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대 소집법

 

1. 개요
2. 내용
3. 역사
4. 기타


1. 개요


Posse Comitatus Act
미합중국의 군대가 영토 내에서 치안 활동을 금지하는 근거가 되는 법령.

2. 내용


미합중국 법전의 Title 18 U.S.C. § 1385이 근거가 되는데, 이 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Whoever, except in cases and under circumstances expressly authorized by the Constitution or Act of Congress, willfully uses any part of the Army or the Air Force as a posse comitatus or otherwise to execute the laws shall be fined under this title or imprisoned not more than two years, or both."
"누구든지, 헌법 또는 (연방)의회의 승인을 받지 않고 육군이나 공군 병력을 민병대로 사용하는 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벌금, 혹은 병과할 수 있다."
여기서 Posse라는 말은 군 조직으로서의 민병대보다는 치안을 목적으로 한 자경단이라는 의미이다. 원래 미국에서 자경단은 서부개척 시대에 치안이 막장으로 돌아가던 시절, 한명의 보안관과 보안관이 임명하는 보안관보 한두명으로 치안을 책임질 수 없으니, 도적떼가 은행이나 마을이라도 털면 보안관은 마을의 15세 이상의 남자를 모은 자경단을 조직해서 말 타고 총 들고 우르르 쫓아가 체포하는 등 보안관의 치안 활동을 보조했다.

3. 역사


그러다 시간이 흘러 남북전쟁이 남부의 패전으로 끝이 나고, 연방정부는 패전한 남부의 주에 남부 재건계획이라는 명목 하에 USMS의 치안 유지를 보조한다며 연방 정규군을 자경단이라는 이름으로 주둔시키는 그야말로 꼼수를 쓴다. 즉, 군대를 주둔시켜서 험악하게 굴면서 점령군 행세를 부렸다는 이야기다.
가뜩이나 져서 연방군은 꼴도 보기 싫은데 옆에 주둔하면서 연방정부와 북부 주의 이익과 법을 대변하다 보니 얼마나 보기 싫겠는가. 그런데 여기서 반전이 터지는데...
1876년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새뮤얼 J. 틸던 후보가 공화당러더퍼드 B. 헤이스 후보를 이기지만[1] 선거인단[2] 투표에서는 민주당이 공화당 후보에게 밀리게 된다.
이 때문에 대통령이 누구냐에 대해 격론이 붙으며 난리가 났는데, 결국 민주당은 대통령직을 공화당에 양보하는 대신 남부 재건계획을 종결한다는 타협을 하게 된다. 그리고는 이런 치가 떨리는 경험을 한 남부 주들은 민병대 소집법을 제정하여 아예 군의 치안 개입을 금지하게 된다. 이 법률로 인해서 연방 의회의 동의 없이 군이 자체적으로 계엄을 선언하거나 치안유지 활동을 하면 불법이다.
군대가 국내 치안에 개입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먼저 대통령이 행정명령으로 민병대 소집법의 시행을 유보하거나, 국회가 승인하여 투입되거나, 아니면 애국자법을 들먹여 개입하는 방법이 있다. 즉, 애국자법의 관점에서 보자면, 테러리스트의 국적이 외국인이건 내국인이건 미국과 교전중인 적국 전투원으로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애국자법은 군대가 개입해도 좋다! 라고 관할권을 주게 되는 것. 그리고 조항을 보면 알겠지만 미 해군미 해병대 또는 아예 국토안보부 소속의 미합중국 해안경비대를 투입하면 위법이 아니다. 몇몇 미국 영화나 드라마에서 국내에 군대를 움직여야 할 일이 생길 때마다 해군이나 해병대를 동원하는 장면이 종종 등장하는데 민병대 소집법에 저촉되지 않기 때문. 백악관 최후의 날에서 네이비 씰백악관 탈환에 동원된 것이나, 라스트 리조트에서 쿠데타 세력이 해병대로 백악관을 점거하려 한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다만 위법이 아니라도 미국에서 군을 치안문제에 개입시키는 것 자체가 이미 엄청난 정치적 부담이 따르기 때문에 실제로 실행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미 해군과 미 해병대는 민병대 소집법에 따로 명시되진 않았지만 법의 취지 상 자신들도 포함된 거나 마찬가지라고 여기고 있다. 그 근거로는 미합중국 법전의 Title 10 U.S.C. § 275인데 이 법은 국방부 휘하 군사 조직의 직접적인 법 집행을 제한하고 있다.
"The Secretary of Defense shall prescribe such regulations as may be necessary to ensure that any activity (including the provision of any equipment or facility or the assignment or detail of any personnel) under this chapter does not include or permit direct participation by a member of the Army, Navy, Air Force, or Marine Corps in a search, seizure, arrest, or other similar activity unless participation in such activity by such member is otherwise authorized by law."
"국방부 장관은 법의 의해 재가받지 아니한 육군, 해군, 공군 또는 해병대 인원이 수색, 압수, 체포 또는 이와 유사한 활동에 대한 간접 또는 직접적인 참여(장비나 시설, 임무 또는 인원 제공을 포함)를 허용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필요한 규정을 만들어야한다. "
반대로 미군의 한 축을 담당하는 주방위군은 주의 관할 하[3]에 있을때 수사기관의 공조 요청을 받았거나 주지사의 출동명령이 있으면 민병대 소집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4. 기타


