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K: Survival Evolved/스토리/에버레이션

 





1. 개요
2. 등장인물
3. 등장 생물
4. 줄거리
4.1. 게이트웨이 프로젝트
4.3. 테크(TEK) 시대
4.4. 구출 작전
4.5. 헬레나와 로크웰의 도착
4.6. 불안의 씨앗
4.7. 지하 통제실
4.8. 로크웰의 최후
4.9. 결전
4.10. 현대인 일행
4.10.1. 러스티 스탠포드
4.10.2. 에밀리아 뮬러
4.10.3. 보리스
4.10.4. 트렌트
4.10.5. 이마무


1. 개요


아크 서바이벌 이볼브드의 에버레이션편 스토리를 다룬다. 탐험 노트상의 이야기와 정보들을 시간 순서대로 재구성하였다.
아크 서바이벌 이볼브드의 스토리 전체에 걸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파트로, 진행되는 사건들의 분량과 해결되는 떡밥의 수도 상당하고 게임의 주요 등장인물인 헬레나, 메이, 로크웰, 다이애나, 산티아고가 전부 등장한다. 미래인들의 통제실 폭파, 게이트웨이 프로젝트, 원소의 꼬임에 서서히 광기에 물들며 결국 타락하는 로크웰 등 스토리상으로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을 넘어 '''게임 내 플레이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사건'''들이 많으며 게임 내 테크트리의 최정점에 위치하는 TEK 장비들 역시 에버레이션에서 처음으로 그 설정이 잡히게 되었다. 생물들 역시 에버레이션 고유 생물들 대부분이 스토리에 등장해 나름의 비중을 갖는 것을 볼 수 있다.

2. 등장인물


총 10명의 인물들이 남긴 탐험 노트가 존재하며, 등장인물 숫자로만 따지면 '''역대 최다'''를 자랑한다. 물론 메인 스토리라인에 연관되는 탐험 노트는 헬레나, 메이, 로크웰, 다이애나 이렇게 4명이 남긴 것들 뿐이고 나머지는 하등 상관없는, 곁다리 이야기일 뿐이다. 에버레이션의 극한 환경을 보여주기 위한 장치일 뿐. 참고로 아크 시리즈의 주요 등장인물 중 한명인 산티아고는 비록 탐험 노트를 남기지는 않았으나, 에버레이션부터 주요 등장인물들과 동행하고 게이트웨이 프로젝트를 계획하는 등 큰 비중을 차지하였다.
  • 다이애나 알타라스 (Diana Altar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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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세기 URE(지구 공화국 연합)의 파일럿이자 한때 대전쟁 시기 미래인들로 구성된 생존자 그룹을 이끌었던 리더. 즉 미래인이다. 비록 군인이긴 해도 그녀는 한낱 파일럿인지라, 생존자 그룹을 이끄는 것에 엄청난 부담감을 느끼고 있었다. 특기할 사안으로, 그녀의 탐험 노트는 테크 기술로 만들어진 태블릿 형태로 되어 있으며 앞으로 등장하는 미래인인 산티아고가 남긴 기록 역시 전부 테크 태블릿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 현대인 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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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라의 노트 2장에 그려진 그림으로, 왼쪽부터 각각 트렌트와 이마무의 모습이다.
21세기 현대 출신의 청년들. 러스티 스탠포드, 에밀리아 뮬러, 보리스, 트렌트, 이마무 총 5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러스티 스탠포드는 켄터키 시골 출신 청년이고 나머지 4명 중 에밀리아는 공대녀, 트렌트는 운동부 학생, 이마무는 대학생이다.[1] 이들의 탐험 노트는 게임상에서 가방 모양이며, 러스티 스탠포드부터 에밀리아 뮬러, 보리스, 트렌트, 이마무 순으로 각 인물당 5개씩, 총 25개가 순서대로 이어지는 식으로 작성되어 있다. 이 일행은 에버레이션 메인 스토리의 모든 사건이 종결되고 캠프 오메가의 일원들이 전부 게이트웨이를 통해 이동하고 나서 상당한 시간이 흐른 후, 마지막으로 도착한 이들이며 아크의 등장인물들 중 가장 비참한 결말을 맞이한다.[2]
  • 스카이 (Sk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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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 아래에 있는 스카이의 시체.[3]
21세기 현대에서 온 사람. 문제는 스카이는 다른 이들과는 달리 완전히 혼자였을 뿐만 아니라 에버레이션의 환경은 겉보기엔 지독하게 몽환적이기에, 자신이 엄청나게 리얼한 공룡 테마파크의 꿈을 꾼다고 확신하는 실수를 범했다. 그리고 이 탐사 노트가 발견되는 곳은 하필 절벽 아래 놓인 시체 앞이고 스카이의 기록은 이것 하나로 끝이다. 거의 확인 사살 급으로 노트 마지막에 "어차피 꿈인데 내가 이걸 왜 적고 있는 거지? 이제 저기 절벽을 통해 여기서 깨어나야지~" 라는 식으로 쾌활하게 적어 놓기까지 했으니...

3. 등장 생물


주인공격 생물인 락 드레이크와 메인 악역인 리퍼를 비롯하여 샤이니혼, 글로우테일, 시커, 네임리스, 레비저 등 다양한 생물들이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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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레이션의 주역. 메이의 탈것으로 등장하며 카르키노스를 포식하고 리퍼퀸을 죽이는 등 스토리 전반에 걸쳐 큰 활약을 한다. 종국에는 메이와 다이애나가 탈출하는 동안 쇄도하는 리퍼들과 싸우다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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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레이션의 메인 악역. 다이애나, 메이, 헬레나 및 대학원생들의 탐험 노트 전반에 걸쳐 주요 악역 생물로 등장한다. 참고로 설정상 리퍼 역시 유전자 공학의 결과로 인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생물로 에버레이션 아크의 손상이나 방사능과는 관계 없이 원래부터 그렇게 생겼고 항상 존재해 왔음이 지하 통제실의 생물 복제 챔버를 방문한 헬레나에 의해 밝혀진다.
  • 네임리스
에버레이션의 메인 악역 2. 메이와 대학원생들의 탐험 노트 전반에 걸쳐 주요 악역 생물로 등장한다. 인게임에서는 잡몹 취급이지만 평범한 인간보다는 훨씬 강력한 야수로, 비록 메이에게는 손쉽게 도륙당했지만 21세기 건장한 시골 출신 청년이었던 러스티와 여자 대학원생인 에밀리아는 작중 네임리스에게 희생당했고, 이마무가 길들였던 래비저 역시 네임리스들에게 찢겨 죽었다.
  • 레비저
메이와 대학원생 중 하나였던 이마무가 길들였다. 공통적으로 주인들을 맨몸일 때보다 더 쉽게 에버레이션의 거친 지형을 탐험할 수 있도록 도와주지만, 각각 락 드레이크와 네임리스에게 죽임당함으로서 한계를 보여주었다.

4. 줄거리



4.1. 게이트웨이 프로젝트


현재 게임 내 플레이어들이 볼 수 있는 에버레이션의 모습과는 달리, 한때 에버레이션 아크 역시 여타 다른 아크들처럼 풍부한 지면 생태계를 보유하고 정상적인 환경에서 작동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가지 특별한 점이 있다면, 에버레이션 아크는 지하에 정제되지 않은 액체 원소의 강이 흐르고 곳곳에 고체 원소 광석이 존재하는 등 '''정제되지 않은 원소가 아크 전체에 걸쳐 퍼져있었으며''' 이곳의 생존자들은 전원 대전쟁 시기의 '''미래인'''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었다.[스포일러] 한 소규모 생존자 집단을 이끄는 URE(United Republics of Earth)의 조종사 출신 여성, '''다이애나 알타라스'''도 이들 중 하나였다.
비록 군인 출신이지만 전투기 조종사였던 그녀는 적대적인 환경 하에서 생존자들을 이끄는데 적지 않은 부담감을 느끼고 있었지만, 모두가 힘을 내어 한발짝 더 나아갈 수 있도록 일행들을 격려하였다. 어디인지 모를 미지의 땅에 고립된 이들은 랩터를 비롯한 각종 공룡들의 습격에 시달리며 사기가 말이 아니었지만, 다행히 근 며칠간의 날씨는 좋아서 하늘은 맑았으며 이 틈을 타 다이애나는 잠시 한숨을 돌리며 그녀의 일행들에게 콜사인을 부여해 주었다. 그녀는 여전히 자신이 어디에 고립된 지 알 수 없었으나, 하늘만큼은 완벽한 푸른빛으로 정말 아름다웠다.
이윽고 다이애나의 생존자 무리는 또다른 생존자들의 집단을 발견하고 그곳에 편입하게 된다. 역시나 전 URE 특수부대 출신을 비롯한 미래인들로 구성된 이들은 다이애나가 이끌던 생존자들의 무리보다 훨씬 더 규모가 크고 조직되어 있었으며, 이미 건물을 세우고 '''원소'''를 체굴하는 등[4] 상당한 규모의 정착지를 형성하고 있었다. 다이애나는 처음으로 제대로 된 침대에서 잠을 잘 수 있다는 사실에 기뻐하며 더 이상 자신이 생존자들을 이끌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 안도했지만 여전히 그녀의 신경을 끄는 부분이 있었으니, 바로 이곳에는 URE 뿐만 아니라 이들과 적대적이였던 테란 연방(Terran Federation) 출신의 생존자들도 있다는 사실이였다. 비록 적이였으나, 이들은 모두 생존을 위해 협력하고 있었다.
정착지의 규모가 커져갈수록 URE와 연방 출신 생존자들간의 보이지 않는 긴장의 날이 곤두서고, 이에 다이애나는 정적을 깨고 몸소 나서 이들의 출신 국가들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든, 이곳에서는 생존이라는 목적 아래 전부 하나임을 강조해 상황을 완화시킨다. 하지만 그런 다이애나조차 모든 연방 출신 생존자들에게 처음부터 호의적이지는 않았다. 우연히 그녀와 친구가 된 연방 출신 생존자 중 하나인 '''산티아고'''[5]는 악명 높은 해커로, 예전 URE의 지휘망에 침투하여 최신형 '''TEK 갑옷'''의 기술을 탈취해 역설계한 것으로 유명했다.[6] 그런 그가 팝 음악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다이애나는, 그가 URE 아이돌의 이번 세 시즌을 놓칠 수 밖에 없으리란 사실에 아쉬워한다.
시간이 흐르고, 충분한 자원을 채집한 정착지의 기술자들은 한두달 내에 비행 가능한 신형 TEK 갑옷의 완성을 앞두게 된다. 정착지의 지휘부는 한 사람이 완성된 테크 갑옷을 입고 가까운 문명을 찾아 도움을 청하는 계획을 수립하게 되고, 이 임무의 적임자로 테크 갑옷 운용 자격증이 있었던 다이애나가 최종 선정되었다. 제작 도중 '''프로토타입 제트팩'''[7]을 테스트하게 된 다이애나는 오랜만에 하늘을 가르며 빠른 속도로 비행할 수 있음에 기뻐하며, 갑옷의 제작자들 중 한명인 산티아고에게 만약 다음 비행에서 문명을 발견하게 된다면 그가 좋아하는 팝 음악들을 가져다 주기로 약속한다. 그렇게 시험 비행은 기대했던 것보다 더 성공적으로 끝나고, 일주일 후 마침내 테크 갑옷 풀셋이 완성되었다.
완성된 테크 갑옷을 입고 출격한 다이애나는 임무 수행 도중 체 하루도 못가 거대한 벽을 맞닥드린다. 말 그대로 '''보이지 않는 에너지 장벽'''이 그들이 고립된 지역 전체를 둘러쌓고 있었던 것이다. 이 사실을 정착지에 보고한 다이애나는 산티아고와 함께 장벽 조사를 나가고, 산티아고 또한 이 장벽이 그들의 탈출과 더불어 장거리 통신을 차단하고 있던 주범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장벽이 존재하는 한 이들은 바깥 세계에 도달할 수 없었고, 이에 생존자들은 그 장벽을 무력화시킬 계획을 세우게 된다.
조사 끝에 지평선에 위치한 3개의 오벨리스크가 고도로 발달된 텔레포트 장치를 갖추고 있고, 각각의 오벨리스크가 하늘 위의 4번째 신호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생존자들은 그 신호가 위치한 곳이 장벽을 관리하는 일종의 통제실이라는 판단을 내린다. 한 오벨리스크 플랫폼의 보안을 뚫고 해킹하는 것을 성공한 산티아고 덕분에 생존자들은 언제든지 통제실로 텔레포트할 수 있었으나 그곳에 어떠한 위험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는 것이 문제였고, 이에 생존자들은 초대형 수제 폭탄을 제작, 그곳에서의 일이 잘 풀리지 않을 경우 협상을 위해 사용할 계획을 새운다.
마침내 폭탄이 완성되고, 다이애나와 산티아고를 포함한 특공대 분대는 오벨리스크를 통해 하늘 위 통제실로 이동하였다. 그러나 이들의 예상을 깨고 특공대를 맞이한 것은 '''자유자재로 형태를 바꾸는 마름모꼴의 한 구조물'''[8]이였으며 폭탄이 통제실 정 중앙으로 이송된 순간 오버시어는 이들을 맹렬히 공격하였다. 특공대는 신관을 짧게 설정하고 통제실에서 뛰어내려 탈출하였지만 이 과정에서 반절 이상의 인원이 희생당하고, 등 뒤로 느껴지는 폭발의 열기를 뒤로 한 체 다이애나와 산티아고를 비롯한 몇몇만이 무사히 지상에 도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는 시작일 뿐, 뒤이어 일어난 일은 이들을 더욱 경악케 하였다.
특공대가 날려버린 것은 통제실 뿐만이 아니었다. 이들이 기폭한 폭탄은 단순히 장벽을 약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하늘 전체, 정확히 말하자면 하늘의 역할을 하고 있었던 거대한 홀로그램 스카이박스를 통째로 날려버렸고[9] 그로 인해 그동안 감추어져 있던 미지의 땅의 정체가 만 천하에 들어나게 되었다. 바로, 이들이 서 있는 땅과 모든 시설이 실은 '''지구처럼 생긴 한 행성 궤도상을 공전하는 일종의 우주 정거장'''이라는 것이다. 정착지의 생존자들은 정거장의 대기권이 날아가기 전에 옮길 수 있는 것들을 모두 챙기고 전에 발견했던 '''지하 동굴'''로 피신하였고, 곧 손상된 장벽에서 반사된 햇빛과 새어나온 우주선(宇宙線)의 조합에 '''온 지상은 불지옥으로 변모했다.'''
다행히 이들이 피신한 동굴의 내부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넓었으며, 곧 생존자들은 다시금 지하에 기지를 새우고 발전을 계속하였다. 시간이 흘러 재법 규모를 갖춘 기지는 충분한 양의 원소를 확보하게 되고, 지하로 피신한 이후 알 수 없는 이유로 작동을 멈춘 제트팩을 대신하여[10] 생존자들은 '''글라이더'''를 발명한다. 다이애나가 때때로 글라이더를 타며 머리를 식히는 동안, 한편으로 산티아고는 오벨리스크에 대한 심도있는 연구를 진행하였고 마침내 이 장소를 벗어날 새로운 계획을 수립하게 된다.
오벨리스크를 연구한 끝에, 산티아고는 오벨리스크의 전송 장치를 본뜬 '''대형 텔레포트 시설'''을 개발하여 생존자들을 '''훨씬 더 멀리 떨어진 장소의 한 플랫폼'''으로 전송시킬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정확히 말해, 몇주 전 생존자들이 발견한 이 새로운 신호는 기존의 오벨리스크와는 약간 다른 주파수를 가지고 있었으며 무엇보다 기존의 그 어떤 신호들보다도 멀리 떨어져 있었다. 이 텔레포트 시설의 규모는 너무나 거대해서 완성까지 몇년에 걸친 노력이 필요하리라 여겨졌지만 생존자들 모두가 이것이 그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이라는데 동의하였고, 곧 탈출 계획 '''게이트웨이 프로젝트'''가 공식적으로 착수되었다.[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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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생존자들이 남기고 간 게이트웨이 장치의 일부분.
생존자들이 지하로 대피하고 나서 몇년의 시간이 흐르고 절반 가량의 공사가 완료된 시점, 비록 절반 정도만 건설되었음에도 텔레포트 시설인 게이트웨이는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였다. 게이트웨이에 필요한 동력을 공급하기 위해 생존자들은 우주 정거장의 주동력원으로부터 오벨리스크로 공급되는 전력을 빼돌릴 계획을 세우고, 다이애나는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여러번 지상으로 올라가 오벨리스크를 조사하게 된다. 조사 때마다 등반용 곡괭이로 힘들게 절벽을 찍어가며 지상으로 올랐던 그녀는 마지막 조사를 마치고 돌아오던 중 한가지 이상한 것을 발견하는데, 바로 한 불타버린 갑옷과 완전히 잿더미로 변해버린 사람의 잔해였다.[12] '''누군가가 이곳에 도착했던 것이다.'''

