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는 사람 인형

 

'''The Adventure of the Dancing Men'''
1. 개요
2. 등장인물
2.1. 레귤러 캐릭터
2.2. 본편 등장 인물
3. 줄거리
3.1. 사건의 진상
3.1.1. 암호 해독
4. 결말
5. 여담


1. 개요


춤추는 사람은 단편집 《셜록 홈즈의 귀환》에 실린 단편 소설로 1903년 12월 <콜리어스 위클리>와 <스트랜드 매거진>에 발표된 에피소드다. 셜록 홈즈 시리즈 중 가장 유명한 에피소드 중 하나이다. 그러나 에드거 앨런 포의 단편 황금벌레를 거의 베끼다시피해서 독창성 면에서는 절대 높이 쳐줄 수 없는 단편이다.
한국 내 판본에 따라 제목이 《춤추는 인형》, 《춤추는 사람 인형》, 《춤추는 인형의 암호》 등으로 번안될 때도 있다. 위키백과에서는 본 작품의 문서명을 《춤추는 사람》으로 채택하였다.[1]

2. 등장인물



2.1. 레귤러 캐릭터



2.2. 본편 등장 인물


  • 힐튼 큐빗
이 사건의 의뢰인으로 노퍽 주에 위치한 라이딩 소프 영주관의 영주이다. 1년 전[2] 미국에서 온 여성 엘시 패트릭에게 반해 청혼했고 결혼에 골인했다. 그러나 결혼하고 1년이 지난 어느 날부터 갑자기 집안 곳곳에 의문스러운 낙서가 발견된다. 힐튼 본인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었으나 아내 엘시는 이 낙서들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이 낙서가 집안 곳곳에 나타난 이후로 시름시름 앓고 있다. 그 때문에 이 사건 해결을 위해 홈즈에게 의뢰했다.
  • 엘시 큐빗
의뢰인 힐튼 큐빗의 아내로 결혼 전 이름은 엘시 패트릭(Elsie Patrick)이다. 미국인이나 영국으로 이민을 왔다. 힐튼이 첫 눈에 반해 청혼하여 그와 결혼하였다. 그러나 왠지 모를 어두운 과거를 갖고 있는 듯하며 남편에게 자신의 과거에 대해 묻지 말아주길 부탁하기도 했다. 그리고 집안 곳곳에서 의문스러운 낙서가 발견되자 시름시름 앓게 된다.
  • 에이브 슬레이니
미국 시카고 출신의 악명높은 갱단의 단원으로 엘시 큐빗과 약혼한 사이였으나 이 남자의 악행에 질린 엘시가 결국 영국으로 도망쳤다. 이 사실을 알아차린 그는 영국으로 건너와 끈질기게 엘시의 뒤를 쫓으며 괴롭힌다.
  • 마틴 경감
노퍽 주의 경찰로 라이딩 소프 영주관에서 발생한 살인사건 조사를 위해 출동한 인물이다. 홈즈와의 합동 수사를 영광이라 생각하다가 나중엔 받아적기에만 열중하는 등 레귤러 경찰에 비하면 꽤 홈즈를 존중하는 편이다.

