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소설)
1. 개요
1936년에 처음 발표되어 현재까지 사랑받고 있는 대문호 김유정 집필의 단편소설. 사춘기 시골 소년, 소녀의 풋풋한 사랑을 그려낸 작품으로, 현대적 관점에서도 해학적 요소가 많고, 구수한 사투리와 아름다운 순 한국어 단어를 사용한 김유정식의 작품이다.
황순원의 소나기와 함께, 현대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알고 있는 단편문학 로맨스물이기도 하다. 다만 서정적인 분위기를 자아하는 소나기와 달리 동백꽃은 해학적인 내용이 주가 되며 새드 엔딩으로 끝나는 소나기와 달리, 동백꽃은 새드 엔딩이 아니다.
2. 내용
여기서 소설 전문을 읽을 수 있다.
소작농의 아들인 주인공[1] 은 마름의 딸 점순이를 귀찮아한다. 점순이는 주인공에게 쓸데없이 시비를 걸거나 참견을 한다. 나흘 전에도 울타리를 엮는 주인공에게 혼자만 일하냐, 일하기 좋냐, 한여름에 하지 벌써 울타리를 하냐며 잔소리를 했다.고놈의 계집애가 요새로 들어서 왜 나를 못 먹겠다고 고렇게 아르릉거리는지 모른다.
점순이는 자기 딴엔 주인공을 생각해서 구운 감자를 주려고 하지만[2] 주인공의 반응은 시큰둥. 물론 말투로 가난한 주인공의 속을 긁은 탓이긴 하지만, "난 감자 안 먹는다. 너나 먹어라."라며 주인공이 고개도 돌리지 않고 거절하자, 점순이는 분하고 서운해서 홍당무처럼 새빨개진 채 눈물까지 흘리며 달아났다.느 집엔 이거 없지? 너 봄 감자가 맛있단다.
주인공은 화를 내는 점순이를 이해하지 못한다. 본래 부끄럼을 타는 애도 아니거니와 또한 분하다고 눈에 눈물을 보일 애도 아니라며, 분하면 차라리 나의 등어리를 바구니로 한번 후려패고 갈 애인데, 저러는 것을 보면 나를 잡아먹으려 기를 쓰는 것이라 생각한다.[3]
이후 점순이는 주인공네 암탉을 때리게 되는데[4] 하필이면 그 닭은 주인공네 집이 기르는 씨암탉이었다. 나무하고 오던 주인공이 보고는 화를 내고 된통 욕을 하자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더욱 오기를 부려 닭을 더 때리는 대형사고를 친다. 주인공의 말에 따르면 알집이 제대로 상하고 골병이 단단히 든 것 같다고... 자신을 괴롭히는게 지나치다고 생각한 주인공은 점순이에게 "바보 녀석"이라고 소리치는데, 이 말에 화가 단단히 난 점순이는 주인공에게
라지?"라고 말하고는 도망친다. 점순이는 이따금 쪼르르 와서 다시 주인공을 놀리고 도망치고 주인공은 그런 점순이를 미워한다.
이후 점순이는 주인공네 집 닭과 자신의 집 닭을 싸움을 붙이기까지 한다. 이런 행동에 주인공은 '나도 한때는 걱실걱실히 일 잘 하고 얼굴 예쁜 계집애인 줄 알았더니 시방 보니까 그 눈깔이 꼭 여우새끼 같다.' 라며 점순이를 싫어하기 시작한다.[6]
그런데 닭싸움 끝에 주인공 네 수탉이 죽어가자, 주인공은 홧김에 달려들어서 점순이네 수탉을 때려 엎어 죽여버린다. 이에 점순이가 왜 남의 닭을 죽이냐고 나무라자, 주인공은 그럼 어떠냐고 응수하고 점순이는 "누구 집 닭인데!" 라며 소리친다. 그제야 현실을 깨달은 주인공이 이제 집에서 쫓겨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엉엉 울음을 터트리는데, 점순이가 앞으로 다가와 다음부터 안 그럴거냐고 묻고 닭 죽은 건 이르지 않겠다고 타이른다. 그리고 주인공의 어깨를 짚은 채로 몸뚱이를 겹쳐 쓰러져 노란 동백꽃 속으로 파묻혀 버린다.
조금 있다, 어머니가 역정이 나 점순이를 찾자, 점순이는 겁을 잔뜩 먹고 꽃 밑을 기어나 산알로 내려가고 주인공은 바위를 끼고 산 위로 올라가며 소설은 끝이난다.뭣에 떠다밀렸는지 나의 어깨를 짚은 채 그대로 퍽 쓰러진다. 그 바람에 나의 몸뚱이도 겹쳐서 쓰러지며, 한창 피어 퍼드러진 노란 동백꽃 속으로 폭 파묻혀 버렸다.
알싸한, 그리고 향긋한 그 냄새에 나는 땅이 꺼지는 듯이 온 정신이 고만 아찔하였다.
