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당방울

 


1. 개요
2. 종류
3. 무당방울 괴담
4. 루머의 진실


1. 개요


[image]
무당들이 굿을 할 때 쓰는 방울. '무령(巫鈴)'이라고도 한다. 자루 하나에 방울이 많이 달려 있어 열매처럼 생겼으며, 잡귀를 쫓기 위해 흔든다. 방울소리가 맑고 정명하기 때문에 잡신을 쫓을 때도 쓰이지만, 대부분 점사를 보거나 굿을 할 때 신을 모시는 용도로 쓰인다
근대까지 무당은 민중들의 축제에서 흥을 높이는 광대의 역할까지 겸했으므로, 무당방울에는 응원도구처럼 화려한 3색천을 달아놓는다. 일부 거대한 무령은 최대 2M에 달할 정도로 삼색천을 길게 달기도 하는데, 처량한 소리와 함께 화려한 색상의 흔들림을 통하여, 옛날 사람들의 기준으로 트랜스 효과를 일으키는 화려한 춤을 보여줄 수 있었다고 한다.

2. 종류


  • 기본형: 일반적인 손에 들고 흔드는 형태의 무당방울. 2개를 쌍으로 쥐고 흔들거나, 다른 손에는 무당부채를 들 수 있도록 작고 간단히 만든다. 천을 달아놓으면 무거워서 방울을 흔들기가 매우 불편해지므로, 큰 천을 달지 않거나 무당부채에 3색천을 다는 경우가 많다.
  • 다지형: 크고 가지가 많은 방울로서, 고대의 청동방울 유물이 유명하다. 현대에도 사용하는 경우에는 황동이나 놋쇠로 만들고, 조금 더 가볍고 쓰기 쉽도록 균형을 고려하여 작은 경우가 많다.
  • 탬버린 형태: 재금에 방울을 천으로 연결해놓은 형태. 용도는 양손으로 각 부분을 쥐고 흔들면서 춤을 추거나 경을 외는 것이다. 양손으로 쥐는 형태이기 때문에, 무거운 천을 달아놓은 무령은 대부분 이런 형태이다.

3. 무당방울 괴담


구천을 떠도는 원귀마저 그 소리를 듣고 물러날 만큼 처량한 울음소리를 낸다고 묘사되고 있다. 무당의 부정적인 이미지 탓인지, 현대에는 인터넷이나 싸구려 펄프픽션을 중심으로 아래와 같은 낭설이 알려져 있기도 하다.

하루 한끼 먹기도 힘들 정도로 가난한 집에서 아이를 사온 후 밥과 방울을 넣은 커다란 항아리아이를 넣고 닫는다. 어두운 곳에서 배고픔에 시달리다 밥을 먹고 다시 진정되지만, 결국 배고픔을 이기지 못해 방울을 가지고 외로움을 달래다 죽게 되면 그 방울에 아이의 영혼이 들어간다.

고우영 화백고우영 삼국지에도 이것이 언급된 바 있다. 심지어 그 과정이 더 잔인하게 나와서, 밥이 없어 굶주린 아이가 항아리에 두 번째로 들어온 하얀 것을 인 줄 알고 먹었더니 소금이어서 갈증에까지 시달리게 한다. 심지어 무당이 옆에서 물을 마시는 소리까지 듣게 만들어 더욱 괴롭게 만드는 모습까지 나온다.
전통기록에도 비슷한 괴담들이 있다. 성호사설에는 현대의 무당방울 괴담이랑 비슷한 이야기가 실려있다. 하지만, 아래의 이야기는 무당방울과는 상관이 없으며, 중국식 고독 주술의 한국 버전인 염매에 관한 이야기이다.

