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피
1. 개요
영 어번 프로페셔널즈(young urban professionals)의 머릿글자 YUP에 히피(hippie)를 본떠 IE를 붙인 미국 영단어. 도시의 젊은 지식노동자, 특히 뉴욕을 중심으로 한 도회 근교의 25 ~ 45세까지의 지적 산업 혹은 빌딩 사무직에 종사하는 회사원들을 이와 같이 불렀다. 1984년 미국 민주당 대통령 예비선거에서 선풍을 불러일으켰던 게리 하트(Gary Hart)의 지지층 대부분이 여피라고 불렸기 때문에 주목을 받게 되었다.[1] “더 여피 핸드북“(The Yuppie Handbook)이라는 책도 출판되어 일약 여피붐이 일게 되었다. 패션적으로도 그들의 현대적인 트래디셔널 스타일이 주목받았다.
198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젊은층의 트렌드를 주도했던 화이트칼라 문화으로서, 히피 문화가 희석되고 현대적인 기업 분위기가 성립되는 과정에서 화이트칼라 계층에 개방적인 성향이 섞여드는 시기였다. 명칭과 달리 히피의 안티테제로 여겨진다.[2] 아메리칸 싸이코는 이런 여피들의 부정적인 모습을 신랄하게 비판했는데, 이들의 문화는 계급주의, 실적과시, 자본만능주의 같은 화이트칼라의 보수적인 문화를 바탕에 두고 취미활동 같은 개방성이 약간씩 섞여드는 형태임을 알 수 있다.[3]
여피족의 클리셰로는 부유한 보수층 부모님의 빌딩 최상층에서 빈둥거리며 불로소득을 얻고, 밤에는 값비싼 명품과 사치를 즐기며 마약과 섹스에 빠져사는 당시의 재벌 2세 혹은 졸부의 이미지가 있다.
2. 스테레오타입
- 명품 정장, 고급 명함, 전통적인 명품의 트렌디 에디션 - 여피들은 보수적인 기업 문화에서 이어진 명품을 착용하면서도, 보다 세련되고 트렌디한 개인제작품을 착용하여 자신들의 부유함과 패션 센스를 과시했다. 자신의 가문이나 자본적인 배경을 강조하여, 유력한 가문의 성씨 혹은 회사이름을 크게 박는 식으로 과시적인 성향이 강조된 것은 덤. 이러한 패션 스타일이 여피 패션이라고 불리며, 지금까지도 부유층 패션의 기준에 영향을 끼치면서 큰 인기를 끌게 된다.
- 소프트 드러그 사용 - 코카인, 엑스터시
- 폭스바겐 뉴 비틀
- 록밴드 활동
- 오리엔탈리즘에 기반한 활동(명상수행, 동양무술 익히기, 도자기 수집) - 이건 히피랑도 겹치지만, 여피족은 자신들의 지식과 부유한 자본을 과시하려고 하는 물질만능주의 성향이 더 강한 편이었다.
- 정신적 빈곤과 물질주의 - 여피의 스트레오 타입은 히피와는 정반대로, 물질적인 부유와 정신적인 빈곤함으로 묘사되는 경우가 잦다. 젊으면서도 부유층의 미래가 예정된 계층이었던 만큼, 초기에는 개방적이고 진보적인 성향도 있었으나, 기본적으로 보수적인 미국의 기업 풍토와 1980년대 미국의 물질만능주의가 결합된 계층인 만큼 갈수록 다른 사람을 깔보고 자신만 아는 젊은 보수층 혹은 신흥계급주의자처럼 묘사되는 경우도 많다. 영화 아메리칸 사이코에서 묘사되는 모습이 이러한 여피들의 취향은 젊은 층을 따르되 진로에 있어선 대단히 물질적인 풍토를 잘 보여준다.
- 세계음식 찾아다니며 먹기 - 스시, 커리, 고급 중국 요리(북경오리, 만두 등)
- (초창기의) 신기술, 정보기술 사용 - 해킹, 얼리 어답터, 일제 전자제품(워크맨 등)
3. 여피였던 실존 인물
- 도널드 트럼프[4]
- 스트록스 멤버들
- 스티브 잡스 - 히피에서 여피로 넘어간 전형적인 케이스.
- 제리 루빈 - 베트남 전쟁을 반대하던 운동권, 히피였으나 80년대에 여피로 전환하였다.
[1] 참고로 1988년 민주당 대선 후보경선에서 압도적인 지지율을 보이던 게리 하트는 모델과의 섹스스캔들이 폭로되면서 한방에 날아갔다.[2] 물론 이 시절 여피 중의 일부는 히피였으며 부유한 보수층인 부모에게 돌아가 다시 그들의 보살핌을 받으며 여피족이 된 경우도 많았다.[3] 정치적으로는 초기에는 진보적 이데올로기를 패션으로 과시하던 계층이었다. 부유층 출신들이 많았던데다 점차 개인적이고 이익을 중시하는 문화로 발전하면서 여피 출신에서 우측으로 신나게 폭주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21세기의 도시적 진보진영의 모태이며 지금도 그 흐름은 유지되어 PC 진보 문화를 긍정적으로 느끼며, 그것이 주류문화에서 통할 수 있도록 밀어준 집단이라는 속설이 있으나, 어떤 사회의 계층인지, 진보와 보수의 기준을 어디에 두었는지 명확하게 짚게 넘어가지 않는 이상 옳은 말은 아니다.[4] 아메리칸 싸이코의 주인공 패트릭 베이트만의 사무실에 트럼프의 저서 <거래의 기술>이 놓여있다. 실제 작중에서 인물들의 대사를 통해서도 여러 번 언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