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겨울
核겨울 / Nuclear Winter
1. 개요
미국의 우주물리학자인 칼 세이건과 그를 필두로 한 민간과학자단체가 발표한 '''이론'''.
어디까지나 이론이자 가설의 일부이다. 반대로 핵여름이 올 수도 있고 '그런 거 없다'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입증을 위해 핵을 터트릴 수도 없으니... 초창기 핵겨울 이론은 핵무기의 위험을 강조하기 위한 프로파간다적 성격도 좀 끼여있어 비판론도 크다. 어느 쪽에 무게를 둘 지는 스스로 판단할 일이다.
1.1. 과정
냉전 당시, 미국과 소련이 소유한 수천 메가톤에 달하는 핵을 모두 터뜨리면 핵폭발로 나온 에어로졸이 태양빛을 가려 온도가 급격하게 떨어진다는 것. 이걸로 좀 부족하다는 느낌이 있는지 '온도가 몇 도 떨어져 만년빙 지대가 생기면 태양빛을 반사해 온도가 지속적으로 강하하게 된다' 라는 주장이나, '온도는 몇 도 떨어지는 것 뿐이지만 그것 때문에 농업이 붕괴한다' 라는 설도 있다.
화산 폭발이나 운석 충돌같은 자연재해로 인한 평균기온 저하의 사례는 많이 발견되었기 때문에 상술한 설이 이론상으로는 아예 말이 되지 않는 것은 아닌데, 문제는 핵무기의 위력이 해당하는 자연재해와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로 미약하다는 것이다.
공룡을 비롯한 지구권의 대다수 생명체가 멸종한 K-T 멸종때 떨어진 운석의 위력은 대략 1~2.4억 메가톤으로 현재 지구상에 있는 모든 핵무기의 위력인 7천 메가톤의 수만 배 수준이며 해당 운석 충돌로 온 핵겨울 비슷한 효과는 기껏해야 수십 년 정도에 그쳤다고 추정되는데, 훨씬 위력이 약한 핵전쟁 따위로 전지구적인 기후 변화가 장기적으로 지속될 리가 없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할 수 있다. 현재의 관측 결과에 따르면 기껏해야 핵무기가 폭발한 일부 지역에서 일시적으로(몇 년 정도) 기온이 내려가는 수준에서 그칠 것이라고 판단되고 있다.
까놓고 말해서 인류가 만든 모든 핵무기 에너지를 합쳐도 여름에 동북아시아에 흔하게 날아오는 중소형 태풍 하나의 에너지량에도 한참을 못 미친다. 지구의 대규모 기상현상이나 지각운동에 비해서 인간이 만들어낸 에너지량은 수소폭탄이고 뭐고 그저 호랑이 앞에서 개미가 키재기 하는 하찮은 수준에 불과하다. 중간규모 화산 폭발 하나만으로도 차르 봄바의 에너지량을 아득하게 능가하는데 그런다고 전 지구적, 장기적인 기상영향이 얼마나 있었는가?
따라서 핵전쟁으로 인한 핵겨울은 국지적인 수준의 미묘한 기후 변화를 초래할 수는 있으나, 그 수준이 크지 않기 때문에 빙하기 수준으로 기온이 내려가서 전지구적인 대멸종이 일어난다던가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설령 그 정도 수준의 기후 변화가 일어난다고 해도 애매한게, K-T 멸종에서도 일부 동물들은 살아남았기 때문이다. 문명을 지닌 인류라면 그 정도 수준의 기후변화는 충분히 버텨낼 수 있다.[1] 당장에 문명이 없었던 원시 인류도 빙하기를 버텨내었고, 문명 시대 이후에도 라키 화산, 탐보라 화산 등, 핵겨울보다 더욱 심한 일시적 겨울도 역사적 혼란은 있었을지언정 멸망하지 않고 견뎌냈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핵겨울로 인한 인류 멸망은 기우에 가까운 수준이다.[2]
2. 핵여름
반대되는 이론으로 핵여름(Nuclear Summer)이 있다. 핵여름의 경우는 에어로졸이 오히려 온실효과 작용을 하여 지구의 표면온도를 상승시킨다는 이론. 다만 이쪽은 핵겨울과는 달리 학계에서 거의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매드맥스 5편을 제외하고 나타낸 작품도 없는 건 덤.
