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2013년/6월/2일

 

6월 2일, 17:01 ~ 21:01 (4시간), 무등 야구장 10,103명

선발
1회
2회
3회
4회
5회
6회
7회
8회
9회
10회
R
H
E
B
LG
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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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1
'''5'''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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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양현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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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1
0
0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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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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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기적의 9회! 미러클 LG! 대역전극 5연승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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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6월 2일, 무등 야구장에서 열린 LG-KIA전에서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대 역전극이 펼쳐졌다. 이날 경기는 8회말까지 KIA가 스코어 4:0으로 리드하여 모두가 KIA의 승리로 게임이 끝나리라 예상했지만, 8회초부터 등판한 KIA 마무리 투수 앤서니가 9회초 LG 타선에 연속 안타와 볼넷을 내주며 완전히 무너졌고, LG는 앤서니를 마구 두들겨 4득점을 뽑아내며 4:4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재미있는 것은 이날 팀이 스코어 0:2로 지던 7회말 무사 1루에서 박기남의 타구를 가랑이 사이로 빠뜨리는 결정적인 실책을 저지르며 추가 2실점의 빌미를 제공한 손주인이 9회초 2사 2, 3루 상황에서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빗맞은 2타점 동점 적시타를 때려냈다는 것과, 이때 동점 득점을 이진영의 2루 대주자로 나온 '''투수''' 임정우가 센스 있는 주루 플레이로 만들어 냈다는 것이었다. 경기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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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경기는 연장으로 접어들었고, 연장 10회초 2사 1루 상황에서 LG의 7번 문선재의 좌익선상 2루타와 1루주자 이병규의 센스 넘치는 주루 플레이[1], 차일목의 실책성 플레이가 겹치면서 결승점을 뽑은 LG가 스코어 5:4로 대 역전승을 거두었다. 당연히 차일목은 KIA팬들에게 가루가 되도록 까였다. 차일목은 임정우의 주루플레이 당시에도 제대로 주자를 태그하지 못하고 드러눕다시피 했기 때문에 제대로 침대야구를 한 셈.[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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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 경기에서는 9회초에 '''임정우'''가 이진영의 '''대주자'''로 나와 '''동점 득점'''을 기록했고, 9회말에는 초등학생 때 재미삼아 포수를 본 게 다였던 '''문선재'''가 '''포수'''를, 이병규가 1루수를 봤으며,[3] 10회초에는 '''봉중근'''이 지명타자 소멸로 8번타자로 '''타석에 들어서는 등''', 예능의 요소가 많았다.
김기태 감독의 선수 기용을 더 자세히 상술하자면, 9회초 공격시 이진영을 최경철의 대타로 쓸 때부터 이미 LG의 모든 야수들이 출전하여 소진된 상태였고, 그래서 그 이후 김기태 감독은 유례를 거의 찾기 힘든 변칙 선수 기용으로 돌파할 수밖에 없었다.