3. 줄거리


어느 날 왓슨이 홈즈의 하숙집에 놀러왔다. 홈즈는 왓슨에게 종이 한 장을 보여준다. 마치 상형문자 같기도 혹은 애들 장난 같기도 한 작은 사람들이 그려진 종이였다. 이 종이를 보낸 사람은 노퍽주 라이딩 소프 영주관의 주인 힐튼 큐빗(Hilton Cubitt)이 보낸 것이다. 그는 먼저 홈즈에게 그 그림을 보내고 다음 기차를 타고 런던으로 왔다. 이 그림은 그의 집 안에서 발견된 것인데 힐튼 본인은 애들 장난으로 생각했지만 아내가 이 그림을 보고 너무나 무서워할 뿐 아니라 점점 쇠약해지고 있어서 그 의문을 풀기 위해 홈즈에게 의뢰한 것이다. 힐튼 큐빗이 처음 보내온 그림은 아래와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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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찾아온 힐튼 큐빗은 1년 전에 아내 엘시 패트릭을 만났고 첫 눈에 반해 결혼했다고 한다. 그런데 엘시는 결혼 전에 자신이 미국에 있을 때 질 나쁜 사람이랑 어울렸던 적이 있었다는 사실을 고백하며 자신의 과거에 대해 묻지 말아주길 간절히 부탁했다고 한다. 힐튼은 그런 엘시의 말이 조금 이상하게 느껴지긴 했지만 과거에 대해 묻지 않기로 하고 결혼했다. 그렇게 행복하게 살고 있었는데 한 달 전 6월 말에 미국에서 편지 1통이 배달되었다. 엘시는 그 편지를 읽고 낯빛이 굳어지더니 금세 벽난로 안으로 던져 불태워버렸다. 그리고 1주일 전 집 유리창에 분필로 힐튼이 보내온 그림과 같은 이상한 그림이 그려져 있는 게 발견되었다.
힐튼은 동네 애들 장난으로 생각하고 하인을 시켜 닦아버리게 했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엘시에게 말했는데 뜻밖에도 엘시는 사색이 되며 '앞으로 그런 그림이 보이면 지우지 말고 꼭 자신에게 보여달라'고 남편에게 부탁했다. 그리고 어젯밤에 정원의 해시계 위에 힐튼이 보내온 이 그림이 발견되었는데 엘시에게 이걸 보여주자 그대로 졸도해버리고 말았다. 이 그림을 본 홈즈는 겉보기엔 애들 장난 같아 보이겠지만 엘시가 졸도한 것으로 볼 때 이것은 단순한 장난이 아니라 엘시와 이 그림을 그린 사람 둘만이 알아볼 수 있는 암호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하지만 정보가 없는 상황에서 이걸 풀 수는 없었기에 만약 다음 번에도 이런 비슷한 그림이 발견될 경우엔 반드시 본을 떠서 가지고 와줄 것을 당부했다.
그렇게 2주의 시간이 흘렀다. 힐튼 큐빗이 다시 홈즈의 하숙집을 찾았다. 힐튼 큐빗은 홈즈에게 아내가 날로 쇠약해 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며 2주 사이에 집 안에서 지난 번 그림과 비슷한 3건의 그림이 발견되었고 또 이 그림을 그린 자를 자신이 어렴풋하게 보았다고 했다. 우선 첫 번째 그림은 큐빗이 홈즈를 만나고 난 바로 그 다음 날에 발견되었는데 도구 창고의 검은 나무 문에 분필로 그려져 있었는데 그 그림은 바로 이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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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이튿날에 또 의문스러운 그림이 추가로 발견되었다. 이 때 발견된 그림은 바로 이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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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4번이나 이상한 그림이 발견되자 더 이상 참지 못한 힐튼 큐빗은 마침내 자신이 직접 놈을 잡기로 결심하고 한밤 중에 권총을 들고 놈을 기다렸다. 