4.2. 바람을 타고 나는 용


한편 아일랜드 아크의 통제실에서 부상을 입은 네르바를 쫒아 한 단말기를 작동[13]시킨 '''메이'''는 밝은 빛과 함께 밤 시간대의 에버레이션 아크로 이동하게 된다. 메이의 곁에는 같이 딸려온 과다 출혈로 죽은 네르바의 시체가 놓여져 있었고, 메이가 그의 가슴에 입힌 상처에서는 여전히 피가 흘러내렸다. 폭군이였음에도 불구하고 전사다운 최후를 맞이한 네르바를 묻어줘야겠다는 생각을 한 메이는 먼저 그녀의 얼굴에 난 상처에 붕대를 붙이고, 날이 밝는대로 새로운 이 땅을 탐험하기로 결심한다.
메이가 상처에 전부 붕대를 감았을 때 해가 뜨기 시작했고, 네르바의 시체를 얼핏 본 메이는 시체에서 연기가 나는 것을 목격한다. 태양빛이 그것을 태우고 있었던 것이다. 좀 전에 발견한 동굴을 기억한 메이는 죽을 힘을 다해 그곳으로 뛰어들어갔고, 아슬아슬하게 동굴로 도착한 그녀의 다리는 후들거렸고 갑옷에서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그렇게 메이는 야수, 군대에 이어 태양의 공격으로부터 또다시 살아남았다.
휴식을 취하면서 붕대로 쓸 여분의 옷을 전부 소모하고 주위의 이끼를 모두 먹어버린 메이는 다시금 길을 나서고, 동굴 내부가 그녀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넓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사실, 이 장소는 동굴이라고 부르기 어려울 정도로 넓었다. 내부에는 거대한 숲이 무성하였고 천장에서는 빛이 내리쬐고 있었다. 마치 지상과 지하가 거꾸로 된듯한 이 광경에서, 메이는 또다시 야생동물들의 낌새를 눈치채고 신경을 곤두세운다.
그녀는 '''등에 척추가 있는 작은 괴물들'''의[14] 무리에게 공격받게 되는데, 메이가 많은 수를 죽였음에도 괴물들은 계속 나타나 메이를 공격하였다. 심지어 괴물들 중 가장 큰 개체[15]를 죽이고 난 이후에도, 이들은 공격하는 것을 망설이지 않았다. 오직 메이가 '''이상한 빛을 뿜는 기둥'''[16] 근처에 있을 때만 괴물들은 물러났다. 네임리스들이 기둥이 뿜는 이상한 빛[17]을 두려워한다는걸 눈치챈 메이는, 이 약점을 괴물들을 상대하는데 이용해야겠다고 마음먹는다.[18]
마침내 상처가 다 나은 메이는 얼굴에서 붕대를 제거하고, 근처 나뭇가지에서 그녀를 내려다보며 천진난만하게 다가온 '''작은 기린을 닮은 빛을 뿜는 생물'''[19]을 길들여 동료로 삼는다. 메이는 그 샤이니혼을 Xiao(샤오)라고 이름붙이고, 샤오와 함께 숲을 탐험하기 시작한다. 샤오의 광원 덕분에 메이는 네임리스들로부터 안전하였지만 여전히 샤오의 광원이 재충전되는 동안의 위험을 감수하여야 했으며, 걸어서 숲을 탐험하는 것도 어려웠다. 그녀를 태우고 숲을 이동하며 자원을 채집하는 것을 도와줄만한 생물을 찾던 메이는, 어느날 밤 다수의 울부짖는 소리를 듣게 된다.
그녀가 발견한 것은 '''털이 빠진 늑대를 닮은 한 야수들의 무리'''[20]였다. 비록 못생기고(...) 악의에 가득 찬 생물이였으나, 그들은 메이가 타고다니기에 딱 좋은 크기였다. 라베저 무리를 미행하던 메이는 검은색 라베저 한마리가 무리를 벗어난 틈을 타 마취화살로 놈을 쓰러뜨리고, 이윽고 그 라베저를 길들여 Shi(시)라고 이름붙인다. 비록 랩터 오추에는 미치지 못하였지만 시는 빠르고 날카로웠고, 메이는 덕분에 숲을 훨씬 더 쉽게 이동할 수 있었다. 하지만 메이는 이에 만족하지 않았다. 그녀의 얼굴에 난 흉터는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더 강한 힘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으며, 이제 그녀의 야수 군단을 다시 한번 재건할 시간이였다.
길들일 강력한 생물을 찾아다니던 메이는 '''손처럼 사용할 수 있는 큰 집게발을 지닌 거대한 갑각류'''[21]를 발견하고 미행하였다. 느리지만 강력해 보였던 카르키노스는 그녀의 병력에 좋은 충원이 될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메이가 카르키노스를 쓰러뜨리려고 시도하기 전에, 먼저 '''무언가가 하늘에서 놈을 공격하기 위해 급강하했다.'''
그 생물은 거대한 도마뱀이였지만, 메이가 여태껏 본 공룡들과는 달랐다. 아니, 이 생물은 긴 몸통에 깃털 갈기가 달린 진짜 용이였다. 자신의 팔에 달린 깃털들로 바람을 타며 강철과도 같은 발톱으로 카르키노스의 껍질을 산산히 찢어버린 락 드레이크는 카르키노스를 포식하고, 동굴의 벽을 타고 올라가 그림자와 하나가 되어 메이의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한순간의 놀라운 광경을 목도하며, 메이는 꼭 그 생물을 길들여서 용의 힘을 손에 넣으리라고 다짐한다.
메이는 레비저 시에 탑승한 체 시가 락 드레이크의 주위를 뛰어다니는 동안 마취화살로 락 드레이크를 기절시킬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팔에 달린 깃털을 이용해 예상을 뛰어넘는 기동성을 발휘했던 락 드레이크의 민첩함 덕에 얼마 못가 다리를 다친 레비저는 죽음을 맞이하고, 안장에서 내동댕이쳐진 메이는 겨우 나무 사이로 도망치며[22] 마취 화살을 쏴재낀 끝에 락 드레이크를 기절시키는데 성공한다. 죽은 레비저 시를 묻어준 메이는 이윽고 락 드레이크를 조련하고, 그녀가 원했던 용의 힘을 얻어 다시 한번 '''야수 여왕'''으로 거듭나게 된다.[23]
길들인 락 드레이크에게 '''Ao Yue'''(아오 위)라는 이름을 붙여준 메이는 전보다 훨씬 더 쉽게 동굴을 탐험할 수 있게 되고, 이윽고 동굴이 그녀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넒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동굴의 깊은 곳에는 '''반짝이는 물'''[24]과 '''광원을 내뿜는 식물'''[25]이 있었고, '''얼굴에 촉수가 달린 날아다니는 악마들 무리'''가[26] 샤오의 빛에 이끌려 메이를 공격하기도 하였다. 물론 시커들은 락 드레이크의 송곳니와 메이의 칼날 앞에 상대가 되지 못하였으나, 메이는 안전을 위해 샤오의 빛을 잠시 꺼두기로 한다. 샤오는 메이에게 처음부터 친근하게 다가온 유일한 존재였다. 아일랜드에서 헬레나 역시 메이에게 처음부터 친근하게 다가왔으나, 그녀는 이제 없을 뿐더러 메이는 그녀를 때리기까지 했었다. 과연 친구였을지, 의구심이 들었다.
그렇게 동굴을 탐험하던 어느날, 메이는 정체불명의 발자국을 발견한다. 이 발자국들은 확실히 짐승의 것이 아니었으나, 사람이 남겼다고 보기에는 이상했다. 발자국들은 마치 그들의 발이 지면을 굉장한 힘으로 딛고 먼 거리를 도약한 것처럼 새겨저 있었다. 그 어떤 사람도 이렇게 멀리 도약하는 것은 불가능했으며, 동시에 그 어떤 짐승의 흔적도 찾을 수 없었다. 자신이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은 메이는, 조심히 움직이며 그들을 추적하기로 한다.
하지만 이들 발자국은 사실 생존자를 수색하던 다이애나와 그녀의 정찰대가 남긴 것이였고, 소리를 내지 않고 움직이며 그늘진 곳을 떠나지 않았던 메이였지만 테크 헬멧을 착용한 정찰대에게 먼저 발각당한다. 메이는 급히 락 드레이크에 탑승하여 자리를 떴으나 정찰대는 그녀의 예상을 뛰어넘는 놀라운 속도로 추격해 메이를 따라잡았고, 결국 서로간에 대치가 이루어지게 된다. 일촉일발의 상황에서 다이애나는 헬맷을 벗고 얼굴과 머리카락을 드러낸 체 그녀의 일행들에게 무기를 거두라고 설득하였고, 결국 메이와 락 드레이크를 기지로 무사히 대려오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메이는 여전히 낮선 테크 기술과 미래인들을 보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으며 그렇게 미래인들의 기지에서 뜬눈으로 하룻밤을 보내게 되었다.

