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게임)

 

[image]
1. 개요
2. 상세
3. 계약 및 개발
4. 출시
5. 사막에 묻힌 재고 카트리지들
6. 리뷰
7. 기타
8. 관련 문서


1. 개요


1982년아타리에서 영화 E.T.를 게임화하여 아타리 2600용으로 내놓은 게임.

2. 상세


이 게임이 유명한 이유는 명작 영화 원작 게임으로서가 아닌 망한 게임, 그것도 단순히 그냥 망한 게임이 아닌 아타리 쇼크를 일으킨 주범으로 일컬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타리 쇼크 항목을 보면 알겠지만 이러한 악명은 일종의 도시전설이 당시를 겪지 못한 90년대와 인터넷 동영상이 퍼진 2000년대가 부풀려 만든 합작품이었다. 물론 '막타'를 쳤기 때문에 아타리 쇼크 = E.T. 라는 등식이 성립하는 것 역시 어쩔 수 없는 일이기는 하나 근래에는 제법 냉정하게 당시 시각으로 게임을 리뷰해보고 대충은 '5-6주 안에 만든 것 치고는 괜찮네' 정도로 평가가 올라가있다.
게임의 목적은 플레이어가 E.T.를 조종하여 맵 곳곳에 숨겨진 통신기를 모아 SOS 요청을 보내는 간단한 어드벤처 퍼즐 게임이다. 그러나 지나치게 불친절하고 불합리한 게임 진행과 난이도, 수준 낮은 콘텐츠, 어색한 조작감, 이상한 판정, 귀를 찢는 듯한 사운드 등으로 당시의 평단도 일부 긍정적 반응은 있었지만 대체로 게임이 단조롭고 어렵다고 평가했다.
아타리는 막대한 로열티를 지불해가며 터무니없는 경영을 펼친 탓에 E.T.는 초반 150만개의 판매 호조에도 불구하고 나머지 최소 250만개 이상의 카트리지를 재고로 떠안고 만다. 당시 소매상은 E.T.는 죄다 할머니들이 사갔으며 어린이들은 피트폴을 원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3. 계약 및 개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제작해 1982년에 개봉한 영화 E.T.의 인기와 흥행은 그야말로 전설이었다. 아타리를 인수한 워너 커뮤니케이션스 측에서 '이걸 게임으로 만들어 팔면 대박이겠는데?'라는 생각으로 스티븐 스필버그에게 접근해 E.T.의 게임화 계약을 따내고자 막대한 로열티를 제시했다. 금액은 대략 2천만 달러 중반대였다고 했다.[1] 그렇게 같은 해 7월, 워너와 스티븐 스필버그는 E.T.의 게임화 계약을 체결했다.
여기까지는 '계약금이 매우 크니 호구 잡힌거냐'는 일부 비판 말고는 그럭저럭 잘 진행되었는데, 문제는 워너 커뮤니케이션스의 회장 스티브 로스가 과욕을 부린 것이다. 스티브 로스는 E.T. 게임을 '''같은 해 크리스마스 시즌'''에 내놓을 것을 요구했다. 당시 평균적인 게임 개발 기간은 5~6개월 정도였는데, 배급 및 기타 여러 사안을 작업하는 데에 필요한 시간을 계산해 보니 개발 기간은 같은 해 9월까지, 그러니까 '''겨우 5주밖에 없던 것이다!''' 아타리의 CEO 레이몬드 카사르가 직접 계약금이 너무 비싸고 스케줄도 너무 촉박하다며 반대했지만 워너 커뮤니케이션스의 회장 스티브 로스의 고집을 꺾지 못했다고 했다.
이런 비상식적 요구에 아타리 내부에서도 '대체 어떤 바보가 미쳤다고 이걸 맡나?' 싶은 분위기였다고 했다. 그러나 당시에 아타리 최상급 개발자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던 하워드 스캇 워셔는 '자기가 할 수 있다'며[2][3] 회사에서도 모자라 개발 도구를 집으로 옮겨 5주간, 24시간 풀로 돌리며 개발에 매진했다. 이 때 하루 내내 게임 코드에 대한 생각만 하다 운전 중 길을 보지 않아 죽을 뻔한 적도 있었다고 한다.