그런데 아내 엘시가 자신을 극구 뜯어말렸고 힐튼과 엘시가 옥신각신하는 사이에 괴한이 침입했다 사라지는 모습이 보였다. 힐튼은 재빨리 그 괴한의 뒤를 쫓았지만 따라잡지 못했고 그만 놓쳐버렸다. 그리고 그 괴한이 있던 자리에 또 의문의 그림이 발견되었다. 그 그림은 이전보다는 조금 짧았는데 바로 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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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자꾸 의문스러운 그림이 집 안에서 발견되고 또 그 그림이 나타날 때마다 아내 엘시는 자꾸 시름시름 앓고 있고 그래서 힐튼은 아내에게 도대체 저 그림이 뭔 의미인지, 도대체 결혼하기 전에 뭔 일이 있었는지를 말해달라고 했지만 아내 엘시는 고집을 부리며 절대 말해주지 않았다.[3] 홈즈는 힐튼 큐빗에게 언제 노퍽으로 돌아갈 것이냐고 묻자 힐튼은 아내 엘시의 몸 상태가 많이 안 좋아서 오늘 바로 가봐야 한다고 대답했다. 그렇게 힐튼은 떠났고 홈즈는 힐튼이 가지고 온 그 4개의 의문스러운 그림을 붙잡고 밤새도록 연구를 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의문이 풀렸는지 갑자기 어딘가로 전보를 보냈다.
그런데 그 전보의 회신이 오기 전에 노퍽에서 편지가 날아왔다. 그 편지는 바로 힐튼 큐빗이 보낸 것이었다. 편지 속 내용은 역시나 그 그림이었다. 그 그림은 그 날 아침 해시계 위에 있었다고 한다. 그 그림을 살펴본 홈즈의 낯빛이 굳어지더니 왓슨에게 지금 당장 노퍽으로 가야 한다며 노스 월셤 행 기차 시간을 알아봐달라고 했다. 하지만 이미 막차가 다 발차하고 난 뒤여서 내일 첫 차로 갈 수밖에 없었다. 마지막으로 온 그림은 바로 이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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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홈즈에게 전보의 회신이 왔다. 회신을 받은 홈즈는 득의만면한 미소를 지었다. 다음 날 아침, 홈즈와 왓슨은 급히 첫 차로 노스 월셤에 닿았다. 그러나 노스 월셤에 도착한 홈즈와 왓슨은 그 곳 역장에게서 충격적인 소식을 듣는다. 라이딩 소프 영주관의 부인 엘시 큐빗이 남편 힐튼 큐빗을 살해하고 자살을 기도했다는 것이다! 범행은 오늘 새벽 3시에 발생했는데 서재에서 2발의 총소리가 들림과 동시에 화약 냄새가 나는 걸 느낀 하녀들이 급히 서재로 가봤다고 한다. 가보니 힐튼 큐빗은 이미 심장에 총을 맞아 즉사한 상태였고 옆에 엘시 큐빗이 머리에 총을 맞은 채 기절해 있었다고 한다. 흉기로 쓰인 것으로 보인 권총은 힐튼과 엘시의 정가운데에 있었다고 한다.
홈즈와 왓슨이 라이딩 소프 영주관에 가보니 현지 경찰인 마틴 경감이 출동해 있었다. 마틴 경감은 홈즈에게 범행이 일어난 시각은 오늘 새벽 3시였고 접수를 받자마자 바로 출동했는데 런던에 있던 홈즈가 어떻게 자신들과 동시에 도착할 수 있었는지 궁금해 했다. 홈즈는 이미 사건이 일어날 것이란 예감을 강하게 받았다고 대답했고 하녀들에게 발견 당시 상황을 물었다. 현지 경찰들은 힐튼 큐빗을 살해한 범인을 아내 엘시 큐빗으로 단정하고 있었다. 특히 힐튼이 소지하고 있던 권총은 6연발 권총이었는데 남은 총알은 4발이었고 힐튼의 심장에서 1발 그리고 엘시의 머리에서 1발이 발견되었으니 숫자도 딱 맞았다. 그래서 부부 싸움을 하던 끝에 엘시 큐빗이 권총으로 남편을 사살했고 죄책감을 이기지 못한 나머지 자신도 자살을 기도했으나 미수에 그쳤다는 것이 경찰 측의 추리였다.