3. 여담
폴아웃: 뉴 베가스에서는 몇몇 NPC들이 지나가는 말로 "모하비 황무지를 순찰하다보면 차라리 핵겨울이 오길 바랄 정도야."[3] 는 드립을 종종 치곤 한다. 실제로 폴아웃 시리즈는 대전쟁 이후 핵겨울이 찾아왔었던 것으로 보인다. 대전쟁 직후, 건조한 서부인 시온 국립공원에 은둔하던 랜달 딘 클라크의 기록에서도 1월 중순에 '''녹색 형광을 띈 눈'''이 내리고 폭풍이 몰아쳤다는 기록이 있다. 이 드립은 굉장히 뜬금없기 때문인지 인터넷 밈으로도 승화하는 저력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게임이 게임인지라 당연하다는 듯이 핵겨울을 재현한 MOD도 등장했다.
폴아웃 76에서는 배틀로얄 모드와 해당 DLC의 이름으로 등장했다.
로맨티컬리 아포칼립틱의 세계가 바로 핵겨울 상태다. 대충 동식물이 살아남거나 미생물이 활성화하기가 힘들게 추위가 심하니 등장인물들은 통조림이나 보존식량으로 살아간다. 다만 최근 전개에서 구름이 걷히고 수년 만에 봄이 찾아오면서 핵겨울이 끝나가고 있다.
기동전사 건담 역습의 샤아에서의 샤아 아즈나블은 지구에 액시즈를 떨어뜨려 핵겨울을 일으켜 인류를 우주로 강퇴시키는 방법으로 '''지구를 치유한다'''는 해괴한 논리를 내세운다. 당연히 한 우주괴수가 저지한다.
메트로 유니버스 세계관도 핵전쟁으로 온 포스트 아포칼립스답게 계속 겨울이다. 그러나 메트로: 라스트 라이트 시점에선 핵겨울이 점점 끝나가는 조짐이 보인다.
헤일로 시리즈에 등장하는 UEG의 이주지 행성 중 하나인 하베스트 역시 핵겨울이 왔었다. 다만 핵무기로 인한 것은 아니고 코버넌트 함대가 플라즈마 폭격을 가했고 그 영향으로 인해 핵겨울이 온 것.
핀과 제이크의 어드벤처 타임 2011년 크리스마스 특집 Holly Jolly Secrets 에피소드에서는 얼음 대왕이 고고학자였던 사이몬 패트리코프에서 지금의 얼음 대왕으로 변하는 과정을 녹화한 비디오가 있는데 도중에 핵공격으로 인해 핵겨울로 뒤덮혀가는 세계를 잠깐이나마 볼 수 있다.
[1] 문명이 핵전쟁으로 멸망했다면 다른예기가 되겠지만...[2] 핵전쟁으로 인하여 곡창지대가 궤멸되어 전세계적 식량 부족이 일어날 수는 있으나 이는 핵겨울과는 무관하다. 이 경우에는 그냥 전쟁의 여파로 농업을 못하는 것이기에 핵전쟁의 여파가 가시면 다시 농업을 재개할 수 있을 것이다. 정작 무서운 건 다른 결과물인 방사능. 전략핵무기는 주요 군사목표물을 때리고 나면 인류의 밀집지역, 살기 좋은 곳을 골라 떨어질 것이기 때문.[3] "Patrolling the Mojave almost makes you wish for a nuclear winter." 물론 뉴베가스 시점은 핵전쟁이 터지고 난 지 200년 뒤의 일이라 구울을 제외하고 살아있는 NPC중에 핵겨울을 경험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