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오기

 

樊於期
생몰년도 미상
1. 소개
2. 생애
3. 대중매체에서
3.2. 요코야마 미츠테루의 사기
3.3. 고우영의 십팔사략


1. 소개


중국 전국시대 진나라(秦)의 장군. 사기 음주에서는 '於(어조사 어)' 자를 烏(까마귀 오)로 읽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번어기'가 아닌 번오기가 올바른 이름이다.

2. 생애


본래 진나라에서 장군을 지냈으나, 사연 불명의 이유로 진시황에게 죄를 얻고 연나라에 망명하였다. 이후 연나라에서 거주하였다.
번오기가 진나라에서 저지른 죄가 무엇인지는 기록에 없다. 사기 자객열전에서 형가의 말에 따르면, 번오기의 부모와 가족은 모두 죽거나 노비가 되었고 번오기의 목에만 황금 1천 근과 식읍 1만 호의 막대한 현상금이 걸려 있었다고 한다.
훗날, 연나라 태자인 단과 함께 진시황 암살을 모의한 형가가 번오기를 찾아와서 구체적으로 진시황 암살 계획에 대해 설명한 후 "진시황을 죽이려면 당신의 목이 필요합니다."라고 말하자 기뻐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형가는 번오기의 잘린 머리를 미끼로 삼아 진시황을 알현한 후 숨겨놓았던 단도로 그를 살해하려 했으나 실패하고 죽게 된다.
역사학자 양관(楊寬)은 자신의 저서 전국사(戰國史)에서 진나라의 장수 환의(桓齮)가 이목(李牧)에게 패배하고, 죄를 얻었는데, 환의가 연나라로 도망친 진나라의 장수 번오기와 동일인물이라는 설을 주장하기도 하였다.

3. 대중매체에서



3.1. 열국지


소설 열국지에도 등장한다. 진나라 사람으로 강직하고 남에게 해가 되는 일을 하지 않는다는 훌륭한 장점이 있었지만, 고집이 엄청나서 조금이라도 지려 하지 않는 게 치명적인 약점이었기에 이게 화근이 된다. 어느 날, 진시황과 사소한 일로 언쟁이 붙었는데 한 발짝도 지려고 하지 않았고 그것이 제왕의 역린을 건드리고 말았다.
이에 그의 3족이 진시황에게 몰살당했고 기원전 239년에는 진나라 왕자 성교와 함께 진시황이 선왕의 아들이 아니며[1] 왕자 성교만이 진나라 영씨의 정통후손이라며 반란을 일으켰으나 진시황이 보낸 토벌군에게 패했다.[2] 번오기는 가까스로 연나라로 도주하고 진시황에 대한 증오를 불태운다.
번오기를 받아들이는 것 자체가 진나라에 대한 도전이었기 때문에 연나라의 사방에서 번오기를 받아이들는 데 반대 의견이 들끓었지만, 당시 연나라의 태자였던 단은 진시황의 인격에 대해 잘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에 ('''받아들이든 안 받아들이든 어차피 쳐들어온다''') 그를 받아들여 후하게 인간적으로 대접해 주었다. 그 후에는 실제 역사와 마찬가지로 진시황 암살을 위해 찾아온 형가에게 목을 내준다.
이렇게 목적을 위해 주저없이 목숨을 버렸던 일화 때문에 대의를 위해선 사소한 것을 아껴선 안된다는 비유로 종종 쓰이기도 하며, 허생전에서도 번오기는 복수를 위해 자기 목을 아끼지 않았는데 너흰 대의를 위한다면서 상투 하나도 아까워하냐고 나무라는 장면이 있다.

