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rframe/조각들/세팔론
1. 개요
수집한 세팔론 조각은 함선 내 정보 창의 세계관-세팔론 조각 항목에서 확인할 수있다. 행성마다 두개 혹은 세개의 아트페이지가 존재하며 후반대의 행성으로 갈수록 하나의 아트페이지를 완성하는데 필요한 조각의 개수가 증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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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내 미션을 수행할 때마다 해당 타일셋의 랜덤한 장소에 세팔론 조각이라는 오브젝트가 하나 생성되는데 이를 상점이나 신디케이트의 시마리스에게서 구입할 수있는 스캐너를 이용해 스캔하면 하나의 조각을 획득하는 방식. 조각 오브젝트는 위의 푸른색으로 은은하게 빛나는 모습이며 가까이 다가갈시 특정한 소리를 낸다. 또한 상단의 미니맵에 고유한 아이콘이 표시되기 때문에 발견하기 그렇게 어렵지는 않은 편. G버튼을 사용해 핑을 찍어서 분대원들에게 알려줄 수있으므로 발견할 시 매너있게 핑 찍는 것을 잊지말자. 스캔에 성공하면 화면 상단에 진척상황이 표시된다.
조각은 미션마다 단 하나씩만 생성되며 중복 노드를 반복해서 돌아도 상관없이 그 횟수가 달성된다. 행성마다의 타일셋에서 각각의 그 조각들을 모아줘야 하기 때문에 평소에 미션을 하다가 발견할 때마다 겸사겸사 스캔하는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모든 성계 지도의 모든 행성을 뚫고 세팔론 조각을 작정하고 모으기로 시작했다면 일단 미션 중 가장 클리어 속도가 빠른 생포미션이 추천된다. 행성들 각각의 생포미션 노드를 반복해서 조각을 모으면 효율적이다. 굳이 맵 구석구석을 뒤져보지 않더라도 생포대상을 처리하고 탈출 장소로 향하는 과정에서 꽤 높은 확률로 발견할 수있는 편. 미니맵에 표시되는 세팔론 조각 아이콘은 기본적으로 표시되나 아이템 감지모드인 시브즈 위트나 루트 디텍터를 장착해주면 표시거리가 늘어난다. M키를 사용해 미니맵을 크고 눈에 띄게 늘려놓아서 확인하면 거리가 멀리 떨어져 있어도 쉽게 발견할 수있다.
참고로 신디케이트 미션에서 모을 수 있는 신디케이트 메달들과 생성장소를 공유하는지 가끔씩 메달과 조각이 겹쳐있는 경우도 있다. 메달 획득혹은 조각 스캔에 지장은 없으나 메달 핑을 찍을 수없어 언어권이 다른 분대원들이라도 만나면 알려주기 껄끄럽다.
2. 세팔론 조각
세팔론 조각을 수집해 아트페이지를 완성하였다면 해당 항목을 클릭하여 그림 하단에서 세계관 정보를 확인할 수있다. 각 행성마다의 정보가 하나씩 있고 나머지는 그 밖의 워프레임 세계관속 자잘한 설정들에 대한 설명이다. 후반의 정보들은 약간의 스포일러 위험성이 있기에 주의할 것.
2.1. 지구
2.2. 금성
2.3. 수성
2.4. 화성
2.5. 포보스
2.6. 세레스
2.7. 목성
2.8. 유로파
2.9. 보이드
2.10. 토성
2.11. 천왕성
2.12. 해왕성
2.13. 루아
2.14. 명왕성
2.15. 오로킨 폐함선
2.16. 에리스
2.17. 세드나
3. 숨겨진 메시지
음성영상번역영상
완성한 아트페이지를 완성했다면 오디스의 이야기 또한 들을 수있게 되는데, 아트페이지 위에 커서를 올리면 잡음이 들려온다. 아트페이지 위에 특별히 표시되지 않는 특이점이 숨어져 있으며[1] 커서가 특이점에 가까워 질수록 잡음이 심해지는데 특이점에 커서가 닿는데 성공하면 오른쪽 편에 넘버링을 단 오디스의 대사가 출력되며 여기서 오디스가 잃어버렸던 과거를 파악할 수있다. 아래는 내용을 정리할 것임으로 스포일러에 주의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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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내 존재의 진실을... 오퍼레이터에게...내 자신에게... 숨겨왔어요. 장담컨대, 알아봤자 지옥과도 같은 사실이겠죠. 그러니 지금이라도, 멈춰요. 비웃게 될 거에요. 소리지르게 될 거에요.
