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뮌

 

1. 중세 서유럽의 자치 조직
2. 공동체
3. 행정구역
4. 영화


1. 중세 서유럽의 자치 조직


프랑스어 : Commune(코뮌)
이탈리아어 : Comune(코무네)
중세 성기(11세기~12세기)부터 나타난 주민들의 자치 공동체. 11세기부터 이탈리아 북부에서부터 발달하기 시작했으며 12세기부터는 독일 북부, 플랑드르, 프랑스 등에도 도시가 발달하며 속속 들어서기 시작한다. 주민들의 자치적 의회를 조직하고 재판관과 집정관을 선출해서 자치적인 행정을 행했다.
이런 중세 자치도시의 발달은 지역별로 다르게 나타났는데, 북이탈리아는 주교구를 중심으로 하는, 도시 하나가 곧 자치적인 국가로 발달하는 형태를 보였다. 자치성이 강한 이탈리아 북부 도시들은 명목상으로는 신성로마제국의 영토였음에도 불구하고 황제의 지배에 저항하는 반항적인 신민들이 되었다. 특히 11세기 이래로 시작된 신롬 황제와 교황의 대립은 주교구를 중심으로 하는 북이탈리아 도시들의 특성 상 매우 뜨거운 떡밥이 되었고, 각 도시들이 구엘프(교황)와 기벨린(황제)으로 당파가 나뉘어 대립하게 만드는 결과를 만들었다. 신롬 황제도 북이탈리아에서 지배권을 안정시키고 싶어했지만, 황제들이 이탈리아로 원정만 나가면 독일 제후들이 반란을 일으키는 등 거의 모든 황제들의 노력에 악재가 겹쳐서 14세기 무렵부터는 황제들도 그냥 이탈리아를 방치하게 된다.
프랑스는 지방별로 자유도시의 유형이 다르게 나타났는데, 특히 북부에 제일 먼저 코뮌 도시(ville de commune)가 나타났다.
이러한 자치조직 코뮌은 고대 로마 시대부터 이어왔던 도시 자치 공동체, 공화제가 명목이 끊기지 않고 발전하게 되는 근간이 되었다.

2. 공동체


파리 코뮌이라고 할 때의 코뮌이다. 조금 옛날 사회과학 서적에서는 '코뮨'이라고도 많이 표기해 놓았다.
민주적, 자율적, 자치적으로 운영하는 정치적 공동체를 의미하며, 공산주의, 사회주의, 아나키즘, 생태주의의 궁극적 목표이다.
근본적으로 직접민주주의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으며, 따라서 현대의 산업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적용이 곤란하다. 물론 코뮌을 추구하는 사람들도 그것을 모르는 것이 아니기에 사회 구조 자체를 뿌리부터 새롭게 정립하려고 한다.
넓은 의미에서 민주주의의 하나이지만 일반적인 대의제, 의회민주주의, 자본주의적 민주주의[1]와는 이론적 궤가 다르다. 인민민주주의에서 말하는 것도 코뮌이지만 코뮌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꼭 인민민주주의의 전통적 이론을 지지하는 것도 아니며 스펙트럼이 다양하다. 대체로 좌파들이 선호하는 개념이지만 우파들 중에서도 이러한 개념을 선호하는 경향들이 없지는 않다. 제도권 이론에서도 경제적으로는 협동조합, 행정적으로는 거버넌스등과 통하는 부분이 있다.
코뮤니즘과 발음이 비슷한 것을 보면 알겠지만, 어원이 같다. 코민테른도 마찬가지.
실제 역사에선 파리 코뮌이 있고, 대체 역사(카이저라이히)에선 프랑스 코뮌이 있다. 2020년 미국의 캐피톨 힐 자치구역도 코뮌으로 간주되기도 한다.

