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두리

 


1. 개요
2. 창작물
2.1. 무인시대
3. 같이보기


1. 개요


豆豆里. 신라 및 고려시대에 민간신앙으로 믿던 목신(木神)이다. 이두 표기로 두둘(豆豆乙)이라고도 불린다. '두둘'이 원형이고 '두두리'가 지소접미사 '-이'가 붙은 파생형일 수도, '두두리'가 고전적 형태이고 '두둘'이 고대 국어가 중세 국어로 넘어갈 때 일어난 모음 탈락을 거친 형태일 수도 있으나 어느 쪽이 참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의하면 경주 남쪽 10리에 왕가수(王家藪)라는 곳이 있는데, 여기서 목랑(木郞: 木神) 두두리를 제사 지냈다고 한다. 두두리 숭배의 시초는 비형랑이라고 하는데, 비형랑 설화가 주로 기록된 삼국유사에는 특별한 언급이 없지만, 신승동국여지승람에는 "비형랑 이래로 믿었다." 하는 표현이 있어 두두리와 비형랑의 연관성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또 경주 출신이자 고려 무신집권기의 제4대 집권자였던 이의민도 이 두두리를 숭배했다고 전하는데, 글 한 자 읽지 못하는 까막눈에 무당을 믿어서 집에 신당을 짓고 두두리의 모습을 그림으로 그려서 모셨다고 한다. 하지만 어느 날 두두리가 갑자기 통곡했다. 이의민이 놀라서 묻자 대답했다.

내가 지금까지 너(이의민)의 집을 잘 수호해 왔으나, 이제 하늘이 재앙을 내리기로 결정하였다. 더 이상 너를 보호해 줄 수 없고 나도 의지할 곳이 없어져서 슬퍼서 운다.

얼마 후 이의민은 최충헌 형제에 의해 암살당했고, 관리들은 사당에 그려진 두두리 그림을 없애 버렸다고 한다.
또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의하면, 고려 고종 18년(1231) 몽골 제국 원수 철례탑이 고려를 공격해 왔을 때 경주에서 "목랑(두두리)의 말"이라면서 아뢰어 왔는데, '두두리가 적진에 적과 싸우러 와 있으니 병기와 말을 보내라.' 하고는 충성심이 담긴 시 한 수도 지어 보냈다.
최우가 이 말을 믿고 사적으로 병기와 인마를 그림으로 그려 내시 김지석을 시켜서 보내주었지만, 아무런 영험이 없었다고 한다.
기록으로 미루어 볼 때 경주 지방의 토속신이었던 듯하지만, 몽골 침입 이후 경주가 황폐화되면서 신앙도 소멸한 것 같다. 도깨비의 기원이라고 보는 설도 있다.