3.2. 요코야마 미츠테루의 사기


요코야마 미츠테루 만화 사기에서는 군제 개혁을 늦추자는 건의를 하면서 진시황과 갈등을 빚은 걸로 나왔다. 당시 진나라의 총병력은 60만이었는데 진시황은 당시 군수를 총괄하던 왕전에게 가용 병력을 20만으로 줄이라고 명령을 했다. 이는 쓰잘데기 없는 약한 병사들은 내치고 정예병만을 가용하라는 이야기로, 해당 만화 내에서는 이 군제 개혁으로 당시 함락되지 않던 난공불락의 성들을 손쉽게 함락시키는 전과를 올린다.
번오기는 이러한 군제 개혁에 대해서 대대로 군인으로 복무해온 자들에게 박탈감을 안겨줄 수 있으니 조금만 천천히 하자는 '''아주 사소한 건의'''를 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본 작중에서는 남을 잘 믿지 않았던 진시황의 성격을 부각시켜서 번오기의 건의 당시에는 별 반응을 보이지 않다가 번오기가 떠난 후 갑자기 진시황이 군제 개혁으로 일거리가 없어진 40만이나 되는 병사들이 번오기의 뜻에 동참할지도 모른다고 판단해 번오기와 그 가족들의 참수를 명한다. 작중에서 번오기는 당시 친구 집에 있어서 화를 면할 수 있었고, 그 길로 진시황에 대한 복수를 다짐하면서 연나라로 망명했다. 그 뒤로 진시황을 암살하려 하는 형가에게 자신의 목을 내어준다는 내용은 동일하다.

3.3. 고우영의 십팔사략


고우영고우영 십팔사략 개정판에서는 열국지의 묘사를 따라서 번오기가 강직하고 남에게 해가 되는 일은 하지 않지만 쓸데없이 고집이 쎈 성격 탓에 진시황과의 사소한 논쟁에서 의견을 굽히지 않아서 미움을 샀다가 결국 일족이 몰살당하자 연나라로 도망친 것으로 묘사된다. 예전 만화에서는 진시황과 바둑을 두다 불리해진 진시황이 한수만 물러달라는 것을 끝까지 들어주지 않아서 화딱지가 난 진시황이 마음속에 화를 품고 있다가 일가족을 몰살시키고 번오기만 겨우 도망치는 것으로 나오는 좀 어이없는 설정이었다.
이후 망명한 번오기를 찾은 형가가 진시황 암살 계획을 위한 미끼를 위해 "당신의 목이 필요하다" 며 당당히 말하자 이에 지지 않고 미소를 지으며 "번거로우실 텐데 그냥 여기서 바로 잘라가지 그러냐?"라며 더욱 비범한 기상을 보여준다. 이때 형가가 "지금 칼이 없으니 하나 달라"라는 이에 뒤지지 않는 비범한 답을 날리자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있수"하며 칼을 건네는 정말 비범하기 그지없는 전개를 보여줬다

3.4. 킹덤(만화)


주인공 중 하나가 진시황인지라 악역으로 등장.
조희가 태원에서 독립한 애국의 대신으로 등장해 아들과 함께 아침에 연병이라는 명목으로 부근의 부락들을 공격해 사람들을 죽였으며, 이로 인해 호력으로부터 숨어있어야 할 시기라면서 조금의 관심을 일으키는 행위는 조심해야 한다는 말을 듣는다.
그 후 노애와 함께 함양으로 진격할 때는 가짜 옥새로 징발한 잡병과 나라가 합병당한 원한에 사로잡힌 융적의 군대를 앞세워 본대를 온존시키는가 하면, 잡병들을 정신적으로 몰아세우기 위해 도중에 진격을 막다 포로가 된 진나라 정규군들을 모조리 참수하게 하는 등 잔혹한 모습을 잇달아 보여준다. 아들인 번육기는 함양의 백성과 궁중관리들을 학살하며 날뛴다. 그러나 아들인 번육기가 이신에게 한팔을 잘리고 얻어맞은후 붙잡히고, 융적공마저 창평군에게 전사하는 바람에 반란이 실패했다는걸 직감하고 잔당들과 함께 도주한다.
반란이 평정되고 전범들이 처형되는 현장에 숨어들어 아들 번육기가 죽는 모습을 증오에 찬 눈으로 쳐다본다. 역사대로 복수귀가 될듯하고 훗날 주인공 이신역사책에 등장하게 해주는 인물인지라 중요하게 등장할 예정이다.
[1] 진시황인 영정의 생물학적 아버지는 여불위라 카더라는 당시에도 널리 알려진 떡밥이었던 것 같다.[2] 정확하게는 진시황의 협박과 회유에 왕자 성교가 항복해버렸다. 이에 번오기는 '저런 아이놈과 함께 일을 하는 게 아니었다!'라고 한탄하며 도망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