4.3. 테크(TEK) 시대


날이 밝고, 잠에서 깨어난 미래인들은 메이에게 수많은 질문들을 묻기 시작한다. 그들은 메이가 락 드레이크를 혼자 힘으로 길들였다는 사실에 놀라고, 심지어는 그녀가 다른 아크로부터 이곳으로 왔다는 사실에 더욱 놀라워했다. 메이 역시 미래인들이 입고 있었던 테크 갑옷에 대해 묻고, 이들이 그녀를 어둠 속에서 포착하고 그렇게 빠른 속도로 움직일 수 있었던 것이 전부 그 갑옷 덕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다이애나의 권유로 테크 헬멧을 착용한 메이는 마치 마법 같은 이들의 장비에 감탄하고, 그 마법을 좀 더 볼 수 있게 미래인들의 기지에 당분간 머무르리라 결정한다.
메이에게 있어 테크 기술로 구축된 미래인들의 마을은 그들이 입고 있던 테크 갑옷만큼이나 특이하였다. 그들은 빛이 흘러나오는 도구를 사용했고, 밤에는 '''빛나는 금속 상자'''[27]에서 잠들었다. 마치 관처럼 생긴 테크 침대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메이는 미래인들의 권유를 거절한 체, 바깥에서 그녀의 락 드레이크와 샤이니혼과 함께 잠을 청했다. 미래인들은 그들의 장비가 전부 마법이 아니라 기술이라고 설명했지만, 메이는 이를 이해할 수 없었다. 아일랜드에서 수많은 신 문물을 경험한 메이였지만, 테크 장비들은 명백히 그녀가 이해할 수 있는 범위를 아득히 벗어나 있었다.
메이는 테크 장비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하였으나, 결국 포기하게 된다. 그녀는 가장 단순한 테크 장비들조차 제대로 작동시키지 못하였고, 미래인들의 잡무를 도울 때마다 오히려 일의 진행 속도를 떨어뜨리는 등 큰 어려움을 겪었다. 기지의 다른 생존자들에 비하면 메이는 마치 어린아이 같았고, 미래인들 역시 메이를 그렇게 대우하였다.[28] 숲속에서 야수를 길들이며 사는 삶에 익숙했던 메이는 곧 기지를 떠나기로 결심하고 다이애나에게 필요한 보급품을 요구하지만, 다이애나는 메이에게 먼저 그들이 입고 있던 '''테크 갑옷'''을 입어보라고 말하며 그녀의 요구를 거절한다. 어찌 되었던 전부터 테크 갑옷을 사용해보고 싶었던 메이는 속는 샘치고 그 요구를 받아들이고, 곧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된다.
메이가 갑옷을 입자, 그녀의 혈관에서는 피가 춤췄고 주위를 둘러싼 세상을 느낄 수 있었다. 마치 일생동안 잠들어있던 감각이 깨어난 듯한 느낌에 매료된 메이는 테크 갑옷을 완전히 익히기 전까진 기지를 떠나지 않으리라 결심하고, 각고의 노력 끝에 곧 테크 갑옷의 기능들을 완전히 제어할 수 있게 되었다. 메이의 전사로서의 경험과 신중함은 테크 갑옷의 사용을 배우는데 큰 도움이 되었고, 그녀는 맨손으로 바위를 부수고 공룡들과 싸울 수 있는 수준까지 다다르게 된다. 다이애나는 메이가 테크 갑옷을 배우는 것을 도와주면서 기를 쓰며 테크 기술을 이해하려는 메이를 보며 속으로 사랑스럽다고 느끼고, 자연스럽게 둘은 달리기 시합을 하고 스파링을 붙는 등 친한 친구 사이가 되었다. 이때부터 메이는 다이애나에게 '''주지(Juzi)'''[29]라는 별명을 붙여준다.
테크 갑옷을 시작으로 서서히 미래인들과의 생활에 적응한 메이는 어느날 미래인들에게 '''락 드레이크의 알'''을 훔치는 일을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메이의 설명과 활약 덕분에 이들은 성공적으로 알을 훔칠 수 있었고, 테크 기술에만 의존하며 많은 수의 길들인 동물들을 다뤄본 적이 없었던 미래인들에게 메이의 경험과 재능은 큰 도움이 되었다. 이후 기지의 생존자들 중 그 누구도 메이를 무시하지 않았고, 비록 여전히 테크 기술을 완벽히 이해하지 못하는 메이였지만 그녀는 기지에서 수많은 길들인 생물들을 관리하고 근접 격투술을 가르치는 등 당당히 기지의 한 일원으로 거듭나게 된다. 그렇게 메이는 미래인들과의 생활에 점점 익숙해져 갔고, 기지에 계속 머무르기로 결심한다.

4.4. 구출 작전


그렇게 메이가 기지로 편입되고 시간이 흐른 후, 동굴 깊숙한 곳으로 떠났던 탐사대가 한 버려진 구조물을 발견하게 된다. 누가 남기고 간것인지 알 수 없는 그 폐허 근방에서 산티아고는 과충전된 결정화 원소 조각이 방출하는 파동을 감지하고, 게이트웨이 프로젝트를 완성하기 위한 포커징 렌즈라는 부속을 만드는데 그것이 꼭 필요했던 생존자들은 다이애나를 필두로 한 특공대를 조직해 폐허를 수색하기로 한다. 그곳은 강렬한 방사능 때문에 '''방호복''' 없이는 생존할 수 없었고, 이미 한차례 그 지역을 탐험하러 간 정찰대가 '''지금까지 본 것들 중 가장 끔찍한 괴물들'''에게 절반 이상 잔인하게 죽임을 당한 전적이 있었지만 게이트웨이 프로젝트 완성을 위해서는 꼭 그 물체가 필요했기에 다른 수가 없었다.
특공대가 출발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들과의 교신이 두절되는 일이 발생하였다. 마을의 남은 생존자들은 특공대가 '''그곳에 잠복해있는 끔찍한 악마들'''[30]에게 당했을 것이라며 두려워하고, 메이는 그녀의 친구, 다이애나를 구하기 위해 직접 락 드레이크에게 '''테크 안장'''을 착용시키고 자신도 방호복과 '''테크 레일건'''을 장비한 체 구조를 위해 출발하였다. 그녀가 특공대의 흔적을 쫒아 다다른 곳은 보라색 불꽃이 가득한 상처투성이의 불모지.[31] 생명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이 장소에서는 최상위 포식자인 락 드레이크 Ao Yue조차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고 있었다.
이곳에서 메이는 끔살당한 체 잔인하게 뜯어먹힌 특공대원들과 길들인 생물들의 시체를 발견하고, 이윽고 살아남아 리퍼퀸에게 쫒기는 다이애나와 특공대원 한명을 발견하였다. 메이는 투시 후 지형을 뚫고 날아간 '''테크 레일건의 관통 사격'''으로 리퍼퀸를 공격하여 주춤하게 만든 후, 그 틈을 타 락 드레이크와의 협공으로 리퍼퀸을 죽이는 데 성공한다. 다이애나는 자신을 구해준 메이에게 달려가 품에 안기고, 동료 특공대원 한명 역시 약간의 상처를 입은 것을 제외하면 무사하였다. 최소한 그럴 것으로 메이는 생각하였다.
한밤중, 살아남은 다이애나의 동료 특공대원은 갑작스러운 구역질 끝에 결국 '''리퍼 새끼가 부화'''하면서 흉부가 터져 끔찍한 죽음을 맞이하게 되고 메이에게 달려드는 리퍼의 새끼는 다이애나가 쏴죽인다. 메이는 너무나 끔찍한 광경에 질려 다이애나에게 지금이라도 다시 돌아가자고 설득하지만, 게이트웨이 프로젝트는 다이애나를 비롯한 미래인 생존자들에겐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였기에 다이애나의 의지를 꺾을 순 없었다. 그렇게 둘은 계속 전진한 끝에 마침내 목표로 한 폐허에 도착한다.
미래인들의 테크 기지와 유사한 형태의 건축물들이 가득한 이 폐허에서 일행은 마침내 목표로 한 결정화 원소 조각을 발견하였다. 하지만 폐허는 곧 이들을 쫒아온 리퍼들로 들끓게 되고, 이에 다이애나가 결정화 원소를 회수하는 동안 메이가 락 드레이크 테크 안장의 기관포로 리퍼들을 상대하게 된다. 그러나 다이애나가 결정화 원소를 회수했을 때는 이미 너무 많은 수의 리퍼들이 일행을 둘러쌓아 포위한 이후였고, 결국 메이는 탈출하는 동안 리퍼들을 붙들어 놓기 위해 '''락 드레이크 Ao Yue를 남겨두는 수치스러운 선택'''을 하게 된다. 홀로 리퍼들과 싸우던 Ao Yue는 탈출하는 메이의 귓전에 울려퍼지는 포효를 마지막으로 장렬히 숨을 거두고, 락 드레이크의 희생 덕에 무사히 탈출할 수 있었던 메이는 마음의 고통을 참으며 충성스러운 친구여, 날 용서해 달라는 마지막 인사를 남긴다.
락 드레이크를 잃은 메이와 다이애나는 리퍼들을 피해 조심히 움직였고, 등반용 곡괭이로 긴 절벽을 오른 끝에 마침내 마을로 다시 복귀하는데 성공한다. 마을의 생존자들은 이들을 열혈히 환영하였고, 다이애나는 감사의 표시로 메이에게 '''손수 만든 목걸이'''를 선물한다. 마을 사람들은 곧 게이트웨이 프로젝트를 완성해 아크를 탈출하여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을거라는 생각에 환호하였고, 메이 역시 이에 들뜬다. 언제나 생존을 최우선으로 삼았던 그녀이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은 바램을 항상 간직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고향에 대해 생각하던 메이는, 문뜩 의구심이 들었다. 과연 완성된 포탈을 통해 이곳을 빠져나간다고 해도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아니, 메이는 아마 다시는 고향을 볼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대신 그녀에게는 이제 새로운 고향이 생겼다. 여전히 메이는 테크 기술에 익숙하지 않았으나 그 기술들은 메이의 일부였고, 시간이 지날수록 그녀는 이곳에서의 도구와 생활에 익숙해지고 있었다. 모든것이 그녀에게 있어 정상적이였고, 이곳이 바로 그녀의 고향이자 집이였다. 메이는 목숨을 걸고 그녀의 새 고향과 동료들을 지키리라 다짐한다.

