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의 눈
'''Eye of the Typhoon'''
1. 개요
태풍, 허리케인, 사이클론등 열대성 저기압의 중심부에 나타나는 맑게 갠 '''무풍지대'''를 일컫는 말. 폭풍의 눈이라고 하기도 한다. 자세한 건 열대성 저기압의 구조 문서 참조하면 좋다.
태풍의 눈 지름은 30~50km 정도가 일반적이며, 가끔 100~200km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3] 역사상 가장 작았던 열대성 저기압의 눈은 2005년 허리케인 윌마의 3.7km, 가장 큰 눈은 1960년 태풍 카르멘과 1997년 태풍 위니의 370km이다. 태풍의 눈이 충분히 클 경우 갑자기 맑은 날씨에 새들도 잘 날아다기도 해서 끝난 줄 알고 안도하는 경우도 있지만, 곧 다시 태풍이 몰아쳐온다. 이걸 간과해서 생긴 대표적인 사고가 토야마루 침몰사고이다.
이런 특성을 비유해 주위 환경은 난장판인데 혼자 평화롭고 동떨어진 환경에 있는 경우 태풍의 눈 안에 있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조용하다는 의미에서는 폭풍전야와도 비슷하다. 주변에 큰 영향을 주는 사건의 근본 원인을 말하기도 한다.
태풍의 눈 안쪽의 날씨가 위 사진처럼 완전히 푸른 하늘을 띄며 맑은 경우는 극히 드물며, 대부분 조금이나마나 구름이 끼어 있으며, 구름이 없어도 수증기로 인해 가시거리가 안좋은게 대부분이다.
2. 생성
열대성 저기압의 바탕이 되는 적란운이 모여 회전운동을 하는 초기단계에서는 눈이 아직 생성되지 않는다. 반시계방향(남반구에서는 시계방향)으로 구름이 회전운동을 하며 더 모여들면 소용돌이 중심부에 강한 원심력이 생긴다. 주위에서 불어 들어오는 바람이 지속적으로 중심부로 밀려 들어오면 원심력과 기압경도력이 거의 평형을 이루어 바람이 중심부로 들어 오지 못하는 상태가 된다. 그러면 바람은 안쪽으로 들어오려는 대신, 나선 형태로 소용돌이 중심부를 올라 타는 기류를 만들어 낸다.
열대 해양을 기원으로 하는 대량의 수증기를 포함하는 기류는 소용돌이의 중심을 올라 타면서 기압저하로 인해 온도가 내려가게 되어 적란운을 만든다. 기류가 적란운과 함께 대류권계면에 이르면 기류가 정체되어 고기압부가 되며, 시계방향(남반구에서는 반시계방향)으로 분다. 나선형태의 상승기류는 적란운의 벽을 만들며, 그보다 중심부에 가까운 부분은 기류가 침입하지 못한다. 따라서 이 부분을 채우기 위해 상공에서 공기가 불어 와 결과적으로 약한 하강기류가 발생하고 구름이 거의 없어 맑게 갠다. 이 부분을 우주 공간에서 보면 마치 구멍이 뚫려 있는 것 같은 모습으로 보이는데, 이것이 태풍의 눈이다.[4]
일반적으로 위력이 강할수록 더욱 깨끗하고 커다란 눈을 가지게 되는데, 이는 태풍이 너무 강해서 중심에 엄청난 하강기류가 깔리기 때문이다. 물론 예외도 있어서 더럽게 강하면서 눈의 크기는 매우 작은 저기압도 존재하긴 한다. 후술된 태풍의 눈벽 순환을 성공적으로 마친 태풍은 더욱 깔끔한 원형의 눈을 가지게 된다.