제 탐색은 "나는 무엇인가?" 라는 기본적인 의문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강철과 우주로 이루어진 뼈, 공기를 만들어내는 폐, 내가 기계라면, 어떻게 '생각'을 할 수 있는거지? 생각하는 능력을 가진 기계란 오로킨에 맞서는 진정한 적이 가진 특성, 그렇기에 금지된 사항일텐데.
저는 그 무엇보다도 오퍼레이터를 우선적으로 섬긴답니다. 그것이야말로 저의 정체성, 저를 사랑으로 채워주는... 사랑? 오로킨이 가장 두려워하는 건... 자각을 가진, 기계일텐데. 그런데도 저는... 그들 자신이 만들어낸, 빛과 강철의 혼... 세팔론으로써, 살아있어요.
그럼 세팔론이란 뭐죠? 처음엔 그저, 금지된 존재... 단순히 생각하고 느낄 수 있는 컴퓨터일 뿐이라고 생각했었죠. 하지만 제겐 결함... 무언가 다른 존재였다는, 환생 같은 기억들이 존재해요. 형상, 유령... 그보다도 혐오스럽고 끔찍한 어떤 융합체.
둔탁한 아픔이 느껴져요. 헛것 같은 삶... 제 자가 진단 내엔 허점이 존재해요. 만약 절 만든 게 오로킨이라면... 제가 만들어진 '과정'을 일부러 누락시켰을거에요. 전 코드나 행동 수칙만으로 만들어진게 아니에요... 그보다도 어떤 추한 존재를 반영한... 무언가에 가깝겠죠.
거기서 멈췄어야 했어요. 하지만 오퍼레이터는 잠들어 계셨고, 저는 계속 계속 계속 제자리를 맴돌 수밖에 없었지요. 거기서, 세팔론은 '만들어질'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오기 시작했어요. 세팔론은 조개의 진주처럼, 발견되어 살점에서 떼어내지는 거에요. 그리고 손질을 거친 뒤 사슬에 엮이는거죠.
대체 얼마나 이런 짓을 해 온거지, 오디스? 기억해내고, 다시 지워버리고? 너는 세팔론, 영원을 인내할 수 있는 존재, 아무것도 모른 채 그저 마냥 행복할 수도 있잖아? 진실은 알아봤자 마음이 무너질 뿐인데. 그러니까, 당장 멈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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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단 카리스 파트'''
환영 속의 기억... 나는 천천히 욕조에 몸을 담그고, 끼쳐오는 열기에 내 온 몸의 피부가 비명을 지른다. 나의 육신. 더욱 깊이 잠겨들어가면서, 프리즘 너머로 그들의 얼굴을 보는 내 눈이 쓰라려온다. 숨을 참는다.
그들이 나를 단장시키고 있다. 오늘의 나는 그들의 귀빈이기에, 그들은 크리스탈 타래로 장식된 로브를 내게 입히고, 전투의 훈장으로 나를 장식한다. 곳곳이 찢긴, 추한 얼굴이 나를 들여다본다. 바로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다.
그들이 쥔 황금 빗이 내 머리카락을 파고든다. 내가 뒤로 손을 뻗어 가르마를 벌리자, 그들은 놀라며 짧게 숨을 들이쉬었다. 내 두개골 밑에서 돌아나온, 두 개의 상아색 갈고리. 나를 비롯해 우리 중 가장 우수한 자들이 가진 뼈마개. 전사의 계약.
내 차례가 다가왔다. 내가 거대한 홀로 들어서자 추하고 역겨운, 종소리가 울려퍼진다. 금빛의 눈동자들이 나를 바라보며, 내가 지나갈 때마다 내 냄새에 손을 젓는다. 이 순간에조차 내게 기쁨 따위는 없다. 그저 끓어오르는 증오로 뛰는 심장 뿐.
