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제
1. 개요
'''학부제'''(學部制)란 대학에서 비슷한 계통의 전공학과들을 통폐합하여 단일학부로 신입생을 모집하여 1학년 때 계열 안에서 다양한 과목을 공부한 뒤 1학년 과정 종료 후 적성에 맞는 전공을 최종 선택하도록 하는 제도이다. 1년간 학부제 아래에서 자신에게 맞는 전공 탐색의 여유가 주어지며, 기초교양을 가르친다는 대학의 본래 목적에 부합하는 제도이기도 하다.
즉, 학부과정 학생들에게 다양한 분야를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 적성에 맞는 전공을 선택하도록 하는 한편 복수전공, 다전공을 가능하도록 하기 위한 제도이다.
아주대학교에서 1995년도에 처음으로 도입하였다.한겨례
다만 이름은 '학부'로 되어 있지만, 전공 선택이 따로 없어서 사실상 타 학과와 동일하게 운영되는 학부인 곳들도 있다. 예를 들어 '전기전자공학부'라는 학부가 있는데 정작 전공은 '전기전자공학전공' 하나밖에 없다거나(...) 앞서 언급된 서울대학교의 경우도 전공진입이 따로 없는 경우가 더러 있다. 예를 들어 자연대 지구환경과학부에 입학했으면 졸업할 때까지 '지구환경과학부 지구환경과학전공'이다. 사회대의 경제학부, , 자연대/공대 대부분의 학부들이 이런 경우에 속한다. 다만 농생대에 소속된 학부들이나 정치외교학부, 소비자아동학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물리천문학부, 기계항공공학부[1] 등 전공이 여러 가지로 나뉘어서 전공진입이 있는 경우도 많다.
2. 문제점
인기학과와 비인기학과 간 양극화 및 불균형이 발생하여 전공 선택 시 인기학과로 가기 위한 과열경쟁이 빚어지는 폐단이 있다. 또한 전공을 선택할때 성적에 맞춰서 가는 현상이 발생하여, 학부제의 도입취지가 무색해지게 되었다. 예를 들면 전 음악중심의 연출을 맡았던 박진철PD의 경우 당시 연세대학교/신촌캠퍼스의 학부제를 실시하는 정책때문에 1학년 성적이 안좋아서 신소재공학과를 선택했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인문학 및 일부 사회과학 같은 순수학문의 경우[2] 전공 학생 수의 격감으로 인해 학문적 존속 자체를 위협받는 경우가 생겨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학부제를 폐지하고 다시 개별 학과 단위로 신입생을 모집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다른경우는 기존 학부제에서 실행된 비인기학과가 인기학과로 통폐합되어 다시 학과제로 되는경우가 있다. [3]
이런 공적인 폐단 외에도 학부 과정에 들어온 1학년 학생들에게 있어서도 폐해가 심했는데, 특히 처음 입학했을 때는 이른바 분반(分班) 개념이라 하여 신입생들을 학부 내의 각 전공별로 인원을 균등히 배분하여 학교생활을 지도하도록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때 1학년 학부생들은 2, 3, 4학년 전공학생들과 학회비 납부나 학생회장 선거권 부여 등에서 보이지 않는 차별을 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방 모 국립대학의 1학년 학부생은 '우리는 권리는 없고,[4] 의무만 있는 노예[5] 나 다름없다'고 자조하기도 했다.[6]
어떤 이는 1970~80년대 격렬했던 학생운동을 내부에서 무너뜨리려면 정부에서 학부제를 일찍 도입했으면 아주 손 쉬웠을 것이라고 평가하기까지 하였다(...).[7][8]
또한 대형 학부의 경우 일부러 반을 적당히 나누는데 이게 전공학과 기준으로 임의로 나뉘어서 실제 전공과 반이 다른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사회과학부 외교학반에 들어갔지만 실제 전공은 심리학과라거나. 또한 결국 학과가 정해지면 학과 사람들끼리 놀기 때문에 학부 시절의 인연이 사실상 시한부가 되어 깊이 친해지기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
인기도가 비슷한 학과끼리 모아놓으면 그나마 낫지만 비인기학과와 인기학과를 묶어놓으면 그거만큼 문제점이 폭발하는 게 없다. 학생들은 인기학과를 가기 위해 시험에서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게 되거나 기만 등이 성행한다. 또한 학부제를 위에 써놓은 본래 목적이 아닌 입결 조작이나 대학등급 올리기 용으로 쓰이는 일도 허다하다.[9]
3. 국내 사례
- 국내 여러 대학 일반학부제 : 국내에서는 대부분 기계공학부, 경영학부 등 처럼 거의 학과에 가까운 학부제로 운영되고 있다. 사실상 유명무실한 것에 가깝다. 즉, 세부 전공이 있더라도 분반의 역할만 할 뿐, 실질적인 세부 전공의 역할을 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많은 인원을 받아놓고 관리를 위해 세부 전공의 형태로 분반을 만들며, A반, B반과 같은 식으로 칭한다.