3.1. 사건의 진상



하지만 홈즈는 이미 사건 발생 전 힐튼 큐빗에게서 받은 암호문들을 통해 경찰의 추리가 엉터리란 걸 알고 있었고 또 하녀들의 증언에서 뭔가 의문점을 발견했다. 경찰 측의 추리를 듣던 홈즈는 창틀에 명중한 제 3의 탄환을 보여주었다. 분명히 힐튼이 소지하고 있던 권총은 6연발이었고 총알은 4발이 남은 상태였다. 그리고 격발된 2발의 총알은 각각 힐튼의 심장과 엘시의 머리에 박혀 있으므로 경찰 측의 설명대로라면 이 총알은 도무지 설명이 안 되는 것이었다. 이것은 곧 힐튼 큐빗과 엘시 큐빗 이외에 제 3자가 현장에 있었음을 말해주는 증거인 셈이다.
그리고 하녀들의 증언에 따르면 화약 냄새가 온 집안에 퍼졌다고 했는데 이것은 사건 당시에 창문이 잠시 열려 있었다는 걸 뜻하는 것이다. 창문이 꼭꼭 닫힌 상태였다면 그렇게 단시간에 화약 냄새가 퍼질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랫동안 열려 있지는 않았는데 그 이유는 방 안 촛불이 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열려 있었다면 바람 때문에 촛불이 꺼졌을 테니까. 그리고 홈즈는 하녀들에게서 첫 번째 총소리가 두 번째 총소리보다 더 크지 않았느냐는 질문을 했고 하녀들에게서 그랬던 것 같다는 답을 들었다. 그리고 홈즈는 창밖에서 의문의 탄피 하나를 발견했다.
결국, 이 날 새벽 3시에 라이딩 소프 영주관 살인사건 현장엔 제 3의 인물이 있었던 것이 명백하게 드러났다. 제 3의 인물은 창 밖에서, 그리고 힐튼 큐빗은 방 안에서 서로 마주보고 있었고 둘이 동시에 격발을 했으며 그 과정에서 힐튼이 쏜 총알은 창틀에 맞았고 제 3의 인물이 쏜 총알은 힐튼 큐빗의 심장에 명중했고 결국 힐튼이 즉사했다. 그리고 두 번째 총성은 남편이 즉사한 것에 충격을 받은 엘시 큐빗이 자살하려고 자신의 머리에 총을 대고 쏜 것이었다. 그래서 1탄의 소리가 2탄보다 더 컸던 것이다. 1탄은 힐튼 큐빗과 제 3의 인물이 동시에 격발했기 때문이고 2탄은 엘시 큐빗 혼자 총을 쏜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이 사건의 범인은 그 제 3의 인물인 것이다. 홈즈는 제 3의 인물이 머물고 있는 곳을 알고 있다며 혹시 부근에 '엘리지'란 이름의 여관이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나 그런 여관은 없었다. 대신 여기서 조금 떨어진 곳에 엘리지란 이름의 농장이 있다고 이 집에서 일하는 꼬마가 일러주었다. 홈즈는 그 아이에게 엘리지 농장으로 가서 에이브 슬레이니란 인물에게 이 편지를 전해줄 것을 부탁했다.

