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라이더
1. 소개
투수가 자신과 같은 손 타자를 상대하기 위한 최종병기이자 '''과거에도 현재에도 변화구의 대표주자라고 평가받는 구종.''' 세이버메트릭스의 통계 중 피치 밸류(구종 가치)[1] 에서 슬라이더는 2007년 이래 단 한 번도 메이저 리그 전체 구종가치 1위의 자리에서 내려온 적이 없다. 스플리터가 처음 등장했을 때에 슬라이더를 꺾고 1위의 자리를 몇 년 유지하기는 했으나 타자들이 스플리터에 익숙해지자 금세 슬라이더가 다시 그 자리를 차지했고, 슬라이더의 변형이라 할 수 있는 커터가 또 슬라이더의 자리를 위협했으나 빼앗지는 못했다. 즉, 메이저 리그에서 '''가장 많은 삼진을 잡아내고 가장 많은 아웃 카운트를 잡아내는 구종'''.
메이저 리그 선발 투수들 사이에서는 패스트볼-커브볼-체인지업 3개만 완성하면 완전체 투수가 될 수 있다고 하지만, 대개의 불펜 투수들은 커브볼이나 체인지업 대신 강력한 패스트볼/싱커과 슬라이더, 커터[2] 를 중심으로 레퍼토리를 조합한다. 그 이유는 커브나 체인지업, 스플리터 같은 볼은 떨어지는 성질을 갖고 있기 때문에 폭투가 나올 가능성이 있어 선발과 달리 단 1점도 쉽게 용납해선 안되는 불펜투수에게는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상당수의 불펜 투수들은 패스트볼+슬라이더의 투 피치인 경우가 많다. 물론 크리스 아처처럼 선발임에도 패스트볼+슬라이더의 비중이 90%에 달하는 투수도 있다.
슬라이더는 '''횡''' 변화를 강조하는 변화구이다. 물론 종 변화량 또한 작지 않다. 단순히 자연 낙하에 의한 변화 뿐만이 아니라 완전히 90도로 팔을 세워서 던지는 오버핸드 투수가 아니라면 슬라이더를 구사할 때 자연히 종 방향에도 어느 정도 공의 회전을 투자하게 되어 있다. 반대로 종 방향의 변화를 강조하는 변화구들 역시 횡 변화량이 작지 않다. 하지만 슬라이더가 야구의 모든 구종을 통틀어 횡 변화를 가장 강조하는 구종임에는 틀림없다.
상박을 몸 안쪽으로 45도 정도로 돌려 팔꿈치와 손날이 약간 몸 안쪽을 보게 하고 그대로 던지면 된다. 속도는 커브보다 빠르며 패스트볼처럼 날아가다 홈 플레이트 앞에서 날카롭게 꺾이게 된다. 우투수가 던졌을 경우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휜다. 좌투수는 그 반대. 꺾임이 날카로울수록 좋은 공이 된다. 다만, 너무 꺾임을 강조한다면 속도도 느려지고 꺾이기 시작하는 구간이 빨라져 간파되기 좋다. 제구가 잘되면 매우 강력한 구종이지만 때때로 꺾이는 정도가 밋밋한 '행잉(Hanging) 슬라이더'가 나오면 여지없이 통타당해 장타가 되기 쉽다. 때문에 막 이 구종이 유행할 시점에 홈런이 많이 양산되었다.
슬라이더가 커브보다 빠른 이유는 손목 힘을 어느 정도는 추진력에 사용할 수 있기 때문. 노아 신더가드 마냥 95mph(153km/h) 슬라이더를 누구나 던질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한 투수의 커브와 슬라이더 사이에는 분명한 속도 차이가 존재한다. 슬라이더의 강력함은 이렇게 커브보다 빠른 속도와 횡 변화에서 나온다. 느린 공일수록 추적이 쉽고 빠를수록 어렵다. 그리고 스트라이크 존이 세로로 더 긴 데에서 알 수 있듯 야구의 타격 자세는 공을 쳐 내는 게 가능한 범위가 위 아래로 좀 더 긴 편이다. 또한 예상했던 것 보다 아래로 더 떨어지는 종변화는 스윙 자체를 변화시켜서 대응하는 게 아니라 상체의 각도나 손목 각도 등, 스윙의 각도를 변화시켜서 어느 정도 대처할 수 있지만, 예상했던 것 보다 더 바깥쪽으로 빠져나가는 횡 변화는 팔 뻗는 것 이외에는 대처 방법이 없는 것도 하나의 이유다. 물론 종변화도 낙폭이 크다면야 스윙의 각도 변화 정도로 대처할 수 없긴 하지만. 이런 이유로, 횡변화를 강조하는 슬라이더는 커브보다 더 강력한 위력을 발휘한다.
