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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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중생대 백악기 전기 호주에서 살았던 곡룡류 공룡이다.
2. 상세
속명은 이 녀석의 화석이 처음 발견된 장소 근처에 위치한 호주 퀸즐랜드 주의 '민미 크로싱(Minmi Crossing)'이라는 마을 이름을 따온 것이다.
몸길이 약 2m에 몸무게는 300kg 가량 나갔을 것으로 추정되는 소형 초식공룡으로, 최초로 남반구에서 화석이 발견된 장순류 공룡이라는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는 녀석이기도 하다. 모식표본은 1964년 호주 퀸즐랜드 주 북서부의 번길층(Bungil Formation)[1] 에서 발견된 11개의 배추골과 갈비뼈 일부, 뒷다리뼈와 골판 일부 등으로 구성되어있다. 1980년 이 녀석을 처음 학계에 소개한 랄프 E. 몰나르(Ralph E. Molnar)는 널찍한 골반뼈와 척추뼈의 대략적인 형태가 유사하고 골판이 확인된다는 점 등을 근거로 이 녀석을 곡룡아목에 속하는 것으로 분류하였다.
그러나 이 녀석의 모식표본에서는 당시까지 알려진 여타 곡룡류 공룡들과 구별되는 특징도 여럿 확인되었다. 특이하게도 골판이 배 부분까지 감싸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앞다리에 비해 확연히 긴 편이었던 뒷다리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스켈리도사우루스 같은 원시적인 장순류처럼 비교적 빠르게 움직일 수 있었을 것이라는 추정이 제기되기도 했다. 마침 이 녀석의 화석에서는 꼬리의 곤봉이나 큼직한 골질의 가시 등을 가졌다는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후대에 등장하는 안킬로사우루스류나 노도사우루스류 곡룡류들에 비하면 무장 수준이 빈약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를 감안하면 천적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민첩하게 움직여 도망치는 방식을 택했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마냥 허무맹랑하기만 한 추측은 아닌 셈.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조각류 공룡들에게서 흔히 발견되는 뼈힘줄을 연상시키는 골질의 구조물이 척추뼈 옆에 평행하게 자리잡고 있었다는 점으로,[2] 한때는 이 끝부분이 유독 두드러지게 넓적한 형태를 띈 뼈힘줄 화석이 이 녀석에게서만 발견되는 독특한 형질인 동시에 현생 악어류에게서 종종 널힘줄이 지나치게 골화되는 현상이 발견되는 것과 유사한 경우가 아닌가 추정되기도 했다. 다만 이후 연구에서 안킬로사우루스나 노도사우루스 등에게서 발견되는 골힘줄과 상동기관임이 밝혀지고, 2014년 헝가리에서 발견된 노도사우루스과 곡룡류 공룡인 헝가로사우루스(''Hungarosaurus'')에게서 유사한 형태의 골힘줄 화석이 발견되면서 현재로써는 적어도 병적인 문제에 의한 것은 아니라고 추정되는 상태.
이후 1989년 매우 우수한 보존률을 자랑하는 곡룡류 공룡의 화석이 퀸즐랜드 주에서 추가로 발견되었는데, 당시 이 화석은 종명 불상의 민미의 것으로 추정되었다. 현재까지 알려진 민미에 관한 세부적 정보와 복원 이미지는 대부분 이 화석을 분석한 결과에 근거를 두고 있으며, 이렇다보니 1989년 이후에 발견된 곡룡류 공룡의 부분적인 골격 화석 여럿도 이 종명 불상의 민미의 것으로 동정되었다. 그러나 2015년 이 종명 불상의 민미가 쿤바라사우루스(''Kunbarrasaurus'')라는 별도의 속으로 독립해나가면서 현재로써는 민미에 관해 기존에 학계에서 축적해온 자료가 어디까지 유효하다고 볼 수 있을 것인지 불분명한 상황이다.
일단 2015년 쿤바라사우루스를 별도의 속으로 재분류한 연구진들은 비록 쿤바라사우루스가 민미속에서 분리되기는 했지만, 모식종의 모식표본은 여전히 민미를 별도의 속으로 인정할만한 독특한 형질을 갖고 있다고 언급하긴 했다. 그러나 쿤바라사우루스가 따로 떨어져나가기 전에도 이미 이 녀석을 장순류 내에서 어느 분류군에 속하는 것으로 봐야하는지 논란이 많았음을 감안하면,[3] 추후 민미의 모식종의 것임이 확실한 화석 자료가 추가로 발견되지 않을 경우 이젠 사실상 속명 자체가 아예 의문명 취급을 받게 되는 것은 아닐까 걱정해야 하는 판국이다.
여담으로 이 녀석은 한때 '''속명이 가장 짧은 공룡'''이기도 했으나, 2001년에 이 녀석과 속명 글자 수가 똑같고 독음은 더 짧은 칸에게 자리를 내주었다. 이후 2004년과 2009년에 각각 세 글자짜리 속명을 부여받은 메이와 콜이 학계에 소개되고, 2015년에는 두 글자짜리 속명을 부여받은 끝판왕이 등장하면서 현재는 다섯 손가락 안에 간신히 턱걸이하고 있는 상황. 그래도 학명 자체가 짧다는 사실이 어디 가는 건 아닌지라 민미라고만 검색할 경우 관련 정보를 얻기가 꽤 어려운 편이다(...). 영어로 쳐도 사정이 별반 다르지 않으므로, 관련 자료 등을 찾고 싶다면 종명까지 입력해서 검색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3. 등장 매체
호주에서 발견된 공룡 중에서는 그나마 꽤 유명한 축에 드는데다 한때 가장 이름이 짧은 공룡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었던 녀석이라 그런지 대중매체에서도 생각보다는 여러 차례 다뤄진 편이다. 2000년 디스커버리 채널에서 방영한 7부작 다큐멘터리 'When Dinosaurs Ruled'의 다섯번째 에피소드 'At the Ends of the Earth'에서 지금의 호주에 살았던 공룡들을 소개할 때 등장했는데, 제작 시기가 시기다보니 현재 쿤바라사우루스의 것으로 알려진 화석 표본이 이 녀석의 것으로 나온다.
일본의 카드 리더형 아케이드 게임인 고대왕자 공룡킹에 등장한 공룡들 중 하나다.
[1] 당시 얕은 석호였을 것으로 추정되는 해성층으로, 학자들은 이 녀석이 홍수 같은 자연재해로 인해 통째로 해안가까지 떠밀려왔거나 사체 일부가 강물을 타고 내려와 화석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처음에는 발랑쟁절 또는 바렘절 무렵에 형성된 지층으로 여겨졌으나, 현재는 압트절에 형성된 것으로 보는 듯.[2] 이 녀석에게 라틴어로 '척추 옆'을 의미하는 파라베르테브라종(''M. paravertebra'')이라는 종명이 붙은 것은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이다.[3] 안킬로사우루스과나 노도사우루스과에 속한다는 관점이 제기되었던 것은 말할 필요도 없거니와, 일각에서는 이 녀석이 스켈리도사우루스 같은 원시적 장순류의 일종이라고 보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아예 남반구에 서식한 곡룡류들만의 독자적 분류군인 민미과(Minmidae)의 대표격 공룡이라는 주장을 제기했을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