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비 덴트(다크 나이트 트릴로지)
[clearfix]
1. 개요
다크 나이트의 세 주연 중 한명. 배우는 에런 엑하트. 국내 기내더빙판 성우는 홍진욱.[1] 일본판 성우는 키노시타 히로유키, 이노우에 카즈히코.
2. 작중 행적
2.1. 다크 나이트
[image]
[image]
해리 덴트(Harry Dent)와 루시 덴트(Lucy Dent) 사이에서 태어났고[2] 고담에 새로 선출된 지방검사.[3] 전작에서 스케어크로우의 손에 의해 팔코네가 처분 당하고, 패밀리를 살바토레 마로니가 휘어잡게 되자 법정에서 기소하는 대목에서 등장했다. 법정에서 총을 빼들고 농간을 부리는 마피아를 맨손으로 제압한다. 제임스 고든과 협력하면서도 대립하고[4] , 고든을 통해 배트맨에게서도 협조를 받아 고담의 부패를 척결한다. 하비는 브루스 웨인의 소꿉친구이자 검사보인 레이첼 도스의 연인이기도 하다. 썩어빠진 고담에 나타난 젊고 정의로운 검사로서 '백기사(White Knight)'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지지를 받게 된다.[5]
여담으로 레이첼의 현 남자친구인 탓에 (선거자금 모금 파티도 열어주는 등) 브루스 웨인과는 공적으로는 친하지만 사적으로는 서로 '''배트맨의 가면 없이 고담을 지키는 백기사이자 레이첼의 현 남자친구''' 대 '''레이첼의 세계적인 재벌인 전 남자친구''' 구도여서 영화를 보면 곳곳에서 (특히 브루스, 하비, 레이첼 그리고 브루스 웨인이 동행하던 발레리나 나타샤와 함께한 레스토랑 장면에서) 미묘하게 서로를 견제하는 모습이 드러난다.[6]
[image]
하비의 동전은 광기의 족쇄이다. 여기서도 이중적인 면[스포일러] 은 어느정도 존재하나 그것을 '''양면이 같은 동전'''으로 제어하고 있는 것. 물론 이 때는 캐릭터가 선한 쪽인 만큼 좋은 결과를 끌어내기 위해 사용되지만, 위의 사진을 보듯이 꼭 좋은 쪽으로 쓰는 것은 아니었다. 사진은 시장을 암살하려다 체포된 조커의 부하, 시프를 심문하는 상황인데, '앞면이면 살고 뒷면이면 죽는다'라면서 '''양면이 앞면으로 같은''' 동전을 던지며 정신적으로 압박한다.[7] 그는 정신박약 증세를 보이는 인물이었기에 심문을 통하여 얻을 것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던 배트맨이 나타나 '이 모습을 사람들이 알면 어떻게 될 것 같냐'며 덴트를 만류하자 비로소 그만둔다. [8] 결정적으로 이 부분에서 하비가 이렇게까지 한 것은 이 자의 명찰에 연인인 레이첼의 이름이 적힌 것을 보고 격분한 탓이 컸다. 레이첼이 관여되면 배트맨도 비긴즈부터 다른 모든 게 어찌되든 제쳐두는 모습을 보여준 걸 보면 여기까지는 충분히 참작이 가능했던 상황.