3.1.1. 암호 해독


심부름하는 아이가 에이브 슬레이니란 인물을 데리러 오기 전에 홈즈는 왓슨과 마틴 경감에게 이 암호에 대해서 들려주었다. 처음 홈즈가 이 그림을 받았을 때엔 첫 번째 편지의 네 번째 그림이 알파벳 'E'를 뜻한다는 것 외에는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고 한다. 실제 영어에서 'E'라는 글자는 매우 많이 쓰이는 글자이고 이 암호문 속에서도 가장 많이 쓰인 글자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똑같은 그림인데도 불구하고 어떤 그림은 깃발이 있었고 또 어떤 그림은 깃발이 없었다. 홈즈는 깃발이 곧 띄어쓰기를 의미한다는 걸 알아차렸다. 즉, 깃발이 한 단어가 끝나는 걸 구분해주는 표시인 것이다. 하지만 이것만 가지고는 해독할 방법이 없었기에 자료가 좀 더 필요했다. 그러던 중에 힐튼 큐빗이 3개의 암호문을 더 가지고 왔다. 이 중 홈즈의 눈에 들어온 것이 바로 이 암호였다. 일단 아는 대로 풀어보면 이렇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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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 ○ e ○
이런 형태에 해당하는 단어는 'lever(지렛대)', 'sever(~을 끊다)', 'never(절대 안 돼)'가 있다.[4] 편지에 대한 답신이라면 셋 중 가장 자연스러운 뜻은 거절을 뜻하는 'Never'이다. 즉, 이 그림은 범인이 그린 것이 아니라 범인의 메시지를 보고 엘시 큐빗이 답신으로 남긴 그림이었던 셈이다. 그러므로 위 그림의 해답은 이렇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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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ver(절대 안 돼)
홈즈는 그렇게 N, V, R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 편지가 엘시에게 보내는 것이라면 엘시의 이름이 나올 법하다. 그런데 마침 홈즈의 눈에 들어온 그림이 바로 이 그림이었다. 아는 글자대로 써 보면 이렇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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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e e ○ ○ ○ e
즉, 첫 번째 단어는 E로 끝나는 단어이고 두 번째 단어는 첫 글자와 끝 글자가 E였다. 이로 볼 때 두 번째 단어가 바로 부인의 이름인 엘시이고 양 끝의 E 사이에 있는 글자는 각각 L, S, I를 뜻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E로 끝나는 첫 번째 단어는 문맥으로 볼 때 'come(오다)'이 가장 자연스럽다. 즉, 앞의 3글자는 각각 C, O, M을 뜻하게 된다. 그러므로 위 그림을 풀이하면 이렇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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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e Elsie((나에게) 와 줘, 엘시)
이제 많은 글자를 알게 되었으므로 홈즈는 다시 첫 번째로 받은 그림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모르는 글자를 빈 칸으로 표시하고 아는 글자만 먼저 대입하면 이렇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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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 ○ERE ○○E SL○NE○
첫 번째 빈칸은 문맥으로 볼 때 be동사가 들어가야 할 자리이므로 A가 가장 적합해 보였다. 그래서 그 자리에 A를 대입해 보면 이제 'AM ○ERE A○E SLANE○'란 문장이 된다. 두 번째 빈 칸은 H를 집어넣으면 쉽게 풀린다. 그럼 다시 'AM HERE A○E SLANE○'가 된다. 그럼 마지막 두 단어는 결국 사람 이름을 뜻하는 것이 되는데 A와 E가 들어가는 세 글자 이름은 에이브러햄의 미국식 애칭인 에이브가 있다. 그리고 마지막 빈칸은 슬레이니란 성씨 철자와 똑같다. 그리하여 홈즈는 A, H, B, Y를 알게 되었다. 그럼 이제 첫 번째 그림의 의미는 이렇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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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 Here Abe Slaney(나 여기 있어, 에이브 슬레이니)
그리고 뒤이어 두 번째로 받은 그림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역시 모르는 글자는 빈 칸으로 처리하고 보면 이렇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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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ELRI○ES
이 편지가 온 뒤에 엘시를 호출하는 편지를 보낸 것으로 보아 장소를 뜻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첫 번째 빈 칸의 글자는 T이고 두 번째 빈 칸은 G를 넣으면 자연스럽게 'At Elriges' 즉, "엘리지에 있다."는 문장이 된다. 즉, 위 4개의 그림은 3개는 에이브 슬레이니의 호소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그에 대한 엘시 큐빗의 대답으로 이루어져 있다. 에이브 슬레이니는 엘시에게 각각 "Am Here Abe Slaney", "At Elriges", "Come Elsie"란 메시지를 보내 자신이 영국에 왔고 현재 엘리지란 곳에 머물고 있으니 엘시가 그곳에 와서 자길 만나주길 바라는 메시지를 보냈고 엘시는 "Never" 즉, 절대 안 된다는 거절의 메시지로 화답한 것이다.
이 같이 문장을 해독한 홈즈는 에이브 슬레이니는 미국인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 이유는 에이브가 에이브러햄을 지칭하는 미국식 애칭이기 때문이다. 사건의 발단이 엘시 큐빗의 고국이었던 미국에서 온 편지에서 비롯된 점과 에이브 슬레이니가 집요하게 엘시 주변을 맴도는 것으로 볼 때 분명 범죄와 깊은 연관이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그래서 뉴욕 경찰서에 있는 지인 윌슨 하그리브에게 에이브 슬레이니에 관한 정보를 전보로 물었는데 그는 시카고에서 가장 위험한 악당이라는 회답이 왔다. 그리고 그 날 저녁에 힐튼 큐빗에게서 마지막 그림을 받았다. 그 마지막 그림은 이렇다. 역시 모르는 글자를 빈 칸으로 처리하고 보면 이렇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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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SIE ○RE○ARE TO MEET THY GO○
이 모르는 글자는 P와 D를 넣으면 자연스럽게 해결이 된다. 그러므로 위 문장의 뜻은 'Elsie prepare to meet thy[5] God(엘시, (천당에서) 하느님 만날 준비나 해라!)'가 된다. 즉, 엘시로부터 거절을 뜻하는 답신을 받은 에이브 슬레이니는 앙심을 품고 협박 편지를 보낸 것이다. 이 편지를 본 홈즈는 급히 노퍽으로 왔지만 결국 최악의 상황을 맞이했다.