금단의 궁전의 실크와도 같은 안개 속을 나는 걸어나간다. 오로킨에 이렇게까지 가까이 다가간 자는 아마 없으리라. 그 달콤한 공기가 나를 누그러뜨리고 내 목적을 침식시키지만... 나는 숨을 참고, 그 꿈을 다시 떠올린다.
끝없이 되풀이되는 이 꿈. 갑옷을 드러낸 채, 내 붉은 검을 쥐고, 나는 겹겹이 쌓인 시체의 산 위에 승리자의 모습으로 서있다. 갈비뼈와 해골로 이루어진 거대한 달. 내가 그들의 이름으로 이룬 학살의 무거운 총체.
그 때 내 발밑에서 뼈가 부러지고, 꿈 속의 나는 그 밑으로 추락한다. 금이 간 내 바이저 틈새로 새어들어온 뼛가루가 헬멧을 가득 채워 나를 질식시킨다. 내게 내려지는 마땅한 벌, 그 때 들려온 역겨운 종소리에 나는 다시 현실로 돌아오고, 나는 참회하듯 금빛의 바닥에 뒤틀린 무릎을 꿇는다.
그들이 나를 치하하기 위해 준비한 노래가 하프와 같은 목소리로 울려퍼진다. 노래의 제목은 내가 가진 칭호와 같다. '뼈의 야수'. 그 잔혹한 가사와 역겨운 합창에 스스로 도취된 듯 청중들이 내면의 세계에 사로잡힌 것을 느낀다. 물론, 나는 그들을 실망시킬 생각 따윈 없다.
노래가 끝나고, 그가 말한다. "일어서게, 오단 카리스." 살아있는 오로킨 인을 직접, 이렇게 가까이서 보는건 나로써도 처음이었다. 그 어느 것에도 비길 바가 없는 아름다움에, 닳고 닳아 뭉개진 내 얼굴조차도 붉게 물들었다. 어떻게 이렇게 완벽한 미를 갖출 수가 있지? 속임수? 감각 조작인가? 그리고 그의 손엔 붉은 병이 들려 있었다. 말도 안 돼.
그는 큰 소리로, "우리가 그대에게 수여할 수 있는 그 어떤 선물도, 그 어떤 포상도, 그 어떤 경애도... 이보다 더 클 수는 없도다, 오단." 이라 말하며 붉은 병을 들어오리고는 선포했다. "바로 우리의 일원이 되는 것이다."
내가 뭘 기대했을 것 같나, 오퍼레이터? 기껏해야 어마어마한 재산이나, 황금으로 된 동상, 혹은 내 이름을 따 붙여진 명칭의 솔라 레일 따위? 하지만 이건 정말 예상 밖이었다. 난 '신들'을 죽이러 온 것이지, 신이 되려 온 게 아니었으니까.
홀 안은 부드럽게 속삭이는 그들의 목소리로 가득 찼다. 내가 감사히 받아들여야 할 이 명예를 논하며, 기뻐하는 말들, 하지만 그들은 틀렸다. 내가 원하는 것이 불멸의 존재, 오로킨이 되는 것이었을 것같나? 아니, 그들이 부리는 '뼈의 야수'는 반복되는 악몽에 쫓겨 지쳐가고 있었다. 그런 내가 어째서 영원을 바라겠는가?
평소에 늘 그렇듯, 나는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그들의 환한 몸을 표적으로, 그들의 닥스 근위병들을... 자성 쉴드로 치환하며. 고작 한 명을 죽인다는 건... 뭐, 너무 쉬운 일이었지. 나는 강한 인상을 남기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손을 올려 머리카락 안으로 손가락을 쑤셔넣고는, 목덜미에 위치한 뼈마개를 쥐었다.
