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록위마

 

1. 개요
2. 유래
3. 이야깃거리
4. 기타


1. 개요


'''고사성어'''
''''''
'''鹿'''
''''''
''''''
손가락 '''지'''
사슴 '''록'''
할 '''위'''
말 '''마'''
"사기" 중 "진시황본기"에서 유래한 고사성어.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한다는 뜻으로 얼토당토않은 것을 우겨서 남을 속이려 할 때 쓰는 말이며, 윗사람을 속이고 권세를 휘두르는 자들을 비판할 때 쓰기도 한다.

2. 유래


시황제 사후, 간신 조고는 승상 이사와 짜고 진시황의 어리석은 아들 호해를 옹립하고자 장남인 부소, 명장인 몽염에게 자결을 명하는 시황제의 유서를 만들어 둘을 제거한 뒤 그를 황제에 옹립시킨다. 그리고는 자신과 결탁했던 승상 이사를 비롯한 자신에게 걸림돌이 될 것 같은 조정 중신들을 호해를 꼬드겨 하나하나 죽이고 승상의 자리에 오르는데,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자신이 황제가 될 속셈을 품고 조정 신료들이 자신을 따를지 살피기 위해 어느날 사슴을 가져와 호해 앞에 바치면서 을 바친다고 말했다.
영문을 몰랐던 호해는 웃으면서 "승상이 잘못 아시는구려, 사슴더러 말이라 한단 말이오?"라고 어이없어 했으나 조고는 이 과정에서 뒤돌아 조정 신료들의 반응을 살폈다. 사실 이게 말이 안되는 건 그도 알고 있었으나, 자신의 주장에 토를 달며 걸림돌이 될 거 같은 신료들을 파악하기 위해 일부러 이런 상황을 만든 것이었다. 그리고 그가 생각했던 대로 신료들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뉘었는데, 말이라고 하는 그의 말을 수긍하는 신료들, 말이 아니라 사슴이라고 말하는 신료들, 아예 확답을 피하고 침묵했던 부류였다.
그리고 조고는 사슴이라 말한 신료들을 하나하나 기억해 두었다가 나중에 그들에게 오만 죄를 뒤집어 씌워 숙청 겸 본보기로 삼았다. 그렇게 피바람이 한바탕 몰아친 뒤 중신들 중 조고의 말에 토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조고는 호해 황제를 죽게 만든 뒤 직접 황제에 올랐으나 때마침 일어난 지진에 겁먹고 (과거 자결을 시켰던) 부소의 아들 자영을 후계자로 임명하나, 그가 이유 불명으로 양위를 거부하자 몸소 집에 찾아갔다가 자영의 부하 한담에게 암살당하고 만다.

3. 이야깃거리


일본에서 바보를 뜻하는 말인 바카(馬鹿)가 여기에서 유래되었다고 생각되기도 하지만 사실무근이다. 진상은 문서 참조.
이 고사는 명백한 악용이긴 하지만 의외로 한비자에 나오는 한 대목을 제대로 실천한 것이다. 내저설 상편에 이런 부분이 있으니... 한비자와 시황제의 관계를 생각하면 묘한 일이다. 다만 이 부분의 저술 시기가 진나라 때보다 이후일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두어야 한다.

마음에도 없는 엉뚱한 말을 하거나, 엉뚱한 짓을 하여 의심스러운 것을 캐어보면 간신들의 실정을 파악할 수 있다. 그래서 양산은 규수를 속여 군주가 자기를 의심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고, 요치는 자기 심복을 진나라로 보내어 군주가 자기를 미워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고, 제나라 사람은 반란을 일으키고자 하여 일부러 자기가 사랑하는 자를 쫓아내어 군주의 동정을 탐지했으며, 자지는 백마가 밖으로 도망쳤다는 말을 하여 신하의 성실성을 알아냈으며, 자산은 소중한 자를 따로 분리시켜 놓고 쌍방의 속셈을 탐지했으며, 사공은 어떤 자에게 검문소를 통과하게 시키고 뇌물 수수를 적발했다.

이 일이 임팩트가 컸는지 이후로 꽤 많은 창작물에서 재탕되어 나온다. 주로 절대권력을 지닌 사람이 시전하고, 청렴하고 결백한 사람이 반대하다가 죽임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이 시전해서 간신과 충신을 가리는 에피소드로 차용되는 경우도 있다.
한편으로 이 고사는 전국시대 말기에 유행했던 명가와 관련이 있다는 주장도 있다. 조고가 명가의 대표적인 변설가인 공손룡의 백마비마론(白馬非馬論), 즉 '백마는 말이 아니다'와 같은 유명한 궤변을 응용하여 정치적으로 활용했다는 것.

4. 기타


소설 1984에서는 지배체제인 영사(Ingsoc)가 모든 구성원에게 이 고사의 예를 적용하여 당이 정해준 대로 현실을 인지하도록 하는 세뇌를 시킨다. 이런 세뇌를 나타내는 신어 단어 Blackwhite는 영사가 검은 것을 희다고 정한 순간부터 희다고 인지하고 검었다는 사실을 잊어버리는 사고방식을 나타낸다.
1997년 솔로로 데뷔한 가수 황선영의 곡이 항목 1에서 따왔다. 기사, 아카이브 작사와 작곡은 직접했다. 솔로 1집 숨겨진 이야기에 실려있다. 가사
중국 드라마 초한전기에서는 위의 일화를 약간 각색하여, 조고가 호해에게 권력을 제대로 사용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겠다면서 대신들을 불러놓고 시연을 한다. 이후 호해가 왜 사슴을 놓고 말이라 부르게 했는지 연유를 묻자, 무릇 황제는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하여도 만민이 군말없이 납득해야 하는 자리라는 답변으로 호해를 감탄시킨다.
2014년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