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캄바로 토우

 


[image]
1. 설명
2. 오파츠인가?
3. 회의론

'''Acámbaro figurines'''

1. 설명


아캄바로 토우[1]1945년 7월경 멕시코의 소도시 아캄바로(Acámbaro) 시 인근 추피쿠아로(Chupicuaro) 지역에서 출토된 공예품이다. '''마치 공룡을 연상시키는 외양으로 인하여 세간의 눈길을 끌었다.'''
지난 1945년, 고고학에 흥미를 갖고 있던 독일의 한 실업가 발데마어 율스루트(Waldemar Julsrud)에 의해 발견되었으며, 최초 발견 후 7년 동안 무려 3만 2천 점(!)에 달하는 출토품들이 보고되었다. 소문에 따르면 율스루트가 말을 타고 지나가다가 말이 이 토우들을 밟는 바람에 말에서 떨어질 뻔했고, 이에 현지 농민들이 고용되어 땅을 파기 시작했다고 전한다.
아무튼 율스루트는 어쩌면 고고학과 인류학, 지구과학을 통째로 뒤엎을지도 모르는 이 발견(?) 앞에서도 학계에서 유리되어 갔다. 그는 주로 타블로이드 신문과 대중 잡지들에 호소했으며, 주류 학계에서는 오히려 이런 게 있는 줄도 몰랐다.(…) 그러다가 아메린드 재단(Amerind Foundation)[2] 소속의 고고학자 찰스 데페소(C.C.De Peso)가 《American Antiquity》 저널에 이 발견물들이 조작(hoax), 즉 현대에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공예품으로 보인다고 기고하면서[3] 본격적인 논란이 시작되었다.

2. 오파츠인가?


율스루트의 편에 선 인물들 중에는 킨 주립대학교 소속의 지질학자 찰스 하프굿(C.Hapgood) 교수도 있었다. 그는 1968년에 이 출토품들의 일부를 샘플로 떼어서 연대측정 전문회사에 보냈고, 세 샘플이 각각 기원전 1110년, 기원전 1640년, 그리고 기원전 4530년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다음 해인 1969년에는 아서 영(A.Young)[4]의 제안으로 열형광 선량 연대측정(TL; Thermoluminescence dating)을 실시했는데,[5] 여기서도 역시 기원전 2500년 전후의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나중에 이들은 "아직 확실한 건 아니다"(inconclusive)고 해명했지만, 지지자들은 "진실을 탄압하려는 과학자들의 음모" 라고 성토했다.
한편 《Parry Mason》 의 성공으로 유명해진 작가 얼 스탠리 가드너(E.S.Gardner) 등을 위시한 지지자들은 '아무리 조작이라고 해도 세상에 3만 2천 점씩 죽치고 앉아서 만드는 바보가 어디 있냐.'면서 맞섰고, 데이비드 루이스(D.Lewis)의 《Atlantis Rising》 같은 초고대문명설 떡밥을 다루는 책에서도 이 유물들이 소개되었다. 한편 이 유물의 지지자이자 젊은 지구 창조설자이기도 한 돈 패튼(D.Patton)이나 데니스 스위프트(D.Swift) 등은 이 유물의 일부가[6] 공룡을 너무 많이 닮았다는 점을 들면서 "옛날에 인간과 공룡이 같은 시대를 살았다" 고 주장했다.

