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스트 리그
영어 : Chest rig
러시아어 : лифчик[1]
1. 개요
가슴부위에 걸쳐 입는 탄약과 수류탄 등을 넣도록 설계된 탄입대. 어꺠에 걸쳐 입는 의상에 가까운 조끼(Vest)와는 달리 가슴 부위에 두르는 식이다. 경무장이 가능하면서 간편히 탄을 수납하고 꺼내 쓸 수 있는 편리함 덕에 널리 쓰이는 군장 형태이다.
현대의 체스트 리그 중 가장 유명하고 많이 쓰이는 것은 인민해방군의 56식 체스트리그이다.[2]
http://kookbang.dema.mil.kr/newsWeb/20121203/1/BBSMSTR_000000010246/view.do
체스트 리그는 많은 나라에 영향을 끼쳤다. 전술조끼라는 개념 자체가 체스트 리그의 영향을 받았다. 허리 탄띠에 탄입대를 결속하는 방식이 아닌, 무게중심을 좀 더 위로 배분해 상반신에 직접 착용하는 조끼 형태의 기원 중 하나가 미국이 베트남에서 겪은 체스트 리그이다.
미국의 전술조끼인 IIFS(Individual Integrated Fighting System) 베스트는 1980년대 끝 무렵에 등장했다. 비슷한 시기에 소련군도 체스트 리그 개념을 받아들여 자국 실정에 맞게 변형한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이것 역시 중국 영향이다. 1979년부터 아프가니스탄에서 싸운 소련군은 현지의 무자헤딘 반군이 대량으로 사용하던 중국제 체스트 리그(미국의 자금 지원으로 중국제 무기와 장비가 대량으로 현지에 조달됨)를 높게 평가했고, 곧 소련의 독자적인 버전으로 발전시켜 생산하기 시작했다.
소련, 그리고 그 뒤를 이은 현재의 러시아군이 사용하는 체스트리그는 중국제를 베이스로 하기는 했으나 디자인과 기능성 면에서는 더 개량된 면모를 보여준다.
미국은 전술조끼 개념을 발전시켰으나 체스트 리그 개념 역시 버리지 않았다. 90년대 후반 미 육군 레인저 부대를 위한 ‘레인저 랙’이라는 미국식 체스트 리그가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것이 발전을 거듭하면서 MOLLE(Modular Lightweight Load Carrying Equipment) 시스템용의 PALS(Pouch Attachment Ladder system) 어댑터를 받아들여 현재도 사용되고 있다.
랙, 즉 RACK은 레인저 돌격 휴대 키트(Ranger Assault Carry Kit)의 약자로, 체스트 리그 개념에서 발전된 일종의 약식 전술조끼다. 처음에는 중국의 체스트 리그에 가까운 느낌의 디자인이었으나 점점 발전되면서 현재는 일반 전술조끼에 비해 면적이 좁고 더 가슴에 가깝게 장착되는 형태의 것으로 발전했다.RACK은 꽤 오랜 시기에 걸쳐 나온 만큼 몇 가지 변형이 있었다. 그 중 현재 흔히 보이는 RACK 장비는 고정된 탄입대를 장착하지 않은 패널 형태로, PALS 어댑터를 이용해 각종 장비를 표면에 직접 부착하는 것은 MOLLE용의 전술조끼와 마찬가지다. 하지만 면적이 훨씬 좁은 것이 일반적이며, 또 패널 자체도 앞쪽에 탄창을 직접 수납할 수 있는 주머니가 달려 있어 장착된 탄입대 외의 추가 탄창 운반이 가능하다.
국군 FLC형 전투조끼에서 허리끈 및 우의낭을 이용하면 제법 그럴듯한 급조 체스트 리그를 만들 수 있다. 허리끈 및 우의낭 장착용 몰리 패딩을 그대로 빼낸 다음, 패딩에서 우의낭을 떼고 전술조끼 가슴에 달았던 탄창 파우치 및 수류탄 파우치를 달아주고 목끈만 재주껏 추가해주면 끝이다. 매우 가볍고 들어갈 건 들어가지만 군기교육대 끌려가는 건 책임 못 진다.