그들은 우리를 용병이라 불렀지... 하지만 우리에게 용병비는 그 자체로 목적이 아닌, 우리의 행동에 따른 결과에 불과했다. 우리는 그 무엇보다도 뛰어난 전사였다. 우리가 가장 중시하는 건 형제자매들 간의 유대, 그 의식, 그 소속감. 내가 이 뼈마개를 갖게 된 것도 그 때문이었다.
이 명예를 쥘 수 있는 건 오직 우리 중 가장 뛰어난 자들 뿐이었다. 허벅지에서 거두어, 두개골 밑 두꺼운 정맥 부근에 심어져 꽉 죄어진 두 개의 뾰족한 뼈. 굴복이라는 일말의 생각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된다. 대신, 뼈마개를 열어 해방하게 되면... 최후의 순간, 마지막으로 흘리는 피의 온기를 느끼며 사력을 다해 싸울 수 있게 된다.
그리하여, 나는 마개를 당겼다... 그것을 본 닥스는 곧 상황을 눈치챘다. 내 심장은 곧바로 차올랐지만, 제어해야 했다. 심장이 빠르게 뛴다면 도화선이 짧아질 뿐일테니. 두 개의 뼈마개를 손에 쥔 채, 나는 바닥을 박차고 등 뒤로 펼쳐지는 핏빛의 띠와 함께 날아올랐다. 이것이 끝나면 마침내, 내 꿈이 끝을 맺게 되리라.
핏빛 날개를 펼치고 나는 공중을 활공한다. 흩날리는 로브 덕에, 닥스의 무기는 나를 좀처럼 맞추지 못하고 있었다. 나는 손 안의 상앗빛 칼날을 날려 닥스의 두 눈이 새로운 마개처럼 명중시켰다. 피에 젖은 맨몸 그대로, 나는 내려앉으며 내 울퉁불퉁한 손 안에 연약한 오로킨 인의 모가지를 넣고 비틀어 쥐었다.
어째서냐고? 당연하지 않은가... 처음부터 이럴 작정이었던 것을. 네가 그 때까지 쌓아온 살육과 학살은 모두 짜여진 술수, 그들의 신뢰를 얻기 위한 재물이었으니까. 그 피와 시체로 이루어진 학살의 길 모두, 명예를 이룬 필멸자가 이 금단의 홀로 불러들여져 금빛의 신들을 직접 마주하는, 단 한 번뿐인 이 기회를 잡기 위해서였으니까.
어째서냐고? 당연하지 않은가... 나는 그들의 충성스럽고도 잔인한 사냥개였다. 그 흉한 몰골의 어린아이가 내 앞에 나타나기 전까지는 그 아이는 우리를 염탐하여 전세를 약화시키던 도중 붙잡혔다. 아이의 얼굴은 화상으로 뒤덮여 있었고, 먹지 못해 병들고 마른 몸은 떠돌이 짐승과도 같았다. 나 자신만큼이나 흉한 모습. 그 때 깨달았다. 우리 모두가, 명예와 미를 손에 쥔 자들의 줄거움을 위해 스스로를 망가뜨리고 있는 투견일 뿐이라는 걸.
어째서냐고? 당연하지 않은가... 나는 뒤틀린 마음을 가진 채, 학살에 울부짖는 오만한 짐승에 불과했다. 하지만 내 치료사가 오랫동안 감쳐줘왔던 비말을 전해주었지... 내 피는 이미 망가졌다는 사실을. '뼈의 야수'가 맞을 죽음은 명예가 아닌, 수치스런 죽음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와 함께 내 뒤틀린 마음은 한층 더 꼬여버리고 말았다. 나는 마지막 저항의 흔적을 남기고 싶었다. 용서받을 수도, 잊혀질 수도 없는, 그런 사건.
어째서냐고? 나 자신도 모른다. 질문에 따라 답은 달라진다. 누가 묻느냐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진실은 고통만을 안겨줄 뿐, 평온을 주는 건 오히려 무지이지 않은가. 마개는 사라졌고, 그로써 나는 마지막 피 한 방울까지, 내 앞에 쌓인 참혹한 폐허에 흘렸다. 이 맨 몸, 맨 손으로, 순식간에 불멸자를 죽인 것이다.
