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름

 

1. 동사 '마르다'의 명사형
2. 식물
3. 지주의 토지를 대신 관리해 주는 사람


1. 동사 '마르다'의 명사형


동물이나 사람의 체형이 날씬함을 일컫는 말이며 한자어로 건조(乾燥)라고도 한다.

2. 식물


'''마름
菱(ひし)| Water chestnut(Caltrop)
'''
[image]
'''학명'''
'''Trapa japonica'''
Thunb, 1880
'''분류'''
'''계'''
식물계
'''문'''
-
'''강'''
-
'''목'''
도금양목
'''과'''
마름과
'''속'''
마름속
'''종'''
마름
[clearfix]
쌍떡잎식물 이판화군의 한해살이풀. 진흙 속에 뿌리를 박고, 줄기는 물속에서 가늘고 길게 자라 물 위로 나오며 깃털 모양의 물뿌리가 있다. 잎은 줄기 꼭대기에 뭉쳐나고 삼각형이며, 잎자루에 공기가 들어 있는 불룩한 부낭(浮囊)이 있어서 물 위에 뜬다. 여름에 흰 꽃이 피고 열매는 핵과(核果)로 식용하며, 주로 구워 먹는데 과 비슷한 맛이 난다고 해서 물밤이라고들 부른다. 연못이나 늪에 나는데 한국, 일본, 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모양을 뜻하는 '마름모'라는 말은 이 식물의 잎 모양에서 유래했다. 그리고 미쓰비시(三'''菱''')의 로고와 회사명도 여기서 따왔다.
저지용 함정 도구인 마름쇠 역시 이 식물의 열매에서 비롯되었다. 열매는 차로도 끓여 마신다. 마름차 문서 참조,

3. 지주의 토지를 대신 관리해 주는 사람


대리인 또는 관리인으로 생각할 수 있다. 지주가 회장이라면 마름은 월급사장인 셈. 향찰식 표기로는 사음(舍音).
한국의 경우 이런 마름 자체는 전근대에도 존재했으나, 본격적으로 확립된 것은 구한말 개항 이후이다. 이전에는 지주가 대부분 재지지주, 즉 소작지 인근에서 소작인들과 함께 생활하는 경우가 많아서 마름을 따로 둘 여지가 상대적으로 적었지만 개항 이후에는 토지 제도가 근대적으로 확립되면서 부재지주, 즉 타 지역에서 생활하며 따로 관리인을 둬서 토지를 관리하는 사례가 늘었기 때문이다. 자세한 내용은 소작 문서에 나와 있다.
마름이 있다는 것은 지주가 직접 땅을 관리하지 않는다는 뜻이며, 이는 소작인에게 임대료를 받고 누구에게 얼마나 땅을 빌려줄지 실제로 결정하는 사람이 마름이라는 이야기다. 소작인의 생산 활동에 직접 개입하는 일은 (귀찮아서) 드물지만, 추수기의 소작료 징수만이 아니라, 소작권의 박탈, 작황, 소작인의 평가 등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다. 마름은 추수기에만 파견되기도 하기 때문에 추수원이라는 명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때문에 마름은 지주에 버금가는 권한을 가지고 농민들 위에 군림하기 마련이며, 소작료 액수를 속여 지주에게 갈 돈을 횡령하기도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마름을 별도로 두지 않고 소작인 가운데 한 사람을 뽑아 다른 소작지의 관리까지 그에게 맡기고 필요할 때마다 임시대리인을 파견하는 일도 있었다.
이런 속성 때문에 대부분의 문학 및 영상 작품에서 마름은 욕심 많고 잔인한 악당으로서 출연한다. 물론 착한 사람으로 등장하는 마름이 없지는 않으나 극적인 인물 과장을 위한 악역을 많이 맡는 편.
  • 착한 마름의 사례
    • 동백꽃점순이네 부모님: 떠돌이로 마을에 흘러들어온 주인공 '나'의 가족에게 땅을 빌려주고 정착하게 해주었다.
  • 나쁜 마름의 사례
    • 소설 '그리운 보릿고개'[1]의 박용칠: 이 자는 마을 사람, 정확히는 자기 소작인들에게 슈퍼갑질을 일삼는 사악한 인물. 소설상 시기가 1944~1945년쯤이었는데 장학구라는 소작인의 딸을 자기 첩으로 삼으려다가 거절당하자 곧바로 일본군 위안부로 팔아버리는 정신나간 짓을 실행하였다.[2] 분노한 장학구가 박용칠을 죽이려고 시도하나 미수에 그쳐 주재소에 끌려가 모진 고문에 결국 목숨을 잃는다. 그리고 흉년이 들어 마을 사람 모두가 먹을 게 없어서 나무껍질 같은 걸로 연명할 때 한 아낙네는 자기 손주가 밥이 너무 먹고 싶어 크게 우는 게 마음에 걸려 밤중에 부득이 박용칠의 집에 가서 밥을 훔쳐먹고(!) 밥을 훔쳐가려는 것을 박용칠에게 걸려서 몽둥이로 맞아죽고 만다...
    • 봄봄점순이네 아버지: 주인공의 예비 장인어른. 데릴사위로 '나'를 데려와서는 혼인을 시켜주겠다는 핑계로 사실상 머슴살이를 살게 하고 있다. 욕설을 잘하는데다 마름답게 횡포를 부려서 별명도 '욕필이'. 하지만 소설이 해학으로 가득한데다 인물 자체도 상당히 인간적인 모습을 하고 있어서 악역의 이미지가 덜하다.
해방 이후 토지개혁한국 전쟁을 겪으면서 사라진 직종이다. 특히 북한에선 인민재판의 타깃이 되어 지주들과 함께 매우 험한 꼴로 몰락했다. 부재지주야 낌새를 눈치채고 남한으로 피난갈 수도 있었지만, 일선에 있던 마름은 그럴 여유도 없었다.

[1] 강준희(1935~ ) 저, 1993년 작. 해당 소설의 강준희 작가는 충북 단양군 출신이며, 대표작으로는 ‘하느님 전 상서’, ‘하늘이여 하늘이여’, ‘염라대왕 사표 쓰다’, ‘베로니카의 수건’ 등 다수의 소설을 써낸 원로 소설가이다.[2] 물론 그 전에 농사 지을 수 있는 땅을 좀 더 주겠다고 꼬드겼었다. 딸을 가져가겠다는 조건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