4. 결말


마틴 경감은 지금 당장 에이브 슬레이니를 체포해야 한다며 길을 나서려 했지만 홈즈는 자신이 조작된 편지를 보내 이리로 유인했으니 곧 머지 않아 올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후 정말로 에이브 슬레이니가 제 발로 이곳으로 왔고 마틴 경감과 홈즈는 슬레이니를 체포하는데 성공했다. 범인은 당황해하면서도 엘시가 중태라는 것을 알고 기겁하는데 그러다가 "그럼? 이 암호는 대체 누가 쓴 거야?" 라고 궁금해한다. 그리고,"만드는 사람이 있다면 푸는 사람도 있기 마련이지."라는 홈즈의 답변에 "말도 안 돼!"라고 경악한다.
그가 밝힌 범행 동기는 엘시에 대한 집착 때문이었다. 슬레이니는 어릴 적부터 엘시와 알고 지낸 사이였고 그녀와 미국에서 약혼까지 한 사이였다. 슬레이니와 6명의 친구들은 시카고 갱단의 멤버였는데 그 갱단의 두목은 바로 엘시의 부친이었다. 이 암호 그림의 창시자도 바로 그 사람이었다. 그러나 자신의 주변인들이 무슨 일을 하는 사람들인지 알게 된 엘시는 혼자 돈을 모아 모두를 따돌리고 영국으로 떠나버렸다. 슬레이니는 엘시가 자신과 약혼한 사이였기에 당연히 본인과 결혼할 것이라 굳게 믿었다가 속된 말로 뒤통수를 맞은 격이다. 그러나 엘시 입장에서 생각하면 자기 아버지와 약혼자가 알고 보니 악당 범죄자였다는 게 되니[6] 먼저 뒤통수를 맞은 건 오히려 엘시 쪽이라 볼 수도 있다.
슬레이니가 엘시의 뒤를 쫓아 어디 사는지 알아냈을 땐 이미 엘시는 힐튼 큐빗과 결혼한 뒤였다. 에이브 슬레이니는 엘시에게 편지를 보냈지만 답장을 받지 못했고 아무리 편지를 보내도 소용이 없자 그녀가 볼 수 있는 곳에 편지를 남길 요량으로 한 달 전에 영국으로 건너왔다. 영국에 머무는 동안엔 엘리지 농장에 있었다. 그런데 엘시가 자신의 부탁을 거절하는 모습을 보이자 화가 나서 엘시를 협박하기 시작했다. 엘시는 다시 편지를 보내 슬레이니에게 떠나 달라고 부탁하며 이 일이 남편에게 알려지면 견딜 수 없이 괴로울 것이라고 한 뒤 남편이 새벽 3시에 잠자리에 드니까 그 때 1층 창문 앞에서 만나자고 했다.
그래서 약속대로 새벽 3시에 만났는데 엘시는 돈을 가지고 나왔다.[7] 돈을 주면 떠날 것이라 믿었던 것이다. 격분한 슬레이니는 엘시의 팔을 붙잡고 창 밖으로 끌어내려 했는데 그 때 엘시의 남편 힐튼 큐빗이 권총을 들고 방 안으로 뛰어들어왔다. 엘시가 바닥에 쓰러지자 슬레이니와 힐튼 큐빗은 서로 마주보게 되었고 슬레이니는 권총을 움켜잡았다. 슬레이니는 권총으로 겁만 주고 도망치려 했는데 그 때 힐튼 큐빗이 갑자기 격발을 했지만 빗나갔고, 이에 슬레이니도 응사하면서 큐빗이 총에 맞아 죽고 만다. 슬레이니는 그대로 달아나 엘리지 농장에 숨는데 급급하느라, 엘시가 남편의 리볼버로 자살을 시도한 것도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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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e here at once
그렇게 엘리지 농장에 죽치고 있다가 홈즈가 암호로 편지를 보내자 얼씨구나 하고 돌아왔다가 잡힌다. 이 암호의 의미는 "Come here at once.(지금 여기로 와 줘)"라는 뜻이었는데, 슬레이니는 엘시 외에 다른 사람이 암호를 알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기에 곧이곧대로 믿었던 것이다. 그러는 사이 호송차가 도착하자 슬레이니는 한 때 자신의 약혼녀였던 엘시를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보고 싶어했지만, 엘시의 의식이 회복되지 않아 만날 수 없다는 말을 듣자 순순히 호송 마차로 끌려간다.[8] 그리고 노리치의 재판에서 사형이 선고되었으나 항소심에서 힐튼 큐빗이 먼저 격발한 사실이 인정되어 무기징역으로 감형돼 복역 중이다.
그리고 남편의 사망에 충격을 받아 자살을 기도했던 엘시 큐빗은 다행히도 건강을 회복했다.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지도 않고 또 재혼도 하지 않은 채 죽은 남편의 영지에 남아서 가난한 사람들을 돌보고 영지를 관리하며 살고 있다고 한다.

