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라면 햄맛 파동 사건
1. 개요
삼양라면에서 햄맛이 나지 않은 것이 어떤 소비자의 항의 때문이라고 알려져서 벌어진 사건이다.
2. 발단
사건은 2006년 9월 1일 디시인사이드 면식갤에 어떤 글[1] 이 올라오면서 시작된다.
글 내용인 즉슨, '몇 년 전 삼양라면을 먹었더니 햄맛이 강해서 이상하다며 삼양식품 홈페이지에 건의사항을 올렸다. 그리고 이후 몇 년이 지나 다시 먹어보니 햄맛이 나지 않아 먹기 좋았더라.'라는 것. 이에 대해 햄맛을 좋아했던 유저들이 글쓴이를 비난하는 리플을 올리다가 어느새 성지가 되었다.
3. 경과
이 글이 성지순례 코스가 되어 유명해지자 디씨뉴스에서 사실 확인을 위해 직접 삼양식품측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회사 측에서는 맛이 일부 변한 것을 시인했지만 분말수프에는 여전히 햄맛을 내는 재료가 들어간다고 해명했는데, 사실은 우연의 일치로 바뀐 거라고 한다. 삼양식품의 입장도 사람마다 입맛이 다르므로 특정 개인의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특정 맛을 뺀다는 건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즉, 저 윗 글의 작성자가 건의해서 햄맛이 줄어든 건 확실히 아니라고 했다. 사실 명색이 기업인데 단 한 사람의 건의에 아 그렇구나 하고 바로 제품을 바꾼다는 건 아무래도 말이 안 된다.
어찌되었건 직접 글을 보면 알겠지만 예전 삼양라면의 맛을 기억하고 있는 수많은 누리꾼들로부터 수년째 욕을 먹고 있다(…). 댓글을 확인해보면 2006년 10월 25일 댓글을 마지막으로 묻히는 듯했으나 3년 만인 2009년 11월에 다시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고 2010년 2월부터 본격적으로 이 글이 발굴되면서 성지순례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2021년 현재까지도 ''' 지속적으로 욕을 먹고 있다(...).
그와는 반대로 삼양라면 컵(컵라면)은 햄맛이 매우 강한 편이었으나 정작 이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4. 이후
2014년 삼양라면이 리뉴얼되면서 그 시절만큼은 아니지만 다시 그 특유의 햄맛으로 회귀됐다는 제보가 올라왔다. 그러나 성지순례는 2021년에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관련 기사
2015년 7월 15일 기준 수요미식회에서 삼양 관계자의 발언에 의하면 '''햄 맛이 빠진 게 맞다고 한다.''' 햄 맛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 때문에 뺐다고 한다. 원래 삼양라면은 부대찌개를 모티브로 잡고 만든 라면이었는데, 마니아층들은 햄 맛을 좋아했지만 일반인들은 햄 맛을 싫어했고 결국 연구팀과 상의 끝에 햄 맛을 뺐다고 한다. 하지만 실상은 반대였고, 농심과의 격차는 더 벌어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우지 파동 이후 부대찌개 맛이라는 새로운 맛을 내세우고 핑클, 소녀시대 등 스타 마케팅을 펼치면서 삼양라면은 호불호가 갈릴지언정 그나마 신라면을 유일하게 견제할 수 있는 라면의 콩라인 위치 정도는 차지했었는데 햄맛이 사라지면서 결국 농심그룹과의 격차만 커졌다. 2016년 기준 삼양라면은 콩라인을 넘어서 3위 수준으로 떨어졌다. 즉 실상과 정반대의 판단을 하게 된 것이다.
5. 햄맛 귀환
2016년 3월 18일 생산분부터 건더기 스프에 햄이 다시 들어간 걸로 확인되었다. 누리꾼들은 이 게시글로 돌아와 '햄복절'이라면서 성지순례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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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2016년 중반부터는 포장지와 조리예 사진에 햄을 그려놓은 것도 모자라 광고 문구에도 햄맛이 돌아왔다는 걸 대놓고 어필하고 있다. 햄 맛과 햄 모양 후레이크의 귀환은 과거의 삼양라면을 그리워 했었던 사람들에게 매우 호평받고 있다.
예외적으로 불만을 표출하는 이들이 있다면 바로 라면은 좋아하지만 햄을 싫어하는 식성을 가진 사람들로 이 사람들은 삼양라면에 다시 돌아온 햄 모양 후레이크를 싫어한 나머지 아예 건더기 스프를 빼고 조리하는 극단적인 선택을 택하고 있으며 때로는 건더기 스프에서 젓가락으로 일일히 햄 모양 후레이크를 제거하는 등 쓸데 없는 근성을 발휘하기도 한다. 햄 모양 후레이크가 없어진 것을 계기로 삼양라면에 호감을 갖게 되었는데 왜 다시 넣었냐는 적반하장스러운 불평은 덤. 푸드 패디즘에 빠져서 햄을 해로운 음식이라고 인식하는 이들의 경우 의외로 이러한 불평을 하는 경우가 좀 있다.
