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충헌(무인시대)
1. 개요
무인시대의 다섯번째 주인공이자 마지막을 장식한 주인공으로, 작품의 주제인 "'''절대 권력은 반드시 타락한다'''"를 가장 잘 보여준 인물. 난신적자를 처단하고 고려의 광영을 되찾겠다며 일어선 젊은 장군이 자신이 멸하려 했던 추악한 난신적자로 변모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무인시대의 절정과 결말을 장식한 인물이다. 담당한 배우는 김갑수.
2. 작중 행적
경대승과 만나 그에게 여러 충고를 해주는 것으로 첫 등장한다. 최충헌은 경대승에게 '고려를 백성을 위하는 나라로 만들려면, 당신이 조정 영수 자리에 올라야 한다'라고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 또 경대승이 '자네의 대의가 황상 폐하의 뜻을 거스른다면 어쩌겠나'라고 묻자 '황제를 폐위하고 새 황제를 옹립하겠다'라고 했으며, 그에 경대승은 최충헌에게 절대 정치를 해서는 안 될 사람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권력을 잡은 뒤인 최충헌의 행보를 생각하면 사실상 예언과 같은 말이었다. 사실 이때도 최충헌의 나이가 더 많았지만 경대승의 지위가 더 높은데다가[2] 사실상 무신 정권의 수장이었기 때문에 깍듯이 대한다.
경대승이 자신을 써주지 않자 이번에는 이의민에게 의탁한다. 이때 이의민 앞에서는 경대승보다 이의민의 그릇이 더 크다는 식으로 말하지만 뒤에서는 "경대승은 날 천하를 집어삼킬 야심가로 보았는데 금강야차는 날 겨우 별초도령으로 봤는가..."하는 식으로 한탄한다. 경대승의 사망 소식을 듣고 이의민을 버리고 개경으로 떠나려 하지만 이의민에게 걸린다. 다행히 이의민에게 남긴 서찰[3] 이 있어 무사히 위기를 넘기고 떠난다.[4][5]
이의민 정권 초기에는 주정뱅이 노릇을 해서 안동 김씨 가문의 경계에서 벗어나려 했던 흥선대원군에게서 모티브를 딴 듯, '''뇌물을 바치고 술 자리에서 난동을 부리며 이의민의 의심을 없애고 소인배로 보이게끔 하여 속여넘긴 뒤''', 위례성 부근에서 '''몰래 군사를 조련하여''' 끝내는 미타산으로 내려간 '''이의민을 직접 참수하고 권력을 쟁취한다.'''[6][7]
기록에 있는 비둘기 강탈 사건에 대해선 약간의 각색이 들어갔다. 최충헌 측은 오래 전부터 거사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성질 급한 최충수는 몇 번이고 이의민을 암살하고자 하여 거사를 말어먹을 뻔한다. 이때 이의민의 아들 이지광은 우연히 이의민 암살 미수 사건에 최충수가 관여되어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선, 형 이지영과 함께 최충수 집에 쳐들어가 집을 수색하고, 혹시 모를 연락을 차단하기 위해 비둘기를 가져간다.
이후 최충헌은 이의민에게 가서 이에 대해 항의하는데, 명확한 증거도 없는데다, 무엇보다 이의민은 최충헌이 그저 끄나풀에 지나지 않다고 생각하고선 비둘기를 도로 되돌려줬다. 하지만 공을 세울 기회를 놓친 이지영은 술을 퍼마시다 명종의 후궁을 겁간했고, 이에 뒷목 잡은 명종은 드디어 두경승에게 이의민 세력을 제거하라는 명령을 내린지라, 결과적으로 이의민 정권의 몰락과 연결되긴 했다.
명종(고려)를 힘으로 폐위시키고, 동복아우 최충수와 가노 만적을 척결할 때까진 어느 정도 절제있는 신하의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후 두두을이 사주한 이비,폐좌의 난 이후,희종에게 임금의 스승 작위인 "은문상국"과 조정의 영수 자리인 "문하시중" 자리에 오르면서 본격적으로 마각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외사촌 생질인 박진재의 반란 파트 떄부터 본격적인 권세의 단맛에 취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희종 폐위 이후로는, 자신의 입맛에 맞지 않으면 대놓고 황제를 폐위시키면 그만이라는 지난날의 이의방, 정중부, 이의민 의 전철을 밟아, 아니 그보다 더 흑화하고 잔혹한 난신적자의 전형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작중 진행 내내 본인은 거병의 대의를 잊지 않았다며 극 최후반까지 외쳤으나, 이미 공허한 술주정일 뿐.