4. 출시


개발이 어느 정도 끝나가던 시점에 하워드는 스티븐 스필버그에게 직접 "어떤지 직접 해보고 말해주세요." 라며 컨펌을 요청했고, 스티븐 스필버그는 직접 플레이해본 뒤에 좋다며 게임 출시를 승인했다. 실제로 스티븐 스필버그는 방송에서 E.T. 게임 관련 인터뷰를 하면서 '''“예. 제 영화니 제가 먼저 해봤습니다. 게임은 어려웠지만 동시에 재미있었어요. 제가 만든 영화 기반이니까 당연히 만족합니다.”''' 라고 말했다. 원작자가 만족하자 촉박한 스케줄 때문에 그 흔한 베타 테스트도 생략하고 계획대로 같은 해 12월 25일, 크리스마스 당일에 출시했다. 경영진 입장에서는 아마 크리스마스 선물 효과로 판매량 상승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워너 커뮤니케이션스 경영진은 영화의 흥행세를 계산해 게임의 판매량을 '''400만 장''' 정도로 예상해 카트리지를 생산했고, 마케팅에만 500만 달러의 자금을 추가로 투입했다.
[image]
결과는 처참했다. 가장 큰 문제는 카트리지 생산량이다. 게임 잡지 리뷰에서의 혹평과 입소문에도 처음에는 150만 장이나 팔려 나갔지만 결국은 대규모의 환불로 이어졌고, 레이몬드 카사르의 말로는 카트리지 400만 장 가운데 무려 350만 장이나 재고로 떠안게 되었다고 했다. 이 때문에 아타리와 워너 경영진은 물갈이됐고, 아타리는 연이은 예산 삭감과 정리 해고로 간신히 목숨만 부지하다가 이듬해에 매각되었으며, 워셔는 기존의 명성이 모조리 무너진 채로 게임계 '역대 최악의 개발자'라는 오명을 썼다.[4] 정상적인 과정을 거쳤으면 제작자도 제작자거니와 당시 게임계의 최고봉이던 아타리에서 직접 제작한 작품이니 꽤 괜찮은 품질의 게임이 나왔을지도 모른다.

5. 사막에 묻힌 재고 카트리지들



위에 언급된, 반품되거나 팔리지 않은 350만 장의 재고를 처리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아타리가 이 엄청난 양의 게임 카트리지를 '''뉴멕시코 앨러모고도 인근 사막의 매립지에 통채로 묻어 버렸다'''는 소문, 덤프트럭 9~14대에서 혹 20대 분이라는 설, 그리고 강도가 트럭을 강탈했다거나, 동네 사람들이 콘크리트를 붓기 전에 게임을 가지고 달아났다는 소문이 있었다. 진위 여부는 밝혀지지 않고 있었지만, 아타리 쇼크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도시전설이었다. 당시 신문 보도도 있지만, 아타리 측은 이를 공개적으로 부인했다.
아무도 실제로 묻혀 있는 것을 보거나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에 게이머들 사이에서의 농담 정도가 되어가고 있었으나...
[image]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아타리 쇼크 30주년을 맞아 2014년 4월에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지원하고 어벤져스, 인크레더블 헐크 등의 각본을 맡은 각본가 잭 펜이 감독을 맡아 사막의 E.T. 매립 전설의 진위 여부를 가리고 아타리의 흥망성쇠를 다룬 다큐멘터리 《Atari: Game Over》(아타리: 게임 오버)가 제작되었다. 앨러모고도 시의회에서 6개월 발굴 허가를 얻어 그 전부터 이 게임을 찾아 사막을 조사하던 여러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탐사하고 발굴한 결과로 뉴멕시코 앨러모고도 인근 사막에 30년 동안은 묻혀 있던 E.T.와 여러 다른 아타리 게임 카트리지를 발굴해냈다.
동영상의 1분 20초 즈음에 나오는 이 게임의 '''제작자''', 워셔 본인의 반응이 참으로 압권이다.[번역] 그리고 '자기가 자만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아타리 2600 E.T.를 만들기 전에 Yar's Revenge와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레이더스를 소재로 해서 Raiders of the Lost Ark를 만들어 둘 다 수백만 장을 판 베테랑 개발자였다. 이미 스필버그의 영화를 게임으로 만들어 성공한 적도 있거니와, 이 덕에 워셔를 잘 안 스필버그가 자기 영화의 게임화를 맡아 달란 의사도 크게 작용했다.
이 기사에 좀 더 많은 발견 당시 사진이 있다. 이 날에 발굴된 카트리지들은 모두 경매에 붙여졌는데, 일부는 최고 1500 달러(!)에 거래되었다고 했다.
그리고 아타리는 E.T.를 비롯해 악성 재고가 된 게임 카트리지들을 뉴멕시코 주 앨러모고도 인근 사막에 파묻었음을 인정했다.

