만 살짝 익혀서 먹는 음식이다. 야마우치 카즈토요가 식중독을 이유로 가다랑어 사시미를 금지하자, 겉만 살짝 익히고는 이건 익힌 거니까 사시미가 아님이라 주장하며 먹던 것이 유래이다. 명절음식인 사와치요리(皿鉢料理)도 있는데, 음식들을 한입 크기로 만들어서 나무 꼬챙이로 찍어먹는다. 시골초밥(田舎寿司)이라는 스시도 있는데, 토사의 산간지방에서 나는 버섯, 죽순 등을 활용한 소박한 스시이다.
간식으로는 고구마 스틱인 켄삐가 유명. 원래 옛날에는 밀가루 반죽으로 만든 막대과자였다고 한다.
과거 일본에서 유일하게 도토리묵을 만들어 먹는 곳이었다.[6] 2010년대 이후로는 돗토리에서도 도토리를 먹는다고 한다.[7] 도토리 두부라는 뜻의 카시도후(カシ豆腐) 혹은 카시키리도후(かしきり豆腐)라고 부르는데, 대한민국처럼 간장을 치는 게 아닌 유자 미소에 곁들여 먹는다. 두부도 단단한 조선식 두부가 전해져온다. 임진왜란 때 쵸소카베 모토치카가 끌고온 박호인(朴好仁) 등의 조선인 포로들이 고치성 옆의 도진마치(唐人町)[8] 에서 두부를 만들어왔으며, 당시 끌려온 조선인 포로의 후손이 아직도 살고 있다.[9]
고치는 술의 고장으로 유명하다. "고치 사람은 길에서 1만 엔을 주우면 2만 엔 어치 술을 마시러 간다"라고 할 정도. 지역의 사케 주조장에서 만드는 사케는 사카모토 료마의 이름을 딴 것도 여럿 있다.
민요로 요사코이부시(よさこい節)가 전해지며, 요사코이 마츠리에서 추는 요사코이 춤도 유명하다.
7. 기타
일본에서 여성의 참정권을 처음으로 인정한 곳이었다. 당시 여성참정권에 관한 법안이 없다 보니 이러한 헛점을 노려서 고치현 일부 시정촌 일대에 1880년 인정하였다. 하지만 4년 만에 중앙정부가 여성참정권에 관한 제한 법안을 제정하면서 짧은 기간에 끝나게 된다.
한국과 별 상관없어 보이는 지역이지만 한국 유학생이 들어가는 데 문턱이 낮은 메이도쿠기주쿠고등학교[10] 가 있다. 그나마 비교적 조기유학이 가능한 다른 학교에 비해 학비도 저렴하고 유학생은 유학생들끼리 반을 편성[11] 하고 사감의 통제를 받는 기숙사 생활을 하도록 되어 있어 한국 유학생이 많이 간다.
1년 내내 온화한 기후이기에 스포츠 팀들의 겨울 훈련지로 각광받고 있기도 하다. 한국에서는 김성근 감독이 지휘하는 야구팀들이 주로 이곳으로 겨울 전지훈련을 온다. 실제로 고치는 일본 프로야구에서도 1996년 오릭스와 2003년 다이에 호크스가[12] 일본시리즈 우승을 하던 당시 전지훈련을 했던 곳으로 '우승의 기운이 가득한 곳'으로 통한다고 한다. 재일교포 출신인 김성근 감독이 2006년 말 SK 와이번스의 감독에 임명된 뒤로 경질된 시즌인 2011년까지 매년 전지훈련과 마무리훈련을 이 곳에서 했다. 일본 방송 NHK에서도 재일교포 야구인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촬영하며 고치에서 전지훈련을 하던 김성근 감독과 SK 선수들의 분량을 많이 할애하여 촬영해 방영한 적도 있다.[13] 이후 김성근 감독이 경질되면서 고치와의 인연이 끊기는 게 아닌 가 싶었지만 김성근 감독이 한국 최초의 독립야구구단 고양 원더스의 사령탑을 거쳐 한화 이글스의 감독으로 프로에 복귀한 현재까지 고치로 전지훈련을 오가고 있다. 그래서인지 고치시 역시 김성근 감독과 특별한 인연을 소중하게 여기는 듯 지역단체장이 환영행사와 피로연을 열어주기도 하고 고양 원더스 소속으로 훈련을 찾았을 때는 고치시장과 지역유지들이 성금을 모아 전달하는 등[14] 고치시 입장에서도 협조를 많이 해준다고 한다. 훈련을 오기 전에 구장을 보수까지 해 줄 정도라고.[15] 그러나 한화 이글스가 2016년 FA에 대대적인 투자를 감행해 우승 후보까지 부상했음에도 가을야구 진출에 9년 연속으로 실패하게 되자 고치에서의 훈련 중 여러 선수들의 부상으로 시즌 초 선수 구상이 꼬인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어[16] 17년도부터는 고치에서 훈련하지 않을 예정이다. 그리고 결국 김성근이 2017년 5월 감독에서 물러나며 한화와 고치와의 인연도 확실히 끝나버렸다.
히로스에 료코는 이곳에서 태어났지만 요코하마에서 성장했다.
도쿠시마현과 함께 난카이 대지진의 최대 피해 지역으로 지목되는 곳이다. 지진 발발시 쓰나미가 덮치는 데 걸리는 시간이 10분이 채 안 되는 것으로 예상되며 파도도 최고 20m 이상이다. 특히 대규모 강진이 발생하면 이 곳을 포함한 시코쿠의 모든 지역은 혼슈와의 육로 연결이 끊어질 수 있고, 그렇게 된다면 구조대와 구난품의 도착이 늦어져 끔찍한 지옥으로 돌변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2018년 7월 태풍 쁘라삐룬의 영향으로 고치현 우마지촌에만 3일 동안 1,161mm 라는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다.