특히 자신을 질타하는 황후에게 '신은 하늘이 두렵지 않습니다'라는 대사를 칠 때의 카리스마는 전율이 일 만큼이며 자기를 죽이려 한 희종을 폐위시키고 황제의 옥좌에 앉아 크게 웃는 모습은 절대 권력자의 포스를 제대로 보여준다. 만적의 난을 진압한 직후 체포된 만적이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겠는가!"라는 말을 마치고 처형된 후 시신 처리 방법을 묻는 장수에게 "천노는 사람이 아니다. 불에 태우는 다비도 말 것이며, 땅에 묻어 거름으로 쓰지도 말거라! 강물에 수장하여 물고기 밥이 되게 하라!"라고 말하는 장면에서는 잔혹함을 드러낸다.
아들인 최우의 장인으로 극중에서는 희종의 친위 쿠데타를 가장 먼저 눈치채고 원군을 보낸, 생명의 은인이라고 할 수 있는 정숙첨, 이의민 토벌에 힘을 보탰던 양수척 출신의 기생 자운선 등을 가차없이 토사구팽하는 장면은 냉혹함도 보여준다.
여하튼 그 포스는 말년의 모습까지 쭉 이어진다. 자신의 동지들을 하나씩 제거하면서도 늘 '거병의 대의'를 운운하지만, 실상은 권력의 단맛에 점차 취해가면서 권신으로 바뀌는 모습도 보여주었으니 문제다. 특히 153화에서 희종을 폐위시킨 뒤에는 대의를 내다 버린 채 황제가 자신의 뜻에 거스른다면 폐위해버리면 그만이라는 말을 공공연히 하거나 아들들에게 자신의 권세를 안심하고 물려줄 수 없겠다[8] 는 말을 하기도 하며, 157화에서는 고종이 하사한 궤장과 왕씨 성을 받고는 "황상께서 나를 부친의 예로 대하신다! 나는 이제 최충헌이 아니라 왕충헌이다!"라며 낄낄대며 좋아한다. 마지막 화에서도 쓰러져서 혼수 상태에서 꾼 꿈 속에서조차도 궤장을 찾아 헤메며 "궤장이 없으면 조정에서 물러나야 하느니... 안 된다! 궤장, 궤장을 찾아야만 한다!"라며 살 날이 얼마 안 남은 상태에서도 권력을 탐하는 모습이나 궤장을 찾은 뒤 좋아하며 "세월도 병마도 내게서 천하를 뺏어갈 수 없음이야, '''이 나라는 내 것이다. 고려의 주인은 바로 나 최충헌'''이란 말이다!"라며 낄낄대다가 나타난 최충수와 박진재의 환영을 보고는 벌벌 떠는 모습을 보여주었다.[9][10]
그리고 수명이 다 하여 쓰러졌을 때[11] 꿈 속에서 고려를 바로 세우겠다는 패기와 대의로 가득했던 젊은 날의 자신과 만나 질타를 받는 장면은 권력의 단맛에 취한 최충헌의 타락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무인시대 최고의 명장면 중 하나.
