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즈음에

 

1. 개요
2. 가사
3. 기타





1. 개요


반갑습니다. 안녕하시지요. 네. 어... 처음 보내 드린 곡이 '서른 즈음에'라고 하는 곡이었습니다. 공감하시는지요. (관객 웃음)

누구나 스스로의 나이에 대한 무게는 스스로 감당해내면서 지냅니다. 10대 때에는 거울처럼 지내지요. 자꾸 비추어보고, 흉내내고. 선생님, 부모님, 또 친구들. 그러다 20대 때 쯤 되면, 뭔가 스스로를 찾기 위해서 좌충우돌 부대끼면서, 그러구 지냅니다. 가능성도 있고. 나름대로, 주관적이든 일반적이든, 뭐, 객관적이든. 나름대로 기대도 있고. 그렇게 지내지요. 자신감은 있어서 일은 막 벌이는데, 마무리를 못해서 다치기도 하고, 아픔도 간직하게 되고, 그럽니다. 그래도 자존심은 있어서 유리처럼 지내지요. 자극이 오면 튕겨내버리든가, 스스로 깨어지든가.

그러면서 아픔 같은 것들이 자꾸 생겨나고, 또 비슷한 일들이 일어나면 더 아프기 싫어서 조금씩 비켜나가죠. 피해가고. 일정 부분 포기하고, 일정 부분 인정하고. 그러면서 지내다 보면 나이에 'ㄴ'자 붙습니다. '''서른이지요'''. 뭐, 그때쯤 되면 스스로의 한계도 인정해야 하고, 주변에 일어나는 일들도, 뭐 그렇게 재미있거나 신기하거나 그렇지도 못합니다.

얼마 전에 후배 하나를 만났는데, 올해 갓 서른이에요. "형." "왜?" "...답답해." "뭐가?" "재미없어." "아 글쎄, 뭐가?" "답답해." "너만할 때 다 그래." (관객 웃음) 그 친구 키가 180이에요. "형이 언제 나만해 봤어?" (관객 웃음) "그래, 나 64다. (관객 웃음) 숏다리에 휜 다리다. 왜?" (관객 웃음)

뭐, 그런 답답함이나, 재미없음이나, 그런 것들이, 그 즈음에, 그 나이 즈음에. 저 뿐만이 아니라, 또 그 후배 뿐만이 아니라, 다들, 친구들도 그렇고, 비슷한 느낌들을 가지고 있더군요. 해서, 계속 그렇게 답답해하면서, 재미없어 하면서 지낼 것인가. 좀 재미거리 찾고, 이루어내고, 열심히 살아 보자. 뭐, 그런 내용들을 지난 7월에 발표한 4집 앨범에 담았습니다. 주변에서, 이렇게, 들으시더니 괜찮대요. (관객 웃음) 여유 있으시면... (관객 웃음) 감사합니다.

김광석, 어느 콘서트에서 이 노래를 마치고. 김광석 '인생이야기' - 02. 이야기 하나에 실리기도 했다. #

1994년 6월 25일 발표된 김광석의 4집 수록곡.
유희열의 스케치북의 음악감독인 강승원이 작사, 작곡하고 김광석이 부른 노래이다. 이등병의 편지,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등과 함께, 우리 삶의 '''특정한 순간'''에 스며드는 김광석의 명곡. 나이 30이 되고 이 노래를 들으면 눈물이 난다는 이야기도 꽤 있을 정도로 30대의 정서를 잘 대변하는 노래라고 할 수 있겠다.
김광석의 노래들이 (포크송답게) 그렇게 고음은 많지 않은 편인데, 사랑했지만과 함께 상당히 높은 음으로 되어 있는, 어찌 보면 기승전결이 확실한 전형적인 발라드에 가까운 곡이다.[1] 후렴구인 '계절은 다시 돌아오지만 '''떠나간 내 사랑은 어디에 내가 떠나 보낸 것도''' 아닌데 내가 떠나온 것도 아닌데' 부분 중 굵게 표시한 부분이며, 최고음 '''2옥타브 솔♯(G♯4)'''이다.[2]
누구도 범접하지 못할 정도로 김광석이 노래를 잘 소화했기 때문에, 완전히 김광석의 노래라는 인식이 박혀 있다. 이후 많은 사람들이 리메이크를 해서 불렀지만 원곡 김광석 버젼이 가장 널리 알려지고 인기가 많다. 간혹, 이 노래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이 노래를 부르고 나서 진짜로 김광석이 하늘나라로 갔기 때문에... 실제로 김광석이 부른 노래 중 후배 가수들이 가장 많이 리메이크한 노래다. 인순이나는 가수다에서 이 노래를 불렀는데 자신의 생애를 돌아보는 나레이션과 곁들여 훌륭하게 소화했다는 찬사를 받았다.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 코리아 5화에 등장한 배우 김동욱은 크루들이 합창하는 이 노래에 폭발했다...


