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린모어 등대지기 실종사건

 



58°17'16"N 7°35'17"W
사건이 발생한 지역.

1. 개요
2. 상세
2.1. 사라진 등대지기들
2.2. 등대지기들은 왜 실종되었나
3. 사건 이후


1. 개요


1900년, 영국 스코틀랜드 북부의 플래넌 제도(Flannan Isles) 아이린모어(Eilean Mòr)[1] 섬에서 일어난 의문의 실종 사건. 메리 셀러스트호 사건과 더불어 바다에서 일어난 미스테리실종사건으로 꼽힌다.

2. 상세



2.1. 사라진 등대지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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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이 일어난 섬과 등대.
영국은 당시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며 엄청나게 물자를 운송했다. 스코틀랜드도 예외는 아니었으나, 문제는 갑작스럽게 늘어난 배의 운항횟수 때문에 해상에서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났다는 점이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코틀랜드 북부의 작은 섬 아이린모어에 등대를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당초 등대를 만들 때는 3년이면 완공하리라 예정했지만 2년이 더 걸려 1899년 12월에 완공되었다. 이 등대에는 토마스 마셜, 제임스 다켓, 도날드 맥아더 등 등대지기 3명이 상주하였다.
그런데 1900년 12월 15일, 늘 켜두어야 할 아이린모어섬 등대의 불이 꺼진 모습을 목격하고 섬 근처를 지나가던 배들이 신고하였다. 영국 정부는 섬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알아보려고 조사대를 파견했지만 워낙 거센 북해의 풍랑 때문에 엄두를 내지 못했다. 크리스마스 다음날인 1900년 12월 26일에야 배를 띄워 아이린모어섬에 들어갈 수 있었다.
배가 섬에 도착했지만 나와 보아야 할 등대지기 3명은 나오지 않았고 섬에는 인기척 하나 없었다. 조사대가 등대로 올라가보니 등대 램프는 잘 닦였고 기름도 채워진 채였다. 다만 식탁의자가 뒤집혀 있었는데, 그것 말고는 등대 자체에 특별히 이상한 점은 발견되지 않았다.[2] 등대를 나와 섬을 구석구석 조사하자, 섬의 서쪽 상륙지역이 폭풍에 심하게 파괴되었음을 발견하였다.[3] 조사대장은 그날 아래와 같은 전보를 보냈다.

시계가 멈춰 있고, 사고는 약 1주일 전에 일어난 것이 틀림없다는 징후들이 있다. 불쌍한 그 친구들이 절벽에서 바람에 날려갔거나, 크레인이나 그런 장비들을 단단히 고정시켜 두려다가 익사한 것이 분명하다.[4]