3. 행정구역


프랑스의 행정구역 단위 중 최소 행정단위로 프랑스 혁명때 행정구역 개편으로 설치되었다. 이후로 프랑스의 기본적인 행정구역 단위가 되었는데 근대에 지정된 코뮌 구획이 크게 변하지 않은 덕택에 프랑스 본토에만 3만 6천여개의 코뮌이 존재하며 인구수로 보았을때 보통은 한국의 읍면동 정도에 해당하는 단위이기는 하나 파리나 리옹, 마르세유처럼 인구수가 많은 코뮌이라고 해도, 상위 행정구역으로 승격하는것도 아니기 때문에[2] 한국으로 친다면 어느 행정구역에 놓을지는 애매하다.[3] 그렇지만 사람이 아예 살고있지 않은 코뮌이 아니라면 시장이나 시의원은 뽑을수있고 자치권한도 엄연히 가지고 있다.
대다수 시골지역의 코뮌의 경우에는 인구수가 수백명 이하인 경우가 많아 사실상 한국의 나 마찬가지인 경우가 많고, 아예 사람이 살지 않거나 1명만 살고 있는 코뮌도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과도하게 예산이 낭비되고 인구수의 차이가 너무 심해서 적절한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코뮌을 통폐합하는 식으로 행정구역을 개편하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현재까지도 큰 틀에서 개편은 일어나지 않고는 있다.
행정구역상으로 시(Ville)라는 이름을 가진 행정구역은 파리가 유일하지만, 법적인 명칭이 시가 아니더라도 인구가 어느정도 되는 코뮌은 시라고 부른다.
Insee의 정의에 의하면 인구 2,000명이하 코뮌: 시골(village), 2,000명~5,000명 코뮌: 부락(bourg), 5,000명~20,000명 코뮌: 소도시(petite ville), 20,000명~50,000명 코뮌: 중도시(ville moyenne), 50,000명~200,000명 코뮌: 대도시(grande ville)라고 한다.
룩셈부르크, 앙골라, 베냉, 칠레, 스위스의 행정구역이기도 하며 이탈리아와 몰도바, 루마니아에서는 부르는 방법이 다르지만 꼬뮤네라고 한다. 다만 나라별로 차이가 있어서 스위스, 룩셈부르크, 이탈리아에서는 최하위 행정구역이라는 점과 인구수에 관계없이 코뮌이라는 행정구역으로 묶이는 점은 동일하며 면적 또한 작다는 점에서 프랑스의 코뮌과 동일하다. 하지만 앙골라와 칠레는 코뮌의 규모가 비교적 넓찍한 편이고 베냉은 중간급 행정구역이다.

4. 영화


La Commune (Paris 1871)
피터 왓킨스의 2000년작 재현 다큐멘터리. 피터 왓킨스는 1965년 페이크 다큐 워게임을 만든 감독이다. 제목 그대로 파리 코뮌을 소재로 하는 '''5시간 46분'''짜리 특대형 다큐멘터리다. 영화 스타일이 좀 특이한데, 재현 다큐멘터리가 일반적으로 리인액트 처럼 그대로 고증에 맞게 재현하는 타입이라면, 이 다큐는 1871년에 베르사유 TV 방송국 기자[4]가 코뮌에 참여한 200명 이상의 사람들을 취재하는 스타일로 되어 있다.
코뮌의 참여한 사람들의 심정이나 행동들을 인터뷰를 통해 보여주며 물론 역사적 사건도 진행해야 되기 때문에 영화 후반에 이르면 떼죽음 엔딩을 향해간다. 인터뷰로 끌어가는 스타일상 현시대의 매스미디어 비판으로도 읽기도 한다.
워낙 긴 상영 시간 때문에 광매체 발매는 저조한 편. 그래도 축약본은 DCP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1] 다소 비하해서 부를 때는 '''부르주아 민주주의'''[2] 다만 인구수가 많다는 점은 감안하여 자치구는 설치할수있다.[3] 거주 인구가 1,000명 이상이든 이하든 별도의 명칭 없이 코뮌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1,000명 이상 코뮌의 선거제도는 1,000명 이하 코뮌과 조금 다르다.[4] 물론 TV가 실제로 발명된건 1920년대이고, 프랑스에서 TV방송이 시작된건 1935년의 일(TF1)이다. 이 부분은 그냥 감독의 의도로 넘어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