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루키게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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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할루키게니아는 아노말로카리스나 오파비니아와 함께 고생대 캄브리아기에 살았던 동물이다.
2. 상세
화석은 캐나다의 버제스 셰일군에서 발견되었다. 환각(Hallucination)을 보는 것 같다하여 할루키게니아라고 명명되었다. 현생 동물 중 가장 가까운 생물은 유조동물로 알려져 있다.
등 쪽의 가시는 천적들을 막는 데 사용된 것이 거의 확실해 보이는데, 오파비니아나 아노말로카리스 같은 갑각을 가진 생물로부터 살아남기에는 부실해 보일 정도로 가늘다. 이후 발견된 근연종들은 이런 가시가 붙은 경우가 더 드물다.
처음 화석을 발견한 학자들은 어디가 앞이고 뒤인지, 또 어디가 위이고 아래인지 심각하게 고민했다고 한다. 등쪽에 가시가 나있고 아래쪽에 촉수가 나있다는 건 확인했는데, 극히 최근까지도 어느 쪽이 앞쪽인지 판명나지 않아서 아래와 같은 모습들로 유추해 복원할 뿐이었다. 심지어는 가시와 촉수를 거꾸로 복원한 모습도 있었을 정도다. 위의 최초 복원도가 그런 예시.
본모습이 제대로 밝혀지기 전까지는 캄브리아기의 따듯하고 얕은 바다 속을 걸어다니면서 아주 작은 생물들을 길다란 관 같은 입(?)으로 빨아먹었을 것으로 추정되었다.
그러다가 2015년 6월 24일에야 케임브리지 연구진이 겨우 머리 화석을 찾아내 복원한 모습이 네이처에 실렸다. 관련기사 복원된 영상 실제 생김새는 이 항목 맨 위의 GIF와 같은 모습이고, 눈과 입, 식도 등이 다 밝혀지고 맨 앞에 손 같은 게 여럿 달려있는 모습으로 밝혀졌다. 의외로 귀여운 눈매와 얼굴이긴 한데 '''입이 실실 웃는 모습'''이라서 한동안 화제가 되었다.[1] 본모습을 밝히는데 100년 정도 걸린 셈. 여담으로, 기존의 머리로 추정되던 동그란 부분은 '''배설하다 죽어서 그 배설물이 동그랗게 굳은 것, 혹은 퇴적물에 납작하게 눌리면서 몸체에서 튀어나온.. 내장의 일부와 그 내용물로 추정'''된다고 한다.
생긴 게 상식과는 한참 동떨어진 건 물론이고, 제대로 된 모습마저 최근에야 밝혀진 만큼, 유감스럽게도 이 녀석에 대한 것은 아직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적어도 확실시 되는 건 유조동물문(Onychophora)의 가장 원시적인 형태 중 하나였다고 한다.[2]
3. 논란
학자들 중에는 할루키게니아가 독립적인 생명체가 아니라 더 거대한, 어떤 알려지지 않은 생물의 일부분일 것이라고 추측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예컨대 절지동물의 집게발이 떨어져나온 것이라거나 말이다. 그 이유는 당시에 할루키게니아는 버제스 혈암에서 발견된 다른 생물들과는 달리 눈, 입, 소화기관 등이 전혀 식별되지 않고 있었기 때문인데, 실제로 아노말로카리스의 부속지와 입, 몸통이 처음에는 각각 별개의 생물종으로 분류되었던 일이 있는 만큼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현재는 보다 완전한 표본들이 추가 발견됐고, 눈과 입은 물론 식도까지 발견된 데다가 유조동물의 조상격 되는 동물이라는 결론이 나왔으므로 해당 의견들은 슬그머니 사라졌다.
4. 대중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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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독특한 외모이긴 하나 캄브리아기 생물로서 대중의 인지도는 삼엽충 다음인 아노말로카리스보다도 낮아 바닥을 기기 때문에, 다큐멘터리가 아닌 창작물에서 등장하는 경우는 더더욱 희귀하다. 위의 이미지는 애니메이션 영화 초속 5센티미터에서 나온 것으로, 초등학교 4학년인 주인공 남녀가 함께 읽은 과학서적에 관해 이야기하다가 좋아하는 생물이 뭔지 말하는 장면이다.[3] 장면의 배경이 되는 1995년, NHK에서 방영된 지구생명 다큐멘터리[4] 로 인해 잠시 주목받았던 당시 상황을 반영한 듯 하다.
다큐멘터리 생명, 그 영원한 신비와 <생명 40억년의 비밀>에서 잠시 등장한다.
또한 박민규의 소설 핑퐁 최후반부에서 모종의 이유(스포일러이므로 궁금하다면 소설을 직접 읽어보는 것을 추천)로 나타난 '탁구계'의 존재들이 할루키게니아를 모델로 했다는 작가의 각주가 있다. 삽화를 보면 외양은 최근 복원도보다는 초기 복원도(동그란 물체가 머리이고 가시 부분이 아래쪽인 묘사)에 가깝다. 해당 소설의 작가 각주에 따르면 출간 당시에도 할루키게니아는 가시가 아니라 촉수로 움직였다는 설에 무게가 실려가던 시점이었지만 작가는 가시로 몸을 지탱하는 디자인이 마음에 들었다고. 하기야 실제 할루키게니아가 아니라 그걸 모티브로 한 외계의 존재이니 작가 마음이긴 하다.
아시아라이 저택의 주민들에서는 메피스토가 카사모리 센에게 가장 싫어하는게 뭐냐고 묻는데 센이 30센티 정도의 할루키게니아라고 하자 타무라 후쿠타로를 정말로 30센티 정도의 할루키게니아로 만들기도 하였다.
폭룡전대 아바레인저에서는 폭주 연결 생명체 발키게니아라는 이름으로 등장했다.
2015년 8월, 유희왕의 한국 전용 월드 프리미어 카드군인 버제스토마에 등장하기도 했다.
천지창조 디자인부에선 신이 동물 제작을 의뢰한 디자인부의 지사장의 손자가 그린 낙서가 채용에 휘말려서 만들어졌다. 낙서에 '''30M'''라고 써 있어서 거대한 괴수가 되었고 이에 어떻게든 상황을 정리하기 위해 낙서를 찾기 위한 동물을 만들다 코끼리를 만들어 간신히 낙서를 가져왔는데 낙서에 써있던 30M라는 글씨가 휘갈겨 써서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기에 시모다가 '''3cm'''로 얼버부려서 간신히 작게 만들었다.[5] 또한 처음 등장했을땐 과거 잘못 알려진 버전인 가시가 다리인 버전으로 만들어졌지만 사실 최근에 밝혀진 모습이라고 손자가 밝힌다.[6]
진격의 거인에 등장하는 '''대지의 악마'''의 모티브로 추정된다. 또한 엘런 예거의 시조의 거인의 형태가 할루키게니아이다. 원작 137화를 읽은 독자들은 검색을 하지도 않았는데, 유튜브에서 할루키게니아에 대한 비디오들이 추천되었다는건 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