  • 유럽에서는 프랑스 장다르므리 나시오날이탈리아카라비니에리처럼 헌병군이 경찰과 함께 민간 치안 유지 업무를 맡는 경우가 있는데 이쪽은 수백 년 동안 그래왔기 때문에 전통 유지 차원 + 치안 유지에도 경쟁을 도입해 공백 최소화 + 한 기관이 부패하는 것을 견제하려는 목적이다. 역사적 정치적 상황이 미국과 다르기 때문에 단순 비교는 어렵다.
  • 미국의 미디어에서는 비상상황과 관련해서 영화나 드라마에 상당히 많이 언급되는 편이다. 영화 비상계엄과 미드 24 시즌 7에서도 민병대 소집법과 관련된 에피소드가 나온다.
  • The Unit에서는 주인공 일행이 애초에 미 육군 특수전부대 중에서도 존재를 부정하는 수준의 보안을 자랑하는 부대이기 때문에 미국 내 사건과 관련된 사건이면 매번 수사당국의 태클이 들어온다. 시즌 1의 1화부터 FBI 요원이 자기 허가없이는 작전 실행은 불가능하다고 하는데 물론 걍 씹고 작전 뛴다...[4] 오히려 수사당국없이 단독으로 작전[5]하다 주방위군 육군 병사들[6]과 마주치자 주방위군 하사관이 휘하 병사들에게 '우린 저 사람들 본 적도 없고, 애초에 만난 일 자체가 없는 거다'라고 말한다. 대체적으로 미국 내부에서의 작전이 나오는 에피소드는 되도록 지역경찰 또는 연방보안관이나 FBI와 협조하는 식으로 묘사된다. 아니면 아예 법 집행기관을 포함한 아무에게도 안 들키게끔 비밀리에 작전하거나 등.
  • 미국의 유명한 정치드라마 웨스트윙(드라마) 시즌 3의 마지막 21화의 소제목이 민병대 소집법(Posse Comitatus) 이였다. 미국 영해로 진입하려는 테러리스트를 체포하고 이들의 배후세력이 압둘 샤리프라는 증언이 들어온다. 압둘 샤리프는 미국의 우방인 쿠마[7]의 국방장관이자 쿠마 국왕의 형이 자신의 재산을 이용해서 몰래 미국 금문교 테러를 비롯한 여러 가지 테러를 계획하고 있었다. 바틀렛 대통령은 이 자를 국제법상 테러혐의로 법정에 세워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비서실장 리오는 쿠마의 국왕의 형을 무슨 수로 기소시키냐고 반박한다. 샤리프가 뒷배경이라는 유일한 증언은 러시아 군의 고문으로 받아낸 것이라고 밝혀져 재판에 세운다 해도 증언으로 채택이 불가능하게 되고 빠른 시일내에 테러가 임박한 것을 암시하는 SIGINTHUMINT 첩보가 속속 보고되자 결국 암살하기로 결정하는데 미국 내에서의 군사행동은 바로 여기 나오는 민병대 소집법 때문에 영국령 버뮤다(당연히 영국의 묵인하에)의 임시 활주로에서 미 해군 네이비 씰을 이용해 처리하는 내용이 나온다.
  •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에서는 미 육군 제1특전단 델타 분견대 대원들이 CIA 요원 지휘하에 실질적인 작전을 수행한다. 이를 위해 FBI 수사관인 케이트 일행과 연방보안관들을 작전에 참여시킨다.[8]

[1] 남부는 그 당시 민주당의 텃밭이었다. 지금은 거의 공화당 표밭. 미국이라고 지역감정이 없는 게 아니다.[2] 미국 대통령 선거는 일종의 간선제이다. 먼저 유권자 등록을 한 일반 시민이 투표하여 선거인단을 뽑고, 이 선거인단이 모여서 투표를 한다.그래서 고어와 부시처럼 일반 유권자 투표에서는 이기지만 정작 선거인단 투표에서는 지는 어이없는 일이 가끔 일어난다. 거기에 대부분의 주(메인 주 같은 예외도 있다.)가 선거인단 투표에서 1표라도 앞서면 그 주의 모든 선거인단을 독식하는 승자독식제를 적용하므로 생각보다는 자주 일어난다. 당장, 이번 미 대선에서도 득표수 자체는 힐러리가 앞섰으나 선거인단표에 밀려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었으니. 사실 미국처럼 인구 규모가 크고 영토가 넓은 국가는 개표하는 것도 매우 힘들다. 간선제가 시작된 시기를 고려하면 국가의 규모 문제라기보다는 포퓰리즘을 두려워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3] 즉 대통령의 행정명령으로 연방군에 편입되면 미 육군 또는 미 공군이 되므로 민병대 소집법의 적용을 받는다.[4] 물론 부대 실존 여부를 감추기 위해 작전 성공의 공은 주방위군에게 넘어간다.[5] 상황이 급박해서 그랬다고는 하지만 위의 설명대로 일단 불법이다.[6] 주방위군은 주지사의 출동 명령이 있으면 미국내 작전이 가능하다.[7] 드라마에 등장한 중동 국가이다. 실제 국가명을 쓸 수 없어서 쿠마라는 가상의 이름을 사용했지만 드라마 내용상으로는 100% 사우디라고 봐도 될듯하다.[8] 말이 참여지 연방보안관들은 범죄자 인도때 연행만 하고 주인공 일행은 그냥 민병대 소집법 피하려는 꼼수일뿐 델타 대원들한테는 사실상 짐짝 취급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