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치 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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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미국 메이저 리그 베이스볼 탬파베이 레이스]의 좌완 투수. 본명은 리처드 조셉 힐(Richard Joseph Hill). 애칭은 Rich Hill.(내가 사람들에게 전하는 메세지는)'''인내이다. 정말 포기하고 싶은 순간에도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
ㅡ 2016 메이저리그 NLCS 3차전 승리투수 인터뷰 중
데뷔 후 뚜렷한 실적을 보이지 못하며 부진과 부상에 허덕였고 수술로 얼룩진 몸을 이끌고 저니맨으로 떠돌던 실패한 투수였다. 하지만 2015년부터 대폭발하여 메이저리그 정상급 투수로 거듭났고 2017년 다저스와 3년 4,800만 달러 FA계약을 맺으며 대박을 터트렸다.
2. 커리어
3. 피칭 스타일
"커브가 각각 다르다. 하나는 빨랐다가 하나는 느리게 들어온다. 또 어떨 때는 슬라이더처럼 들어오면서 아래로 떨어진다." ㅡ 카를로스 코레아(출처)
메이저리그 정상급 커브볼러"리치 힐 같은 커브를 가진 이는 많지 않다. 그리고 리치 힐의 커브는 조금 특별하다. 팔 각도를 바꿔서 던지기도 하고 스피드를 바꿔 던지기도 한다. 그 커브는 한 가지 구종으로 볼 수 없다." ㅡ 밥 멜빈[1]
리치 힐의 커브는 자타가 공인한 뛰어난 구종이며 힐은 커브 구사비율이 가장 높은 선발투수들 중 한면이다. 보통 선발 투수의 퍼스트 피치가 패스트볼인데 반해 힐은 퍼스트 피치가 커브이며 세컨 피치로 포심 패스트볼을 던진다. 상대 타자의 허를 찌르기 위해 던지는 슬라이더, 체인지업, 이퓨스 등의 구질을 전부 합쳐도 전체 투구의 한 자릿수 퍼센트를 넘지 못한다. 커브를 퍼스트 피치로 던지는 특이한 선발 투수가 된 데에는 그의 고난사가 큰 영향을 미쳤다.
팬그래프의 통계 자료로 살펴보면 선발 투수로 첫 풀타임 시즌을 보낸 2007년까지는 패스트볼의 비중이 커브보다 높았는데 2:1의 비율로 패스트볼을 많이 던지며 커브를 결정구로 활용하는 피칭을 했다. 하지만 부상과 부진으로 선발에서 이탈해 사이드암으로 전환하고 불펜을 전전하며 원 포인트 릴리프로서 좌타자 상대를 하다보니 패스트볼보다 커브를 더 활용하게 된다. 이 시기 힐은 커브의 구위는 좋았지만 단지 그뿐이었고 오랜 기간 제구도 잡지 못하고 툭하면 부상을 입는 그저그런 선수였다. 하지만 힐은 저니맨으로 떠돌던 암흑기에 포기하지 않고 부상 회복과 신체 단련으로 다시금 선발 도전을 위한 토대를 쌓는다. 먼 길을 돌고 돌아 2015년, 사이드암에서 다시 오버핸드 스로우로 팔각도를 바꾼다. 야구 선수로서 한참 부족한 저질 체력이었던 힐에게 통증과 부상을 안겨준 오버스로우 투구를, 회복한 몸상태로 통증 없이 구사할 수 있게 된 것. 그리고 옵트 아웃을 발동해 팀을 나온 후 마이너도 아닌 독립리그로 가서 선발 투수에 도전하기 위한 준비를 한다. 고등학생들 사이에 끼어 훈련을 하던 중 보스턴 레드삭스의 임원 제라드 포터의 조언으로 투구판의 1루쪽이 아닌 3루쪽을 밟고 던지는 것으로 셋업을 변경한다. 좌완의 이점을 살리기 위해 1루쪽 투구판을 밟고 크로스 스텝 딜리버리로 던지는 힐의 공은 좌타자의 등뒤에서 공이 오는듯한 장점은 있었지만 힐 특유의 무브먼트를 가진 공들의 제구를 힘들게 했다. 그런데 3루쪽 투구판 모서리를 밟고 던지자 날뛰는 공의 무브먼트가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게 되면서 이전보다 수월하게 제구를 잡을 수 있게 된다. 독립리그 2경기의 활약으로 힐은 레드삭스와 마이너 계약을 통해 다시 선발 투수로 선수 생활을 시작한다. 그리고 또 한 명의 멘토를 만난다. 레드삭스 마이너에서 투수보조코치로 있던 브라이언 배니스터. 배니스터와 볼배합, 공 회전수, 로케이션 등의 최신 투구 트렌드에 대한 폭넓은 대화를 나눴고 자신이 결정구로 아끼려고 하는 커브를 적극적으로 던지기로 하면서 우리가 알고 있는 힐의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하지만 힐에게 커브보다 중요한 구종은 바로 포심 패스트볼이다. 힐의 경기를 보면 100마일 공도 쳐내는 메이저 타자들이 힐이 던지는 90마일에 불과한 패스트볼[2] 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한다. 그렇다고 핀포인트 제구가 되는 것도 아니고 스트라이크존 복판에 쑤셔넣는 공에 연신 헛스윙을 한다. 힐의 커브는 낙차가 얼마나 큰지를 중계화면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이미지짤(gif)들이 많이 생성된다. 그러나 힐의 포심은 이미지짤이 없는데 좌투수임을 감안하더라도 낮은 구속 때문에 그리 대단해 보이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일반적으로 투수와 타자를 비스듬히 뒤에서 잡는 앵글의 중계 화면으로는 좌완인 힐의 포심이 얼마나 위력적인지 확인하기 힘들다. 하지만
