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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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개
박과에 속하는 덩굴성 한해살이풀 식물. 박과의 다른 채소 또는 과일로 재배되는 것은 오이, 참외, 수세미, 호박, 수박, 멜론, 동아, 여주, 울외 등이 있다.
덜 익었을 때 속을 긁어서 끓여먹거나 나물을 무쳐먹고, 속을 파내고 남은 박 껍질로는 바가지를 만들 수 있다. 여름에 박나물을 해먹으면 피서에도 좋았다고 하며 이것은 박과 열매에 함유된 시트룰린에 의하여 이뇨작용이 활발해지는 약리작용으로 인한 것으로 봐도 된다. 뿌리 등의 일부 부분을 말려서 약재로 사용가능하다. 흔히 초가집을 그리면 위에 으레 셋트로 딸려 그려지는 식물로서 실제로 조선시대 이전에는 이렇게 많이 키웠다는 모양. 별도의 재배공간(텃밭)이 필요없고 강풍으로 인한 초가 파손 예방에 도움을 주었기 때문으로 추정할 수 있다. 생장환경이 비교적 높은 기온과 적절한 수분을 요구하므로 여름에 주로 재배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장마 기간 중의 풍해가 잦은 지역에서는 초가 보호의 목적으로도 무거운 박열매가 충분한 이점을 제공했을 수 있다.
박 속의 과육은 무와 수박 껍질 밑 하얀 부분 둘 사이 정도로 하얗고 아삭거리는 질감인데, 말려서 박고지로 만들어 나물로 먹거나 한다. 같은 박과인 수박 껍질을 말려 나물로 만드는 요리법은 이 박고지의 응용편. 맛은 비슷하다. 익히는 요리에 들어가는 거라면 무의 상위호환같은 느낌으로 사용한다. 어떤 박 요리 링크에 따르면 멜론과 비슷한 성분이 있는 것인지 많이 먹으면 혀가 아리다고 한다. 물론 무와는 달리 연육작용은 없다. 누렇게 여물기 전 푸른색일 때 먹어야 속이 부드럽고 맛있는데, 옛날에는 그냥 다 키운 다음 먹었다. 맛은 둘째치고 속나물 양이 늘고 바가지 크기도 커지기 때문.
열매는 암꽃의 수정 후 2~3주 만에 5kg에 육박하며 6주 정도에는 껍질이 꽤 단단해진다.
2. 상세
과피를 말려 쉽게 도구로 만들어 사용할 수 있고 과육과 과피 모두 약재로 사용되는 특성을 보면 인류역사에서 매우 오래전부터 재배되었을 것을 암시하는데 원산지가 아프리카 또는 인도로 추정됨에도 불구하고 무려 기독교의 구약성서는 물론이고 한(漢)나라의 문헌에도 재배법이 등장하며 신라시대에도 박이 재배되었음이 유추가능한 기록이 있음을 통해 농경문화 발현에 필적하는 유구한 역사와 영향력을 가진 식물임을 알 수 있다. 호리병박과 마찬가지로 식기로 만들 재료로서 토기, 자기에 비하여 매우 가벼우면서 제작이 간편하고 관리가 용이한 이점이 있어 일반백성들이 애용하여 재배하였던 것으로 풀이된다.
한반도에서 호박은 '박'에 접두어 오랑캐를 의미하는 '호'[1] 가 붙은것으로 보아 임란 이후에 중국을 통해 넘어온 것으로 여겨지는데 박의 약리작용이 호박에 비하여 꽤 강하고 맛이 상당히 밋밋하며, 포만감과 칼로리가 호박에 비하여 낮은 이유 등으로 작물로서의 입지가 완전히 역전되어 초가집 마저 거의 사라진 현재는 호박이 압도적으로 생산량이 많고 박은 기껏해야 관상용과 토속전통음식용으로 소수 재배되는 데에 그치고 있다.
최근에는 덩굴식물 중에서 관상용도가 부각되어 관광농원 등을 위시하여 재배하는 농가가 늘어나고 있다.
흥부전에서는 이거 제대로 심어서 인생역전(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하는 형제가 나온다. 참고로 베트남의 옛날 얘기중에도 밭에서 캔 박에서 쌀알이 쏟아져 나와 풍족한 삶을 살게된 모자지간의 이야기가 나온다 [2] 한편 이 이야기의 악역인 마을 제일의 부자 촌장이 모자한테서 박을 수십게 받아 갈라봤지만 모래와 돌만 나왔다고 한다.
현대에 와서는 어째 바가지로 머리를 비롯한 신체 부위를 타격하는 등 벌칙용으로 더 유명해진 식물. 특히 각종 예능에서 많이 써먹었다.
박과의 식물들 중엔 박과 모양이 아주 유사하지만 열매 크기가 무척이나 작은 '새박'[3] 이란 식물이 존재하는데, 이쪽도 열매가 식용 가능한 한해살이풀이다.[4]
3. 효능
박은 칼륨이 많아서 소변배출에도 도움되며 부종에도 좋다. 칼슘도 풍부하고 인과 철분, 엽산도 많아서 어린아이와 노인분들 그리고 임산부에도 좋다.
또 비타민도 풍부한데 비타민 A가 많아 눈 건강에 좋고, 비타민 C, E도 풍부해서 면역력에도 도움이 된다.
박은 100g당 약 20kcal로 식이섬유도 풍부하고 베타카로틴도 풍부한데 이 성분은 지방 분해에 도움되기에 다이어트에도 좋다. 박의 씨는 '호로자'라고도 하는데, 잇몸이 붓거나 염증이 있을 때나 치아가 흔들릴 때 먹으면 도움이 된다.
[1] (호 : 胡)가 붙은 것들은 중국 또는 만주에서 유입된 것을 뜻하고 이 중에는 중국 역시 인도, 아랍등과 교역을 통해 들어왔던 문물을 포함한다. 호떡, 호주머니 등등[2] 금은보화가 나온건 아니지만 1회성(?)으로 끝나는 흥부의 박과 달리 밭에서 수확하는 박마다 쌀알이 폭포처럼 쏟아졌고 남는 쌀을 마을 사람들에게 나눠주어 부자가 되었다고. [3] 학명은 Zehneria japonica[4] 다만 사람이 넉넉히 먹을 만큼 큰 박과 달리, 새박의 열매는 너무 작고 씨가 그 와중에도 큰 편이어서 과육을 먹어봤자 간에 기별도 안 가는 수준이라고 한다. 그리고 길가에 보이는 것들은 중금속이나 농약 등에 찌들어있을 가능성이 높으니 그냥 안 먹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