중반부에는 조커가 배트맨을 흉내내던 자경단원 하나를 죽여 시체로 만든 뒤 '''시장 집무실 앞에''' 걸어놓는 미친 짓을 하고, 배트맨이 정체를 밝히지 않으면 매일 사람들을 하나씩 죽이겠다고 협박한다. 이어서 판사, 경찰청장 등 고위 관리들을 죽이고 마침내 하비 덴트마저 조커가 직접 난입해 살해하려 한다.[9] 그러나 하비만은 조커의 계략을 눈치챈 브루스의 저지로 끝끝내 조커의 마수에서 살아남는다. 이후에도 조커가 계속해서 배트맨의 정체를 공개하라고 협박하자, 대중 앞에서 조커에게 굴복하면 안 된다고 역설한다.[10]
하지만 이미 시민들과 경찰들의 여론은 배트맨을 법의 심판에 넘기라는 쪽으로 기울어져 있었고, 이에 하비 덴트는 기묘한 승부수를 던지는데, 바로 자신이 배트맨이라고 거짓 증언을 한 것. 이 자리에 정체를 밝히려 마음먹고 기자들 사이에 서 있던 브루스 웨인을 그아먈로 당황시켰다. 그리고 압송되는 자신을 죽이러 습격해는 조커 일당에 의해 위기에 처하지만, 이를 저지하러 나타난 배트맨과 조커가 했던 것과 똑같이 경찰특공대원으로 변장하고 죽음을 위장한 채 숨어 있던 제임스 고든과의 협력으로 조커를 체포하는 활약을 펼친다.
그러나 조커와 마피아들의 계략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일부 부패한 경찰들의 배신으로 인해 조커가 체포된 이후에도 하비는 안전히 귀가하는 대신 레이첼과 함께 폭발물이 설치된 각각 다른 장소에 납치되어 버린 것이다. 분노한 배트맨이 조커를 심문한 끝에 두 사람이 각각 감금되어 있는 장소를 알아내고, 배트맨은 레이첼을, 고든은 하비를 구하기 위해 다급히 움직이지만, 애초에 조커가 두 장소를 바꿔서 말해줬기에 배트맨은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쪽인 하비를 구하게 된다. 여기에 고든이 간발의 차로 레이첼을 구하지 못하면서 앞뒤 사정을 모르던 레이첼은 브루스가 자기 대신 하비를 선택했다는 배신감을 안은 채 사망하고, 하비는 대체 왜 레이첼에게 가지 않고 자신을 구하러 왔냐고 외치며 배트맨을 원망한다. '''그리고...'''[11]
[image]
[image]'''"영웅으로 죽거나, 오래 살아서 악당이 된 자신을 보거나."'''
"You either die a hero, or you live long enough to see yourself become the villain."
의자에 묶인 채로 탈출을 시도하다 왼쪽으로 쓰러졌는데 그와 동시에 옆에 있던 기름통도 같이 넘어지면서 흘러나온 석유가 얼굴로 흐르고 말았다. 그래서 갇혀있던 건물이 폭발했을때 하필 석유가 묻은 쪽에 불이 붙는 바람에 끔찍한 화상 자국이 생긴 것이다.[12] 그리고 동전의 똑같은 양면 중 한 면도 불타서 검게 변한다.[13][14]
[image]
이후 진통제와 피부 이식 수술을 거부하고 있다가, 조커의 설득에 넘어간다.[15] 조커는 자신은 그저 혼돈을 즐기는 무계획적인 인물이라 이 사건과는 관련이 없으며, 죄는 마피아들과 고든 청장과 같은 계략꾼들에게 책임이 있다고 강조한다.[16] 자신을 덮친 수많은 사건으로 인해 관료제에 대한 신뢰를 잃어가고 있었던 하비 덴트에게는 이 말이 충분히 납득이 가게끔 들렸을 것이고. 조커가 예측하기 힘든 광기의 상징이다보니 계획에 연관되었을 지언정 그 계획을 직접 짜냈을 것이라 생각하기 힘든 것도 있었을 테니.[17]
그리하여 "운"이야말로 세상에서 유일하게 공평하다는 것을 굳게 믿게 된 하비 덴트는 첫 심판의 대상으로 '''눈앞에 있는 조커'''를 삼는다. 앞면이 나오면 살리고, 뒷면이 나오면 죽이는 것.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이후 멀쩡히 병실에서 나오는 걸 보면 앞면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18]
병원 장면은 하비 덴트가 완전히 투 페이스로 거듭남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목소리 역시 배트맨처럼 낮고 걸걸하게 바뀐다. 이 장면에서 하비 덴트와 투 페이스, 배트맨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셋 다 정의를 추구하는 것은 맞지만 방법에서 차이가 있다. 배트맨은 처음부터 끝까지 변치 않는 불살의 원칙을 고수하고 집행자가 되는 것을 거부하지만 범죄에 맞서 싸우는 범죄자였다. 하비 덴트는 법을 근거로 범죄에 맞서 싸우는 정의로운 검사다. 그러나 투 페이스는 정의를 추구하긴 하나[19] 그 방법론이 동전 던지기를 통한 반반 확률의 "운"이다. 그리고 그에게 모든 사람의 목숨은 '''공평하게''' 반반의 확률로 결정되는 것이다. 이는 하비 덴트가 법의 힘으로는 도무지 곪을 대로 곪아들어간 썩은 사회를 심판할 수 없다는 것을 처절하게 겪은 것에서 온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겠다.