6. 리뷰



Zero Punctuation의 리뷰.

AVGN의 리뷰.
AVGN은 이 게임을 '''자신조차도 절대로 손을 대지 않는 게임'''이라고 말하며[5] 리뷰하지 않을 것 같았지만 101편인 스티븐 스필버그 게임 편에서 이 게임을 리뷰하리라는 떡밥을 던졌고, 나중에 '''극장판으로 리뷰한다고 했다.'''[6] 한때 북미 게임계에 종언을 알린 명성에 걸맞게 '''AVGN 역사상 최대 스케일의 에피소드'''가 된 셈. 다만 실제 게임 리뷰는 마지막 엔딩 스태프롤에 넣었고, 본편에는 E.T. 팩을 얻으러 가는 여정을 담았다. 개발자인 하워드 스캇 워셔 본인이 직접 출연한 것이 포인트다. 결국 극장판의 스태프롤 파트, 즉 리뷰만 따로 떼서 AVGN 120회로 내놓았는데, 게임 자체에 대해서는 의외로 그리 혹평하지 않았다. 어렵고 불편하기는 해도 짧은 개발 기간을 참작했고, 게임의 목표에 대해서 확실한 이해를 하고 플레이하면 의외로 나쁘지 않으며, 이 게임이 그렇게 전설적인 졸작으로 남은 것은 어린 때의 추억을 되살리는 게임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말은 저렇게 했지만 쓰레기인 점은 그대로인지 쓰레기 게임으로 계속 여긴다. 최악의 쓰레기 게임의 예시로 계속 언급될 정도.[7]

코난 오브라이언Clueless Gamer의 고전 특집으로 아타리 2600을 리뷰하며 플레이하고는 제대로 충격을 받았다.[8]
2016년 11월 6일자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에서 이 부분을 다루었다. 방송에서 틀리게 다룬 부분들이 있는데, 이 게임을 놀런 부슈널이 직접 진두 지휘해서 무리하게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게임 개발은 상술했다시피 워너 커뮤니케이션즈의 사장 스티브 로스의 과욕이 원인이었고, 놀런 부슈널은 이미 아타리에서 떠났기 때문에 틀린 얘기이다. 더군다나 당시 아타리의 다른 저질 게임에 대한 실상을 자세히 언급하지 않고 상술한 도시전설처럼 마치 이 게임이 모든 것의 원흉이었다는 논지로 설명되었다. 스페이스 인베이더도 같이 언급되었으나 타이토의 게임임은 언급되지 않았다. 거기에 제목도 "E.T"로 틀렸다.