4.5. 헬레나와 로크웰의 도착


그렇게 에버레이션 아크로 이동한 메이가 새로운 고향에서의 삶에 익숙해지고 게이트웨이 프로젝트도 어느덧 완성을 앞둔 무렵, 고생 끝에 레이아와 작별하고 무사히 아일랜드 아크의 통제실로 돌아온 헬레나와 로크웰은 다시금 통제실의 이동 콘솔 앞에 선다. 그들이 왔던 으로 되돌아가 그들을 알고있던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해야 한다는 헬레나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이미 에드먼디움에 완전히 정신이 팔린 로크웰은 그가 스코치드 어스에서 에드먼디움을 녹이려고 시도했을 때 나타난 에드먼디움의 액화 형태와 똑같은 액체가 가득한 한 장소를[32] 콘솔에서 발견하고 그곳으로 이동하려 하였다. 결국 로크웰의 고집을 꺾지 못한 헬레나는, 그를 혼자 내버려둘 순 없었기에 로크웰과 함께 에버레이션 아크로 이동하게 된다.
비록 헬레나의 도움이 있었지만 완벽하게 통제실의 콘솔을 조작할 수 없었던 로크웰은 에버레이션 아크로 오는데는 성공했으나, 기존에 목표로 했던 액체 에드먼디움[33]이 가득한 장소가 아닌 한 지하 숲 한가운데로 이동하게 된다.[34] 이상하지만 동시에 매력적인 이곳 지하 숲은 생체 발광을 통해 빛을 내는 식물들로 가득했으며 덕분에 기분나쁘면서도 아름다웠다. 헬레나는 줄곧 손에 홈이 생길 정도로 총을 꽉 쥔 체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지만, 로크웰은 자신이 콘솔에서 봤던 액체 물질을 직접 눈으로 보기 전에는 정말로 그것이 에드먼디움인지 확신할 수 없다며, 그저 액체 상태의 에드먼디움이 가득한 동굴의 환경을 상상하면서 빨리 그 비밀과 힘을 손에 넣길 바랄 뿐이였다.
베일에 쌓인 액체 에드먼디움과는 별개로, 이곳 지하 숲은 그 자체로 로크웰의 관심을 끌었다. 이곳의 많은 생물종은 생체 발광을 하고 있었으며, 로크웰은 주변에 흔하게 서식하는 빛을 내뿜는 곤충[35] 몇몇을 잡아 해부하며 연구를 한 끝에 그들의 배에 담겨있는 발광 액체가 일종의 생체 충전지와 비슷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러나 그는 그것이 어떻게 생성되었는지 알아내지 못했고, 그 '''충전'''[36]은 그것을 담을 공간이 없다면 빠르게 사라졌다. 숲에 에너지를 공급해줄 햇빛이 없는 이곳에 어떻게 이러한 에너지의 충전이 이루어질 수 있는지 궁금해진 로크웰은 연구를 계속하였고, 결국 긴 시간에 걸쳐 숲의 토양에 퍼진 에드먼디움 성분의 영향이 지하 생태계를 빛내는 광원의 원천이라는 것을 알아내었다. 동굴 어딘가에 위치한 액체 에드먼디움 웅덩이로부터 에드먼디움이 공급되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였다. 설령 숲의 생체 발광 에너지의 직접적인 원천이 에드먼디움이 아닐 지라도, 에드먼디움이 세대에 걸쳐 생물들의 진화에 영향을 미치고 그 결과 생체 발광을 하게 되었을 것이다. 전 생태계가 에드먼디움의 영향을 세대에 걸쳐 흡수하고 있는 놀라운 광경의 중심에서, 로크웰은 이 모든 비밀이 자신의 것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흥분을 감추지 못하였다.
이렇듯 블루존에 떨어진 이후 생태계를 연구하며 원소에 더욱 집착해가던 로크웰과 불안해하던 헬레나 앞에 '''시커'''들이 나타난다. 스코치드 어스에서 와이번, 골렘, 거대한 모레벌레를 거치며 더 이상 놀라는 일은 없으리라 자신하던 헬레나는 날아다니는 오징어-박쥐-살인-괴물들[37]을 보며 기겁하고, 놈들을 쏴죽인 후 줄곧 그것들을 저주하였다. 다행히 헬레나가 몇몇을 쏴죽이자 시커들은 물러갔지만, 다음 공격에도 그들을 물리칠만한 충분한 탄약이 있을지 헬레나는 의문이였다. 끔찍한 그 오박살괴[38]들의 모습에 기겁한 헬레나였지만, 스코치드 어스와는 달리 물과 자연 자원이 풍부해 탈수 걱정이 없다는 점 하나만큼은 그녀의 마음에 쏙 들었다. 오박살괴 뿐만이 아니였다. 로크웰 역시 숲의 환경이 혼란스럽긴 마찬가지였는지, 어느날은 독버섯 지대 속으로 걸어들어가는 로크웰을 헬레나가 저지해야만 했다. 헬레나는 그의 나이를 생각하며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여기고 넘어갔지만, 여러모로 그녀에게는 힘든 시간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런 헬레나의 고생을 아는지 모르는지, 로크웰은 여전히 원소에 대한 집착과 그녀에 대한 질투심만이 그저 머리에 가득할 뿐이였다.
지하 숲을 탐험하던 중 어느날, 헬레나는 한 '''갑각을 두른 거대한 두더지쥐'''[39]를 발견하게 된다. 다행히 롤렛은 공격적이지 않았고 헬레나는 자세히 롤렛을 관찰한 끝에 이전부터 한가지 당연하게 여겨왔던 사실을 깨닫을 수 있었다. 그녀가 마주했던 모든 생물들은 현재까지 밝혀진 생물종이나 인류의 전설 속에 등장하는 생물들에 기반을 두고 있었다. 골렘과 와이번은 한번도 지구상에 존재했던 적이 없지만, 사람들은 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지어내었다. 심지어 그 시커들조차 이미 알려진 동물들의 혼종이였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이 정거장을 관리하는 자들이 인간이라는 걸까? 아니면 그들이 단지 인류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가지고 있는 걸까? 그녀는 정답을 알 수 없었지만, 숙고해볼 여지가 있는 의문이였다.
그렇게 블루존의 생태계를 연구하던 헬레나와 로크웰 앞에 위기가 다시 한번 찾아온다. 시커들이 돌아온 것이다. 예상대로 이미 탄약을 상당수 소진한 그녀의 화력은 시커를 상대하기에 역부족이였지만, 절체절명의 순간 '''누군가가 시커들을 상대하기 위해 나타났다.'''
그것은 놀라웠다. 헬레나가 위기에 몰린 순간, 빛나는 은빛 갑옷을 입은 한 사람이 시커들을 마치 도도인 양 찢어버렸다. 시커 한마리는 너무 강하게 얻어맞은 나머지 동굴 바닥에 내쳐지며 뭉개질 정도였다. 그들을 더욱 놀라게 한 것은 그들이 헬멧의 바이저를 올리고 맨 얼굴을 드러냈을 때였다. 그들 중 익숙한 얼굴이 보였는데, 바로 '''메이'''였던 것이다. 놀라움에 순간 목석처럼 굳어버린 헬레나를 본 메이는 웃음을 터트렸고, "야수 여왕" 메이의 등장에 경악한 로크웰은 과거 한낱 원시 야만인 취급했던 그녀가 그가 그토록 손에 넣고자 하는 에드먼디움으로 만들어진 최첨단 갑옷을 입고 있음에 분노를 감추지 못하며, 혹 메이가 자신을 죽이지는 않을지 노심초사하며 꼭 그 에드먼디움 갑옷을 만든 사람들을 찾아내 알 수 있는 모든 것을 알아내리라 다짐한다.
메이는 헬레나의 얼굴에 펀치를 날려 그녀를 기절시켰던 일에 대해 사과하고, 네르바와의 싸움에서 입은 상처로 인해 생긴 새로운 흉터를 보여주며 이곳으로 오기까지의 자초지종을 이야기해주었다. 오랜만의 재회로 감정이 벅차오른 까닭일까, 그렇게 아일랜드 시절부터 어색했던 두 사람 헬레나와 메이는 완전히 친구 관계가 되었고 여기에 여전히 불편함을 감추지 못하는 로크웰까지, 아크 서바이벌 이볼브드의 '''주요 등장인물 3인은 에버레이션 아크에서 모두 다시 만난다.'''

4.6. 불안의 씨앗


메이는 헬레나와 로크웰을 그녀와 동행한 미래인 동료들에게 소개시켜 주었다. 헬레나는 이들이 그녀의 기준으로도 미래에서 왔다는 사실에 놀라워하며, 이것이 그녀의 추측과 전부 맞아 떨어진다는 사실을 알아차린다. 그녀는 미래인들을 전에 만나본 적은 없었지만, 로크웰과 메이는 그녀의 시점으로부터 과거의 사람들이였으며 아크의 기술력은 21세기의 것보다 비교도 할 수 없을만큼 발전해 있었다. 확실히 현 시점은 2008년으로부터 머나먼 미래가 틀림없지만, 과연 얼마나 먼 미래인 것일까? 그녀는 의문을 가졌다.
미래인들의 마을로 돌아가는 길은 험난했다. 헬레나와 로크웰은 테크 슈트를 입고 있지 않았던 까닭에, 그들은 '''로프 사다리와 집라인'''의 도움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마을에 도착한 헬레나와 로크웰은 다이애나의 안내에 따라 미래인들의 마을을 돌아보며 최첨단 테크 기술력에 감탄하고, 단지 놀라움에 그쳤던 헬레나와는 달리 로크웰은 이에 큰 흥미를 보이며 다이애나에게 질문 공세를 퍼붓고 이 모든 것이 에드먼디움의 힘에 기반을 둔 기술이라는 것을 알아차린다. 미래인들의 테크 기술을 보며 비록 이들이 에드먼디움에 익숙할 뿐 그 잠재력을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했을 거라 판단한 로크웰은, 이들이 알고있는 에드먼디움의 비밀을 알아내는 한편 그것을 능가하는 성취를 이루리라 다짐한다. 헬레나 또한 다이애나를 비롯한 이곳 아크의 사람들이 '''전부 동일한 시대, 대전쟁 시기의 미래인'''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다양한 역사적 시점의 인물들로 구성된 기존 아일랜드나 스코치드 어스 아크와 비교했을 때 이것이 일반적인 일이 아니며, 여기에 무슨 의미가 있을지 궁금해한다.
한편 헬레나는 미래인들로부터 이곳 우주 정거장을 탈출해 지표면의 행성으로 이동하기 위한 대형 순간이동 장치, 게이트웨이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을 듣게 되고 이때 헬레나의 머릿속에 한 문장이 스쳐지나간다. '''"이곳은 그 누구도 이 장소를 지배하도록 내버려두지 않는다"'''. 레이아의 경고와 그녀가 들려주었던 오벨리스크가 마을을 파괴한 이야기가 생각난 헬레나는 이 우주 정거장의 시스템이 게이트웨이 프로젝트가 완성되기 전 오벨리스크를 작동시켜 이곳 사람들 모두를 죽일 것이라고 예상하고, 프로젝트를 멈추기 위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미래인들을 설득하기로 한다. 헬레나는 갓 이곳으로 온 방문객에 불과했고, 미친 사람처럼 보일지언정 그녀는 가장 친한 친구인 메이와 다이애나를 시작으로 설득을 시작한다.
마을의 지도부는 헬레나의 예상과는 달리 놀랄 정도로 그녀의 주장에 수용적이였다. 다만 여전히 회의적인 부분이 남아있었는데, 명백히 그들은 전에 오벨리스크들 중 하나를 해킹하였고 심지어 이 우주 정거장의 통제실을 날려버린 전적이 있었다. 따라서 그 사막에서와는 달리 이곳에서 그러한 위협은 이미 제거되었을 것이라는게 그들의 판단이였다. 다행히 다이애나의 설득으로 마을의 지도부는 오벨리스크 조사를 위해 작은 탐사대를 꾸려 파견하기로 하였고, 오벨리스크가 위치한 위험한 지상으로 나가기 위해 헬레나는 메이와 다이애나의 지도 하에 TEK 갑옷을 다루는 훈련을 시작하게 되었다.
이렇듯 헬레나가 테크 갑옷 조작을 위한 훈련으로 바쁠 무렵, '''로크웰은 에드먼디움의 비밀을 알아내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었다.''' 마을은 에드먼디움으로 가득했으며, 이는 과거 로크웰이 얻었던 샘플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방대한 양이였다. 이곳 미래인들은 이를 '''원소(Element)'''라고 불렀는데, 따지고 보면 모든 것은 원소로 이루어져 있지 않는가? 로크웰은 단순이 이들이 이름붙이는걸 잊어버린 건 아닌지 생각하며 어이없어하였다. 또한 이곳 과학자들의 독자적인 연구 결과는 그가 충전(Charge)이라 이름붙인 이곳 생태계의 생물학적 발광이 동굴 전체에 침투한 원소의 영향이라는 사실을 확증하고 있었는데, 이는 과거 그의 추측과 동일했다. 발광 숲에서의 그의 연구가 가치있었던 셈이다.
하지만 그의 기대와는 달리 미래인들로부터 원소의 비밀을 알아내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다이애나를 설득한 끝에 힘겹게 마을의 연구와 실험에 참여하게 된 로크웰은 그곳에서도 찬밥 신세였으며, 과학자들에게 공공연히 무시당했다. 로크웰은 이에 분노하며 이들의 도움 없이 자신의 힘으로 광원과 원소를 연구해 그들을 능가하는 지식을 갖추리라 다짐했지만 명백히 그는 뒤쳐지고 있었다. 로크웰은 그것이 단지 경험의 차이일 뿐, 미래인들이 그들의 도구에 익숙하고 많은 지식을 알고 있어 잠깐 앞서나가는 것이지 결국 자신보다 지능이 떨어지는 바보들이라 곱씹으며 차이를 좁히기 위해 연구실에서 숙식을 해결하면서 더욱 연구에만 집념한다.
단지 허울 뿐인 자신감은 아니였던 것일까, 로크웰은 과거 그가 발견했던 생물학적 충전을 마침내 적절한 전력으로 바꾸는 데 성공한다. 결과적으로 그는 '''충전 배터리와 랜턴'''을 발명하였고, 미래인 과학자들이 진작에 그런 단순한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을 비웃는다. 그의 발명품을 보고 놀라는 미래인들을 보면서 로크웰은 그들이 충전과 에드먼디움의 진정한 잠재력을 전혀 깨닫지 못하고 있음을 간파하고, 곧 자신의 이해가 그들을 압도하리라 자신한다.
다이애나를 설득하여 미래인들이 작업중인 게이트웨이 프로젝트를 보게 된 로크웰은, 그들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다. 모두들 이 우주 정거장을 일종의 감옥으로 여기며 탈출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을 뿐, 원소로 가득한 이 땅의 무한한 잠재력과 가능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이후 다이애나를 동굴 최심부를 방문할 때 자신을 호위해 주도록 설득시키는데 성공한 로크웰은 전에 개발했던 충전 렌턴의 시제품을 더 효율적이고 휴대 가능하게 개량하고, 더 이상 무시받는 옛날 사람이 아닌 마을의 지도부에 청원을 관철시킬 수 있는 영향력을 가진 인물이 되었다. 그는 그가 이곳에 온 목적인, 동굴 최심부를 탐사대와 함께 방문해 정제되지 않은 순수한 원소를 관찰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그런 로크웰에게 한가지 마음에 걸리는 점이 있었으니, 바로 야수여왕 '''메이.''' 그는 그 야만인 여성이 자신을 며칠동안 뚫어지게 쳐다보는 것을 느끼고, 메이가 다이애나로 하여금 자신과 대화하는 것을 방해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운 좋게도 헬레나의 테크 갑옷 훈련이 때때로 메이로 하여금 로크웰로부터 눈길을 땔 수 있도록 도와주었지만, 그는 여전히 메이를 극도로 주의하며 그녀의 감시로부터 벗어날 기회가 오기만을 기다린다.