[image]
투 페이스는 처음으로 자신을 납치한 고든 휘하의 부패한 경찰 워츠가 있는 술집으로 찾아가서 동전 돌리기를 시전하고 동전의 뒷면이 나오자 워츠를 살해한다. 그 다음엔 마로니의 차에 올라타서[20] 레이첼을 팔아넘긴 경찰이 라미레즈였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마로니를 심판하기 위해 동전을 던지는데 앞면이 나오자 운이 좋다며 두번째 동전을 던진다. 두번째 동전이 뒷면이 나오자 "그러나 그는 아니군"이라 말하며 안전벨트를 매는데 그가 누구냐는 마로니의 질문에 '''운전기사'''라 말하며 그를 쏴서 차량을 전복시켜 버린다.[21] 그 다음으로는 라미레즈를 심판한다. 라미레즈는 중병을 앓던 어머니를 치료할 돈이 없어서 곤경에 처했었는데, 마피아가 이걸 노리고 치료비를 전액 입금하는 바람에 동참하게 되었다. 동전은 앞면이 나왔고, 투 페이스는 앞으론 똑바로 살라며 주먹으로 친 뒤 풀어준다.[22][23]
마지막엔 고든의 가족을 납치해 레이첼이 죽었던 곳으로 고든을 불러낸다. 이유인 즉 '부하들에게 문제가 있다는 내 말을 무시하고 그들을 놔두었지만, 결국 그 부패한 경찰들 때문에 레이첼이 납치되어 죽었다.[24] 너도 레이첼이 죽은 것처럼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슬픔을 맛보라.'는 거였고, 고든의 아내와 아들을 총으로 위협하며 "괜찮을 거라고 거짓말을 해."라고 조롱한다. 그 순간 배트맨이 나타나고, 배트맨은 "아이를 죽이는 것은 당신도 싫지 않나. 레이첼이 죽은 것은 당신이 말하는 운 때문이 아니다." 라고 한다. 하비는 절규하며 "그럼 왜 나 혼자만 모든 것을 잃었느냐"고 한다. 배트맨은 "당신만이 그런 것이 아니다." 라고 대답한다.[25][26] 그리고는 "레이첼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 우리 셋이서 해결하자. 관련이 없는 가족은 놔줘라."라고 요구한다. 해당 대목의 대사는 이렇다.
투 페이스는 죄없는 고든의 가족이 아니라 레이첼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을 심판의 대상으로 삼으라고 하는 배트맨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이렇게 확률에 입각한 투 페이스의 심판이 시작된다. 배트맨은 불탄 부분이 나와서 총을 쏴 배트맨을 쓰러뜨린다. 이후 자기 자신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인정한 투 페이스 또한 앞면이 나와서 산다. 마지막에는 부패 경찰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레이첼을 제때 구하지 못한 고든을 심판하기 위해 고든 대신 고든의 아들에게 총을 겨누고, 자기 자신이 레이첼에게 "다 괜찮을거야"라고 거짓말을 했던 것처럼 아들에게 거짓말을 하라고 한다. 그리고 고든은 흐느끼며 아들에게 "다 괜찮을거야"라고 말해준다. 그리고 투 페이스는 동전을 위로 던지는데...'''투 페이스''': 놈들이 그녀를 여기로 데려왔었소, 고든. 당신 부하들이 넘겼지. 그녀는 여기서 죽었어.