3. 등장인물
소작농의 아들. 자꾸만 '나'를 괴롭히는 점순이를 미워한다.
항목 참조.
4. 이야깃거리
그런데 노랑 투성이의 배경 묘사와, 알싸한 향기라는 대목에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도 많았더랬다.[7] 때문에, 노란색을 두고 학자들은 물론 숱한 사람들이 일종의 문학적 허용이겠거니, 혹은 약간 더 나가서 동백꽃이 아닌 점순이의 노란색을 꽃으로 표현하고 냄새를 같이 보낸시간을 표현을 에둘러서 한것이라고 다들 넘겼는데, 누군가 김유정의 동백꽃은 생강나무 꽃인 것 같다[8] 는 리포트를 발표하자 금세 학계의 정설로 굳어졌다. 그 바람에 이전 연구자료들이 일대 타격을 받게 된 웃지 못할 일도 있었다. 실제로 2008년도 이전의 글들 중, 발제자들이 이불킥 할 만한 글이 숱하게 보인다. 동백꽃 문서에 있듯이, 이 소설의 동백꽃은 생강나무 꽃의 '''방언'''이다. [9]동백나무 꽃은 조매화라 향기가 없으며 꽃도 빨갛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실은 무시무시한 욕설이다.[10] 아버지가 고자라면 자식을 낳는 것이 불가능한데, '그럼 너는 누구의 자식이란 말이냐? 너는 바람난 어머니가 낳은 자식이다!'라는 의미다.[11] '어머니가 바람났다'라는 뜻이니 어찌 보면 어머니 욕도 같이 한 셈. 저 과격한 욕지꺼리에 감춰진 점순이의 속내는, 자신에게 관심 좀 가져달라는 투정이다. 참고로 당시에는 의료기술 수준이 미비하여 사고로 고자가 되는 경우가 지금보다 많았고 항생제가 없어 고환염 등으로 고자가 되는 일도 지금보다 흔했다(...).[12]'''얘! 너 느 아버지가 고자라지?'''
5. 관련 문서
[1] 1인칭 시점으로 '나'로 등장한다.[2] 그 시대엔 감자가 매우 귀한 음식이었다. [3] 사실 주인공은 소작농의 아들이기 때문에 점순이와 트러블이 생기면 좋지 않기 때문에 이렇게 생각할 수 밖에 없다.[4] 아예 계책을 내어 주인공의 관심을 끌어보고자 하는 것.[5] 지금이야 이 분 덕분에 욕으로써 가진 뜻이 약해지긴 했지만, 당대로서는 무시무시한 욕설을 내뱉은 것이다. 또 잘 생각해보면 아버지에 대한 패드립과 동시에 아버지는 고자인데 너는 어머니가 어디서 밴 자식일까 라는 숨겨진 뜻까지 내포하고 있다.[6] 다만, 이 묘사는 중의적으로 점순이가 얼굴이 '''예쁘다'''는 묘사가 나온 문장이긴 하다. 즉, 주인공은 점순이를 싫어하면서도 점순이가 이쁘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다는 문장이다.[7] 향기가 있는 동백꽃도 여러 종 존재하지만, 생강나무 꽃에 비해 향이 그렇게 강하지 않고 노란 동백꽃은 베트남이나 중국 남부에만 서식하므로 1936년에 별세한 김유정의 소설에 등장한 그 동백일 확률은 더더욱 없다.[8] 게다가 동백나무 꽃의 북방한계선은 충남과 전북 경계 금강 즈음으로 그보다 훨씬 북쪽인 한강 이북에 사는 김유정이 자생하는 동백꽃을 글에 묘사할 가능성이 적다. 다만 김유정이 이 소설을 발표한 지 80년 이상이 흐른 현재는 기후변화 때문에 경기도에서도 자생한다고.[9] 이와 비슷한 경우가 이상화의 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의 맨드라미. 봄이 배경인데 웬 늦여름 맨드라미냐 의아해했던 이들은 민들레의 사투리라는 걸 알면 대번에 납득한다. 국문학에서 사투리 연구가 필수적임을 깨닫게 하는 사례다.[10] 2020년 기준 젊은이들에게 '고자'라는 말이 욕설의 의미가 퇴색되고 널리 쓰이게 된 건, 내가 고자라니가 화제가 된 게 2000년대 후반이었으니까 불과 20년 남짓밖에 되지 않았다. 이 소설이 쓰인 당시엔 고자가 심각한 욕이라는 것은 안 봐도 뻔하다.[11] 다른 해석으로는 '너네 아버지가 고자라 자식을 낳을 수 없기에 주워온 자식 아니냐.'라는 해석도 가능한데, 큰 차이는 없다. 이런 욕설을 하는 이유는 어느 쪽이든 '주인공의 관심'을 받으려는 어그로 다. [12] 후천적 고자라면 '주워 온 자식'이라는 설이 더욱 타당하겠지만, 작중에서 그걸 알 수는 없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