대하 사극 카페에서 따온 동영상
'''이 장면 하나만으로도 무인시대는 명작으로 불리울 자격이 있다.''''''늙은 최충헌''' : 누...누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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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최충헌''' : 문하시중, 날 알아보시겠소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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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최충헌''' : 아...아...아...아니, 넌...? 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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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최충헌''' : 그렇소, '''내 황실의 권위를 바로세우고 난신적자들의 전횡을 척결하여 기울어가는 고려의 국운을 바로잡고 도탄에 빠진 백성들을 구제하고자 거병을 하였던 최충헌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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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최충헌''' : ...당치도 않다! 내가 최충헌이거늘, 네놈이 어찌 나를 참칭하는 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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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최충헌''' : 노인장께서는 최충헌이 아니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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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최충헌''' : 뭐...뭐라? 내가 최충헌이 아니라면 대체 누구란 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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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최충헌''' : '''노인장은 한 줌도 안 되는 권세를 움켜쥐려는 야심 때문에 거병의 대의를 배신한 후안무치한 죄인이오이다. 두 분 황제를 창검으로 폐위시킨 대역죄인이오이다. 조정과 군부를 움켜쥐고 황실을 겁박한 난신적자요, 고통 받는 백성들을 무참히 짓밟은 탐욕스런 권신이오이다. 나라의 존망이 위급에 처한 전란 중에도 자신의 권세만을 지키려던 소인배이오이다.''' 노인장은 최충헌이 아니라 이 나라 황실과 백성들에게 씻을 수 없는 죄를 저지른 늙은 난신적자일 뿐이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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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최충헌''' : 다...당치도 않다! 내 구국의 결단으로 금강야차를 척살하지 않았다면 이 나라는 금강야차의 반역에 무너졌을 것이다! 내 나라를 위한 대의멸친에, 피를 토하는 충정으로 충수, 진재를 다 베었다! 또한 내 지난번 전란 중에 황도를 지키지 않았다면 이 나라의 황실과 사직은 오랑캐의 말발굽에 짓밟혀 진작에 망했을 것이고! 네놈이 어찌, 네놈이 어찌 나를 질타하는 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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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최충헌''' : 임종을 앞두고도 스스로의 죄를 깨닫지 못하다니 참으로 가련하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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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최충헌''' : 뭐...뭐...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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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최충헌''' : 노인장, 금강야차 삼부자를 척살하였을 때 최충헌을 환호하던 백성들의 뜨거운 함성을 잊으셨소이까? 내 그때 황실과 조정을 모조리 도륙내고 스스로 황제의 용상에 올라야 했소이다. 나 최충헌이 황제가 되었다면 '''거병의 초심을 내던져버리고 충의로 결의를 맺었던 거병의 동지들을 무참히 참살하지는 않았을 것이오. 내 문신 귀족들과 결탁하여 황실을 겁박하고 굶주린 백성들, 만적이 같은 천노들의 열망을 짓밟는 더러운 난신적자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오이다.''' 비록 천명을 거역한 대역죄인의 오명을 뒤집어쓰고 처형을 당했을지언정 '''권세의 단맛에 취한 병약한 늙은이로 죽어가지는 않았을 것이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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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최충헌''' : (흐느끼기 시작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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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최충헌''' : 내 세월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스스로 황제에 올라 거병의 대의를 이룰 것이거늘...'''참으로, 원통하구려...원통하구려...참으로 원통하구려...'''
- 무인시대 158화 중.[12]
3. 냉혹함
작중 최충헌의 가장 큰 특징을 꼽자면 '''냉혹함'''이라 할 수 있다. 다른 주인공들도 권력을 위해 나름 냉혹한 모습을 보인 적이 있으나, 사랑하는 사람보다도 자신의 이익을 택하는 모습을 보인 인물은 최충헌 한 명뿐이었다. 가족이든 신뢰하는 부하든 이용 가치가 없거나 자신을 적대한다면 바로 눈 앞에서 해치워 버리는가 하면, 자신의 앞길을 막을 만한 것들은 철저하게 숙청하거나 뒤바꿔버린다.[13] 자신의 야망을 위해 자신을 사랑했던 홍련화를 야망을 위해 기꺼이 이의민에게 바치거나 이용 가치가 없어진 자운선을 가차없이 토사구팽한 것이 좋은 예.
그나마 만적의 난 때는 어느 정도 자비로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본래 최충헌은 만적을 잘 대해 주었고, 최충헌의 가족들 역시 만적을 아들처럼 대했다. 최우와 최항이 집안에서 격구를 하다가 만적이 맞아 다치자, 최충헌은 '어찌 '''사람'''을 다치게 하느냐!'라고 나무란 적이 있었다. 작중에서도 '천노는 사람 대접을 못받는다'라고 묘사하는 것을 보면 이것만으로도 만적을 무시하지 않고 잘 대해준 것. 게다가 이후에 적절한 시기에 만적을 면천해줄 생각도 있었다. 그리고 만적 역시 난을 일으키기 전까진 최충헌에게 충성을 다 바쳤을 정도로 그를 진정으로 따르고 있었다.