'''고든''': 압니다, 나도 거기 가서… 그녀를 구하려고 했어요.
'''투 페이스''': 하지만 안 구했지.
'''고든''': 못 구한 거요.
'''투 페이스''': 그래, 못 구했지. 내 말을 안 들었으니까, 악마와 거래하지 말고 부패와 맞서 싸웠어야지!
'''고든''': 나도 마피아와 싸우려 했단 말이오!
(하비, 고든에게 총을 겨눈다)
'''투 페이스''': 내가 뭘 잃었는지 알면서도 감히 자신을 정당화하려고 해?!
(모두가 침묵하는 가운데)
'''투 페이스''': '''가장 사랑하는 사람한테, 괜찮지 않은 줄 알면서도 괜찮아질 거라고 얘기해 본 적 있소?''' 그 기분이 어떤지 곧 알게 될 거요, 고든. 그 다음에야! 당신은 내 눈을 보고 미안하다고 말할 수 있겠지.
(중략, 경찰들이 주위를 포위하자)
'''투 페이스''': 내가 달아나기라도 할 것 같았나? 누구도 이 상황에서 도망칠 순 없어!
'''배트맨''': 당신도 아이가 다치길 바라는 건 아니잖소, 하비.
'''투 페이스''': '''내가 바라는 바와 아무 상관없어, 이건 공평함의 문제니까!'''[27]
당신은 우리가 부패한 시대에서, 부패하지 않은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지! 당신이 틀렸어. 세상은 잔혹해. '''잔혹한 이 세상의 유일한 도덕성은 확률이야. 편견도 없고, 치우침도 없고, 공평하지.''' 고든의 아들도 그녀와 똑같은 확률을 얻게 될 거야. 50대 50으로.'''배트맨''': 레이첼에게 벌어진 일은 확률이 아니었소! 우리의 선택이지, 우리 셋의 선택!
'''투 페이스''': '''그럼 왜 나만 모든 걸 잃은 거지?!'''
(배트맨, 잠시 말을 하지 못하다가)
'''배트맨''': '''당신만이 모든 걸 잃은 건 아니오…'''
'''투 페이스''': 하지만 조커는 날 선택했어!
'''배트맨''': 우리들 중 당신이 최고였으니까! 놈은 당신처럼 선한 사람도 타락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려고 한 거요!
'''투 페이스''': 결국 놈이 옳았군.
동전이 떨어지기 전에 쓰러져 있던 배트맨이 갑자기 투 페이스를 덮쳐 떨어뜨린다. 배트맨이 불살주의를 포기하고 자신이 그간 지지해 왔던 사람을 직접적으로 죽이는 순간이다. 또한 레이첼의 사망 때와 마찬가지로 배트맨이 사람 목숨 사이에서 저울질을 하고 결국 누굴 죽이고 살릴지 "선택"하는 순간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투 페이스가 추락한 뒤 땅에 떨어진 동전은 '''앞면'''을 보여준다. 다만 이 부분은 그저 아이러니로만 치부해버릴 수는 없다. 앞서 조커가 벌인 페리 호 혼돈 사회 실험에서 버튼을 누르려고 했으나 양심의 가책으로 인해 기폭 장치를 작동시키는 것을 포기하는 시민들과, 한 범죄자가 나서서 기폭 스위치를 던져버리는 모습에서 놀란이 담고자 했던 영화의 메시지를 드러냈듯이 다크 나이트에서 크리스토퍼 놀란은 폭력적인 이원구조에 대해 이러한 이분법적 구조나 잣대 자체를 거부하는 선택을 은연중에 강조한다. 동전을 던지는 높이와 그것이 손에 떨어졌을 때, 바닥에 떨어졌을 때의 문제까지 고려한다면 이 장면은 그저 아이러니를 보여주는 장면이라기보다는 '이분법적 잣대를 들이미는 극단적 신념과 광기에 대한 거부와 비판'이라는 영화의 메시지에 종지부를 찍으며 '''결국 하비 덴트가 믿는 공정한 운과 동전 던지기 또한 세상을 이분법적으로 보는 흑백논리에 불과하다'''라는 그런 상징적인 장면이라고 볼 수 있다.