상식적으로 알려진 것과 달리 항상 태풍의 눈이 맑고 평온한 것은 아니다. 상대적으로 풍속이 낮고 날씨가 좋다는 것이지 애초에 고기압이 절대 아니기 때문이다. 눈 부분에 구름을 잔뜩 머금고 있어 폭우를 쏟아붓는 태풍도 충분히 존재한다. 다만 상술했듯 위력이 강할수록 눈이 크고 선명해지기 때문에 위력이 낮은 태풍에서만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강한 태풍의 경우 태풍의 눈을 이루는 벽을 '''재개발'''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를 '눈벽 순환'이라고 한다. 태풍이 발달하면 제2의 눈벽을 생성하게 되어 눈에 2겹의 고리 형상이 생기게 되는데 여기서 태풍이 더욱 발달한다면 바깥쪽의 눈벽이 수축하며 안쪽 눈벽을 소멸시키고 대체하게 된다. 이러한 고리는 사실 태풍에 따라 2개 이상이 생길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잠시 위성상에서 눈이 사라지는 듯한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러한 모습이 포착된다면 태풍이 위력을 크게 키우려고 한다는 예보가 된다. 눈벽 순환을 하는 도중에는 태풍의 세력이 일시적으로 약해지지만, 새 벽으로 갈음하고 나서는 다시 제 위력으로 돌아온다. 다만 눈벽 대체현상은 모든 태풍이 겪는 것은 아니고 심지어 대체에 필요한 에너지를 충분히 얻지 못해 대체 중간에 중심이 무너지며 그대로 위력을 잃고 온대성 저기압으로 흩어져 버리는 경우가 있다.
3. 여담
이토 준지의 소용돌이의 한 에피소드에서는 여주인공 키리에가 사는 마을에 태풍이 들이닥쳤는데, 그 와중에 '태풍의 눈'[5] 이 키리에를 보고 반하고 만다.[6] 그래서 키리에를 데려가려고 하지만 키리에는 도망쳐서 숨어버리고, 그런 그녀를 찾기 위해 태풍이 온 마을을 박살내버리는 얀데레스러운 내용이 나온다.
인피니트의 노래 <태풍 (The Eye)>은 연인과의 이별을 태풍의 눈에 비유한 곡이다. 작사는 전간디가 맡았다. 태풍의 거센 비바람에 휩쓸리듯 이별의 후유증을 겪다가 차분해진 마음에 그녀에 대한 기억을 지우고 미련을 모두 버린 줄 알았지만, 알고 보니 태풍의 비바람에서 벗어나 태풍의 눈 속에 들어온 것처럼 그녀에게서 도망치지 못하고 그녀의 기억 속 중심으로 빠져버린 것이었다. 한 발짝만 떼려 해도 다시 그녀의 기억 속으로 휩쓸려 버리기에 자신은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는 심오한 내용을 담은 가사의 곡이다.[7]
외부가 시끌벅적한 와중에 홀로 무사태평한 구역을 가리켜 태풍의 눈에 빗대는 경우도 있다.
4. 관련 문서
[1] ISS에서 촬영하였다.[2] 지상에서 찍은건 아니고 C-130 기종을 태풍전용 관측기로 개조한 WC-130에서 찍은사진이다. 미 주방위군 공군소속으로 주로 예비역들로 구성되어있다. 이들의 별명은 '''허리케인 헌터'''.[3] 대표적인 태풍은 2019년 제10호 태풍 크로사이다.[4] 2013년 필리핀을 폐허로 만들어버린 제 30호 태풍 하이옌은 위성영상으로 본 태풍의 눈이 '''완벽한 원''' 모양으로 선명한 모습을 보여주었다.[5] 정상적인 태풍이 아닌 만큼 태풍의 크기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눈이 작아서, 기상지도에선 아예 보이지 않고 마을에서 하늘을 보면 태풍의 눈의 윤곽이 한 눈에 보일 정도다.[6] 그리고 그 순간 태풍이 '''마을 상공에 멈춰 서는''' 기괴한 상황이 벌어진다.[7] 여담으로, 이 노래의 정식 가사에는 영어가 한 자도 적혀 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