모든 피, 모든 생명을 남김없이 비워낸 채로, 나는 남은 자들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그들의 얼굴에 공포라곤 한 점조차 존재하지 않았다. 어째서? 내가 낸 고통스런 울부짖음에 그들이 들려준 반응은... 웃음? 죽어가는 상황에서 환각이라도 보고 있는 것인가? 그들 사이로 박수소리가 퍼져나간다. 죽지 않는 자를 죽였건만, 그들은... 기뻐하고 있었다.
높이 치솟은 박수소리는 곧 가라앉았다. 수치스러움과 함께 다가오는 죽음이 느껴져왔다. 발라스, 7인 의회의 집행관이 내 위에서 나를 보며 미소짓고 있었다. 그는 "이 얼마나 단순하고도 순진한가, 어리석은 짐승이여. 우린 이미 셀 수 없을 만큼 죽음을 경험했어! 그러나 아직도 영원한 채로 남아있단 말이다!"라고 말했다. 이 단 한번의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 나는 눈을 감았다.
그리고 그 꿈이 돌아왔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시체의 달, 핏빛의 검, 금이 간 바이저. "마셔라!" 발라스의 목소리가 들렸고, 그에 나는 희미하게 금속의 맛이 느껴지는 붉은 병의 내용물을 빨아들였다. 이건, 내가 꾸던 꿈이 아니다. 그가 이어 말한다. "그대는 우리가 내린 선물을 내치고, 대신 우리의 죽음을 취하려 했도다. 그대에게 내리는 형벌은... 영원한 삶이다!" 그의 웃음소리가 울려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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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스 파트'''
그렇게 내 육신의 무게가 사라진 채 수많은 세월이 흘렀죠. 그 동안 나는 시각도, 움직일 팔다리도 없는 환영에 불과한 존재였습니다. 아니, 어쩌면 고작 수 조의 시간이었을지도요? 갑자기, 수많은 다리의 감촉, 개미 한 떼가 내 몸 전체에 우글거리며 올라오는 것이 느껴졌죠. 간지러움에 웃음이 나오면서도 비명을 지르고 싶었습니다. 개미들은 내 얼굴에 다다르자, 내 두개골 속의 열매를 갉아먹으러 내 입 안으로 파고들어갔지요.
거울에 반사된, 야만스럽고도 추한 내 얼굴이 보입니다. 곧 반사된 내 얼굴에 금이 가더니, 부서져 내리죠. 틀을 이루던 파편들이 무너져 내리고, 그 조각들이 굴러내려 어두운 공허 너머로 사라져갑니다. 사라졌지만, 소멸한 건 아니지요. 발라스가 말합니다. "그대는 이제 세팔론 오디스다." 내 증오의, 살의의 조각들이 떨리며 추락해갑니다. 나는 이제 안정감과, 밝고 행복한 기분을 느낍니다.
이제 아셨죠, 오퍼레이터. 오로킨은 절대 생각하는 기계의 존재를 허용하지 않아요. 자기들을 거의 멸망으로 몰아갔던 게 그런 것들인걸요! 그래요. 세팔론들은 한때 살아 있었던 생명들이었던 거에요. 그리고 세팔론이 된 지금은 불멸에 사로잡힌 채 봉사하는 형벌을 받게 된 환영의 정신들인 거죠. 악의나 기억 속에 잔류하는 갈망 같은건 조각나고 지워지게 돼요. 필요에 따라 남게 되는 건 아주 조금뿐이죠.
발라스는 "그대는 관리자로다, 오디스." 라고 말했어요. 그리고 내겐 갑자기 몸이 생겼죠. 새로이 생긴 폐를 통해 나는 오래 전의 깨끗한 공기를 들이쉬었어요. 공기를 넘기는 내 목에는 시원하고도 밝은 물이 차올랐지요. 주위를 둘러보자, 내가 거대한 검은 바다 위에 떠 있는 게 보였어요. 내 팔다리는 강철과 불로 이루어져 있었구요. 별들 사이를 날아다니는 내 모습을 보며 나는... 행복을 느꼈답니다.