배트맨은 투 페이스가 떨어졌을 때의 충격으로 죽었다는 것을 확인한 후 하비 덴트의 범죄를 알고 시민들이 실망하여 선에 대한 신뢰를 잃을 것을 막기 위해서 그의 살인죄를 뒤집어쓰기로 한다. 배트맨과 고든에 의해 하비 덴트는 고담의 영웅으로서 추앙받고, 배트맨은 덴트를 비롯한 5명의 살해범[28] 으로 쫓기게 된다.[29]
하비 덴트는 자신이 했던 말인 "영웅으로 죽거나, 끝까지 살아남아 악당이 된 자신을 마주하거나."를 그대로 실현한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레이첼과 하비 중 하비가 죽었다면 영웅이 되었겠지만, 레이첼이 죽고 살아남은 탓에 스스로 악당이 되어가는 모습을 보고야 말았다. 하비를 영웅화하기 위해 오명을 뒤집어 쓴 배트맨이나, 거짓을 말해야만 했던 고든도 넓게 보면 영웅에서 '악당이 될 때까지 산' 경우.
2.2. 다크 나이트 라이즈
등장할 것이라는 루머도 퍼져 있었지만 개봉 전 배우 에런 엑하트의 인터뷰에서 공식적으로 '투 페이스는 <다크 나이트> 속편에 안 나온다'라고 밝혔다. 소설판에선 아예 '''"떨어질 때의 충격으로 인해 목이 부러져 죽었다."'''고 못 박았다.
엑하트는 투페이스라는 캐릭터가 너무 짧게 가버리는 것 같아 아쉬워서 감독에게 투페이스의 속편 출연 가능성을 물었는데, 그 자리에서 '''"넌 죽었어!!!"'''라고 일갈당했다고 한다.
그렇다고 속편에서 등장 안 한 건 아니지만, 과거신으로 한두컷 나오고 말지만 어쨌든 배우는 촬영 안했다.
[image]
[image]
여전히 고담의 영웅으로서 숭배되며 그의 이름을 건 '하비 덴트 특별법'까지 제정되었다. 특별법이 생겨서 온갖 범죄자들을 교도소에 잡아넣을 수 있었기에 고담 시의 범죄율은 급격히 감소하였으나 한편으로는 비교적 정상 참작의 여지가 있는 범죄자들까지 가석방 없이 가둔 탓에 불만의 목소리도 있었다. 고든이 하비 덴트 법 기념일에 맞추어 하비에 대한 진실을 밝히는 연설문을 준비해두었지만, 차마 사실대로 발표하지 못하고 연설문을 품속에 지니고 다닌다. 그러던 중 고든이 하수도 속 베인 일당의 근거지로 납치당하고 연설문까지 빼앗기며, 결국 베인의 고담 시 장악과 함께 하비의 모든 진실이 공개되고 베인에 의해 사진이 두 쪽으로 찢기는 수모를 겪는다.[30]
결국 하비는 '''영웅으로 죽지도 못하고, 악당으로 살지도 못하고, 악당으로 죽게 되어버렸다.'''
3. 평가
강한 신념과 정의감으로 뭉친 백기사에서 자기 자신과 배트맨, 고담을 비극으로 이끌어간 악당으로 추락하는 것을 잘 보여주었다. 투페이스가 되기전에도 특유의 자신감 넘치는 태도와 어딘가 모르게 냉소적이거나 뒤틀린 미소를 보여주며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하지만 조커 역의 히스 레저가 보인 귀기 서린 연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인상이 흐릿한 편. 하지만 이후에는 엑하트의 해당 캐릭터에 대한 연기도 레저가 조커 그 자체였다는 평을 듣는 것처럼 투페이스 그 자체였다고 재평가 받기도 한다. 사실 두 캐릭터는 성격과 성향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혼돈 그 자체인 조커의 인상이 더 깊게 남을 수 밖에 없다. 즉, 둘의 지향성이 다르기 때문에 누가 더 연기를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가 아니다.'''이 도시에는 좀 더 전형적인 범죄자가 필요해. 내가 그걸 줄 거고.'''