우리 나라에는 염매(魘魅)라는 괴이한 짓이 있는데, 이는 나쁜 행동을 하는 자가 처음 만들어낸 것이다. 남의 집 어린애를 훔쳐다가 일부러 굶기면서 겨우 죽지 않을 정도로 먹인다. 때로 맛있는 음식만을 조금씩 주어 먹이는바, 그 아이는 살이 쏙 빠지고 바짝 말라서 거의 죽게 될 정도에 이른다. 이러므로 먹을 것만 보면 빨리 끌어당겨서 먹으려고 한다. 이렇게 만든 다음에는, 대나무 통에다 좋은 반찬을 넣어 놓고 아이를 꾀어서 대통 안으로 들어가도록 한다. 아이는 그 좋은 반찬을 보고 배불리 먹을 생각으로 발버둥치면서 대나무통을 뚫고 들어가려 한다. 이 때에 날카로운 칼로 아이를 번개처럼 빨리 찔러 죽인다. 그래서 아이의 정혼(精魂)이 대나무통 속에 뛰어든 후에는, 대나무통 주둥이를 꼭 막아 들어간 정혼이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만든다. 그런 다음, 그 대나무통을 가지고 돈 많고 잘 사는 집을 찾아 다니면서, 좋은 음식으로 아이의 귀신을 꾀어다 여러 사람에게 병이 생기도록 한다. 오직 이 아이의 귀신이 침범함에 따라 모두 머리도 앓고 배도 앓는다. 그 모든 병자들이 낫게 해달라고 요구한 다음에는, 아이의 귀신을 꾀어 앓는 머리와 배를 낫도록 만들어 주는데, 그 댓가로 받은 돈과 곡식은 드디어 자기의 이득으로 만든다. 이것을 세속에서 염매라고 하는데 국가에서 엄격히 징계해 고독(蠱毒)의 죄와 동등하게 중벌을 가할 뿐더러, 무릇 사면령에조차 포함시키지 않는다. 근자엔 이런 일이 있다는 것을 듣지 못하겠으니, 이는 아마 법이 준엄하기 때문이리라. 상고컨대,

“진(陳) 지덕(至德) 2년에 장려화(張麗華)가 염매의 술법을 가지고 궁중에다 음사(淫祠)를 설치하고 여자 무당을 불러 모아 북을 두들기고 춤을 추게 했다.”

하고, 그 주에 ‘아양떠는 방법이다[媚道].’ 하였으니, 그도 아마 이런 따위였으리라. 소위 고독(蠱毒)이라는 술법 또한 염매란 것과 마찬가지다. 우리 나라 서쪽 지방 백성들에는 이를 업으로 삼는 자가 있었으나, 근자에 와서는 일체 없어졌다. 또 상고컨대,

“수(隋) 개황(開皇) 8년에 묘귀(猫鬼)ㆍ고독(蠱毒)ㆍ염매(魘魅)ㆍ야도(野道) 따위를 금지시켰다.”

고 하였다. 이른바 묘귀란 것은 남을 병들라고 저주하는 것인데 이 염매라는 것과 서로 흡사하니 이는 더욱 괴이한 짓이다. 또 《강목(綱目)》 제서(齊書)에 금잠독(金蠶毒)이라는 말이 있으니, 대개 천지 사이에는 무슨 물건이건 없는 게 없는 모양이다.

- 성호사설 권5만물문 염매고독

위에서도 나오듯이 염매는 고독의 한국판 저주술이지, 미신에 대한 기록이라는 점을 빼면 무교와는 다른 분야에 속하니 주의하자.
90년대 후반 토요미스테리 극장에도 무당방울 괴담과 유사한 이야기를 각색하여 소개된 적이 있다.

1970년대 중반 강원도 속초의 작은 동네에 혈색이 좋지 않고 분위기가 묘하게 어두운 어린 소녀가 살고 있었다. 이 아이는 그 마을에 사는 젊은 무당이 지방의 한 가난한 집에서 입양한 아이였다.[1]

이 무당은 매일 밤마다 소녀를 데리고 기묘한 의식을 치르고 있었는데, 어느 날 우연히 제보자와 오빠가 이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그리고 얼마 후 소녀가 실종되는 일이 벌어지고, 이 시기를 전후로 제보자 남매는 소녀가 거의 산송장같은 몰골로 나타나 무언가 호소하듯 자신을 바라보다 사라지는 꿈을 꾸게 된다.[2] 나중에 알고 보니 이 무당은 갈수록 약해져 가는 신기 때문에 걸핏하면 점괘가 빗나가는 등 사람들의 평판이 나빠지자 점점 불안을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어린 아이의 기를 빼앗아 죽인 뒤 그 혼을 모셔서 자신의 신기를 보충할 작정으로 소녀를 데려와서 밤마다 신기를 보충하는 의식을 치렀던 것으로, 소녀의 안색이 좋지 않았던 이유도 바로 무당에게 기를 빼앗기면서 점점 쇠약해졌기 때문이었다. 처음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았던 동네 주민들도 소녀의 상태가 갈수록 이상해지는 것을 조금씩 눈치채기 시작했고, 결국 제보자 남매의 신고로 무당은 의식을 치르고 돌아오던 중 대기하고 있던 경찰에 살인미수 혐의로 체포되었으며, 간신히 서 있는 것이 고작일 정도로 쇠약해졌던 소녀도 무사히 구출되어 병원으로 옮겨졌다. 체포되어 가는 무당을 보고 '저런 천벌받아 마땅한 X'이라고 욕하며 손가락질을 하는 마을 사람들과, 반성하는 빛은 커녕 도리어 경찰차 창 너머로 그들을 섬뜩하게 노려보는 무당의 표독스러운 눈빛을 마지막으로 이야기가 끝난다.