3. 회의론


'''아직까지 이 유물들은 학계의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조작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고 있다.''' 여러모로 이카의 돌과 흡사한 케이스.
  • 아캄바로 토우와 공룡의 관련성?
지지자들은 아캄바로 토우가 공룡을 모사하기 위해 만든 공예품이라고 보고 있으나, 실상은 상당한 비약에 가깝다. 앞서도 언급했듯이 전체 3만 2천 점 중 공룡과 비슷한 것은 절반도 되지 않는다. 많은 것들이 각종 상상의 동물을 형상화하고 있고,[7] 그 중에는 세계 각지의 인종들의 모습을 본따서 만든 듯 보이는 것들도 있다. 회의론자들은 아캄바로 토우의 일부가 '공룡처럼 보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것만으로 인간과 공룡이 같은 시대를 살았다고 주장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8] 중세 시대 유럽에서 을 묘사한 것만 봐도, 을 뿜는다는 점만 빼면 영락없는 공룡의 모습인데, 말할 것도 없이 그 시기에는 공룡이 없었다. 아캄바로 토우들 준에 존재하는 공룡모양 토우가 진품이라는 가정 하에, 그런 토우도 용과 똑같은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 그렇다면, 공룡은 잘 모사되었는가?
이조차도 현실과는 많이 다르다. 대표적인 것으로 티라노사우루스가 곧게 직립해 있는 형상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 많은 지적을 받고 있다. 해당 유물이 발견될 즈음에 (그리고 꽤 최근까지도) 티라노사우루스는 곧게 직립하여 생활하는 공룡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었지만, 최근의 연구로 인해 그렇지 않다는 것이 밝혀졌다. 티라노사우루스 문서 참고. 옹호자들과 비판자들 모두가 인정하는 사실은, 이들 공룡들의 모습이 당시 로버트 배커(R.Bakker)의 책 《Dinosaur Heresies》 의 공룡 삽화들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이 출토품들이 실제로 "공룡을 직접 목격한" 사람들에 의해 제작된 것이라면, 당시 인식되던 공룡들의 모습과는 다른 점들이 있을 수 있었겠지만, 이러한 유사성은 당대 사람들이 거짓으로 만든 조작이라는 점에 힘이 실리게 한다.
  • 유물 3만 2천 점 : 많은 수가 진실성을 보장하는가?
지지자들은 거짓으로 위조하기 위해 만드는 유물이라면 3만 2천 점씩이나 나올 만한 이유가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가능한 여러 설명들이 존재한다. 예컨대 이 블로그에서는 '어느 날 갑자기 3만 2천 점을 전부 만든 것은 아닐지라도, 7년 동안 발굴하는 것 외에 이미 예전부터 장기간 제작 작업에 들어갔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또한 고고학자 데페소의 《American Antiquity》 기고를 정리한 이 사이트에서는 다소간 비슷한 관점을 취하면서, "당초 율스루트가 현지 농부들을 고용하여 발굴 작업을 하는 동안, 농부들은 이것이 꽤 짭짤한 수입원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고, 아예 그들이 직접 토우를 빚어서 땅 속에 파묻고 다시 발굴하는 식으로 고용 기간을 늘렸을 수 있다." 추정했다. 실제로 그가 같은 기고에서 미발굴 지역에서 누군가가 뭔가를 되묻은 것으로 보이는 흔적을 발견했다고 폭로했다는 점과 비교해 보면 설득력 있는 추정이다.
  • 수천 년간 잠들어 있던 세라믹?
발굴된 유물들은 그 연대를 고려하여 교차검증을 해 보면 의심스러운 부분이 매우 많다. 특히 인근 지역에서의 다른 실제 출토품들, 그리고 같은 연대의 전세계적인 출토품들과 나란히 놓고 보면, 종적으로나 횡적으로나 인위적으로 제작된 티가 많이 난다. 흙을 빚어서 구워 낸 유물이 수천 년의 풍파를 이겨냈다고 보기에는 너무나 멀쩡한 것이다. 표면의 스크래치나 닳은 흔적, 풍화되고 녹은 흔적 등이 발견되어야 하지만 이상할 정도로 그런 것들이 부족하다. 경화된 흙덩이나 토우를 관통한 식물의 뿌리 같은 것은 기대할 수도 없는 수준. 실제로 그 정도 연대쯤 되는 항아리 등 유물들은 땅 속에서 완전히 산산조각나 있어서[9] 고고학자들이 퍼즐 끼워맞추듯이 하나하나 찾아다녀야 할 정도이지만, 아캄바로 토우는 대부분 멀쩡하거나 일부는 허리 부분만 조금 부러진 채로[10] 발견되었다. #
  • 연대측정 방법은 적절했는가?
한국어 위키백과에서는 연대측정 사례들이 제대로 된 절차를 밟았는지 확인할 수 없다고 의심하고 있다. 한편 연대측정에 사용된 탄소-14 연대측정법은 유기물의 연대를 측정하는 것일 뿐 무기물의 연대를 측정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 (상동 블로그 출처) 이 토우가 "제작된" 시기를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이 토우를 제작하는 데 사용된 흙의 연대를 측정했다는 문제가 있다. 이대로라면 단순히 오래 흙을 사용할수록 그 연대는 오래 전으로 나오게 된다는 것. 다른 방법으로 활용된 TL-연대측정법의 경우 토우처럼 고온의 열을 가한 대상의 연대를 측정하는 데 적합하기는 하지만, 저온에서 장시간 열을 가할 경우 실제보다 더 오래 전의 연대로 측정된다는 한계점이 있다.
[1] 土偶. 흙으로 구워 만든 조각상.[2] 아메리카 토착 원주민들의 생태와 문화를 보전하기 위해 설립된 고고학 재단.[3] De Peso, 1953.[4] 벨 헬리콥터(Bell Helicopter) 사 소속의 기술자이자 발명가. 이 양반은 킴바야 유물 때에도 한 건 해주셨다.[5] 당시로서는 가히 최첨단의 연대측정 기법이었다.[6] 물론 전체가 다 그런 것은 아니고, 저마다 형태는 제각각이다.[7] 당장 이 문서 상단의 사진에서도 공룡 중 하나는 허리에 동물의 얼굴이 새겨졌다![8] 예컨대 이 링크에서 일축하는 것처럼 '공예가가 어느 날 심심해서 도마뱀 토우의 등에 장식물을 달아 보았다.'고도 설명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9] 이렇게 부서진 파편을 고고학에서는 도기조각(sherd)이라고 부른다.[10] 이는 단순히 관리 부주의 때문일 수도 있고, 의도적으로 진실성이 있어 보이게 하려는 조잡한 시도일 수도 있다. 멀쩡한 토우를 손으로 꺾어서 분질러 놓으면 수천 년의 세월이 아로새겨질 줄로 아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