조커가 마피아 두목인 체첸을 제거하면서[31]
확률로 생사 여부를 결정하고 직접 집행했다는 것이 불살을 고수하고 집행자가 되기를 거부한 배트맨과의 차이점이다. 조커하고도 차이가 있는데 조커는 목숨의 가치에 신경을 쓰는 인물이 아니었고 확률은 애초에 그에게 상관이 없었으며 집행자가 되려고 하지도 않았다.
투 페이스가 마지막 동전 던지기의 결과를 확인하지 못하고 배트맨에게 밀쳐 떨어져 죽게 된 것은 상징적인데, 이는 확률이 결정되는 순간에 제삼자가 개입하여 이를 무의미하게 만들었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하비 덴트로부터 고든과 그의 가족을 지키기 위해 배트맨은 결국 자신의 신념인 불살을 깨고 만다. 배트맨에게 제압된 조커가 자신의 비장의 카드로 하비 덴트를 내세웠는데, 배트맨의 직접적인 밀치기로 추락한 하비가 목이 부러져 사망했기에 확실히 이례적인 경우이기는 하지만,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결국 조커의 장기말로 놀아난 셈인 것을 고려하면 그의 불살 원칙을 깨겠다는 조커의 의도가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따지자면 긴급구호 적 행동에서의 과실치사에 가깝겠으나, 그 전까진 배트맨은 그런 여지에 관계없이 자신이 직접 타인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행동 자체를 하지 않았다. 비긴즈에서 살인에 대한 거부로 듀커드와의 갈등이 있던 그 때부터 브루스는 언제나 상대를 제압 내지는 부상 입히는 선에서 끝냈으며, 빌런의 사망은 배트맨이 구해주지 않았거나 내분 또는 자멸로 이루어졌다.
하비를 밀쳐낸 직후, 고든의 아들은 배트맨이 구해내어 떨어지지 않도록 붙잡고 있다가 고든이 허겁지겁 달려가 간신히 끌어올려졌으나, 배트맨 자신은 방금 조커 패거리들과 개들, 인질을 오사격할 뻔한 동맹군과도 싸워 만신창이가 된 상태에 배에 총까지 맞은 상태라 자신도 결국 못 버티고 추락해 버린다. 떨어진 이후 달려 내려온 고든과 함께 하비 덴트의 사망을 확인하며, 깨끗한 고담을 위한 하비의 노력이라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 배트맨이 죄를 뒤집어쓰긴 했지만 이는 결국 미봉책에 불과했기에 후속작에서 터지고 만다.
불살이라는 신념을 깬 것과, 역으로 쫓기는 신세로 만들었다는 점을 보아 조커가 얼마나 대단한 배트맨의 숙적인지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며, 더욱 비극적인 것은 배트맨이 '''어쩔 수 없이''' 죽여야 했던 인물이 바로 웨인이 고담에서 가장 정의로운 인물로 여겼던 하비 덴트였다는 점이다. 조커는 웨인이 가장 아끼는 레이첼과 하비 덴트 사이에서 배트맨에게 선택을 강요했고, 마지막까지도 선택을 강요했다.[32] 다크 나이트는 조커를 그야말로 배트맨에게 심리적으로 엄청난 상처를 준 숙적으로 그려낸 것이다. 하비 자신이 패망했을 뿐 아니라 배트맨 자신의 대원칙도 깨게 만들었고, 신체, 정신도 극도로 피폐해져 10년 가까이 폐인으로 지내게 만들었다.