다만 이는 같은 손 타자를 상대할 때의 강점으로 반대손 타자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우투가 우타에게 던지는 슬라이더는 타자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빠져나간다. 즉, 눈에서 점점 멀어지는 공이고, 말하자면 '스트라이크인 척하는 볼, 맞추기 쉬운 공인척 하는 맞추기 어려운 공' 이 된다. 하지만 우투수가 좌타자에게 슬라이더는 타자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들어가는, 눈으로 가까워지는 공이고, '볼 인 척 하는 스트라이크, 맞추기 어려운 척 하는 맞추기 쉬운 공'이다. 후자는 가끔 가다가 써먹을 수 있는 깜짝 전략 정도는 될 수 있어도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전략이 못된다. 기본적으로 '허세'와 다름없기 때문이다. 슬라이더가 가장 많은 삼진을 잡아내고 아웃 카운트를 잡아내는 구종임에도 다른 구종들이 존재하고 필요한 이유는 이 때문이다. 슬라이더의 위력은 쉽게 말하면 범용성을 포기한 대가로 얻어낸 것이다. 같은 손 타자를 상대로 안정적이고 효과적으로 구사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구종이지만 반대 손 상대로는 다소 안정성이 떨어진다. 물론 어디까지나 '일반적'으로 그렇다는 거지, 반대 손 타자 상대로 아주 못 써먹을 물건은 아니다. 특히 낙차가 큰 슬라이더를 구사하는 투수들의 경우 반대 손 타자들을 상대로도 슬라이더를 제법 구사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3] 다만 물리적으로 같은 손 타자들을 상대할 때 위력이 더 커지는 것은 사실이다.
사이드암 투수들은 특히 슬라이더의 위력을 더 배가시킬 수 있다. 궤적상, 공이 우타자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크게 뻗어나가기 때문이다. 즉, 우타자 입장에서는 보통의 패스트볼도 바깥쪽으로 멀어지는 것처럼 보이게 되며, 여기에 슬라이더를 가미하면 멀어지는 효과가 매우 커진다. 그래서 사이드 암, 언더 스로우 투수들은 거의 기본적으로 슬라이더 계열의 변화구를 장착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같은손 타자 상대 강점이 커지는만큼 반대손 타자를 상대할때의 단점도 커진다. 좌타자 입장에서 우완 사이드암 투수는 팔 궤적이 잘 보이고, 슬라이더의 경우 타자에게 점점 가까이 들어오기 때문에 아주 치기 유리하다. 그래서 사이드암 투수에게 싱커나 투심, 서클체인지업처럼 좌타자 바깥쪽으로 달아나는 '역회전' 구종을 요구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손목을 비틀어 던지기 때문에 팔에 무리를 준다고 알려졌으나, 사실 제대로 구사만 된다면 큰 문제는 없다고 한다. 손목을 비틀지 않고도 좋은 슬라이더를 던지는 게 가능하다고.[4] 슬라이더 피처들이 팔꿈치 부상을 자주 당한다는 게 속설이 있었으나 사실 투수들의 부상은 주 구종을 가리지 않고 일어나기 때문에 딱히 슬라이더 피처들이 자주 부상을 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전성기에 슬라이더가 90마일을 넘나들었던 랜디 존슨도 허리 부상으로 고생했지 팔꿈치는 멀쩡했고, 슬러브가 주무기였던 박찬호도 햄스트링이나 허리가 문제였지, 팔은 별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존 스몰츠처럼 팔꿈치 부상이 심하여 마무리로 보직 변경을 몇 년간 한 사례도 있다. 그렇다 해도 케바케이지 슬라이더가 원인이라는 근거는 못된다. 최근 스포츠 의학계에서 말하는 투수 부상의 원인은 특정 구종이 아니라[5] 혹사, 나쁜 투구폼이다. 그리고 굳이 구종을 꼽자면 강속구.[6]
이처럼 구질 변화 효과가 뛰어나면서 구속도 상당하고, 신체에 무리가 적어서 많은 투수들이 애용하는 변화구다. 그 결과 한때 위력을 떨쳤던 스크류볼, 포크볼 등의 일부 변화구가 점차 사라지고 있는 와중에도 건재하다.