5. 여담


  • 그림이 알파벳을 치환한 것이라고 여기고 하나 하나 세워 가장 많이 나타나는 그림을 영어에서 가장 많이 쓰는 알파벳인 “e”라고 추정하는 풀이방식이 에드거 앨런 포황금벌레에 소개된 방식과 완전히 동일하다. 아무리 포가 사용한 암호가 초보적인 치환 암호라지만 이 정도로 비슷하면 영향을 안받았다고 할 수가 없다. 21세기였다면 필히 표절논란에 휘말렸을 것이다.
  • 홈즈 팬들 사이에선 꽤 평가가 좋은 단편 중 하나. 작품에 나오는 암호문이 비록 단순히 알파벳을 다른 형태로 치환한 것 뿐이고 깃발로 띄어쓰기를 표시해 암호 중에서는 풀기 쉬운 쪽이긴 하나[9][10] 그걸 그냥 '홈즈가 열심히 해석해서 풀었다'는 식으로 언급만 하고 넘어가는 게 아니라 독자에게도 자세히 설명해주고 그 과정이 그럴듯해서 특히 평가가 좋다. 자세한 풀이 과정은 이 링크 참고.
  • 명탐정 코난에서 바스커빌 가의 개[11]와 더불어 홈즈 프리크 살인사건에서 언급되는 작품이다. 이 에피소드에서 코난은 이 문제를 가지고 범인을 잡아냈다. 당시 이들은 셜로키언 퀴즈 대회를 하고 있었는데, 단순히 이 문제를 풀라는 게 아니라 '이 작품에 나온 모든 인형을 쓰시오'라는, 어지간한 셜로키언이라도 혀를 내두를 미친듯한 난이도의 문제가 나왔다. 덕분에 다들 이 문제를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런데 범인은 범행을 저지르느라 문제지 자체를 안봐서 이런 문제가 있는지를 몰랐기에 코난의 유도신문에 덜미를 잡혔다. 참고로 셜로키언이 아닌 핫토리 헤이지는 눈치도 없이 엘러리 퀸 소설을 더 좋아한다고 하다가 코난이나 참가한 셜로키언들의 싸늘한 눈빛에 식겁하고 홈즈도 좋아한다고 해서 겨우 무마했다. 또한 코난이 헤이지에게 정체를 들키는 에피소드이기도 하다.
  • 얼핏 보면 모르지만, 베어링 굴드[12]의 주석판에 의하면 그림이 똑같은데 의미하는 철자가 다른 것이 한 쌍 있다고 한다. 편집 때 잘못되어 생긴 오류라고. 그것이 뭔지는 직접 찾아보자.[13]