2. 형태
이미 총기를 전장에 투입하기 시작하던 시대나 그 이전부터 흡사한 형태의 군장은 이미 사용중이었다. 전통적인 탄포(Bandolier)에 어깨끈을 추가한 간단한 방식에서 지금처럼 진화하게 되었다.
[image]
왼쪽 상단 및 하단의 체스트리그가 바로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중국제 56식이며, 오른쪽 상단은 수납공간이 4개로 늘어난 개량형 81식, 오른쪽 하단의 체스트리그는 소련에서 자체 개발 및 개량한 리프치크 1식이다. 소련의 리프치크는 조명탄용 파우치가 추가되고 탄입대의 공간이 2배로 증가한 특징을 가진다.
[image]
RD-54(소련 공수부대용 배낭 및 군장체계)의 군장 사용이 매우 불편하자 야전에서 개조한 버전.
리프치크 2식 리뷰. 1식과 같이 최대 6개의 탄창을 넣을 수 있고, 파우치를 여는 단추가 기존 소련군 탄입대와 같은 가죽끈에 단추를 끼우는 식으로 바뀌었고, 어깨끈이 보강되었으며 수류탄 파우치의 위치가 이동했다. 또한 하단에 추가적으로 GP-25용 유탄 파우치를 장착할 수 있게 끈이 달려있다.[3]
매우 단순하면서도 튼튼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 질긴 캔버스 천과 단추 등으로 이루어진 간단한 구조로 원조격인 중국제의 경우는 심지어 버클조차 없어 등 뒤에서 끈을 직접 묶는 형태로 착용한다. 그야말로 탄포를 착용하던 방식에서 어깨끈만 추가한 것이기에 그렇다. 탄창 및 수류탄, 총기손질도구 등을 넣는 주머니들이 가슴 부위에 몰려있는 형태를 갖추었다.
[image]
[image]
2010년경 미국 육군은 TAP, 미국 해병대는 동일 디자인에 코요테브라운 색상의 USMC 하네스를 사용한다. 공산권의 체스트 리그와는 계보가 다르다.
[image]
미국 해군 네이비 씰이 사용하는 London Bridge Trading사의 LBT-1961G 하네스.
3. 장점 및 단점
3.1. 장점
- 천, 나무 등으로 간단히 제작 가능한 대량생산 용이성
- 그에 따라 매우 저렴한 가격. 싸게 많은 사람에게 무장시키기 효과적.
- 탄띠와 함께 사용할 시 가용 무장량 증대.
- 강철제 탄창으로 가슴을 가리는 구조라 약간이나마 기대할 수 있는 방탄 효과. 물론 화약을 가슴에 잔뜩 안은 모양새이므로 위험하다.
- 가슴 근처에서 장비를 뽑아들 수 있기 때문에, 빠르고 쉽게 탄창, 무전기, 응급처치킷 등을 만질 수 있다. 총기를 몸 앞으로 접고 재장전하거나 무전기 채널 변경, PTT 조작을 쉽게 할 수 있다.
- 본격적인 방탄복보다 가볍고, 여차하면 기존 군장 위에 추가로 두를 수 있다.
- 방탄복에 최소한의 즉응장비만 두른 플레이트 캐리어와 유사하게 세팅할 수 있다. 헷갈릴 일 없이 체스트 리그와 플레이트 캐리어 세팅 사이를 왔다갔다하며 쉽게 적응할 수 있다
- 용도에 맞는 체스트리그 셋업을 미리 한 다음 두르기만 하면 방탄복이나 플레이트 캐리어에 해 둔 장비 세팅을 따로 바꿀 필요가 없다.
3.2. 단점
- 싸고 단순하기 때문에 테러리스트, 총기난사 범죄자 등도 쉽게 구매하거나 급조해 악용할 수 있다. 에어소프트용 레플리카나 염가에 팔리는 중고품도 단기간 탄창 수납 정도는 할 수 있다.
- 전방으로 쏠리는 무게 중심. 허리와 골반으로 무게가 분산되지 않아 상체가 피로해진다. 그래서 현대 서구식 체스트리그는 최소한의 즉응탄창과 무전기 정도만 꽂은 미니멀 셋업으로 쓰이며, 체스트 리그에 이것저것 달 상황이면 그냥 주머니를 많이 달아 수납공간을 늘린 플레이트 캐리어를 착용한다.