2. 유명 투수들
메이저리그에서는 밥 펠러, 스티브 칼튼,조 켈리,랜디 존슨, 클레이튼 커쇼, 다르빗슈 유, 맥스 슈어저, '''패트릭 코빈''' 등이 있다. 또한 메이저리그 시절 김병현의 슬라이더는 마치 플라스틱 원반처럼 움직인다 해서 프리즈비 슬라이더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현지의 기자가 별명을 붙여줬다는 기사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마무리였던 브래드 릿지도 슬라이더를 능숙하게 사용하는 투수. 아래 설명할 종 슬라이더와 더불어 두 가지 슬라이더를 이용해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일본프로야구 초창기 레전드인 재일 조선인 후지모토 히데오도 밥 펠러의 슬라이더를 보고 독학으로 연구해 만든 슬라이더 [7] 를 이용해 일본프로야구 최초의 퍼펙트 게임을 달성해 낸다.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하는 일본 투수들로는 상술된 다르빗슈 외에도 이나오 카즈히사, 마쓰자카 다이스케, 오츠카 아키노리, 이와세 히토키, 노우미 아츠시, 마에다 켄타, 스가노 토모유키 등이 거론되며 다나카 마사히로나 구로다 히로키 등 다른 구종으로 유명한 일본인 투수들도 괜찮은 슬라이더를 구사한다고 평가받았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변화구라 이를 구사하는 투수들이 많이 있다. 무등산 폭격기 선동열이 이 구질로 한국을 재패했고, 염슬라(염라이더)라는 별명이 있던 염종석 또한 슬라이더 하나로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현대 왕조 황태자 김수경은 종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로 한 시절을 호령했으며 마무리 투수였던 조용준도 조라이더라는 별명이 있을 만큼 슬라이더를 잘 구사했다.[8] 박명환도 슬라이더 장인이다. 통산 탈삼진 1400개중 900개가 슬라이더로 잡은 삼진이었다고 한다. 2020년에는 롯데 자이언츠의 투수 이승헌이 종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를 잘 던지고 있다.
그 외 윤석민, 김광현, 양현종, 오승환 등 한국프로야구에서 내로라 하는 선수들은 커브의 윤성환[9] 이나 포크볼의 송승준 등 특정 변화구가 주력이 아닌 이상엔 거의 모두 슬라이더 피쳐였다. 이는 슬라이더가 모든 변화구 중 가장 배우기 쉽기 때문이다. 한국프로야구는 미국이나 일본처럼 다양한 변화구를 가르칠 토양이 덜 되어 있다. 미국이나 일본도 가르칠 코치가 없는 구종은 구사자가 줄어드는 경향이 있는데, 한국도 마찬가지라 한국리그 코치들은 전통과 역사의 구종인(그리고 본인들이 현역시절 던졌던) 커브와 슬라이더 정도밖에 제대로 가르치지 못하는 코치가 많다. 커브는 특성상 배우고 숙련기간이 오래 필요해서 비교적 빨리 써먹을 수 있는 구종인 슬라이더만이 널리 퍼져있는 상황. 이렇다보니 한국 투수들은 빠르고 변화량이 작은 종슬라이더를 스플리터 쓰듯이 쓰기도 하고 마찬가지로 빠른 횡슬라이더를 커터처럼 쓰며, 느린 슬라이더를 체인지업이나 커브처럼 쓰기도 하고 슬라이더 그립 하나로 모든 변화구를 다 대체하는 신기한(?)재주를 보여주는 선수가 많다. 이게 굳이 나쁜 건 아니고, 결국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고 손가락을 벌려서 던지든 슬라이더 그립 쥐고 손목을 비틀어서 던지든 어쨌든 공의 궤적만 비스무레하게 나오면 되니깐...
3. 종류
3.1. 횡 슬라이더
횡 변화가 강한 슬라이더에서 더 강한 횡 변화를 준 구종. 횡 슬라이더의 경우 종 변화가 거의 없으며 강력한 횡 변화로 같은 손 타자들을 쉽게 유혹시킨다. 주로 사이드암이나 낮은 스리쿼터 투수들이 쉽게 구사한다.
3.2. 종 슬라이더
수직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다. 종 변화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원래 많이 휘는 슬라이더에 횡적 변화를 억제시킨 것에 가깝다. 그 방식 중 하나는 회전축을 틀어서 진행 방향에 의미없는 자이로 회전을 만드는 것. 브래드 릿지가 이 방면에서는 정말 제대로 휘어지는 슬라이더를 보여준다.