- 국내 여러 대학 자유전공학부 : 1학년 동안 자신이 원하는 다양한 수업을 듣고 2학년부터 전공을 선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학마다 조건과 정책, 혜택 등이 다르므로 꼼꼼히 살펴봐야 할 필요성이 있다. 200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초반에 걸쳐 많이 생겨났지만 2010년대 중후반 이후로는 점차 폐지하는 학교가 많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 과학기술원 : 과학기술원들은 모든 신입생들이 자유전공으로 시작한다. 다만 대부분 2학년 때 전공을 선택하는 것과는 달리 대구경북과학기술원만은 4학년까지 기초학부에서 교육을 받고 대학원으로 가서야 전공이 나뉜다.
- 한동대학교 : 1학년때는 무학과/무전공으로만 운영되며, 모든 신입생들은 무학과/무전공으로 입학하며 2학년 1학기부터 전공을 선택한다. 다만 사범대, 교직이수나 의치한약학계열 등 자격증 관련 학과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으니 유념.
- 홍익대학교 : 전공선택 자율권 강화방안 모색 99년 현재 정원의 62%가 학부단위로 입학한다. 이 제도를 도입할 당시 59%에서 크게 늘어나지 않은 수치이다. 이는 학교당국이 학부제 시행에 강제성을 띠지 않고 상당한 재량권을 개별학과 교수나 학생들에게 위임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홍익대가 내세우는 학부제 시행 제1원칙은 '궁합'을 중시한다는 것. 예를 들면 공과대학 내의 건축 공학, 기계공학, 금속재료공학 등과 같이 여타 학과와 화학적으로 결합할 수 없는 학과는 학과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게 하는 것이다.
- 연세대학교 : 연세대학교의 국제학부 개념인 단과대 규모의 언더우드국제대학의 경우 UD, HASS, ISED 각 학부별로 입학한 후 1학년을 마치고 각 학부에서 본인이 원하는 세부전공을 선택할 수 있다. 언더우드 내 복수전공과 부전공 역시 자유로운 편이다.
4. 해외 사례
- 하버드 대학교 : 문리학부와 공학부로 나누어 운영하며 신입생들은 문이과를 넘나들며 자유롭게 수업을 들은 뒤 2학년부터 세부전공을 선택한다.
- 도쿄대학 : 단과대학 수준으로 학부를 나누어서 운영한다. 문학부, 이학부, 공학부, 경제학부, 의학부, 약학부, 농학부, 교양학부, 교육학부로 나뉜다. 입학시 문과 1,2,3류, 이과 1,2,3류로 전기과정 2학년을 이수하고 그 이후 후기과정에서 세부전공을 선택한다. 단, 문과 1류는 법학부에 이과 3류는 의학부로 선택이 거의 가능하다. 이과 1,2류에서는 의학부 선택이 거의 불가능함으로 입학성적의 갭이 존재한다.
[1] 각각 정치학전공/외교학전공, 소비자학과/아동가족학과, 일본/인도/동남아시아/서아시아언어문명전공, 물리학전공/천문학전공, 기계공학전공/우주항공공학전공. 참고로 소비자아동학부의 경우는 2학년 때부터 그냥 '학과'가 나뉜다(...) 학부 자체가 1학년에만 있는 편의적 개념.[2] 문사철이 특히 심하다.[3] 한국교통대학교의 전기전자로봇통신공학부는 비인기전공인 정보통신. 로봇공학전공을 전자공학전공과 통폐합하여 18학번부터는 전자공학과로 학과 모집하게 되었다.[4] 학생회장 선거권 없음, 전체학생총회에서 발언권 없음[5] 타 전공학과로 배정된 학생에 대한 학생회비 반납거부, 1학년 학부생에 대한 학생회비 납부강요, 학과행사에 인원동원[6] 이 학교는 2008년도 신입생까지 학부제를 유지하다가 2009학년도부터 거의 모든 학부를 분리하여 다시 전공학과로 복귀하였다.[7] 학부생 사이의 인기전공 쟁탈을 위한 경쟁으로 인한 유대감 하락, 분반에 대한 거부감 등[8] 실제로는 연세대의 경우 1979년부터 계속해서 계열로 입학한 후 성적에 따라 전공을 선택하는 제도가 존재했다. 이런 거 [9] 일례로 한국교통대의 경우에는 대학구조평가에서 D등급이 나오자 등급을 올리기 위해 2017학년부터 학부제로 모집인원 등을 개편해서 기어코 C등급을 받아냈다. 학교 측은 다양한 전공 선택의 기회를 주기 위함이라고 변명하지만, 정작 돌아가는 모양새는 개판 5분 전. 특히 구 철도대학이었던 의왕캠퍼스의 경우 문과계열(철도경영)과 이과계열(컴정)을 '''한 학부로 묶어버리는''' 일까지 발생하는 등 학부제에 대한 반발이 상당히 큰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