물론, 대부분의 괴담은 무당주술사의 차이를 모르는 사람들이 지어낸 말이다. 특히 주술이라는 단어로만 엮다보니 헷갈리는 사람들이 많지만, 무당바리공주와 같은 무교 신령들의 힘을 빌려쓰는 사제들이다. 즉, 주술(呪術)과 무(巫)는 애초부터 다른 계통인지라, 무당은 저런 식으로 타인의 힘을 빼앗아 봤자 결코 신통력을 증진시키지 못한다.[3]
현직 무당들의 의견에 의하면, 앞서 인용된 이야기들에서 언급된 것 같은 몹쓸 짓을 하면 오히려 무교의 신들에게서 버림받을 수 있다고 한다. 무당들은 이에 대하여 무교에서 모시는 신령이란 기본적으로 가장 선하고 깨끗한 상태의 신령을 뜻하며, 타인에게 해를 끼치거나 산 사람을 죽여 그 혼을 모시는 등의 소위 '천박한' 짓을 하는 부정한 신령은 없다고 단언하기도 했다. 이런 부류는 어디까지나 원귀일 뿐 결코 과 동일시될 수 없기에, 혹여 이런 것들을 모시는 행위를 하다가는 단순히 손해를 보는 정도가 아니라 신의 노여움을 사서 큰 벌을 받는다는 것이 현직 무속인들의 중론이다. 간혹 매체에서 무당을 찾아온 의뢰인이 누군가를 죽이기 위해 상대방을 저주하는 부적을 써달라고 하거나, 굿 내지는 다른 저주의식을 부탁할 경우 무당이 "어디서 큰일 날 소리를 하느냐, 사람 죽이는 부적은 쓰는 게 아니다"라며 의뢰인에게 호통을 친다든지 "그런 짓 하다가는 신령님이 노하신다, 천벌을 받는다"라며 의뢰인 면전에서 크게 꾸짖거나 말을 듣기가 무섭게 의뢰인을 도로 돌려보내는 등의 장면이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니다. 다만 사이비 무당이나, 제대로 된 무당이라도 큰 돈을 주겠다는 의뢰인의 말에 결국 넘어가 저주 의식을 치러주거나 부적을 써 주게 되는 전개도 많이 볼 수 있다. 물론 이 경우는 대부분 의뢰인과 무당이 모두 파멸하여 신세를 망치는 결말로 가게 된다.
한국식 무교의 교리에 의하면, 무당의 수행은 자신의 몸을 선하게 만드는 작업이며, 깨끗한 무당의 몸일수록 선하고 강력한 신령이 들어온다. 또, 무당이 자기희생(고행, 기도, 치성)을 하는 만큼, 선한 신이 행사할 수 있는 힘도 강해지므로, 무당이 선을 행할수록 신통력이 늘어난다. 결국, 위의 괴담은 선(善)을 높여서 신통력을 증진시킨다는 실제 교리와는 완벽히 정반대의 주술을 주장하는 낭설인 셈이다.