4.7. 지하 통제실


연습과 훈련 끝에 테크 갑옷을 어느정도 다룰 수 있게 된 헬레나는, 마침내 메이와 산티아고와 함께 팀을 꾸려 지상으로 향하게 된다. 이들 중 실제로 오벨리스크를 조사하는 역할은 산티아고가 맡았으며, 만약 오벨리스크가 특별한 힘을 발산하기 위한 준비 단계에 있다면 산티아고가 오벨리스크의 단말기를 해킹해 그 힘의 원천을 재추적하는것이 그 계획이었다. 헬레나는 이곳에 온 이후 줄곧 연구실에 틀어박혀 오직 그가 이름붙인 이상한 금속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고 집착하는 로크웰이 걱정스러웠으나, 다행히 다이애나가 그녀가 없는 동안 그를 잘 살피겠다고 한 점은 위안이 되었다. 어찌 되었던 지금은 로크웰을 걱정할 때가 아니다. 전 마을의 운명이 이번 탐사에 달려있을 수 있으며, 그녀는 집중해야만 했다.
탐사대가 출발한 이후 헬레나는 이곳 우주 정거장의 구조가 아일랜드나 스코치드 어스와는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곳이 특별한 건지, 아니면 우주 정거장마다 원래 각기 다른 구조를 가지고 있는건지 헬레나는 알 수 없었지만, 최소한 그녀가 방문했던 곳의 우주 정거장들은 전부 그 모양과 크기가 달랐다. 메이의 모습 역시 헬레나의 주의를 끌었다. 탐사대가 출발한 이후 메이는 줄곧 말 없이 거리를 둔 체 헬레나를 바라보며 자신의 목걸이를 만지작거리고 있었다.[40] 마치 비행기나 우주선처럼 생긴 그 목걸이를 메이가 어디서 얻었을지 헬레나는 궁금해했다.
얼마 후 탐사대는 지표면으로 올라가는 입구에 도착했으나, 지면은 테크 갑옷을 입은 탐사대마저 잿더미로 태워버릴 정도의 강렬한 우주선이 작렬하고 있었다. 미래인들이 지면이 위험하다고 한 것은 과장이 아니었던 것이다. 탐사대는 수면 스케줄을 조절한 끝에 우주선이 내리쬐지 않는 밤에 빠르게 지상으로 올라가 오벨리스크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서둘러 지하 동굴로 복귀하였다.
산티아고는 지난 밤부터 계속해서 오벨리스크로부터 얻은 정보를 분석하고 있었지만, 이미 오벨리스크가 뭔가 이상하게 작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두가 알 수 있었다. 오벨리스크는 거칠게 진동하고 있었고 오벨리스크 아래의 지면은 마치 이 우주 정거장 전체를 박살낼 것 처럼 주기적으로 떨리고 있었던 것이다. 이윽고 산티아고의 분석이 완료되었고, 라디오를 통해 산티아고는 헬레나의 추측이 맞았으며 오벨리스크의 상태가 굉장히 불안정하고 반응하기까지 시간이 며칠밖에 남지 않았을 것이라는 교신을 마을에 보낸다.
하지만 동시에, 산티아고는 좋은 점을 짚었다. 게이트웨이 프로젝트가 폐쇄된다고 해도, 그게 오벨리스크를 안정화시킬 것이라고 확신할 수 없었다. 이미 정거장이 마을을 파괴하는 절차를 멈추기에는 너무 늦었을 수도 있다. 확실한 생존을 위해 가능한 유일한 방법은 바로 오벨리스크 자체의 작동을 중지시키는 것이였다. 산티아고는 이곳 오벨리스크의 플랫폼에서는 그 작업이 불가능하지만, 오벨리스크의 플랫폼을 통해 이 우주 정거장의 최심부로 이동, 그곳에서 오벨리스크를 끌 수 있을 것이라고 하였다. 위험천만한 작업이였지만, 이것이 유일한 희망이였다.
산티아고는 정거장 최심부의 한 플랫폼을 목표로 잡았고, 탐사대는 우주 정거장의 최심부로 이동하는데 성공한다. 정거장 내부로 들어온 것이다. 이곳의 전경과 건축 양식은 과거 헬레나가 방문했던 통제실과 유사했다. 운 좋게도 산티아고는 한 콘솔에서 내부 구역의 지도를 찾을 수 있었고, 일행은 오벨리스크를 끌 수 있는 통제실로 이동하기 시작한다.
정거장의 내부 깊숙한 곳으로 내려가면서, 탐사대는 한 거대한 방을 가로질렀다. 너무 거대해서 탐사대가 위치한 다리에서 바닥이 보이지 않았던 그 방은 '''생물이나 그 태아, 알을 담고있는 생물종 튜브들로 벽 전체가 꽉 차있었다.''' 헬레나는 아일랜드의 통제실에서 본 홀로그램을 통해 이미 아크의 생물들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종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그 과정이 일어나는 장소를 보는 것은 처음이였다. 방에는 이곳 정거장에서 살고 있는 모든 생물종들이 존재했다. 공룡부터 시작해서 '''에일리언을 닮은 거대한 괴물'''까지. 이곳 방에서 정보를 좀 더 수집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헬레나였으나, 탐사대는 갈 길이 바빴다.
통제실로 이동하던 탐사대는 한 방을 발견하게 되고, 그곳으로 들어간다. 아일랜드의 통제실에서 이상한 홀로그램들을 봤을 때부터 항상 마음에 담아두었던 가능성이였지만, 헬레나는 아직 이 사실을 마주할 준비가 되지 않았었다. 최소한 이렇게 직접적으로는 말이다.
방은 전에 봤던 생물종들이 가득 찬 곳과 비슷했지만, 훨씬 그 규모가 더 작았다. 생물종이 담긴 튜브들이 벽에 오와 열을 맞춰 가득하게 들어서 있었지만, 이 튜브들은 전부 한가지 생물종을 담고 있었다. '''종명: 호모 사피엔스.'''
튜브에 담긴 사람들은 복제인간은 아니였다. 최소한 각자가 서로의 복제인간은 아니였으며, 각기 고유한 생김세를 가졌고 전부 성인이였다. 헬레나는 자신 역시 통제실에서 디자인되어 이곳에서 만들어졌다고 생각하였으나, 그녀의 기억은 심어진 것이라기에는 너무나 생생하였다. 분명 가짜라고는 볼 수 없었다. 이 우주 정거장이 어떻게든지간에 시간을 거슬러 과거의 누군가를 그대로 복사한 것일까?[스포일러2] 비현실적이였지만, 그녀는 그 아이디어가 끌렸다. 최소한 누군가가 내 삶을 진짜로 살았었다니, 비록 내가 아닐지라도 그 사실은 그녀를 좀 더 진짜같은 느낌이 들도록 해주었다.
인간 복제실은 모두에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충격이였지만, 헬레나는 가장 최악인 건 메이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완전히 침묵한 체, 마치 갑옷을 입은 좀비마냥 산티아고의 뒤를 따를 뿐이였다. 메이의 시대는 화약이 발명된 지 불과 7세기 정도 이후였다. 인간을 만드는 기계가 존재하고 그 기계가 자신을 만들었다는 것은 그녀에게 충격적인 것을 넘어 심오할 것이다. 헬레나는 그런 메이가 괜찮기만을 바랄 뿐이였다.
긴 탐사 끝에 탐사대는 마침내 통제실을 찾아내었다. 이곳의 콘솔은 헬레나가 전에 방문한 통제실의 것과 비슷하였으며, 덕분에 헬레나는 산티아고가 감을 잡고 콘솔 조작을 시작하는 것을 도울 수 있었다. 긴 작업 끝에 산티아고는 마침내 콘솔을 해킹하는 것을 성공하고, 동시에 정거장은 다수의 '''괴물'''들을 방어 기제로 내보낸다. 다행히 리퍼들의 등장에 전투 본능이 살아난 메이가 다시금 정신을 차리고 리퍼들에게 홀로 돌격해 길을 열고, 산티아고와 헬레나는 통제실의 기기를 날려버린 후 메이의 뒤를 따라 무사히 도망칠 수 있었다. 탐사대는 간발의 차로 산티아고가 빠른 탈출을 위해 준비한 포탈을 통해 그곳을 벗어났으며, 성공적으로 오벨리스크의 작동을 중지시키는데 성공한다.
탐사대는 마을과 교신을 연결하여 그들의 성공을 알리고, 마을 사람들은 탐사대보다 더욱 크게 환호한다. 박수갈채와 함성 소리가 너무 커서 순간 산티아고가 라디오를 떨어뜨릴 정도였고, 이를 지켜보는 메이마저 얼굴에 미소를 띄고 있었다. 헬레나는 생각했다. 설령 나의 기억이 다른 누군가의 것이거나 아예 사실이 아니라고 할 지라도, 이곳 우주 정거장에 도착한 후 행한 행동들은 전부 자신의 선택이였다. 지금부터 내가 하는 것은 나의 선택이고, 그게 바로 나 '''헬레나 워커'''이다. 헬레나는 그것으로 만족했다.
그렇게 마을로 돌아가던 탐사대에게 마을로부터 한통의 무전이 도착한다. 하지만, 이번 무전은 축하하는 내용이 아니었다. 무전은 알아들을 수 없는 잡음으로 가득했고, 그 속에서 단지 다이애나의 당황하는 외침과 누군가가 '''로크웰'''을 언급하는 것만을 들을 수 있을 뿐이였다.

4.8. 로크웰의 최후


한편 메이의 감시에 항상 불안해하던 로크웰은, 헬레나가 메이를 데리고 오벨리스크를 조사하는 임무를 수행하러 떠난다는 사실에 더할 나위 없이 기뻐했다. 로크웰은 그녀가 조사를 통해 알게 될 오벨리스크에 관한 세부 정보들을 알 수 있다면 아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으나, 이미 오벨리스크는 로크웰의 관심 밖이였다. 중요한 것은 에드먼디움이고, 그들이 탐험을 떠나던지 말던지 그가 알 바 아니었다. 그들이 조사를 나간 동안 로크웰은 이 동굴의 최심부로 출발해 에드먼디움에 대한 제대로 된 연구를 진행하며 성과를 올릴 계획에 흡족해하였다.
로크웰은 다이애나와 다른 과학자들과 함께 탐사대를 이루고 방호복을 착용한 후 액체 원소가 흐르는 동굴 최심부로의 탐험을 떠난다. 먼저번 탐사대를 감염시킨 끔찍한 괴물들의 공격을 두려워하는 과학자들을 비웃으며, 로크웰은 과학은 원래 위험한 것이고 이번 조사는 더 위험한 만큼 그만한 보상이 따를 것이라 생각하면서 자신만만하게 발걸음을 옮긴다.
탐사대는 동굴 최심부에 도착하고, 로크웰은 액체 원소가 가득한 환경에 매료된다. 정제되지 않은 가장 순수한 원소의 형태는 로크웰에게 있어 그 무엇보다도 위대하고 아름다운 발견이었으며, 그의 귀는 이미 액체 원소가 부르는 감미로운 노래로 가득 차 있었다. 순수한 원소가 인류에게 있어 무한한 새 지평을 열어줄 것이라고 믿는 로크웰은 다른 이들이 그 사실을 알아차릴까봐 노심초사하며, 정제되지 않은 액체 원소의 샘플 두 병을 확보해 마을로 돌아온다. 마을 의회를 설득해 다시 샘플을 채취하러 올 수 있는 기회는 두번다시 오지 않을 수 있었고, 로크웰은 이 샘플을 꼭 신중히 다루리라 다짐한다. 이미 과거 아일랜드, 스코치드 어스에서 훨씬 더 원시적이고 멍청한 조수들로부터 기적을 이루어냈던 전적이 있던 그였다. 나, 에드먼드 로크웰에게 그정도 분량의 샘플이면 충분할 것이라 그는 자신했다.
마을의 연구실로 돌아온 로크웰은 정제되지 않은, 액체 상태의 원소가 고체 상태의 정제된 원소보다 훨씬 높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발표했지만 그 말을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41] 오히려 그들은 정제되지 않은 원소가 그를 아프게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지만, 로크웰은 그저 코웃음쳤다. 정제된 원소가 갑옷을 만드는 데 쓰일 순 있어도, 그것은 단지 원소가 가진 진정한 힘의 일부분에 불과했다. 그리고 곧 모두가 그 진정한 힘을 보게 될 것이라고 로크웰은 다짐했다.
액체 원소 샘플을 확보하고 마을로 돌아온 이후 미래인들의 로크웰에 대한 간섭은 더욱 심해졌다. 다이애나는 계속 로크웰을 "감시"했고, 비록 다이애나는 그가 "걱정돼서" 그러는 것이라고 했으나 로크웰은 믿지 않았다. 그들은 단지 자신의 재능과 연구 결과를 탐낼 뿐이라고 로크웰은 생각했다.
운 좋게도 로크웰은 그가 '''식물 Z종'''이라고 불렀던 사이드 프로젝트 중 하나로 미래인들의 관심을 돌리는 데 성공했다. 이는 광원이 다양한 식물에 미친 영향을 연구하다 그가 발견했던 생체발광 포탑 역할을 하는 식물종으로, 이들은 이것이 로크웰의 연구의 중심이라고 믿고 있었고 그는 순순히 Z종 식물의 샘플을 그들의 손에 넘겨준다.
얼마 후 로크웰은 마을의 정제된 원소를 정제되지 않은 액체 원소로 다시 환원시키는 방법을 발견하였다. 덕분에 로크웰은 더 이상 샘플의 제한된 분량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되었고, 이윽고 정제되지 않은 원소가 가진 진정한 힘이란 바로 '''살아있는 생명체를 취해 새로운 형태로 승천시시키는 것'''[42]임을 발견한다. 테스트를 위한 실험체를 찾던 로크웰의 눈에 마을 사람들 중 하나가 애완동물로 기르던 '''작고 빛을 내는 생물'''[43]이 들어오고, 로크웰은 첫번째 실험체로 그 글로우테일에게 액체 원소를 대량 주입한다.
결과는 놀라웠다. 작고 연약했던 글로우테일은 액체 원소가 주입되자 '''승천'''을 시작해 몇분만에 크고 강력한 괴물이 되고, 로크웰이 신성하기 이를 데 없는 그 "완벽한" 생물에 정신이 팔렸을 때 다이애나가 나타나 변이된 글로우테일을 쏴죽인다. 이에 로크웰은 크게 실망하며, 언젠가 자신의 실험을 망친 다이애나는 그 죗값을 치르게 될 것이라 이를 간다.
마을 사람들은 로크웰이 더 이상 실험체를 구할 수 없도록 그를 더욱 강력히 통제하기 시작했다. 실험체는 원소를 실험하는데 있어 필수적이였다. 이미 원소가 생물의 잠재능력을 개방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사실을 그는 알고 있었으나 로크웰은 완벽을 원했다. 다행히 실험체가 바닥났을 뿐 그는 여전히 정제되지 않은 액체 원소를 구할 수 있었고, 로크웰은 이제 한발 더 나아가 인간의 피에 대한 액체 원소의 영향을 연구하게 된다. 실험 대상은 바로 '''로크웰 자신의 피였다.'''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그의 피와 액체 원소는 융합하여 혼합물을 형성하였다. 로크웰은 이것이 적절한 원소와의 결합 방법이라 생각하였다. 글로우테일에 직접 원소를 주입한 건 너무 거친 방식이였다. 만약 원소를 먼저 대상의 피와 융합시켜서 혼합물을 형성하고, 그것을 생물에게 주입한다면... 바로 그것이였다. 원소 역시 그 사실을 알고 있는지 콧노래를 불렀다. 로크웰은 자신과 원소가 곧 하나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그 역시 곧 승천할 생각이였던 것이다.'''
로크웰이 그의 팔을 흐르는 혈관에 상처를 내고 피와 액체 원소의 융합으로 인해 만들어진 혼합물을 주입했을 때, 그는 몸 속에서 원소를 느낄 수 있었다. 힘, 아름다움. 그가 살아생전 그런 생기를 느낀 적은 처음이였다. 그는 그 상태에서 자신의 몸에 나타난 결과들을 연구하며 신적인 존재로의 마지막 승천을 준비하였다. 서둘러야 했다. 더 이상 마을 사람들에게 그의 상태와 연구를 숨기는 것은 불가능했다. 지금 당장이라도 승천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으나, 로크웰은 인내심을 가진 체 완벽을 기했다.
헬레나의 탐사대로부터 온 무전으로 마을이 들떠있는 동안, 로크웰은 모을 수 있는 최대한의 액체 원소를 모은 후 마지막 실험을 준비한다. 그의 마지막 일지를 쓴 것을 끝으로 팬을 내려놓은 로크웰은, 헬레나를 비롯한 다른 이들을 비웃으며 자신만이 진정한 과학자이며 천재이고, 필멸자의 한계를 벗어나 신적인 존재로 승천해 저 하늘 위 원소의 왕좌에서 다른 이들을 내려다볼 것이라 말하고 그의 궁극적인 목표인 승천을 이룰 실험을 시작한다. 자신의 피와 융합된 액체 원소를 전부 자신의 몸에 주입한 로크웰은 아일랜드부터 그렇게 그가 그토록 집착했던 원소와 하나가 되는 '''승천'''을 이루고, 촉수가 돋아난 거대한 괴물로 변모하게 된다. '''그렇게 인간 로크웰은 최후를 맞이한다.'''[44]