  • 이 작품에 등장한 춤추는 사람 암호는 실제 폰트로도 나와 있다(!). 참조
  • 셜록 시즌 4 3화 맨 마지막 부분에 나온다. 메리가 셜록과 존에게 남긴 영상의 목소리가 나오면서 두 사람이 사건들을 해결하는 모습이 휙휙 지나갈 때, 춤추는 사람인형 그림이 보드에 그려져 있고 두 사람이 그것을 살펴보는 장면이 나온다.

[1] 맨 인 블랙, 던전 앤 드래곤 시리즈 등 한국어 표기시 복수형이 생략되는 경우는 매우 흔하다. 이는 한국어 표기에서 체언에 '들'을 붙여 복수 수식을 하는 것이 지양되기 때문이다. 애초에 현대에 와서 's=들'을 남용하는 것은 영어권의 영향이고, 한국어에선 단수형이 복수 표현을 겸한다.[2] 빅토리아 여왕의 재위 60주년에 런던에 왔을 때 만났다고 한다. 빅토리아 여왕이 재위 60주년을 맞은 해는 1897년이었으므로 사건이 일어난 해는 1898년임을 알 수 있다. 당시 우리나라는 대한제국이었고 광무 2년에 해당한다.[3] 큐빗 가문이 유서깊은 지역 유지 집안이라 소문이 잘못 나면 누가 될 수 있다며 말하기를 꺼렸다. 힐튼 딴에는 말하기 쉬운 분위기를 조성해주려고 이것저것 해봤지만 오히려 압박을 받아 입을 다물게 된 듯하다.[4] 2번째와 4번째에 e가 들어가는 다른 단어도 많은데 이 셋으로 줄인 이유는 불명이다. 마지막 글자가 R이라고 뜬금없이 확신하는 것도 의문.[5] your의 고어다.[6] 홈즈는 이에 대해 슬레이니가 어떤 인간이지 안 순간 엘시는 이미 마음을 정리했을 것이라고 평가한다.[7] 현장에 악어가죽으로 만든 여성용 지갑이 있었고 그 안에 50파운드 지폐가 20묶음 있었다. 셜록 홈즈를 개그 버전으로 재구성한 만화 <개그탐정 셜록 홈스>에선 엘시가 에이브 슬레이니에게 단돈 10원짜리 동전 하나 던져주는 것으로 묘사된다.[8] 홈즈 성격상 엘시가 의식을 회복했다고 해도 '부인을 버리고 도망간 주제에 이제와서 걱정하는 척이냐'라며 막았을 가능성이 높다.[9] 더 복잡한 암호는 띄어쓰기도 없거나 눈에 안 띄는 방식으로 넣고 단순히 글자를 치환하는 수준이 아니라 그걸 일정한 규칙으로 뒤섞거나 미리 정한 숫자를 알아아 풀 수 있거나 하는 식이라 훨씬 풀기 어렵다.[10] 사실 암호라는 것을 알기만 하면 비교적 단순한 편이라 풀기는 어렵진 않겠지만 저 춤추는 인형 암호는 애들 장난처럼 낙서해놓은 것처럼 보여서 직관적으로 알아보기 어렵다. 그걸 한눈에 암호라고 알아차린 게 어찌 보면 더 대단하다.[11] TVA 611~613 이누부시성 화염의 마견 시리즈이다.[12] 진정한 셜로키언. 셜로키언들 중에서 가장 유명하다. 홈즈 시리즈의 주석판을 낸 적도 있다.[13] 네 번째 암호문(NEVER)의 V와 다섯 번째 암호문(ELSIE PREPARE TO MEET THY GOD)의 P가 같은 그림. 이는 스트랜드 초판본부터 이어져 내려온 실수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