7. 기타


  • 타임어택 영상 처음에 무작정 잡으면 게임의 목적을 모르지만, 게임을 알고 하면 이런 타임 어택도 할 수 있다.
  • TAS 영상 아타리 2600 게임 가운데 처음으로 TAS가 제작된 게임이기도 하다. 위 영상이 그것으로, 25초 만에 엔딩을 보여준다. 최소 기록이 25.25초였으나, 1년 2개월 정도 지난 2013년 12월에 0.12초 단축되었다.
  •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2001년에 게임보이 어드밴스용으로도 나왔다. 아타리에서 만든 것은 절대로 아니고 라는 회사에서 만든 것. 하지만 이 게임 역시 아타리 쇼크만큼은 아니지만 처참하게 망했다. 또한 같은 해에 게임보이 컬러용으로도 몇 개 나왔다. 더 있으니 여기를 참고하자.
  • Great Big Story의 제작자 하워드의 인터뷰.
  • 2014년 발매 게임 웨이스트랜드 2에서 땅에 묻힌 이 게임 카트리지를 찾는 도전과제가 있다.
  • 미국 드라마 엘리멘트리에서 이 게임의 매립을 소재로 한 에피소드가 나오기도 했다(시즌 4 에피소드 5). 게임사의 이름은 "EMERY"로, 게임 이름은 <노팅엄 기사단>으로 수정되어 등장한다.
  • 중세게임 갤러리에서 이 게임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힛갤에 갔다(#).

8. 관련 문서


[1]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2018년 기준으로 대략 5천 1백만 달러, 한화로 550억 원이다. 사실 아무리 히트작이라고는 해도 너무하다 싶은 금액이지만 워너 경영진은 게임화 계약을 맺어 스티븐 스필버그에게 호의를 쌓아서 다음 작품을 워너 브라더스 배급으로 한다는 속셈이었다고 했다.[2] 그 후 넷플릭스의 다큐멘터리에서 자신은 자신감에 취해 있었다고 회고하였다.[3] 스티븐 스필버그는 팩맨과 비슷한 게임을 요청했다고 한다. 하지만 일단 E.T.의 독창성을 희생시킬 수는 없었고, 5주 안에 팩맨을 만드는건 무리였기 때문에 스필버그를 설득시켜 자신의 아이디어로 만들었다고 한다.[4] 이후에 부동산 업자 같은 여러 직업을 전전하다 현재는 실리콘 밸리에서 개발자들의 심리치료사 일을 하고 있다.[번역] 솔직히 말해서요, 이게 무슨 핵 폐기물도 아니고 외딴 사막에다 묻었다는 거, 그냥 헛소리인 줄 알았는데... 근데 진짜군요. (웃음) [5] 실수로 손에 잡으면 엄청 놀라면서 던져 버리며 이름도 언급하려 하면 질색한다(물론 콘셉트로).[6] 극장판 트레일러의 시작이 E.T.를 리뷰하란 성화에 떠밀리는 부분이다.[7] 여담으로, 제임스 롤프는 이전부터 아타리 E.T.를 리뷰해주길 바라던 팬들의 후원을 통해 '''수십 개가 넘는 아타리 E.T. 카트리지를 보유하고 있다.''' 심지어 개중에는 패키지 비닐조차 안 뜯은 물건도 있을 정도. 2013년도 당시 촬영 스튜디오 영상 참고.[8] 염두에 둘 것은 당연히 E.T.는 쓰레기지만 코난은 스스로 인정하는 겜알못이라 리뷰가 정확하진 않다. 실제로 이 에피소드에서 플레이한 "Pitfall!"는 당시에 높은 평가와 많은 판매량을 기록한 아타리의 명작이었는데, 코난은 뭐 이 따위냐고 평가했다. 여기서 코난은 "Spacer Invaders"만 재밌게 하고 나머지는 다 깠는데, 까인 아타리 게임들이 다 쓰레기라고 생각하지는 말 것. 물론 누가 봐도 형편없는 게임인 E.T.에 대한 반응은 당연한 거고, 반대로 이렇게 겜알못인 코난에게조차 대호평을 받은 세기의 명작 "Space Invaders"의 위엄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