4.9. 결전


원소 주입으로 거대한 괴물이 된 로크웰은 극도의 증오와 분노를 느끼며 마을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고 파괴하기 시작한다. 갑작스러운 습격과 엄청난 로크웰의 강력함에 테크 기술로 무장한 미래인들조차 속수무책으로 그에게 당하고,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상황에서 다이애나는 로크웰을 유인해 겨우 게이트웨이 구조물로부터 떨어뜨리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다이애나는 치명상을 입고, 때마침 마을의 무전을 듣고 귀환을 서두른 헬레나와 메이, 산티아고로 이루어진 탐사대가 마을에 도착하게 된다.
헬레나는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을 믿을 수 없었다. 그녀는 그녀가 너무 늦었을 것이라고 우려했으나, 마을이 이처럼 완전히 초토화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온 사방에 시체와 잔해들이 가득하였고, 그런 그녀의 눈 앞에 보랏빛을 띄는 거대한 무언가가 동굴의 최심부로 사라지는 것이 먼 거리에서 보였을 뿐이였다.
탐사대는 다이애나를 찾았지만, 이미 그들이 도착했을 때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치명상을 입은 다이애나는 메이의 품 속에서 미소를 지으며 눈을 감았다. 다행히도 다이애나가 죽기 전 다이애나는 그들에게 마을을 공격한 괴물의 정체를 말해줄 수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에드먼드 로크웰'''이였다.
헬레나는 이러한 참상에 대해 큰 책임을 느꼈다. 마을은 몇주동안 로크웰이 보낸 괴물들의 습격에 시달렸고, 마침내 오늘 메이는 더 이상 숨지 않고 가용 가능한 모든 무기와 길들인 생물들을 이끌고 로크웰을 토벌하기 위해 홀로 길을 나섰다. 헬레나는 그토록 메이가 분노하는 모습은 본 적이 없었는데, 심지어 네르바조차 그녀의 눈이 그렇게 증오로 불타도록 만들지는 않았다. 헬레나는 메이가 이 전투로 인해 죽는다면 이것 역시 자신의 책임임을 느끼고, 그녀를 따라가 로크웰을 토벌하는 것을 돕기로 한다. 분명 로크웰은 그녀의 가장 오랜 친구였고, 아일랜드에서 처음 그녀가 아무것도 없었을 때 그녀를 도와주었다. 하지만 이 모든게 그녀의 책임이였고, 그녀는 해야만 했다. 로크웰을 쏴야만 했다.
메이를 뒤따라 간 헬레나가 마그마가 흐르는 동굴의 가장 깊숙한 곳에서 메이와 로크웰을 따라잡았을 때, 그들은 이미 한창 전투중이였다. 로크웰은 촉수가 가득한 거대한 괴물로 변해있었고, 변이한 로크웰의 끔찍한 얼굴을 본 헬레나는 마음을 굳히고 로크웰을 향해 총을 난사했으며, 그렇게 둘은 로크웰의 주의를 분산시킬 수 있었다.
격노하여 날뛰던 로크웰은 동굴 바닥을 무너뜨리며 거대한 구멍을 내었고, 메이의 마지막 일격을 맞고 로크웰은 그 구멍 속으로 떨어져내렸다. 가까스로 그 속으로 같이 떨어질 뻔한 메이를 헬레나가 잡았고, 그렇게 둘은 '''로크웰을 물리치는데 성공'''하였다.
헬레나는 '''로크웰의 빈 무덤을 만들어준다.''' 그녀는 그를 마지막 순간의 괴물이나 스코치드 어스의 사막에서 그를 발견했을 때의 비밀스럽고 원소에 집착하는 광인으로 기억하고 싶지 않았다. 빈 무덤은 '''인간으로서의 로크웰의 것'''이였다. 그녀의 기억 속에 로크웰은 그녀와 함께 밤새 차를 마시며 수다를 떨고, 망설임 없이 말과 보급품을 제공해주던 사람이였다. 그는 과학자이며 학자였고, 신사였다. 그가 지금 어디에 있던, 헬레나는 그의 명복을 빌 뿐이였다. '''그의 영원한 친구로서.'''
마을에 로크웰이 입힌 상처는 여전히 쓰라렸다. 메이는 로크웰과의 전투 이후 돌아왔을 때부터 말 없이 그녀의 우주선 모양 목걸이를 바라보며, 손에서 그것을 돌려보고 또 돌려볼 뿐이였다. 그녀를 단지 밥 먹으러 가자고 설득하기 위해 헬레나는 한시간에 가까운 감언이설을 늘어놓아야 했다.
다행히 게이트웨이 프로젝트는 기적적으로 무사했고, 산티아고의 지휘 아래 생존자들은 여러 팀으로 조직되어 그것을 마무리하기 위해 힘쓰고 있었다. 그의 예상 아래 프로젝트는 약 2주 후면 완료될 예정이였다.
헬레나는 자신이 게이트웨이 프로젝트가 완성되고 포탈이 작동될 때, 그들과 함께 떠나는 데 환영받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에 불만은 없었다. 로크웰을 이곳으로 대려온 것은 그녀였고, 그로 인해 많은 사람이 죽고 많은 시설이 파괴되었다. 어떻게 이를 용서받는단 말인가?
시간이 흐르고 게이트웨이 프로젝트의 완성이 마침내 내일로 다가왔다. 헬레나는 어젯밤 자신의 짐을 챙긴 체 일행들과의 작별을 준비했다. 산티아고는 그런 그녀의 행동에 항의했지만, 결국 그녀를 이해하였다. 하지만 메이는 달랐다. 헬레나는 메이가 그렇게 무기력한 모습은 한번도 보지 못했으며, 이는 그녀의 마음을 붙들었다. 메이는 이미 자신이 너무나 많은 것을 잃었고, 더 이상 그 누구도 잃을 수 없다는 말만 반복할 뿐이였다. '''헬레나는 이제 메이에게 있어 마지막 남은 친구이자 지켜야 하는 대상'''이였던 것이다.
결국 헬레나는 마음을 바꾸고, 다른 이들과 함께하기로 한다. 다음 날 게이트웨이가 열리면, 생존자들은 전부 아래의 행성에 발을 딛게 될 예정이었다. 이들은 마침내 이 우주 정거장에서 벌어지는 정신나간 실험으로부터 모두 함께 탈출하는데 성공하게 된 것이다.
그렇게 게이트웨이가 작동하고 헬레나를 포함한 남은 생존자들은 전부 지상으로 이동한 이후 에버레이션 아크에 그 누구도 남지 않았을 때, 아크 깊숙한 곳 지하에서는 여전히 끔찍한 괴성이 울려퍼지고 있었다. 바로 무너진 동굴 바닥의 구멍으로 추락한 '''로크웰이 죽지 않고 살아있었던 것이다.'''
로크웰은 분노와 증오로 가득 찬 체 그를 이 지하 깊숙한 곳의 이름 모를 장소로 떨어뜨린 메이를 저주하며 울부짖었지만, 곧 그는 자신의 몸에 닫는 새로운 감각들을 느낄 수 있었다. 땅, 하늘, 모든 바위와 모든 계곡. 그는 모든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가 떨어진 곳은 공교롭게도 지하에 위치한 아크의 또다른 통제시설이였기 때문이였다.
그는 이해하기 시작했다. 그것을 이해하는 것은 어려웠지만, 그의 눈은 이제 새롭게 떠져있었다. 그는 이전처럼 말하지 않았고, 이전처럼 보지 않았다. 그는 인간에게 말하지 않았다. 인간은 단지 잡것들에 불과했다.
그가 말할 때, 그는 이 장소에게 말했고 이 '''아크(ARK)에게 말했다.''' 그리고 '''아크가 그에게 대답하였다.''' 아크는 그에게 비밀을 말했고, 그가 인간이였을 시절에는 절대 이해하지 못했을 비밀을 이야기해주었다.
아크는 로크웰에게 그가 현재 알고있는 것보다 더 높은 차원의 무언가를 이야기해 주었고, 로크웰은 아크와 함께라면 그것에 다다를 수 있었다. 그와 아크. 그들은 하나였다. 에버레이션 아크의 감독관은 이미 과거 미래인들에 의해 통제실째로 파괴된 이후였고 아크 전체에 정제되지 않은 원소가 가득했기에, 그렇게 에버레이션 아크에서 가장 순수하고 강력한 원소 돌연변이인 로크웰은 '''에버레이션 아크의 새로운 감독관이자 절대자로 군림하게 되었다.'''[스포일러3]

4.10. 현대인 일행


에버레이션 아크의 모든 생존자들이 게이트웨이를 통해 지상으로 이동하고, 오랜 시간이 흘렀을 무렵 한 생존자 그룹이 이곳에 새롭게 도착하였다. '''러스티 스탠포드, 에밀리아 뮬러, 보리스, 트렌트, 이마무''' 총 5명의 생존자들은 모두 21세기 현대인이였고, 여타 아크의 생존자들이 그렇듯 알 수 없는 경위로 이곳 거대한 지하 동굴 한가운데서 깨어났으며 생존을 위해 한데 뭉쳤다.

