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룩무늬물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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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남극에서 서식하는 물범의 한 종류로 펭귄을 잡아먹는 물범이 바로 이 녀석이다. 범고래 다음가는 남극의 최상위 포식자 중 하나이다.
2. 신체적 특징
몸길이는 암컷 3.2~3.5m, 수컷 약 3m 정도이며 드물게 4m나 되는 개체도 발견된다고 한다. 몸무게는 200~600kg 정도로 포유류 중에서 드물게 암컷이 조금 더 큰 편으로, 물범 중에서 상당히 대형종에 속한다.
암수는 생김이 전체적으로 비슷하다. 머리는 크고 주둥이가 유독 툭 튀어와있다. 목은 길고 유연하여 사냥감을 공격하기 전에 마치 뱀처럼 목을 뒤로 당길 수 있다. 치아는 무시무시할 정도로 상당히 크다. 몸빛은 은빛 회색에서 검은색이고 짙은 반점들이 있으며 배면은 밝은색이다. 새끼의 털은 더 두껍고 부드러우며, 등줄무늬가 있고 배면은 회색 바탕에 얼룩이 흩뿌려져 있다. 둥근 몸을 가진 다른 물범과 달리 유선형의 몸을 가지고 있어서 빠르게 헤엄칠 수 있고 방향 전환도 능숙하다.
3. 생태와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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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투펭귄을 사냥하는 얼룩무늬물범 출처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바다표범들은 북극곰이나 범고래 같은 다른 바다의 포식자들보다 공격성이 덜 하다고 알려져 있다[2] . 하지만 이 녀석은 범고래와 더불어 남극에서 바닷속의 무법자로 군림하고 있는 남극의 최상위 포식자 중 하나이다. 괜히 이름이 Leopard seal이 아니다. 일단 몸 길이가 기본 3m가 넘는다. 남방코끼리물범보다는 훨씬 작지만 그래도 한 덩치 하는 수준이고 거기에 상당한 호전성까지 갖추고 있다.
주된 먹이는 크릴과 물고기지만 더 많은 영양분을 얻기 위해 좀 더 큰 동물도 노린다. 주로 펭귄을 자주 잡아먹는데, 펭귄의 가장 위협적인 천적일 정도로 자주 습격한다. 펭귄을 사냥할 때는 얼음 덩어리 밑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펭귄이 물 속으로 뛰어들면 낚아채어 입으로 물어서 이리저리 흔들어낸 다음 ,펭귄의 가죽을 벗겨서 먹는다. 2006년 11월에 네셔널 지오그래픽에서 얼룩무늬물범을 취재한 기사가 나온적이 있는데, 가히 역대 기사 중에서 가장 유혈낭자한 사진이 수록된 전적이 있다. 심지어 머리를 물린 펭귄의 목을 '''그대로 뜯어내는''' 장면까지 여과없이 나올 정도.
심지어 물범을 습격하기도 하는데 주로 게잡이물범을 잡아먹는다고 한다. 게잡이물범도 남극생태연구소에서 인간을 공격할 수 있는 동물이라고 했고, 날카로운 이빨이 있고 주둥이 모양도 얼룩무늬물범과 같이 물어뜯기 좋은 구조이다. 하지만 턱이 약하고 덩치도 작아 얼룩무늬물범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
참고로 다른 물범과 마찬가지로 이들 역시 식육목 포유류임에도 '''열육치가 없다.''' 그래서 이들은 먹이의 살점을 뜯어낼 때에는 악어처럼 물고 거칠게 좌우로 흔들어서 살점을 떼어 낸 후, 거의 씹지 않고 삼킨다.
교미할 때와 새끼를 기를 때를 제외하고 바다와 얼음 위에서 단독생활을 한다. 짝짓기는 남극의 여름에 이루어지고 새끼는 10~1월에 태어난다. 암컷은 한배에 1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새끼는 약 한 달 동안 젖을 먹으면서 크며 4~5살 때 성적으로 성숙한다. 수컷이 암컷보다 더 늦게 성숙한다. 수명은 야생에서 26년 이상이라고 한다.
서식지는 주로 남극대륙의 연안 남극 연안의 섬들이며 남극과 비교적 가까운 남아프리카·남아메리카·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의 연안 끝자락에도 나타난다. 그냥 나타나는 정도가 아니라 항구 바닥에 올라오기까지 하며 심지어는 항구 바닥에 올라와 일광욕을 즐기며 세상 평온한 표정으로 잠을 자기까지 한다.[3] 이 지역들이 남극과 가깝다 보니 얼룩무늬물범 이외에 펭귄들도 나타난다고 한다.
개체 수 추정치는 약 35000마리이며 감소 추세의 징후는 없다.
4. 천적
물범보다 큰 대형 포식자인 범고래가 자연계의 유일한 천적으로, 당장 덩치부터가 10배나 차이나기 때문에 마주치면 육지로 도망갈 수밖에 없다. 물범에게는 다행히도 물범을 좋아하는 백상아리가 남극에는 없어 먹힐 일은 없다. 종종 남극을 벗어나 오세아니아 인근으로 이동한 물범이면 마주칠 수도 있지만 사냥당한 사례는 없다.
대다수의 동물과 마찬가지로 인간 역시 천적이다. 다만, 남극협약에 의해 사냥이 일체 금지되고 있기 때문에 인간에 의한 사냥으로 인한 영향은 적을 것이다. 하지만, 인간의 환경 파괴로 인해 어떤 식으로든 개체수에 영향을 준다.