우선 무릎부상 후유증으로 정상적인 주루가 곤란한 이진영의 대주자로는 '''투수'''인 임정우가 올라갔고, 이날 선발 포수로 나온 윤요섭과 교체 출장한 최경철이 모두 교체되며 자원이 소진된 포수 자리는 아마야구에서 조차 포수 경력이 전혀 없는 문선재가 들어갔다.[4][5] 문선재가 보던 1루수 자리는 지명타자였던 큰 이병규가 보게 되면서 자연히 지명타자는 소멸, 임정우에 이어 9회말에 등판한 봉중근이 8번타순을 승계받아 타석에 서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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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일고 시절 강타자로 이름 높았고, 메이저리그도 처음엔 타자로 갔었던 봉중근의 타격을 볼 수 있을지에 대해 기대감이 높았으나, 10회초 2사 1루에서 문선재의 1타점 적시 2루타로 이미 스코어 5:4로 전세가 뒤집한 상황이었다. 따라서 후속 타자였던 봉중근은 투구에 전념하기 위해서인지 타석에 섰을 때부터 타격의 의지가 없는 듯 배터박스 맨끝에 서서 박경태에게 그대로 루킹삼진을 당했다. 야구에 만약은 없다지만, 그때 KIA가 문선재를 거르는 작전을 썼다면 봉중근의 타격을 볼 수 있었을 지도 모를 일이었다.[6]
10회말 이병규가 김선빈의 강습 타구를 맞고 내야안타를 허용했는데 다행히 몸에 별 다른 문제는 없었다고 한다. 본인도 맞긴 맞았는데 어디에 맞았는지도 모르겠다고 할 정도였다. 그리고 봉중근은 경기 나올 때부터 입술이 터져 있었고, 10회말 투구 시에 다소 힘에 부쳐하는 모습이 보여 몸이 안 좋은 게 아니냐는 중계진의 걱정을 사기도 했다.
번트 실패로 역적이 될 뻔한 김용의의 간절한 표정과 7이닝 무실점의 호투를 펼치고도 승리가 날아간 양현종의 넋나 간 표정, 방망이를 들고 다음 타석 대기 중에 이병규의 홈인을 보고 포효하는 봉중근과 득점을 기뻐하는 박용택의 표정을 모두 볼 수 있었던 경기이기도 했다.
이 경기로 LG는 KIA와의 광주 3연전을 모두 가져갔는데, 이는 '''LG 트윈스가 2005년 4월 이후 무려 8년만에 기록한 광주 원정 스윕 시리즈''' 였다. 이날 중계방송사는 공교롭게도 1주일 전 임찬규 물벼락 사건으로 LG구단과 마찰을 빚었던 KBS N 스포츠였다. 이 날 LG가 승리함에 따라 수훈선수인 문선재를 인터뷰해야 할 상황이 되었는데, LG 선수들도 논란을 의식하였는지 인터뷰 중 별다른 세레모니를 하지 않았고 인터뷰는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되었다.
'''이 경기는 LG 트윈스의 마지막 무등 야구장 원정이 되었다.''' 그 시즌, LG는 남아있는 KIA와의 원정 2경기가 군산으로 옮겨지게 되었기 때문이다.
여담으로 이 경기의 시구자는 황연주였고 시구영상, 황연주를 포함하여 배구단이 이 경기를 관전했다.
[1] 타이밍 상 홈까지는 무리였고 실제로 공이 홈에 먼저 왔지만 다음 타자가 봉중근이었기 때문에 도박을 건 셈이었다.[2] 하지만 다른 팀 배터리 코치들은 10회초 이병규의 홈 쇄도시 차일목의 플레이에 대해 "홈 송구가 너무 빠르고 낮게 들어왔다. 차일목 아니라 다른 포수라도 그런 송구를 제대로 잡기는 어려운 일이고, 차일목은 되려 공을 뒤로 안 빠뜨리고 잡아낸 것 만으로도 잘한 것" 이라고 의견을 내놓았다.[3] 그러나 이병규NPB 진출 전 1루수로 출장한 경험이 적지 않았고, 한국으로 돌아온 이후에도 심심찮게 교체 1루수로 나선 적도 있다. 포수가 생전 처음이던 문선재와는 달리 이병규로선 1루가 생판 낯선 포지션은 아니었던 것. 그런데 이날 1군에 있던 1루수 요원인 문선재, 김용의 모두 오른손잡이(김용의는 우투좌타)였는지라 왼손잡이 용 1루수 미트가 없어서 이병규는 그냥 자신의 외야수용 글러브를 끼고 1루 수비에 나섰다.[4] 유지현 수비코치는 경기 다음 날 인터뷰 때, "어깨가 강한 유격수 오지환의 포수 기용도 염두에 두었지만 1루 이병규, 2루 문선재, 유격수 손주인 등으로 내야수비 라인이 뒤엉키는 것은 피하고 싶었다. 그래서 포수 다음으로 가장 많은 공을 포구하고, 원바운드나 땅볼 송구를 잡기 위해 핸들링 연습을 많이 하는 1루수인 문선재가 위험 부담이 가장 적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문선재를 포수로 낙점한 이유를 밝혔다.[5] 이후 문선재는 2014년 4월 19일 한화와의 원정경기에서 또 다시 포수를 보게 된다. 이때는 김경언의 2루도루마저 저지시키나, 팀은 연장 끝에 패했다.[6] 사실 문선재를 걸렀으면 모를까 팀까지 역전한 상태에서 마무리 투수가 무리하게 타격을 했다가 부상이라도 당하면 큰일나기 때문에 치지 말라는 지시를 받고 타석에 들어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