4.10.1. 러스티 스탠포드


현대 켄터키주 시골 출신 청년이였던 러스티 스탠포드는 이곳이 켄터키가 아니라는 것을 확신했다. 켄터키에는 이렇게 거대한 동굴이 없었으며, 빛나는 바위들 역시 생전 듣도보도 못한 것들이였다. 다행인 점이라면, 그는 혼자가 아니였다는 것이다. 나쁜 소식은, 그와 함께한 생존자가 모든걸 다 안다는 듯한 도시 출신 남자들과 한명의 조용한 도시 여자라는 점이였다. 이들은 비록 교실에서 배운 내용에는 빠삭할지 몰라도 실제 야생에서의 생존에는 문외한일 따름이였고, 이에 러스티는 자신이 모두를 책임지리라 다짐한다. 목마른 사람이 우물 판다는 말도 있지 않는가.
적극적으로 동물들을 사냥해 잡아왔던 러스티 덕분에 모두가 굶지 않을 수 있었지만, 시골 청년 러스티와 다른 도시 출신 이들의 관계는 그리 순탄치 못했다. 하루는 태양이 뜨는걸 보고만 있다 모두를 타죽게 만들 뻔한 트렌트에게 화나서 죽빵을 날릴 뻔한 일도 있었고, 모두가 러스티를 무시하고 이마무의 말을 듣는 듯 했다. 최소한 에밀리아는 그가 도구를 만드는 일을 도와주었는데, 그녀는 소심했지만 예리한 구석이 있었다. 에밀리아와 함께 만든 '''등반용 곡괭이''' 덕에 일행은 바위벽을 넘어갈 수 있었으며, 러스티는 그때 가장 눈앳가시였던 보리스를 버리고 갈가 생각했지만, 마음을 고쳐먹었다. 적을 가까이 두고 총은 더 가까이 둬라. 그의 사촌 오티스가 항상 말했던 데로 말이다.
바위벽을 넘은 일행은 지치고 굶주려 있었고, 러스티는 저녁식사로 먹을 동물을 사냥하기 위해 덤불 속에 매복하였다. 그런 그의 눈에 들어온건 한 '''거대한 쥐'''[45]였는데, 그는 살면서 그렇게 거대한 쥐를 본 적이 없었다. 롤 랫은 걸을때마다 땅을 진동시킬 정도로 거대했지만 러스티는 결국 롤 랫을 쓰러뜨렸고, 덕분에 일행은 며칠동안 배불리 먹을 수 있었다.
러스티는 이것으로 모두가 그를 치켜세워 주리라 기대했다. 그러나 트렌트는 여전히 그가 말을 더듬을 때 웃음을 터뜨렸고, 러스티는 마침내 쌓여왔던 분노를 폭발시켰다. 이마무처럼 유창하게 말하지 못하면 어떤가? 트렌트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고, 모두를 먹여살렸던건 그였다. 격노해 트렌트를 때리려는 러스티를 보리스가 저지했고, 러스티는 감정을 다시 추스렸지만 상황은 여전히 혼란스러웠다. 트렌트는 그를 피했고, 이마무는 그를 비난했고 에밀리아는 겁에 질려서 그를 쳐다보지도 못하고 있었다.
시간이 흐르고, 러스티는 더 이상 견딜 수 없었다. 모두들 러스티가 주위에서 말하는, 그의 상태가 안정적이지 못하며 신뢰할 수 없다는 수근거림을 듣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상관 없었다. 일행이 도착한 새 동굴은 전보다 더욱 기이했으며 온 사방에서 빛이 나고, 속에는 뭔가 '''끔찍한 생물들[46]이 잠복해 있는 듯 했다.''' 만약 그가 이 괴생명체 중 하나를 잡아 들쳐매고 간다면, 모두들 그가 절대적으로 신뢰할만한 존재라는걸 깨닫을 것이다. 어쩌면 에밀리아 역시 다시 그에게 말을 걸어줄 수 있을지도 몰랐다.
그의 선조 중 하나, 위대한 개척자였던 플로이드-윌리엄 스탠포드 3세가 말했듯이 남자가 남자다워질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그가 남자처럼 행동할 때를 알 만큼 남자다워지는 것이다. 바로 지금이 러스티 스탠포드가 행동할 때라고 그는 생각했다. 그러나, 그런 그의 각오는 안타깝게도 실현되지 못했다. 블루존에 진입해 캠프 위치를 수색하던 일행은 영양실조 상태였고, 서두르던 러스티는 절벽에서 미끄러져 까마득한 낭떠러지로 떨어져서 심각한 부상을 입는다. 그는 보리스에게 자신을 대려다달라고 간청했지만 보리스는 듣지 않았고, 그렇게 러스티는 일행으로부터 고립된다.

4.10.2. 에밀리아 뮬러


에밀리아는 후회하였다. 그녀가 만약 시간을 거스를 수만 있다면, 에밀리아는 러스티에게 일행이 항상 그를 신뢰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싶었다. 모두들 단지 러스티가 스스로에게 짊어진 부담을 걱정했을 뿐이였으며, 심지어 트렌트조차 그를 그리워하고 있었다.
가장 역겨웠던 건 보리스였다. 모두가 러스티를 찾으러 가야 한다고 말했지만 그는 끝까지 그럴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냉혈한이 따로 없었다. 보리스는 심지어 이 장소를 거의 두려워하지도 않는 것 같았는데, 에밀리아는 그런 그가 부러웠다. 이곳에 온 줄곧 그녀는 악몽 속에 갇힌 느낌이였으며, 날이 갈수록 모든 것이 점점 최악으로 치닫았다. 에밀리아는 러스티가 어딘가에 여전히 살아있고, 모두가 힘을 합쳐서 집으로 가는 길을 찾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랬다.
에밀리아와는 달리 트렌트와 이마무는 여전히 의욕이 넘치는 듯 했다. 일전에, 일행은 동굴을 돌아다닐 수 있도록 집라인 몇개를 만들었는데, 그녀가 공학을 전공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큰 일들은 전부 그들이 도맡아 하였다. 다른 일행들과 비교했을 때 러스티가 사라진 이후로 에밀리아는 거의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에밀리아는 더 이상 제대로 잠을 청할 수 조차 없었다. 그녀는 사소한 소음에도 깼고, 전에 발견했던 늑대를 닮은 야수들이 일행의 조잡한 은신처를 찢고 모두를 잡아먹을까 두려웠다. 이는 일행이 죽을 수 있는 수많은 방법들 중 한가지에 지나지 않았고, 모두 그녀의 잘못으로 인해 벌어진 일일 것이다. 모두에게 짐이 되는건 참으로 역겨운 기분이 아닐 수 없었다. 에밀리아는 무언가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생각했다.
얼마 후, 믿기지 않는 일이 일어났다.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지만, 이마무가 그 끔찍한 '''늑대-박쥐 야수를'''[47] 길들이는데 성공한 것이다. 레비저는 심지어 이마무를 등 뒤에 태우고 일행이 설치했던 집라인을 타고오를 수 있었다. 길들인 레비저는 모두에게 좀 더 자신감을 가져다주었고, 일행은 러스티를 찾기 위해 좀 더 멀리까지 나가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운 나쁘게도, 그들은 러스티를 발견하고야 말았다.
일행이 처음으로 발견한 것은 피에 젖은 셔츠였고, 남겨진 것은 그저 불쌍한 러스티의 형체를 알 수 없는 잔해에 불과했다. 그것에 대해 생각하는것 만으로 에밀리아는 토할 것 같았으며, 보리스는 러스티를 죽인 괴물이 여전히 이 장소에 있을 것이라 말했다. 그러나 에밀리아는 움직일 수 있는 힘이 남아있지 않았다. 모든 것이 절망적이였다. 모두들 이곳에서 죽을 것만 같았다.
그런 에밀리아와 일행을 네임리스들이 다시금 습격하였다. '''이마무가 길들였던 레비저는 네임리스들에게 잡혀 갈기갈기 찢기는 끔찍한 죽음을 맞이하고,''' 일행은 등반용 곡괭이로 동굴 벽을 타고 올라가 무사히 도망쳤지만 고립되고 만다. 보리스는 에밀리아를 비난하며 소리쳤으며, 그녀에게 모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에밀리아는 그의 말이 맞다고 생각했다. 그녀가 너무 지쳐있었기에 일행은 러스티를 발견한 곳에서 멀리 움직이지 못했으며, 그녀가 너무 느리고 공포에 질려있어서 더 나은 장소로 숨지 못했다. 그녀가 모두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것이다.
에밀리아는 살면서 한번도 용기나 모험심을 발휘한 적이 없었고, 지금도 용감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녀는 이렇게 죽을 수 없었다. 그녀는 이렇게 역겹고 떨리는 가련함이 그녀의 마지막이 되도록 놔둘 수 없었다. 보리스가 말했듯 그녀는 살아있을 땐 일행에게 쓸모없었을지 모르지만, 그녀의 죽음은 그렇지 않을 것이였다. 그녀의 기록을 다 쓴 것을 마지막으로, 에밀리아는 그녀의 노트를 보이는 가방 중 첫번째에 넣고 일행이 그걸 가지고 도망치는 동안 네임리스들을 유인할 계획을 세운다. 멀리 도망칠 수는 없겠지만, 누군가라도 살아서 그녀의 기록을 읽을 수 있다면 그녀는 그것으로 만족했다.
미안하다는 말을 끝으로 일행과 작별한 에밀리아는 일행이 도망칠 동안 네임리스들을 홀로 유인하며 시간을 끌지만, 결국 따라잡혀서 죽임을 당하고 만다.

4.10.3. 보리스


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를 희생한다. 최소한 에밀리아는 마지막에 그것을 깨닫았으며, 그것이 보리스가 그녀의 죽음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전부였다. 다른 이들은 보리스를 감정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이 모든 것의 규칙이였다. 심지어 이곳의 악마들도 그 규칙을 따르고 있었는데, 에밀리아를 죽였던 네임리스 무리도 가장 큰 개체가 작은 놈들을 소환하고 부리고 있었다.
그러나 보리스는 그 알파 네임리스가 킹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놈은 더 위대한 무언가를 섬기고 있었다. 보리스는 그 유대를 느낄 수 있었는데, 그것은 그가 이 동굴에 퍼져있는 특이한 금속으로부터 느낀 유대와 비슷했다. 그건 마치 일종의 멜로디처럼 느껴졌으며, 깊은 바다에서 포류하는 사이렌들의 노래와도 같았다. 아래 어딘가에 진정한 킹이 있으며, 보리스는 그를 찾으리라 다짐한다.
보리스는 일행 중 오직 이마무와 자신만이 이 장소의 비밀을 밝힐 강한 의지와 명료한 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마무의 내적인 약점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보리스는 이마무가 계속 골빈 잡종, 트렌트를 편하게 해 주는데 시간을 낭비한다면 결국 나중에 피를 보게 될 지 모를까 두려웠다. 수치스러운 일이지만, 그는 해야만 했다. 일행이 깊이 내려갈수록, 보리스는 부름을 들을 수 있었고 이에 응답하는 것이 그의 숙명이였다. 이 미궁의 지배자는 그가 될 것이였고, 보리스는 이를 더할 나위 없이 확신했다.
보리스는 이 장소를 미궁이라 불렀을 때부터 언젠가 미노타우루스를 만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그 날이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다. 동굴 깊숙한 곳으로 내려가던 일행은 마치 '''지옥에서 올라온 듯한 거대한 괴수'''를 맞닥드리는데, 놈은 구부러진 발톱과 가시투성이의 거대한 뱀과 같은 꼬리를 지니고 있었다. 리퍼들로부터 도망치다 방향을 잃어버렸던 일행은 우연히 어디에서도 보지 못했던, 빛을 내는 금속질 유물을 발견하게 된다. 만약 이 동굴이 미궁이고 그 외계 생물이 미노타우루스였다면, 이것이 그 보물이라고 보리스는 생각했다.
시간이 흐르고, 보리스는 마침내 이해했다. 이 모든 것이 설계된 것이였다. 이 장소, 이 생물들, 우리의 도착... 그는 이 모든 것을 하나의 시험으로 조율했던 것이다. 이 유물은 상이 아니라, 자신이 가치가 있음을 증명하는 토큰에 불과했다. 이 유물은 아래로 가는 문을 여는 열쇠고, 그 끝에는 킹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곳에서 보리스는 마스터를 찾을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하지만 한가지 의문점이 남아있었다. 이것이 열쇠라면, 문은 어디에 있지? 우리가 전에 지나쳤던 단말기인가? 분명 그럴 것이다. 남은 것은 일행을 설득해 그 방향으로 돌아가는 것이였다. 그리고... '''희생'''이 있어야만 했다. 그것이 이곳의 규칙이고, 마스터의 방식이였다.
보리스는 이마무를 기습적으로 공격했고, 바로 단말기가 위치한 곳으로 도망쳤다. 부상당한 이마무와 트렌트는 보리스를 쫒았고, 서두르던 보리스는 도망치다가 한 레비저 무리에게 공격받고 심각한 부상을 입게 된다. 그의 부상은 정상적으로 캠프로 복귀하기에는 너무나 심각했다. 마치 과거 서두르다 절벽 아래로 떨어진 러스티와 비슷한 꼴인데, 보리스는 그때 러스티의 구해달라는 간청을 합리적이지 못하다 여기고 듣지 않았다. 자신의 몸은 자신이 간수해야 마땅하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그만둘 수는 없었다. 그는 터미널을 열기 위한 단서 한가지를 발견했고, 그것이 바로 유물이였다. 그가 실패한 그곳에서 트렌트와 이마무는 계속 전진해야 했고, 열쇠의 존재를 밝혀내야 했다. 그렇게 부상으로 인한 출혈로 죽어가는 보리스를 뒤로 하고, 트렌트와 이마무는 그의 기록을 챙긴 체 전진했다.