5. 인간과의 관계
서식지가 인간과 마주치기 어려운 환경이라 인간과 얽힌 이야기도 없고 사냥당하는 일도 거의 없다. 하지만 충분히 인간을 해칠 수 있는 동물인 건 사실이다. 범고래 같은 해양 포유류가 사람을 공격하는 일은 거의 없지만 자극받으면 무서운 것과 마찬가지다.
인터넷 상에 수중에서 얼룩무늬물범을 촬영하는 사람들의 사진이 돌아다니는데 사실 이들도 아주 신중하게 접근한 것이다. 실제로 한국의 극지연구소에서도 이 동물의 위험성을 지적하였고 링크, 실제로 인간을 공격한 사례가 간혹 있다. 2003년에는 남극에서 연구를 하던 생물학자가 얼룩무늬물범에게 바닷속으로 끌려가 목숨을 잃었는데, 시신에는 머리와 목에 40개가 넘는 상처가 난 상태였다. 이는 얼룩무늬물범에 의한 최초의 인명피해로 기록되었다.
6. 이런 바다표범이 얼룩무늬물범 뿐인가?
물론 아니다. 기각류는 모두 육식성 대형동물이며 물개와 바다사자는 물범과 마찬가지로 식육목 소속이다. 식육목은 일단 맹수로 보면 된다. 동물원에서 보는 개체는 어릴 때부터 인간이 길들인 존재일 뿐이다. 물개는 일반인들의 작고 순한 동물이라는 예상과 달리 100kg이 넘는 거대한 육식동물이며 바다사자는 그보다도 훨씬 커 방심해서는 안 된다.
물범은 대부분 얼룩무늬물범처럼 바닷새나 다른 물범까지 사냥하는 포식자는 아니며, 크릴이나 물고기, 오징어 등을 먹는 편이다. 그러나 이들도 큰 덩치와 날카로운 이빨을 가진 육식동물인 건 마찬가지며 얼룩무늬물범의 사냥감인 게잡이물범도 고집이 세며 난폭한 기질이 존재한다. 그리고 바다사자와 물개는 실제로 펭귄처럼 큰 동물도 잡아먹으며 심지어 육지로까지 올라와 펭귄을 쫓기도 한다. 그리고 바다코끼리도 북극곰조차 쉽게 못 건드린다. 엄니에 잘못 찍히면 북극곰이라도 위험하기 때문이다.
7. 동물원 보유 현황
오스트레일리아의 타롱가 동물원에서 세계에서 유일하게 보유하고 있었는데, 안타깝게도 마지막 남은 얼룩무늬물범이 중병에 걸려 먹이를 거부하는 지경까지 이르러 2014년에 눈물을 머금고 안락사시켰다고 한다. 동물원에서 살아있었을 때 모습들은 유튜브에 동영상으로 많이 있고, 구글에도 사진들이 많이 있다.
8. 대중문화
사람에게 친근한 펭귄의 주된 천적, 남극의 대표적인 포식자라는 이유로 각종 창작물에서는 악역으로 묘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 '남극의 눈물' 관련 스핀오프인 '황제펭귄 펭이와 솜이(펭이와 솜이라는 2마리의 아기 황제펭귄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동화책이다.)'에 등장하는 얼룩이라는 캐릭터의 출신 종족이 얼룩무늬물범이다. 실제 얼룩무늬물범처럼 성격이 잔인하며 포악하다고 한다.
- 뉴질랜드 스토리라는 게임에서는 주인공의 친구들을 납치한 장본인으로 나온다.
- 해피 피트 1편에서는 멈블을 추격하다 멈블이 빙하로 착지하자 그 뒤를 집요히 기어 따라오는 모습을 보인다. 이후 멈블과 아델리펭귄들을 잡아먹기 위해 얼음에 주둥이를 한 박자 늦게 여러번 처박는 굴욕씬을 찍다가 결국 너희들이 가까이 있는거 안다고 말한뒤에 기어가 물 속으로 사라져버린다. 그 와중에 아델리펭귄들이 놀리는 건 덤. 그리고 2편에서 2마리가 등장한다.
- 영화 에이트 빌로우에서는 범고래 시체를 안에서부터 파먹다 주인공(?)인 말라뮤트 무리 중 하나인 맥스가 범고래 시체를 뜯어먹으려하자 범고래 허리에 뚫린 구멍에서 튀어나와 쫓아내고 마저 먹는다. 동료들과 합류했다가 돌아온 맥스가 자신을 부르더니 눈앞에서 범고래 고기를 큼지막하게 뜯어물고 도망가자 얼음구멍을 통해 잠수해서 쫓아간다. 그러나 맥스가 미끼일 뿐인 걸 깨달았는지 처음부터 범고래 시체로부터 일정거리 이상 멀어지면 추격을 그만두고 돌아갈 생각이었는지 다시 범고래 시체 쪽으로 돌아가서 한창 고기를 뜯던 마야의 뒷다리를 물고 잠수하려 하지만, 마야의 지시대로 사방에서 달려든 말라뮤트 무리에게 역관광 당하고 도망친다.
- 펭귄과 남극을 배경으로로 한 애니메이션에서도 펭귄들을 습격하는 악역으로 공포스럽게 등장한다.
[1] 사실 진짜 물개와는 무관하다.[2] 하지만 공격성이 적은 해양 포유류라고 해도 항상 안전하지는 않다. 순해 보이는 돌고래도 사람을 해친 일이 있다.[3] 링크된 영상들은 모두 뉴질랜드이다. 아마 오세아니아 중, 남극과 가장 가까운 곳이 뉴질랜드이다보니 더 자주 나타나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