마치 물수제비를 뜨는 것처럼 튀어 오르는 움직임을 보여 준다. 선발로 활약하기 시작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힐이 던진 포심의 평균 종-무브먼트는 7.32인치이고 횡-무브먼트는 9.94인치로 거의 10인치에 달한다.[3] 힐보다 종-무브먼트가 더 좋은 투수도 있고, 횡-무브먼트가 더 좋은 투수도 있지만 힐처럼 포심의 종/횡무브먼트 모두가 뛰어난 투수는 거의 없다. 즉 힐은 우에하라 고지처럼 느린 구속 대신 뛰어난 무브먼트로 포심의 구위를 극대화한 케이스이다. 힐의 포심이 이렇듯 무브먼트가 뛰어난 원인은 포심의 평균 분당 회전수(2400)가 리그 평균치(2200)를 상회하기 때문이다. 이 덕분인지 2017년 힐의 포심 피안타율은 '''0.176'''이라는 무시무시한 수치를 기록하며 2017년 메이저 최고의 포심패스트볼로 선정되었다.
평균 구속 74마일의 커브 또한 평균 분당 회전수(2800)가 리그 평균치(2400)보다 높으며 엄청난 낙차를 보이며 떨어진다. 힐의 포심이 포수의 시점에서 오른쪽 방향으로 휘어지는 무브먼트, 즉 좌타자 몸쪽으로 휘는 역회전을 보이는데 커브는 포심과 반대로 왼쪽 방향, 즉 우타자 무릎쪽으로 꺽인다. 포심과 커브의 이러한 무브먼트 차이는 20인치 이상 나기 때문에 타자를 어렵게 한다. 구속 차이도 플러스 요인.
다만 2017년부터는 커브의 비중을 조금 줄어들 가능성도 생겼는데, 물집 부상으로 인해 커브의 그립을 바꾸면서 커브의 무브먼트가 이전만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커브의 비율이 약간 줄어든 대신, 커터를 장착해서 함께 던지는 중. 그래도 힐의 주무기가 포심/커브라는 점은 변함이 없다.
4. 이모저모
- 보기와는 다르게 은근히 다혈질이라 경기전과 경기중에는 커쇼 뺨치게 예민한 선수다. 인터뷰에 따르면 등판한 자신을 링 위의 복서라고 생각한다고. [4] 2016 NLDS에서 부진한 투구 후 강판된 뒤에 벤치에서 물건 때려부쉬다 주먹이 까지는 상처를 입기도 했다. 밥줄인 왼손이 아닌 오른손으로 주먹질 하다 상처를 입은 것이지만 투수가 손으로 화풀이 하는 드문 모습을 보였다. 2017 NLCS에선 강판된 뒤 음료를 마시려다 갑자기 빡쳤는지 고함을 치며 컵을 집어 던지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고 2017 WS 2차전과 6차전에서도 유사한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영상. 그를 "Crazy Rich"나 "Mad Max"라고 부르는 동료들도 있고, 다저스 단장 파르한 자이디는 마치 그가 지킬박사와 하이드 처럼 평소외 모습과 경기중의 모습이 너무 다르다고 했다. 평소에는 나이스나이스하지만 경기에 임할때는 경쟁심을 주제하지 못하고 극한에 다해서 미쳐버린다고(...)
- 리치 힐의 분노 3종 세트
[1] As far as Rich Hill goes, not too many guys have that curveball, and, really, it can be different. He’ll change arm angles with it. He’ll change speeds with it. So it’s not just one pitch.칼럼[2] 힐의 커리어에서 포심 평균구속이 92마일을 넘긴건 2012~14년 딱 세 시즌 뿐인데 그나마 부상여파로 선발로 뛰지 못하고 불펜으로 전업하는 바람에 이 기간 동안 던진 포심은 시즌 당 평균 129개에 불과하다. #[3] # 참고[4] 이런면은 팀의 대선배인 돈 드라이스데일과 비슷하다. 드라이스데일은 '나는 마운드에 올라서면 타자들이 미워졌고 마운드에서 내려올때까지 미쳐버렸다'고 말한적이 있다. 루머에서는 자기 할머니라도 타석에 바짝 붙어서면 맞추겠다고 공언했을 정도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