고치현과 고치시는 지명도에 비해 외래어 표기법이 아주 잘 지켜지는 경우에 속한다. 심지어 47개의 도도부현중에서 국내 표기법과 일본어 실제 발음의 괴리감이 가장 큰 편에 속하는데도 말이다.[17] 당장 옆동네 카가와현과 타카마츠시만 봐도 잘 안 지켜진다. 코치로 하면 coach와 헷갈려서인 듯 하다.
8. 고치현 내의 행정구역 일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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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출신 인물
9.1. 실존 인물
- 이시다 노리토시(石田祝稔)
- 코미 나오시(古味直志)
- 노무라 테츠야(野村哲也)
- 릿센 아이리 (立仙愛理) - AKB48 팀 8 고치현대표
- 릿센 모모카 - STU48 2기생
- 모리야마 다이스케(森山大輔)
- 미이야 : 니코니코 동화의 우타이테
- 사카모토 료마(坂本龍馬): 고치현이 시코쿠 4개현 중에 인구는 가장 적으면서도 역사적, 대중문화상 존재감으론 다른 3개 현들과 급이 다른 이유는 이 인물과 막부 말기 도사번의 정치 참여라 봐도 과언이 아니다.
- 이타가키 다이스케: (板垣退助): 일본 국회의 아버지라 불리는 메이지 시대 정치가. 막부 말 보신전쟁 발발 직전까지만 하더라도 토막과 좌막파 사이 자세가 불분명했던 토사번 내 존황양이파의 리더였으며, 전쟁 당시 토사번을 이끈 토막혁명의 주역 중 하나였다. 전쟁 이후 자유민권운동 정치가로 대두, 1890년 일본 사상 첫 선거에서 제1당이 된 자유당(일본)의 당수로서 메이지 시대 입헌 정치의 기틀 마련에 큰 공헌을 했다.
- 시이쟈(屍忌蛇)
- 아리카와 히로(有川浩)
- 야나세 타카시(柳瀬 嵩)
- 야마우치 요도(山内容堂)
- 오노 다이스케(小野大輔)
- 오카다 이조(岡田以藏)
- 오키 카나에(沖佳 苗)
- 우에마츠 노부오(植松伸夫)
- 쵸소카베 모리치카(長宗我部 盛親)
- 쵸소카베 모토치카(長宗我部 元親)
- 쵸소카베 쿠니치카(長宗我部 国親)
- 토미오카 미사코(冨岡美沙子)
- 카미키타 후타고(上北ふたご)
- 키라 요시코(吉良佳子)
- 후지타 쥰페이(藤田淳平)
- 히로마츠 세리카(弘松芹香)
- 하마 켄토(濱健人)
- 히라노 사다오(平野貞夫)
9.2. 가상 인물
- 아이돌 마스터 샤이니 컬러즈 - 시라세 사쿠야
- 아이돌 마스터 신데렐라 걸즈 - 유사 코즈에, 이마이 카나
- 아이돌 마스터 SideM - 엔죠지 미치루
- DREAM!ing - 시부타니 카스카
[1] 고치의 옛 지명인 土佐(도사)의 土를 나타낸다고 한다.[2] 추계인구 2020년 1월 1일 기준[3] '도사견'의 그 도사다.[4] 뒤에서 1등은 당연하게도 돗토리현, 2등은 이곳보다 2만 명 더 적은 시마네현이다.[5] 사카모토 가문은 원래 상인 집안이었으나 고시의 신분을 돈주고 샀다[6] 고치현 아키시(安芸市)의 향토요리로 알려져 있다.[7] 다만 고치와 달리 돗토리는 우동으로 만들어 먹는다고. 도토리 처리에 고민하다가 자매결연 맺었던 강원도의 영향을 받아 먹기 시작했다고 한다.[8] 외국인 거리란 뜻이 된다. 도진(唐人)은 당나라 사람 뿐만이 아니라 외국인 전체를 뭉뚱그려 부르던 단어이다.[9] 물론 성을 바꿔서 아카츠키(秋月)라는 성을 쓰고 있다.[10] 야구 명문학교로도 유명하며 고시엔대회에 고치현 대표로 단골 출전할 정도로 실력이 좋은 팀이다.[11] 단 운동회나 문화제 같은 건 일본인 학생들이랑 같이 해야 된다.[12] 현재 소프트뱅크[13] '김성근 지옥의 펑고'로 유명한 일본어 영상이 바로 이것이다.[14] 1인당 1만엔씩 성금을 모았다고 한다.[15] 다만 한화 이글스의 펑고로 유명한 고친다 구장(!)은 여기와 상관이 없고, 저 멀리 오키나와에 있다.[16] 실제로 한화 이글스는 16년 전반기 5월가량까지 1위에서 9위 팀까지의 경기 수만큼 9위 팀과 격차가 벌어질 정도로 압도적인 꼴지였지만, 후반기의 성적은 리그 상위권이었다. [17] 현지에서는 중간 ‘우’도 꽤 확실하게 발음한다. 그래서 외래어 표기법이 더 알려지지 않았던 시절 고치가 등장하는 영화에서 네티즌 자막 제작자들은 코우치로 표기했던 일도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