언뜻 보기엔 궤적이 포크볼과 비슷하지만 분명히 다른 공이다. 일단 그립부터 다르고, 포크볼은 타자 앞에 가서 공의 회전이 갑자기 죽으면서 뚝 떨어지는 공인데, 슬라이더는 공의 회전을 엄청 강하게 줘서 휘어지게 하는 공이다. 즉, 포크볼은 '떨어지는' 공이고 슬라이더는 '휘어지는' 공이다. 구속은 포크볼이나 커브보다 빠른 편.
3.3. 고속 슬라이더
구속이 빠른 슬라이더를 말한다. 하드 슬라이더라고도 한다.
2010년대에는 뉴욕 메츠가 고속 슬라이더의 명가로 유명하다. 댄 워든 투수 코치가 기존 슬라이더와 약간 다른 그립을 전파했고, 맷 하비, 제이콥 디그롬, 노아 신더가드, 잭 휠러 등 메츠 투수들은 90마일 이상의 하드 슬라이더를 기본 소양으로 갖고 있었다. 특히 '토르' 노아 신더가드는 95마일(153km/h)의 '''초'''고속 슬라이더를 펑펑 던지며 충격과 공포를 선사했다. 2018시즌 100이닝 이상 던진 투수 중 슬라이더 구속 top 3가 모두 메츠 선수였다. 그런데 이후 저 투수들이 대부분 골병에 시달리게 되면서 저 워든표 고속 슬라이더가 원인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기도 하다.
한국인 투수 중에 140km/h대의 하드 슬라이더를 구사하는 선수는 김광현과 전성기 시절 배영수, 윤석민, 오승환, 안우진 등이 있다. 김광현은 부상 복귀 후 최고 '''147km/h'''(91mph)의 파워 슬라이더를 구사했다. 류현진도 2014년 4월부터 클레이튼 커쇼와 잭 그레인키의 그립과 메커니즘을 배운 뒤 80마일 후반대의 하드 슬라이더를 던졌다. 하지만 이 슬라이더는 류현진의 장기 부상의 원인이 되었다는 평을 받고 복귀 후에는 봉인되었다. 그만큼 부상의 위험이 큰 구질.
일본에서 통용되는 H슬라이더(Hard Slider)는 고속 슬라이더를 가리키는 말이다. 일본에서 슬라이더를 종횡의 궤적에 따라 H(Horizontal)와 V(Vertical)로 나눈다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 무브먼트를 떠나 평범한 구속의 슬라이더를 H슬라이더라 하진 않는다.[10] 참고로 일본프로야구계에서 하드 슬라이더와 유사한 커터를 따로 분류한 게 2000년대부터인데, 마쓰이 히데키와 이토 쓰토무의 말에 따르면 일본 투수들이 던지는 커터는 그냥 대부분 슬라이더[11] 에 가깝다고 한다.
3.4. 백도어 & 프론트도어 슬라이더
백도어 슬라이더나 프론트도어 슬라이더는 구종이 아니라 던지는 방법이다.
백도어 슬라이더란 '''다른 손 타자'''를 상대할 때 타자의 바깥쪽 볼로 보이던 공이 '''바깥쪽 존''' 끝을 스치듯이 들어와서 스트라이크가 되는 공을 의미한다.
back door, 뒷문이라는 이름 때문에 '타자의 뒤에서?' 라고 착각할수 있는데 헷갈리지 말자. 여기서 지칭하는 백도어, 프론트도어는 타자와 바로 마주보는 홈플레이트 면(몸쪽)을 프론트도어(앞문), 반대쪽 면(바깥쪽)을 백도어(뒷문)라고 하는 것이다. 즉 반대 손 타자와 상대할 경우에만 백도어 슬라이더가 성립이 된다.
정식 명칭이 아니기에 같은 방식으로 움직였다면 '백도어 커브' '백도어 커터' 라는 말을 써도 된다. 대표적인 선수는 마리아노 리베라이며[12] , 2010년 ALCS에서 클리프 리가 양키스의 알렉스 로드리게스를 루킹 삼진으로 잡아냈던 구질도 바로 이 백도어 커터.
이와 반대로 우투수가 우타자에게, 좌투수가 좌타자에게 몸쪽 볼로 보이다가 홈플레이트로 쏙 들어가는 공은 프론트도어 슬라이더라고 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슬라이더를 존에서 밖으로 달아나는 용도로 자주 사용하는 구종이라 별로 사용하지 않는 용어이다.