2.2. 등대지기들은 왜 실종되었나


조사대가 등대의 일지를 조사해본 결과, 12월 15일까지는 일지를 기록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등대지기들은 12월 15일 이후로 어떤 일이 일어났고 그 때문에 등대에 불을 켤 수 없었다고 설명할 수 있다.
섬을 면밀히 조사해본 결과 실종 전에 불어닥친 몇몇 폭풍 때문에 서쪽 상륙 지역이 심하게 파괴되었다.[5]
  • 해발 33 m 위에 놓여진 상자가 파괴되었고 그 안에 들어있던 물건들이 주변에 흩뿌려졌다.
  • 철제 난간이 휘어져 있었고 바로 옆 철로가 콘크리트 지반으로부터 뜯겨져 나가 있었으며, 1톤이 넘는 바위가 그 위로 올려져 있었다.
  • 해발 60 m 절벽 위의 잔디밭은 절벽 끝에서부터 10 m 정도 뜯겨져 나갔다.
이로 미루어본다면 등대지기 3명은 폭풍에 휘말려서 목숨을 잃었다는 추정을 해볼 수 있겠으나, 문제는 '''그날에는 폭풍이 없었다'''는 것이다. 12월 15일 일지 기록에도 폭풍은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게다가 등대를 면밀히 조사해보니, 방수복 2벌은 사라지고 1벌만 남은 채였다. 이는 '등대지기 3명 중 1명은 반드시 남아야 한다.'는 규정을 지켰기 때문인 듯하였다. 그러나 그들 모두 사라져버렸다. 두 사람이 무슨 일로 방수복을 입고 나갔다고 쳐도, 남은 한 사람은 대체 방수복도 입지 않고 어디로 가버렸는지는 알 도리가 없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3명이 유령의 힘으로 사라져 버렸다든지, 바다 괴물이나 거대한 새가 물고 갔다든지, 외국 간첩에 의해 납치되었다든지 등의 여러 억측이 난무했다. 두 사람을 1명이 살해한 뒤에 죄책감으로 바다에 뛰어들어 자살한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으나 이를 뒷받침할 만한 증거는 없었다. 그 지역 사람들은 '일곱 섬의 환영(Phantom of the Seven Hunters)'[6]의 악의 기운일 때문이리라 믿었다.[7]
가장 유력한 설명은 아이린모어섬에서 간간히 일어난다는 갑작스런 거센 파도, 즉 이안류라는 분석이다. 게다가 섬의 해안선은 Geo라고 불리는 작은 협곡 내지는 도랑이 깊이 들어서 지형인데(위 그림 참조), 서쪽 상륙지역에 그런 작은 협곡이 있고 그 끝은 동굴로 이어진다. 풍랑이 세거나 폭풍이 몰아치면 바닷물이 거세게 동굴로 들이친 후 엄청난 위력으로 폭발해 나가는데, 3명이 거기에 휘말려서 목숨을 잃었다는 분석이다.
등대에 남아있던 1명이 거세게 다가오는 일련의 쓰나미를 발견한 후, 아무 것도 모른 채 밖에 나가 있는 사람 2명에게 이에 대해 급하게 경고하러 나갔다가 불행히 같이 휩쓸렸거나 위험에 빠진 나머지 2명을 구하려다 변을 당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렇게 설명하면 뒤집힌 의자와 등대 안에 남아있던 방수복을 잘 설명할 수 있다. 또 다른 설명도 있는데, 1명이 파도에 휩쓸려 나가자 다른 1명이 등대로 허겁지겁 돌아와 이를 알리고 휩쓸린 사람을 같이 구하려다 변을 당했다는 것이다.
다만 모든 것은 어디까지나 추측이고, 명확한 증거가 없기에 그 진실은 알기 힘들다.

3. 사건 이후


워낙 미스터리한 사건이라 여러 매체에서 이 사건을 다루었는데, 닥터 후 시리즈 에피소드중에 "팽 록의 공포"는 이 사건을 기본으로 하는 에피소드다. 또한 1979년에 영국의 현대 음악가 피터 맥스웰 데이비스는 이 사건을 소재로한 오페라 <등대>를 발표했다. 영국의 락그룹 제네시스는 첫 데뷔 앨범에 이 사건을 소재로 한 노래 <플래넌섬 등대의 미스테리>를 만들어 수록하려 했으나 이 곡을 1998년까지 발표하지 않았다. 2018년에는 이 사건을 주제로 한 영화 키퍼스가 개봉되었다. 주연은 제라드 버틀러, 피터 뮬란, 조 알윈이 맡았다.
사건이 일어난 섬의 등대는 이후에도 등대지기들이 꾸준히 관리하였으나, 1971년에 자동화되어서 무인 등대가 되었다.
[1] 스코틀랜드 게일어 발음은 엘란 모르.[2] Transcripts from documents related to the Flannan Isles mystery Museum of Scottish Lighthouses/Wayback. Original retrieved 3 September 2008, Wayback version retrieved 7 December 2013.[3] 사건 공식 조사관은 후에 몇몇 손상부위는 '직접 보지 않으면 믿기 어려울 정도'로 심하다고 기록하였다.[4] Transcripts from documents related to the Flannan Isles mystery Museum of Scottish Lighthouses/Wayback. Original retrieved 3 September 2008, Wayback version retrieved 7 December 2013.[5] http://en.wikipedia.org/wiki/Flannan_Isles#Mystery_of_1900[6] Seven Hunters는 사건이 일어난 섬을 포함하여 섬 7곳을 지칭한다.[7] 게다가 등대지기가 남긴 일지 가운데 사건 당일의 기록이 약간 소름끼치는데 '폭풍이 멈췄다. 바다도 잠잠해졌다. '''신은 모든 걸 끝내셨다.''''라고 적어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