2. 창작물



2.1. 무인시대


KBS 대하드라마 무인시대에서는 사람으로 등장, 신선 전문 배우인 전무송이 열연했다. 이 사람은 태조 왕건에서 견훤의 참모인 최승우 역으로도 크게 알려졌었다. 단순히 민간 신앙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예언자이자 일부 무신 집권자들에게 앞길을 제시해주는 신선 같은 존재로 묘사되었다. 초반부인 29회에 처음 등장하여 최후반부인 145회에 퇴장했으니 명종이나 두경승 등과 함께 드라마에서 가장 오랫동안 등장한 조연 가운데 하나다.
이름을 알 수 없는 한 승려가 자신을 두두을이라 칭하며[1] 신라 부흥을 꿈꾸는 면모를 보인다. 이를 위해 이의민 앞에 근근이 나타나 조언하면서 최종적으로 이의민이 고려를 무너뜨리고 멸망한 신라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다만 거사의 목표가 일개 권력이 아닌 도탄에 빠진 백성들을 구제하기 위한 것임을 강조하며 민심과 상관없이 성급히 거사를 도모하려는 이의민에게 경고를 날리기도 한다. 경대승을 높게 사 그의 주변을 얼쩡거리기도 한다. 경대승이 죽은 후 그의 유언장을 읽기도 하였다.
허나 이후 이의민이 고려의 최고 권력자 자리에 오르면서 신라 부흥의 뜻을 망각해 그의 의도는 점점 무산되어 가고,[2] 이에 실망한 두두을은 이의민을 크게 꾸짖는다.[3] 이 꾸짖음 덕에 이의민은 다시 초심을 되찾고 재출발하겠다는 마음으로 미타산으로 향한다. 그러나 미타산에 간 이의민을 죽일 계획을 세운 최충헌 형제에게 이의민이 참살당해 두두을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게 된다. 두두을은 이의민의 시신을 수습하고 장례를 치른다. 이의민이 죽기 직전에 폭우가 쏟아졌는데, 두두을은 승천하지 못한 황룡(이의민)이 울부짖는 거라고 말했다.
이후 잠적했다가 경주에서 농민 봉기를 일으킨다.[4] 이 봉기는 상당한 기세로 진행되어 관군은 봉기 진압에 어려움을 겪지만 이들의 구심점이 두두을이며 그에 대한 믿음이 반군 사기의 비결임을 파악한 최충헌의 조카 겸 장군 박진재는 그의 위치를 파악해 직접 찾아가 그의 목숨을 거두고, 그의 죽음과 함께 반군 역시 붕괴된다.[5] 그러나 죽기 전 이전부터 알고 지낸 박진재에게 '최충헌이 난신적자가 될 것'이라고 예언하여 박진재가 최충헌의 대의를 의심하게 되는 단초를 제공했고[6], 이후 박진재는 최충헌에게 반기를 들지만 실패하고 유배를 떠나 끝내 씁쓸한 최후를 맞게 된다.[7]

3. 같이보기


[1] 이와 별개로 목신 두두을의 우상도 이의민의 소지품으로 등장하는데, 두두을이 직접 조각하여 이의민의 아들 이지순에게 준 것이 이의민에게 들어간 것.[2] 김사미 · 효심의 난을 주도한 효심과 김사미, 그리고 휘하 세력은 이의민을 위해 두두을이 육성한 비밀 결사대로 나온다. 또 이들 중 일부는 이의민이 신라를 부흥시킬 생각이 없다고 판단하여 최종적으론 독자적인 반란을 일으키는 것으로 각색되었다.[3] 이 장면이 은근 공포스러운데, 이의민이 두두을의 목상을 들고 백성들을 구제할 방법을 모르겠다며 초심을 지키지 못함을 용서해달라 독백하는 중 갑자기 '''목상이 꿈틀거리자''', 깜짝 놀라 목상을 떨어뜨리고 밖으로 나가니 갑자기 수년 간 보이지 않던 두두을이 서 있었다. 게다가 이전까지 인자한 모습만 보이던 두두을이 전례없는 무서운 표정을 짓고 고함을 치며 이의민을 마구 꾸짖는 장면 또한 상당히 기괴한 장면. 뒤이어 두두을이라는 것이 실제로는 사람이 아닌 경주지방의 토속 귀신이라는 내레이션까지 나오면서 두두을이 사람이 아닌 귀신이었느냐, 이 두두을이 진짜가 맞느냐는 반응까지 나왔다. 물론 작중에선 두두을을 엄연히 사람으로 설정했고, 이의민에게 갑자기 나타난 두두을 역시 이의민을 떠난 후 부루와 대면하는 모습도 나오는 것을 보면 두두을 본인이 맞다.[4] 1202년 이비•패좌의 난.[5] 반군의 대장은 두두을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자 전령을 죽이고 두두을의 죽음을 은폐하면서 관군과 맞섰으나, 박진재가 두두을의 목을 가져와 전장에서 들어보이자 반군들 대부분이 도망쳤다.[6] 박진재의 꿈에 혼령의 모습으로 나타나 최충헌을 도모하라고 부추기기도 했다.[7] 이미 유배를 떠나기 전 최충헌에 의해 아킬레스건이 잘리는 극형을 받은 상태였다. 이 상황에서 초심을 잃고 타락해버린 최충헌을 떠올리며 서글퍼 한 끝에 스스로 물에 빠져 자살하는 것으로 묘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