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가토
1. 소개
부드러운 바닐라 아이스크림에 진하고 뜨거운 에스프레소를 얹어 내는 이탈리아의 디저트. 아포가토라는 단어는 이탈리아어로 affogare("빠뜨리다, 익사시키다")의 수동태로서, "(물 등에) 빠진" 이라는 뜻이다. 여러 배리에이션이 있지만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바닐라맛의 젤라토에 커피를 끼얹어 먹는 젤라토 아포가토(gelato affogato)로, 차갑고 달콤한 아이스크림이 뜨겁고 쌉쌀한 에스프레소와 조화롭게 어우러져 커피 향을 한껏 즐길 수 있다.
기본적으로는 잔에 올린 아이스크림에 에스프레소만 얹어내는 형식이지만, 취향에 따라 캐러멜 소스나 초콜릿 소스를 더하거나 식감을 살려주는 쿠키나 견과류를 올려 내기도 한다. 매장에 따라 아이스크림이 녹는 것을 고려해 먹기 직전에 손님이 직접 얹을 수 있도록 에스프레소를 별개의 작은 컵에 내놓는 경우도 많다.
재료 자체는 아이스크림과 에스프레소밖에 없기 때문에 이 둘의 퀄리티에 따라 가격과 맛의 변동이 심하다. 아무 잡 커피로 만든 에스프레소와 투게더로 간단하게 만들 수도 있고, 반대로 초고가의 스페셜티에 고급 수제 젤라토로 만들 수도 있다.
2. 아이스크림의 종류에 대해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사용하는 것이 기본인 이유는 당연하지만 맛의 궁합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우유의 크리미한 풍미가 있어야 쓴맛과 산미가 풍부한 커피와 잘 어울리며, 과일의 신맛 등이 커피에 더해지면 기묘한 맛이 되기 때문. 커피를 사용한 음료에 기껏해야 우유, 크림, 설탕, 시럽 정도만 쓰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그런데 빕스에서는 요구르트 아이스크림 기계 바로 앞에 아포가토로 만들어 먹기를 추천하는 레시피를 붙여 놓았다(...). 일단 요거트도 우유에서 크게 벗어난 맛은 아니지만, 신맛이 더해지는 점이 미묘하고 무엇보다 식감이 젤라토보다는 셔벗에 가까운 파삭파삭한 느낌이라 호불호가 갈린다.
3. 직접 만들 때의 팁
먹는 중간에 아이스크림이 다 녹으면 이미 아포가토보다는 더위사냥스러운 무언가가 되기 때문에, 에스프레소를 중탕하듯이 식히거나 아예 미리 얼음을 넣어 온도를 내리는 방법이 있다. 갓 내린 커피가 아깝다면 아이스크림을 조금씩만 써도 된다.
사용하는 아이스크림과 커피는 기본적으로 개인 취항. 투게더는 물론이고, 엑설런트같은 경우에는 커피 붓기 딱 좋은 적절한 분량과 뛰어난 맛으로 자주 선호된다. 돈 많으면 하겐다즈나 젤라토 아이스크림을 써도 되고, 정통 아포가토는 아니지만 아이스크림이 빠르게 녹는 게 싫다면 콜드브루로 대체할 수도 있어 에스프레소를 고집하지 않아도 상관없다.
4. 동명의 아이스크림 제품
해태제과에서 동명의 아이스크림을 출시하였다.
배스킨라빈스에서는 에스프레소 아포가토 메뉴를 판매하는데, 원하는 아이스크림 레귤러 한 스쿱에 에스프레소 더블 샷을 얹어 준다. 4,500원. 종류를 뭘 고를지 그 자체는 구매자의 자유이지만 되도록이면 위에 언급했듯이 바닐라 같은 아이스크림이 어울린다. 그 외에 아예 아포가토 아이스크림을 판매하기도 한다. 말 그대로 아포가토 맛에 아몬드가 섞여 있다.
5. 이름에 대해
상기한 바와 같이 '빠뜨리다'를 의미하는 이탈리아어 affogare의 수동형인 affogato다. 젤라토 아포가토는 젤라토가 커피에 빠진 것이므로 gelato affogato인 것이다. 간혹 간혹 보이는 에스프레소 아포가토(espresso affogato)는 '커피가 어딘가(?)에 빠졌다'는 의미가 되므로 틀린 이름. 발음상으로는 물론 아포카토가 아니며, 아보카도는 더더욱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