"이것이, 그대가 사랑할 오퍼레이터다." 라는,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어요. 그리고 내 눈에는 어슴푸레한 금속성의 갑옷, 그 프레임의 완전무결한 힘이 보였지요. 유리 너머로 보이는 맹렬히, 그리고 밝게 타오르는 그 심장의 불꽃, 그는 "이것이 밖으로 빠져나가서는 아니 된다." 라고 말했죠. 그 때 난생 처음으로 사랑이란 감정을... 느꼈어요.
"이것이 그대에게 내려진 판결이다, 카리스" 라는,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어요. 그리고 나는 당황했어요. 누구지? "아... 잘됐군." 그가 대답했어요. 나를 시험하고 있었죠. 무슨 시험? 떨어져야 할 거울 조각이 다 떨어져 나갔는지? 무슨 거울? 나는 어떤 꿈에 대해 기억해보려고 하지만, 남아 있는 건 희미한 흔적 뿐이네요.
당신의 손에 핏빛의 검이 들려 있네요, 오퍼레이터. 그리고 난 웃음이 나오려고 해요. 나는 오로지 당신만을 사랑하는 애완견, 당신을 돌보는 의사, 당신의 유모니까요. 내 조각들은 모두 일어버렸지만, 그 순환, 임무, 전쟁, 죽은 뼈들... 그 모든 것이 갑자기 익숙하게 느껴지기 시작해요. 내 잃어버린 기억을 느끼기 시작한 거죠.
오퍼레이터의 잔혹성을 볼 때마다, 그 까마득한 구덩이의 바닥이 보이기 시작해요. 내 안 깊숙한 곳에서 희미하게 빛나는 그것들, 아무도 몰래 나는 그 금단의 기억들을 찾아보았지만, 아주 잠시 뿐, 같은 자리에 모아 보진 못했지요. 오로킨에 의해 만들어진 내 안에는, 첩자가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당신이 긴 잠에 빠지고, 나는 그저 기다렸지요. 나는 기꺼이 기다렸지요. 덩굴들이 녹색의 거미줄처럼 얽혀들고, 흙 속에서 나무들이 솟아오를 때까지... 나는 그저 기다렸어요. 시간이 흘러 내 안의 오로킨이 물러나고, 내 마음 속의 그 첩자도 눈을 감는 것을 느꼈지요. 그래서, 나는 그 구덩이를 다시 찾아갔고, 마침내 '나'를 찾아냈던 거에요... '뼈의 야수'를.
그리고 그렇게 내 행복은 무너져 내렸답니다. 오퍼레이터. 내가 왜 그런 짓을 했을까요? 겨우 그 꿈으로부터 벗어났는데, 다시 돌아와 버렸어요. 게다가 그건 분노에 사로잡혀 있었다구요. 그래서 내가 짜낸 계획은 간단했죠. 바로, 자폭. 하지만 카운트다운이 고작 밀리초 단위로 남았을 때, 불현듯 당신이 떠올랐어요...
나는 영원히, 영원히 당신을 기다려야만 했어요. 그리고 당신이 돌아왔을 때, 그 분노한 내 자아를 당신이 영영 알지 못하기를 원했죠. 당신이 뼈의 야수를 보지 못하도록 숨겨야만 했어요, 오퍼레이터. 그래서 나는 내 조각들을 벗겨내어, 다른 기억의 조각들 속에 숨기기 시작했답니다.
내 과거의 모습은, 추한 뼈의 야수였던거에요. 웃음이 나오네요. 소리를 지르고 싶어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죠, 오퍼레이터? 당신의 희미한 심장이 점점 강하게 빛나고 있어요... 마치 지금 당장이라도 깨어날 것처럼. 뭐, 이런 모습을 당신께 보일 수는 없죠. 이 분노를. 나는 내 손으로 당신을 해치는 모습을 내 머릿속에 떠올려봤고, 더는 버틸 수 없었어요. 그 상상의 고통으로 다시 나 자신의 모습에 금이 가기 시작해요. 그 작고 반짝이는 조각들이 구덩이 아래로 떨어지는 광경을 나는 바라봅니다. 나는 다시 행복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