4. 루머의 진실


위의 방법은 중국의 고독이나 일본의 이누가미처럼 생명을 죽이거나 시신을 사용해 그 혼을 부리는 일종의 사술(邪術)이다. 이능화의 《조선무속고》에서도 신파(신이 들린 노파)들이 소아의 시체에서 손을 끊어 갖고 다니면서 태자귀(동자귀신)을 부리는 주술을 부린다는 증언이 기록되어 있다. 하지만, 사제로서의 무당이 어린아이를 귀신으로 만든다는 이야기는 없다.
일찍 죽은 아이의 귀신태자귀[4]는 사람에게 잘 붙는데, 태자귀는 자연을 떠돌며 만들어지는, 저주와는 상관이 없는 종교적인 귀신이다. (링크). '위험한 초대'라는 방송에서 '태자귀' 에피소드를 다룬 적이 있는데, 이것과 관련한 블로그 글이 있다. (링크).
어느 쪽이든, 무당이 자신이 죽인 원귀를 섬긴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행위이다. 무당에게도 원귀는 그냥 원귀일 뿐, 자신에게 원한을 품은 귀신을 이용해먹을 방법은 없기 때문이다.[5] 무당은 단순한 주술사가 아니라, 높은 신들이 정한 계율을 따라서 힘을 빌리는 사제에 가깝다는 지식조차 없는 사람들이 지어낸 낭설이라는 이야기.
다만, 생명을 죽여 그 혼을 사로잡는 주술 자체는 어느 나라나 존재했다. 아메리카의 부두, 유럽의 드루이드 신앙마저도 이러한 주술 성향을 띄었던 적이 있다. 민속원에서 출판한 고마쓰 교수의 연구서에는 일본의 '외법두'라 해서 사람을 죽여 그 머리로 주술을 부리는 방법이 나오는데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물론 실질적인 종교의 계율을 지키는 사람들(무당, 사제, 수도자)들이라면, 이런 사술을 금지하는 것은 물론이오, 오히려 민간인들보다도 미신적인 믿음으로 인한 경계심이 크다.[6]
근대에는 비천한 무당이 되려는 사람이 없어서, 무당들이 대를 잇으려면 가난한 집안에서 신기가 있는 아이들을 찾아서 제자로 키우는 경우가 있었다. 위의 괴담은 그 시절의 일화들이 잘못 구전되어서 번진 것이라는 가설이 있다.
물론, 더욱 현실적으로 보자면 단순한 금속방울에다가 잘 모르는 사람들이 이런저런 루머를 갖다붙인 것 이외에는 큰 의미가 없다.
이는, 무당과 주술사를 잘 구분하지 못해서 생기는 문제이기도 하다. 무당은 바리공주 이래로 신들의 위계를 지닌 사제의 일종이다. 샤머니즘이 현세구복적 성향이 강하다고 하지만, 무당에게도 신들의 위계를 통한 도덕적 향상심의 교리는 존재한다. 이것이 존재하지 않으면 무당(사제)보다는 주술사(무속인)에 가까운데, 일반인들은 '주술'과 '무'의 종교적인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고, 죄다 점쟁이로 싸잡아서 착각해버리는 경향이 있다.
여담으로, 한국 온라인 게임 드래곤네스트의 일반 퀘스트 중 이 무당방울 괴담을 모티브로 한 스토리를 갖는 퀘스트가 있다.

[1] 원래는 무당이 돈을 주려고 했지만 폐병을 앓고 있었던 아버지는 돈은 필요 없다며 거절하고 대신 없는 살림에 아이까지 병을 앓게 될까 두려워서 보내는 것이니 그저 아이를 잘 키워 달라고 신신당부했다.[2] 그리고 같은 시기에 아이의 친아버지도 같은 꿈을 꾸었다.[3] 물론 전부 한국식 주술이라고 묶을 수는 있지만, '신'이라는 위계를 지닌 사제(무당)들과 주술사(무속인)는 약간 다르다. 이것은 중세 유럽의 마술을 기독교와 동일시하는 수준의 잘못된 대입이다. 탁 터놓고 비유를 하자면, "한국식 주술에 대한 기록이니 무당들도 하는 짓 아닌가요? = 서양식 마술에 대한 기록이니 기독교에서도 하는 짓 아닌가요?"(...)[4] 고독염매에 대한 자료나 외부 링크는 이쪽이 더 자세함.[5] 무당이 되는 방법 중 하나인 내림굿도 무슨 잡귀를 모시는 것이 아니라, 더욱 신성하고 격이 높은 신을 자신의 몸에 받아들이기 위한 의식이다. 참고로 무교에서 쓰는 말 중 '허주'라는 것이 있는데, 사전적인 의미로는 '무당이 될 사람에게 씌일 허깨비'라고 하나 일반적으로는 '신령 행세를 하는 잡귀'의 의미로 통용된다.[6] 신(영적 존재)의 믿는 종교인은 심리적으로 '신앙심'과 '인생관'을 동일시하므로, 종교적인 터부를 어기지 않으려는 심리적인 속박이 강하다. 오히려 계율에 대한 존중감이 없는 외부인들이 터부를 행하기 쉽다.

분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