제대로 구사만 된다면 타자의 입장에선 볼로 보이기 때문에 꼼짝없이 당하기도 하지만 제대로 구사가 안됐을 경우엔 한복판에 그대로 꽂히는 행잉 슬라이더가 되어, 제대로 통타당하기 쉬운 위험한 구종으로, 1988년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당대 최고의 마무리였던 오클랜드의 데니스 에커슬리도 커크 깁슨에게 백도어 슬라이더를 구사했다가 드라마틱한 끝내기 홈런을 맞은 적이 있다.
다만 백도어 슬라이더를 주 무기로 까지 쓰기는 어렵다. 슬라이더란 몸쪽인 척 하면서 바깥쪽으로 빠져나가는, 결국 '스트라이크인 척 하는 볼'로서 타자를 기만하며 바깥쪽 직구와 이지선다를 거는 볼인데, 백도어의 경우 바깥쪽으로 빠져나가는 척하며 가운데로 들어오는 스트라이크가 되어버린다. 결국 직구와 슬라이더의 바깥쪽 스트라이크냐 바깥쪽 스트라이크인척 하는 볼이냐의 이지선다가 성립이 될 수 없는 것. 바깥쪽과 가운데로 이지선다가 걸리는데 이 경우 어느쪽이든 걸리면 홈런이라 리스크가 너무 커져서 실전에선 사용할 수 없다. 결국 일종의 블러핑과 같은 구질이라 깜짝 전략으로 사용할 수는 있어도 주무기로 사용하기는 힘들다.
한 때 슬러거(게임)에서 김병현의 백도어 슬라이더를 '역회전' 공(...)이라고[13] 표기해 야구팬들을 헷갈리게 한 적이 있다.
[1] 투구 결과를 분석해 그 구종으로 팀의 실점을 몇 점이나 막아내었는지 평가한다. 즉, '어떤 구종이 삼진을 가장 많이 잡고 타자를 가장 많이 아웃시킨 구종인가' 개인의 구종 가치에 있어선 아직까지는 완전히 신뢰할 정도로 정확한 스탯은 아니지만, 리그 단위로 대략적으로 볼 때는 쓸만하다.[2] 마리아노 리베라와 로이 할러데이의 성공 이후 선발/불펜을 가리지 않고 유행하기 시작했다.[3] 클레이튼 커쇼는 좌완 투수들의 대 우타자 병기인 체인지업이 없지만 이른바 백풋 슬라이더, 타자 발 쪽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로 우타자를 상대해낸다.[4] 그냥 슬라이더 그립을 쥐고 손가락에 평소보다 힘을 강하게 준다는 생각으로 눌러서 던지면 슬라이더를 던질 수 있다. 포심 패스트볼을 던질 때와 큰 차이가 없지만 비교적 낙차와 변화폭은 적은 컷 패스트볼, 즉 커터와 비슷하게 된다.[5] 물론 정통 포크볼, 싱커, 스크류볼처럼 신체에 지나치게 반 하는 구종들은 부상의 지름길이 맞다. 그렇다보니 이들 구종은 오늘날 잘 쓰이지 않는다.[6] 한 때 인버티드-W 이론이 악명 높았었는데 그 폼이 문제가 있는게 아니라 그 폼이 순간적으로 힘을 폭발시키는 폼이라 공이 빠른 투수들이 많고, 그 빠른 공에 맞는 강력한 빠른 변화구를 선호하는 투수가 많았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7] 후지모토는 이를 "작은 커브"라고 불렀다.[8] 박경완은 자신이 받아 본 슬라이더 중 조용준과 김수경의 것을 최고로 평가했다.[9] 윤성환도 2011년에 에게 슬라이더 그립을 배우고 손에 익은 2013년쯤부터 주무기가 슬라이더가 되었다.[10] 애초에 현장 용어라기보다는 실황 파워풀 프로야구 등의 게임에서 파생되어 일본야구팬들 사이에 쓰이게 된 용어로, 보통은 고속 슬라이더(高速スライダー)라 한다.[11] 80년대에는 사이토 마사키나 오노 유타카 등이 던지던 변화량이 적고 빠른 커터성 공을 '직구 슬라이더'(真っスラ, '맛스라' - 직구(真っ直ぐ)와 슬라이더(スライダー)를 합친 일본식 용어)같은 용어로 불렀는데, 현재는 거의 사장된 표현이다.[12] 사실 리베라는 커터만으로도 갖가지 기상천외한 볼배합을 이끌어낸다. 그런 커터가 무브먼트도 적지 않고 구속도 빠르면서도 코너로만 짝짝 들어가서 배트를 부러뜨리니 타자들은 미친다.[13] 본래는 스크류볼을 지칭하는 단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