후속작인 라이즈에서 베인이 읽은 고든의 고백문은 '''"배트맨은 하비 덴트를 살해하지 않았습니다(The Batman didn't murder Harvey Dent)."''' 로 시작한다. 이는 입장의 차이도 있고, 당시의 상황이 얼마나 급박했는지를 보여준다. 정황상 하비 덴트를 밀치지 않으면(=그를 죽음으로 내몰만한 행동을 하지 않으면) 도저히 고든의 아들을 구해낼 수가 없었다고 보인다. 물론 앞면이 그냥 나왔으면 살겠지만 너무 위험했고, 뒷면이 나오면 바로 발포했을 것이였다. 앞면이 나온다 해도 하비가 그 다음 행동을 어떻게 취할지는 불투명했다. 하지만 레이첼을 팔아넘긴 라미레즈를 앞면이 나오자 풀어주었던 것을 보아서는 살려줬을 가능성이 크다.
배트맨도 이것저것 따질 만큼 상태가 좋지 못했다. 그리고 시민들의 인식 속의 하비 덴트는 배트맨에게 무고한 죽음을 당한 사람이었지만 사실은 저항도 못 하고 사건에 직접 관여하지도 않은 어린아이를 '''자신 쪽에서 먼저''' 죽이려 하고 있었기 때문에 누가 봐도 긴급구호로 인정될 만하다. 옹호하는 측은 이를 긴급구호로 인식하는 편이고 까는 측은 그렇게 '''영화 내내 그렇게 생고생을 하고 도시를 부숴가면서 조커 불살에 집착하더니 막판 한 순간에 사람을 죽여버렸다''' 고 주장한다. 어쨌든 예외는 예외인지라 배트맨 행동 양식에 논란의 여지를 남겨버린 것은 사실. 이 건에 대한 내면묘사가 없기에 본인이 어떻게 여기는지는 불명이지만, 후속작에서도 멀쩡히 아군의 총 사용을 저지하는 모습을 볼 때 계율을 어겼다고 여겨 트라우마가 되지는 않은 듯.[33] 어지간한 상황에서도 범죄자의 목숨까지 신경쓰는 건 사실이지만 비긴즈 마지막처럼 배트맨 입장에서는 어디까지나 무고한 고담 시민의 안전이 최우선이고, 둘 중 하나만 택해야 할 급박한 상황에서 범죄자를 도와주지 못한 것에 대한 죄책감은 없는 것 같다.
무엇보다 근본적으로 브루스 웨인이 배트맨이 된 건 범죄자까지도 구원하겠다는 희망적인 동기로 인한 것이 아닌 범죄자가 사람을 죽이는 와중에 자신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으로 인한 절망과, 범죄에 대한 증오심으로 인해 힘을 기른 것이다. 이는 배트맨 비긴즈에서 고담의 빈민을 구하기 위해 선행하던 부모님이 빈민의 범죄로 인해 사망한 이후 알프레드에게 전부 자신의 탓이라고 울먹이던 장면에서 드러난다. 배트맨에게 있어서 하비 덴트의 동전 던지기에 아이들을 맡기다 죽어 버리면 힘이 없던 어렸을때와 마찬가지인 무력함을 건드려 버리기에 트라우마를 제대로 건드렸던 것이다.
4. 명대사
'''영웅으로서 죽거나, 악당으로 살아있는 자신을 마주하거나. (You either die a hero, or you live long enough to see yourself become the villain.''')[34]
밤은 새벽이 되기 직전이 가장 어둡습니다. '''그리고 장담컨대, 새벽이 오고 있습니다.''' (The night is darkest just before the dawn. And I promise you, the dawn is coming.)
'''내가 바라는 바와 상관없어, 이건 공평한 바의 문제야! 당신은 우리가 부패한 시대에서, 부패하지 않은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지! 틀렸어. '''세상은 잔혹해. 잔혹한 이 세상의 유일한 도덕성은 확률이야. 편견도, 치우침도 없고, 공평하지. 고든의 아들도 그녀와 똑같은 확률을 얻게 될 거야. 50대 50. (it's not about what I want. '''It's about what's fair![35]
You thought we could be decent men, in an indecent time!''' And you are wrong. The world is cruel, the only morality in the cruel world, is chance. Unbiased, unprejudiced, fair. His sons got the same chance she had. Fifty-fif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