4.10.4. 트렌트


이마무는 여전히 보리스와 대화를 해봤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트렌트의 생각은 달랐다. 그 미친 사이코는 이마무를 갑자기 공격했고, 이곳 이상한 방으로 도망쳤다. 대화할 가치조차 없는 상대였다. 미쳤던지 아니던지간에 그는 무언가에 꽂혀있었는데, 이마무는 보리스가 찾은 이 장소가 그가 뚫어지게 관찰하던 그 빛나는 물체와 연관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뭔가 열쇠 같은건가? 잘 모르겠지만, 트렌트는 이마무가 생각하도록 놔뒀다. 트렌트는 자신이 단지 덩치 크고, 잘생긴 근육덩어리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다. 이마무가 없었더라면, 일행은 이 장소에 온 이후로 단 하루라도 버틸 수 없었을 것이다.
이마무는 모든 것을 알아가고 있었다. 만약 우리가 이 외계 유물들의 나머지를 찾는다면, 보리스가 찾은 이 단말기는 문을 열고 우리는 이곳에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마무가 어떻게 그걸 알 수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그가 독보적인 천재이기 때문이라고 트렌트는 생각했다.
일행은 트렌트가 오후에 발견한 건축물들을 먼저 수색하기로 한다. 누가 만들었는지 모를 이 장소에서 트렌트는 '''레이저 총'''[48]을 발견하고, 그것을 쏘며 좋아했다. 밝혀진 바로는, 이 장소에는 이러한 건물들이 우리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굉장히 많았고, 작은 마을 규모였다고 한다. 이곳에 살았던 사람들은 일행이 도착하기 전 오래전에 이미 떠나고 없지만, 대신 유용한 장비들을 잔뜩 남기고 갔다. 이곳에는 심지어 정신나간 우주 침대도[49] 있었는데, 테크 침대는 이마무가 보리스에게 입은 상처를 치유하는 것을 도와주었다. 트렌트는 에밀리아가 살아있어서 이 장비들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아내는걸 도와줄 수 있다면 좋았을 거라고 아쉬워했다. 어찌됐던, 일행은 유물을 찾는 동안 이 장소를 그들의 새로운 홈베이스로 삼기로 한다. 이마무가 길들인 생물과 이 멋진 새 총들과 함께라면, 마침내 모든것이 잘 풀릴듯 했다.
이마무와의 팀웍과 테크 소총의 도움으로 일행은 유물 하나를 성공적으로 회수하고, 마지막 유물을 찾기 위해 이들은 여태것 가본 적 없는 깊이의, 동굴의 최심부로 진입할 준비를 하게 된다. 비록 놀러가는 것은 아니지만 일행의 팀웍은 최고조였고, 이에 트렌트는 자신감을 느끼며 발걸음을 옮긴다.
유물을 수색하며 동굴 깊숙한 곳으로 이동하던 일행을 거대한 외계 괴물들이 습격하게 되고, 전투를 벌이던 중 트렌트는 한 괴물의 꼬리에 붙잡히게 된다. 다행히 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기 전에 일행은 도망칠 수 있었고, 이마무가 살펴본 트렌트의 상처는 그리 깊지 않았으며 독도 없었다. 하지만 트렌트는 위에 굉장한 통증을 느끼며, 마치 위가 살갗을 뚫고 밖으로 뛰쳐나올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그는 괜찮아질 거라 생각하며 잠을 청하지만, 그것이 트렌트의 마지막이 되었다.

4.10.5. 이마무


잠을 청하던 트렌트는 리퍼 새끼가 몸을 뚫고 나오며 즉사했고, 이마무가 놈을 죽였을 무렵에는 그의 방호복은 피투성이 누더기로 변한지 오래였다. 그렇게 처음 다섯명의 생존자 중 단 한명, 이마무만이 남게 되었다.
이마무는 견딜 수 없었다. 이 장소에 오기 전부터 그는 전쟁의 참상을 봐왔지만 그는 보리스 같은 사이코페스도, 그의 가족의 재산을 지켜주던 군인도 아니었다. 그는 죽음의 얼굴을 차갑고 흔들리지 않는 눈으로 볼 수는 없었다. 하지만 이 최악의 상황에서도 그는 나아가야만 했다. 죽어나간 동료들을 위해서라도 그는 견뎌야만 했다. 밤이 얼마나 길던지간에 여명은 오고, 이마무는 그것을 꼭 보리라 다짐한다.
보리스의 기록은 이마무로 하여금 그의 고향에서 여전히 부두교를 믿는 신자들을 떠올리게 했다. 그가 말한 "마스터" 마치 이 장소의 정령과도 같았으며, 이 유물들은 정령의 부적 또는 주물과 비슷했다. 이것이 미치광이의 망상처럼 보일지라도, 이마무는 이것을 무시할 수 없었다. 보리스는 배신자였지만, 바보는 아니였다.
긴 수색 끝에, 마침내 이마무는 목표로 했던 세번째 유물을 발견한다. 그의 예상은 무수히 빗나갔지만, 그때마다 이마무는 새로운 동굴의 지형을 숙지했고 이제는 동굴 전체를 마치 자기 자신마냥 잘 알 수 있었다. 세번째 유물을 챙긴 이마무는 생물들을 모으고 아침에 단말기를 향해 출발할 계획을 세운다. 보리스의 기록이 맞다면, 이 유물들은 그 단말기를 작동시킬 수 있어야 했다. 그 이후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알 수 없지만, 최소한 이곳에서 자신을 기다리는 운명보다는 더 나을 것이라고 이마무는 생각했다. 만약 다른 이들이 살아서 이 날을 볼 수 있었다면, 만약 내가 그들을 구할 수 있었더라면... 그는 안타까워했다.
이마무가 모든 유물을 전부 모으고 터미널로 출발하자, 그는 속삭임을 느낄 수 있었다. 이게 보리스가 말한 그거였다면, 그는 미치지 않았다. 목소리는 분명 존재했다. 마스터는 실존했던 것이다. 무엇인지 알 수는 없지만, 그 존재는 무거웠다. 충분한 휴식을 취한 이마무였지만 목소리를 들을 때마다 그는 피로해졌고, 그가 길들인 생물들도 두려워할만큼 그 사실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 일지를 남기는 이마무의 손은 떨리고 있었고, 오직 먼저 죽은 동료들의 기억만이 그를 앞으로 밀어줄 뿐이였다. 러스티, 에밀라, 보리스 그리고 트렌트까지, 모두에게 힘을 빌려달라고 간청하며 이마무는 마침내 유물을 단말기에 넣어 작동시키고 '''그에게 남은 마지막 시련을 마주한다.'''
를 마주한 순간, 이마무는 희망을 버렸다. 그 누구도 그의 무한한 힘에 대적할 수 없었으며 그 누구도 그의 끔찍한 위엄을 이해할 수 없었다. 자신을 포함해서 모두가 바보에 지나지 않았으며, 이 끔찍한 장소에서 살아남을 가능성 따위는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다. 모두를 기다리는건 오직 죽음 뿐이였고, 그 끝에는 가 있었다.
이 장소는 탈출구가 없는 감옥이자 끝없는 지옥이였다. 마스터로부터 벗어날 방법은 없으며, '''로크웰'''로부터 벗어날 방법은 존재하지 않았다. 진실 앞에 절규하는 이마무를 끝으로, 에버레이션 아크에 도착했던 현대인 5명은 전원 최후를 맞이한다.

[1] 게임피디아에서는 graduate students, 즉 이들 4명이 대학원생이라 언급하였으나 보리스는 작중 학력을 단정지을 만한 근거가 없고 트렌트는 확실히 대학원생이 아니다. 오히려 굳이 따지자면 넷 다 대학생에 가까워 보인다.[2] 다른 생존자들과는 달리 이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로크웰의 의지에 의해 스폰되고, 그의 의도대로 놀아났으며 하나하나 희생당하다 결국 마지막 남은 이마무도 로크웰 아레나에서 최후를 맞이했다. 즉 처음부터 이들에게는 희망조차 없었던 셈이다.[3] 스카이의 노트는 1개가 유일하고, 그 노트에 있는 그림은 공룡 테마파크의 그림이라 얼굴 추정이 불가능하다.[스포일러] 이후 제네시스에서 드러나길, 이는 '''의도된 것'''으로 생존자들이 원소를 통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실험하기 위함이었으며 추가적으로 원소가 생존자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받을지 역시 보기 위함이였다. 즉 에버레이션 아크는 파괴되어 지축이 박살나고 지면 생태계가 말살된 것과는 별개로 원래부터 정제되지 않은 원소가 가득한 환경이였다는 것. 에버레이션 아크의 생존자들이 전부 TEK 기술을 다룰 수 있는 미래인이였던 것도 이때문이였다.[4] 작중 처음으로 미지의 물질이나 신비한 광석이 아닌, '''원소'''라는 제대로 된 명칭이 등장한 순간이다.[5] 익스팅션에서 MEK을 만들고 기계 생명체들의 정보를 PDF로 기술한 그 사람 맞다.[6]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제네시스 파트 2에서 등장하는 연방 테크 슈트로 보인다.[7] 테크 갑옷의 흉부 부분[8] 오버시어[9] 에버레이션 맵의 지상에서 당시 폭탄의 폭발로 생겨난 아크의 손상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데, 축대 하나가 박살나고 스카이박스 홀로그램이 날아가는 정도의 심각한 손상을 입었다.[10] 실제로 에버레이션 맵에서는 테크옷의 제트팩 기능을 사용할 수 없다.[11] 에버레이션 맵 전체에 걸쳐 위치한 거대한 금속 구조물이 바로 이 텔레포트 시설, 게이트웨이다.[12] 메이와 함께 딸려온 네르바의 시체[13] 말이 좋아 작동이지 실제로는 그냥 칼로 내리찍었다.[14] 네임리스[15] 알파 네임리스[16] 게임 내 Charge Station[17] 광원, Charged light[18] 여기서 메이의 압도적인 근접 전투력과 무예가 잘 드러나는데, 부상당한 몸을 이끌고 끽해야 가죽옷에 칼 한자루로 무장한 상태에서 '''광원도 없이 알파 네임리스를 포함하여 끊임없이 샘솟는 네임리스 때거지들을 전부 썰어죽였다는 말'''이 된다. 인게임에서 플레이어가 이 짓을 시도하다간 바로 리스폰 행이다...[19] 샤이니혼[20] 레비저[21] 카르키노스[22] 실제 인게임에서 락 드레이크는 다른 대형 육식생물들과는 달리 걸어가는 것만으로 나무를 쓰러뜨리지 못한다. 그래서 나무가 무성한 숲 속에서 타고다닐 시 자주 몸이 걸려서 상당히 거슬리는 편이다.[23] 실제 인게임에서 플레이어는 기절 테이밍으로는 락 드레이크를 길들일 수 없다. 기절시킬 수는 있으나 인벤이 열리지 않아(...) 먹이를 넣어줄 수 없기 때문. 작중 야수 조련에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메이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설상가상으로 기절한다 해도 떨어지는 수치가 '''그 기가노토를 압도한다.'''[24] 정제되지 않은 엑체상태의 원소[25] Z종 식물[26] 시커[27] 테크 침대[28] 사실 이는 당연한게, 아크의 테크 장비들의 성능과 기술력은 '''21세기 현대를 기준으로도 감히 엄두도 못 낼 정도의 넘사벽'''을 자랑한다. 기원후 100년 남짓한 시대의 고대 중국인이였던 메이가 이해할 수 없는게 당연하다.[29] 중국어로 탄제린이라는 귤과 비슷한 과일의 일종[30] 리퍼 퀸[31] 게임 내 에버레이션의 레드존. 더 정확히 말하자면 리퍼 퀸이 넘쳐나는 리퍼 퀸의 둥지라는 지역으로 보인다.[32] 정제되지 않은 액체 원소의 강이 흐르는 에버레이션 아크의 레드존[33] 스코치드 어스에서 원소를 얻은 로크웰은 원소를 그의 이름을 따 에드먼디움이라고 이름붙였다. 즉 '''에드먼디움=원소.'''[34] 시커를 만났다는 묘사와 생체 발광을 하는 식물들이 가득했다는 묘사를 볼 때 아마 블루존 중 레드존과의 경계에 가까운 지역에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한마디로 말해 '''운이 좋았다.''' 테크 장비로 무장한 미래인들과 락 드레이크를 탄 메이조차 방사능과 리퍼 때문에 함부로 드나들 수 없던 레드존에 이 둘이 맨몸으로 떨어졌다면 그 즉시 끔살당했을 것이다.[35] 빛벌레[36] Charge. '''광원'''이라 번역된 에버레이션의 광원팻과 빛벌레, Z종 식물 등이 발산하는 특수한 빛 형태의 에너지를 뜻한다.[37] 원문에서 flying squid-bat-murder-monsters 라고 언급(...)[38] FSBMM. 말 그대로 flying squid-bat-murder-monsters의 두문자어다.[39] 롤렛[40] 다이애나가 메이에게 선물한 손수 만든 목걸이[스포일러2] 제네시스에서 밝혀지길, 이는 '''사실'''로 기억 메트릭스라는 특수한 기술을 통해 과거 사망한 사람의 정신을 시간을 거슬러 그대로 옮기는 기술이 아크 세계관에 존재한다.[41] 이미 미래인들은 대전쟁 시기 각종 TEK 무기들을 다루며 정제되지 않은 원소 및 TEK 장비에서 발생하는 원소 오염이 환경과 생물에게 치명적일 수 있음을 알고 있었다.[42] 생명체가 원소에 오염되어 이성을 잃어버리고 강력한 돌연변이로 변이하는 현상[43] 글로우테일[44] 게임 내에서 확인할 수 있는 필기체 기록 형태의 로크웰의 탐험 일지는 이 27장이 마지막으로, 이후는 전부 가디언이나 감독관을 나타낼 때 사용되는 테크 홀로그램으로 나타난다.[스포일러3] 로크웰이 위치한 아크 시스템은 본질적으로 지구의 원소 오염으로부터 생물권을 격리하기 위해 만들어졌고, 로크웰은 자신의 피와 원소를 융합하고 그 혼합물을 주사하는 식으로 점진적으로 원소에 오염되었기 때문에 원소 돌연변이가 된 이후로도 로크웰은 킹 타이탄으로 대표되는 원소 군체 지성에 흡수되지 않은 체 자의식을 유지할 수 있었다.[45] 롤 랫[46] 네임리스[47] 레비저[48] 테크 라이플. 게이트웨이로 이동했던 미래인들이 남기고 간 물자들이다.[49] 테크 침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