2013년 4월 27일 무한도전 327화 무한상사 편에서 정리해고된 정준하 과장의 쓸쓸한 뒷모습과 뮤지컬 배우 홍광호가 이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방송되었는데 쓸쓸하고도 서글픈 장면과 음악이 적절한 조화를 이루어 찬사를 받았다. 이후 간다 간다 뿅 간다 특집에서 정준하가 이 노래를 직접 부르기도 했다.
개그콘서트에서 2014년 4월 13일부터 방영했던 코너인 선배, 선배!에서 정명훈이 통기타를 들고 연습하고 있는 노래도 이것이다. (정확히는 '또 하루~' 부분만 반복하지만.) 드라마 킬미, 힐미 5화에도 나왔는데 위 코너의 오마주. "아이고 의미없다"도 나왔다.

히든 싱어 '김광석' 편에서 마지막 4라운드 미션곡으로 선정되었다.

2. 가사



'''서른 즈음에'''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내뿜은 담배 연기처럼
작기만 한 내 기억속에
무얼 채워 살고 있는지
점점 더 멀어져 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 줄 알았는데
비어가는 내 가슴속엔
더 아무것도 찾을 수 없네
계절은 다시 돌아오지만
떠나간 내 사랑은 어디에
내가 떠나 보낸 것도 아닌데
내가 떠나온 것도 아닌데
조금씩 잊혀져 간다
머물러 있는 사랑인 줄 알았는데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3. 기타


  • 강승원이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이곡의 탄생썰을 풀어놓았는데 요약하자면 자신이 과거 음악 프로그램 노영심의 작은 음악회를 진행할 시절 매번 연주만 하다가 마지막 100회에 무대에선 노래도 해보자는 마음으로 서른 즈음에를 직접 불렀으나 노래 실력이 없는 탓에 통편집되어 방송에는 나가지 못했다고 한다. 때마침 공연장에 있었던 김광석이 그곡을 자신이 부르고 싶다고 해서 넘겨주게 되었다고.
  • 강승원이 처음 붙인 제목은 'thirtysomething'. '30대 즈음, 30대 무렵' 이라는 뜻으로 1987년에서 91년까지 방영한 미국 드라마 'Thirtysomething'에서 따왔다고. 80년대 중반 미국의 베이비부머 세대와 여피족들이 30대를 맞으며 겪게 되는 내용을 다룬 드라마다.
  • '서른 즈음에' 노래가 발표되던 1994년에 시인 최영미의 '서른 잔치는 끝났다'라는 시집이 발표되어 화제를 모았다. 단군 이래 최고의 호황기라던 1994년, 대다수의 한국인들이 민주화는 이미 이룩되었다며 과거의 순수했던 결의는 잊고 물질적인 풍요속에 취한 채로 살아가던 때에 운동권 출신 386들이 느끼던 복잡미묘한 감정을 표현했다는 점에서 이 노래와 은근히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다.
  • 2018년 기준으로 이 노래가 나온 시점에 태어난 아이들이 20대 중반에 접어들어, 노래방에서 이 노래를 부를 날이 머지 않았기도 하다.
  • 정작 서른 살이 되었는데 이 노래를 이해할 수 없다는 이들이 늘고 있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이 곡이 발표되었을 당시에는 30살이면 일반적으로 이미 취업, 결혼, 출산 등의 생애주기를 겪을 나이였지만 2010년대 들어서는 전반적인 생애주기가 늦어졌기 때문이다. 당시의 30살은 오늘날의 40살 정도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1] 다만 곡의 느낌이 그런 것이고 AABA라는 포크송의 형식 자체를 탈피하지는 않았다. 탈피하지 '못했다'고 말하기는 어려운데 이미 1994년은 유재하가 1987년에 사랑하기 때문에를 발표하고 요절한 이후 '한국식 발라드'의 틀이 갖춰진 시기였다. 실제로 '사랑했지만'의 경우 (브릿지가 없지만) 전형적인 한국식 발라드 형식이기도 하고. 즉 그냥 '포크송'을 부른 것이다.[2] 발성을 배우지 않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노래에서도 삑사리를 낸다. 즉, 일반인들에게는 이 노래도 상당히 높고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