만적이 난을 일으킨 이유도, 암살 음모에 휘말린 만적을 최충헌이 살리려다 오히려 만적이 더 절망하게 된 것이었다. 조정의 형부에 끌려가면 고문을 받아 죽을게 뻔하니, 최충헌은 만적을 가리켜 '이 놈은 그저 천한 노비일 뿐이다'라고 주장하며 대신 주인인 본인이 매를 때리고 형벌을 피하도록 했다. 그러나 만적은 오히려 '난 그저 천민일 뿐이구나'라고 절망하고 난을 일으킨 것.
난이 일어난 후에도 만적과 독대해서 지금이라도 투항하면 목숨을 살려주겠다고 권고하나 만적은 끝내 거부하고 노비당의 동료들과 함께 죽게 된다. 최충헌은 공식적으론 시신을 모조리 수장해서 물고기밥으로 만들라는 명령을 내리지만, 이후 술을 마시며 대단히 괴로워한다.
4. 위선과 야심가의 모습
최충헌의 다른 특징으로는 말끝마다 대의를 운운하지만 그 대의의 실체가 모호하고 위선적이라는데 있다. 다른 집권자들도 대의를 중요하게 말했지만 최충헌만큼 모든 일에 대의를 운운하며 합리화하지는 않았다. 그만큼 최충헌이 외치는 대의는 모호함이 강하다. 이의방이 국방과 자주성 회복, 경대승이 애민과 황실에 대한 충성, 이의민이 백성의 지지를 통한 황권 도전처럼 다른 주인공들이 나름의 명분을 지니다 여러가지 문제로 타락하거나 좌절한 것과 달리 최충헌의 대의는 실체가 존재하기 보다는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대의명분을 이용할 뿐이다. 최충헌의 말하는 대의에 홍련화나 만적 본인 같은 천민들의 삶에 무슨 변화가 있느냐는 만적의 의문에는 황실을 위한 대의를 천노 따위가 폄하하지 말라고 일갈을 하더니 정작 황실을 뒤엎고 황제들을 축출하면서는 하늘이 두렵지 않냐며 민심을 운운한다. 이용가치가 떨어진 가족이나 측근을 숙청할 때도 마찬가지.
또한 최충헌은 이의민이 집권하자마자 정권을 찬탈하기 위해 몰래 병력을 기르고, 홍련화나 자운선 등은 간첩으로 활용해 이의민 정권을 분열시키려고 노력하는 점에서도 다른 집권자들과 차별성을 보인다.[14] 이의민이 타락했거나 초심을 잃고 민심을 잃었기에 대의를 위한 일어선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자신이 집권하기 위해 거병을 준비하고 타락을 부추겼다는 점에서 최충헌은 사실 대의나 명분보다는 정권 탈취와 입신양명에 목적을 둔 야심가였다는 측면이 강하게 드러난다.
5. 기타
주무기는 검이지만 역수로 사용한다는 점이 특이하다.
무인 시대 집권자들 중 유일하게 자신을 '나 (우봉 가문의) 최충헌은...' 등으로 3인칭화하는 말버릇을 가지고 있다. 이는 거병의 대의를 내세우면서도 권위 의식과 자의식을 우회적으로 표출하는 수단으로써 후일 자신이 젊은 시절에 품었던 대의가 변질된 독재자가 될 미래를 나타내는 복선으로 해석될 수 있다. 권력에 방해가 된다면 황제 폐위는 물론이고 동생과 생질까지 바로 처단하는 냉혹한 모습은 위와 같은 심리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물론 그의 냉혹함 때문에 무인 시대 집권자들 중 유일하게 암살 또는 요절당하지 않고 절대 권력 위에서 천수를 누리다가 생을 마감했지만.
맡는 배역 대부분 제 명에 살지 못하고 죽는 경우가 많은 김갑수가 늙어서 죽는 드문 배역이기도 하다. 그것도 무인시대 주인공 5명 중 유일하게 제 명을 다 채우는 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