- 범용성 부족. 탄띠식 군장은 전투조끼나 방탄복과 조합하는 워벨트 방식으로 명맥이 이어지만, 공산권 원조 체스트리그는 다른 장구류와 같이 사용하기 힘들다. 정 다른것을 쓰고 싶으면 수통가방(이건 19식 이전의 중국군도 마찬가지다)과 탄창가방, 방독면가방을 어깨에 둘러매고 사용하는 북한군마냥 다른 장구류가방들을 크로스백처럼 매야 한다. 국군 방독면 휴대법 중 옆으로 메어와 같다. 서구식 체스트리그는 가슴에 착용하고 허리에 워벨트를 차서 복합운용하거나, 모듈식 방탄복에 똑딱이로 결합하거나, 방탄복이나 건벨트보다도 최소한의 셋업 전용으로 쓰인다. 러시아에서는 현대에도 방탄복 위에 체스트리그를 착용하는 셋업을 고집하지만, 모든 부대가 그러는 것도 아니고 특수부대는 진즉 플레이트 캐리어로 옮겨갔다.
- 포복 시 전고상승. 가슴 앞에 짐이 있으니까 몸이 땅에 밀착되기가 힘들고, 사격 자세를 잡기가 불편하다. 이는 탄창이 들어가는 플레이트 캐리어도 마찬가지지만, 체스트 리그만 있으면 방탄이 안 된다!
- 방탄복 위에 추가로 두르면 불편할 수 있다.
군이 아닌 경찰, 구조대원, 민간인 액션슈터 등이 사용하기도 한다. 총기가 없을 시 탄창 대신 무전기나 응급처치도구 등을 챙길 수도 있고, 총기와 함께 운용하더라도 플레이트 캐리어와 비슷한 감각으로 운용하되, 훨씬 가볍게 무전기와 탄창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군용 체스트 리그와는 거리가 조금 있지만, 가슴에 두르는 클러치 같은 느낌으로 스트릿 패션 아이템으로 변형된 체스트 리그도 있다. 밀리터리 룩의 영향을 가까이 받는 테크웨어 패션 소품이다.
4. 사용사례
의외로 원조격인 인민해방군 보다는 다른 나라의 사용례가 더 무궁무진하게 많다.
4.1. 베트남
[image]
베트남 전쟁 당시 북베트남군과 베트콩이 중국제 56식 소총과 함께 체스트 리그를 널리 사용했다.
4.2. 아프가니스탄
[image]
[image]
그 외에도 소련-아프가니스탄 전쟁 당시 미국이 중국에서 사다가 원조해준 무자헤딘과 그 적인 소련군이 역시 널리 사용했으며, 소련군의 경우에는 무자헤딘의 체스트리그를 노획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아예 보급 탄입대(RD-54 군장의 탄입대 or 보병용 탄입대)를 멜빵끈 등으로 개조하여 야전 생산 체스트리그를 만들어 싸우기도 했다. 그만큼 소련군의 체스트리그 사랑은 각별했다.
[image]
체스트리그를 착용하고 전투를 준비하는 스페츠나츠.
4.3. 북한
[image]
북한군은 의외로 체스트 리그를 쓰지 않다가 2017년경부터 북한군 보병/포병부대에 체스트 리그 보급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탄입대 덮개 단추가 땅콩모양 나무단추인 점은 1960년대 중국제와 동일하나 주머니 배열과 어깨끈은 소련군 리프치크 2식과 동일하여 북한 자체 제식으로 보인다.
5. 관련 문서
[1] 브래지어라는 의미.[2] Chicom(Chinese communist)이라고도 불린다.[3] 이 동영상 2분 18초-2분 20초 지점에서 '짝퉁 리프치크 2식'의 예시로 나온, 주머니 배열은 오리지널 리프치크 2식과 같은데 단추가 중국식 나무단추인 체스트리그는 아래 북한군 사진에서 나온 북한군 체스트리그일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