6. 문제점
6.1. 잘못된 여론 파악
'''가장 큰 문제.''' 대대적으로 라면의 맛을 바꾸려고 할 때 전체적인 여론을 수렴하여 판단하지 않고 피상적으로 접한 여론이 많다고 무조건 그 의견이 다수 의견이라고 생각한 것이 이 사태의 원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회사의 입장에서는 맛에 대한 불만을 제시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에 변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판단을 내릴 수 있지만, 이는 맛에 대해 불만을 가진 소수가 적극적인 활동을 통해 어필을 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맛에 대해 만족하는 이들은 딱히 큰 변화를 줄 필요가 없기 때문에 굳이 설문의 참여나 테스트에 적극적으로 참여 하지 않으며, 공개된 토론의 장소에서도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때문에 불만을 가진 이들의 주장만이 뚜렷하게 보여 결과적으로 잘못된 판단을 내리게 되는 것이다.
현실에서 이해하기 쉬운 예로는, 다X와등 제품 비교 검색 사이트등에서 제품 평에 어느 제품이고 할 것 없이 대다수 악평만 가득할뿐, 좋은 평의 댓글은 보기 힘든것과 같은 이치다. 불만이 많은 사람들은 적극적으로 악평을 하지만, 만족하고 잘 이용하는 대다수가 굳이 호평을 다는것은 보기 힘들다. 따라서 악평이 많은 제품이라고해서 정말로 나쁜 제품인지는 신중하게 생각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런 악평들은 그들이 지적하는 단점이 문제될 수 있다는 정도만으로 받아들이고 판단은 스스로 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
이와 비슷한 예로 코카콜라가 펩시의 점유율을 뺏으려 펩시콜라 맛을 낸 뉴 코크를 출시했다가 도리어 말아먹을 뻔 했던 사건이 있다.
6.2. 상품의 정체성 문제
맛을 리뉴얼하면서 또 다른 문제는 삼양라면의 정체성이 모호해졌다는 것이다. 라면의 정체성은 해당 라면의 특색있는 맛을 의미하고 라면의 인기 비결이 되기도 하지만 잘못하면 제품이 단종되는 수도 있다.
각 회사별 대표 라면의 정체성을 보면 신라면이 표고버섯과 쇠고기의 풍미가 가미된 매운 맛을 강조하고, 진라면은 평균적인 무난함+ 자칭 계란면발을 강조했다면, 삼양라면의 정체성은 바로 부대찌개를 연상시키는 햄맛+닭고기 육수맛이었는데, 다른 대안없이 그냥 햄맛'''만''' 빼버린 결과 이도저도 아닌 맛의 라면이 되어버렸다. 다행히 과거 청보식품에서 만든 라면마냥 아예 못 먹을 맛은 아니고 그냥 먹을만한 맛이긴 하지만 어딘가 심심한 라면이 되어버리며 제품의 정체성이 사라진 것.
2016년 시점에선 햄맛으로 회귀했다고 하지만 본래 상품이라는 게 그 정체성을 확립시키고 그걸 또 정착시키는 게 엄청 어려운 법인데, 그걸 단절시킬 경우 그 단절된 정체성을 대체하거나 그 이상의 역량을 보이는 새로운 아이덴티티가 없다면 소비자들이 떠나는 법이다. 그나마 몇 년 정도면 모르겠는데, 2000년대 초반에 일이 터지고 10년이 지난 2010년대 중반에서야 복귀했고 햇수로 따지면 약 15년 정도 된다. 이 정도 기간이면 다른 상품들도 적지 않게 나왔을 테고, 햄이 빠진 사이에 삼양라면을 접하고 익숙해져버린 사람들도 꽤 누적되었을 것이므로, 이러면 정체성 자체가 많이 희석되기 때문에 과거의 명성 회복이 엄청나게 어렵다.
7. 기타
이후 같은 회사의 불닭볶음면 역시 소비자의 클레임에 의해 매운 맛이 약해졌다는 소문이 퍼졌으나, 이는 삼양식품 측에서 공식적으로 부인했고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었다면 제 2의 햄맛 사건이 되었을 듯. 자세한 내용은 삼양 불닭볶음면 문서 참고.
같은 종류의 논란으로 팔도에서 왕뚜껑의 뚜껑을 없앴다가 왕뚜껑의 매출이 엄청나게 줄어들었다.
2003년에는 기존의 우거지국맛에서 된장맛으로 맛이 변경된 안성탕면에서도 논란이 있었다. 다만 이쪽은 신라면이 분식점 주력 라면이 된 것도 있고 하니 만에 하나 개선되면 자기시장잠식으로 손해를 보기 때문에 개선의 여지가 없다는 문제가 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