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전문
1. 개요
교통사고에 관한 형법 및 도로교통법의 특칙 등을 규정한 법률이다. 속칭 '교특법'이라고 한다.
2. 내용
2.1. 처벌의 특례
차의 운전자가 교통사고로 인하여 형법 제268조의 죄를 범한 경우에는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제3조 제1항). 즉, 과실로 교통사고를 내어 사람을 죽거나 다치게 한 경우에는 업무상과실치사상죄(형법 제268조)가 아니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사)죄 또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상)죄가 성립한다.[1]
여기서 "차"란 차(車)(도로교통법상의 차)와 건설기계를 말하며(제2조 제1호), "교통사고"란 차의 교통으로 인하여 사람을 사상(死傷)하거나 물건을 손괴(損壞)하는 것을 말한다(같은 조 제2호).
이 죄도 법정형 자체는 업무상과실치사상죄와 같다. 그런데도 굳이 위와 같이 특별구성요건을 둔 이유는 아래와 같은 형사절차상의 특례 때문이다.
2.2. 경한 교통사고 범죄의 반의사불벌 등
차의 교통으로 다음 죄를 범한 운전자에 대하여는 피해자의 명시적인 의사에 반하여 공소(公訴)를 제기할 수 없다(제3조 제2항 본문).
-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죄(치상)죄. 다만, 차의 운전자가 이러한 죄를 범하고도 다음과 같은 행위를 한 경우에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니다(같은 항 단서).
- 피해자를 구호(救護)하는 등 필요한 조치(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를 하지 아니하고 도주한 경우
- 피해자를 사고 장소로부터 옮겨 유기(遺棄)하고 도주한 경우
- 음주측정 요구에 따르지 아니한 경우(같은 법 제44조 제2항 위반. 운전자가 채혈 측정을 요청하거나 동의한 경우는 제외한다)
- 후술하는 행위(속칭 12대 중과실)로 인한 경우
- 도로교통법 제151조의 죄(과실재물손괴)
실무적으로 교특법위반의 경우 10대 중과실+2대 (사실상의) 고의사고로 분류하는 경향이 크다. 형량도 물론 당연히 매우 큰 차이가 있으며 특히 '''사실상의 고의사고로 간주되는 2개'''라면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실무적으로 10대 중과실+인명피해 총합 3주의 경우 50~200만 원의 벌금이 나온다. 나머지 2개의 경우는 사고가 없어도 적발만으로 최소 200만 원의 벌금이 나온다.
속칭 '12대 중과실'에 해당하는 경우란 다음과 같다(제3조 각 호).[2] 굵은 글자는 법문에는 없으나 편의상 적은 것이다.[3]
- 신호 및 지시 위반: 신호기(도로교통법 제5조)가 표시하는 신호 또는 교통정리를 하는 경찰공무원등의 신호를 위반하거나 통행금지 또는 일시정지를 내용으로 하는 안전표지가 표시하는 지시를 위반하여 운전한 경우
- 중앙선 침범: 중앙선을 침범하거나(도로교통법 제13조 제3항 위반) 고속도로 또는 자동차전용도로에서 횡단, 유턴 또는 후진한 경우(도로교통법 제62조 위반)
- 제한속도 위반: 제한속도(도로교통법 제17조 제1항 또는 제2항)를 시속 20킬로미터 초과하여 운전한 경우
- 앞지르기 방법등 위반: 일반 도로에서의 앞지르기의 방법·금지시기·금지장소 또는 끼어들기의 금지를 위반하거나(도로교통법 제21조 제1항, 제22조, 제23조) 고속도로에서의 앞지르기 방법(도로교통법 제60조 제2항)을 위반하여 운전한 경우
- 철길건널목 통과방법 위반: 철길건널목 통과방법(도로교통법 제24조)을 위반하여 운전한 경우
- 횡단보도 침범: 횡단보도에서의 보행자 보호의무(도로교통법 제27조 제1항)를 위반하여 운전한 경우
- 무면허운전: 운전면허 또는 건설기계조종사면허를 받지 아니하거나 국제운전면허증을 소지하지 아니하고 운전한 경우(도로교통법 제43조, 건설기계관리법 제26조, 도로교통법 제96조 위반). 이 경우 운전면허 또는 건설기계조종사면허의 효력이 정지 중이거나 운전의 금지 중인 때에는 운전면허 또는 건설기계조종사면허를 받지 아니하거나 국제운전면허증을 소지하지 아니한 것으로 본다.
- 음주운전 등: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운전을 하거나(도로교통법 제44조 제1항 위반) 약물의 영향으로 정상적으로 운전하지 못할 우려가 있는 상태에서 운전한 경우(도로교통법 제45조 위반)
- 보도 침범 등: 보도(步道)가 설치된 도로의 보도를 침범하거나(도로교통법 제13조 제1항 위반) 보도 횡단방법(도로교통법 제2항)을 위반하여 운전한 경우
- 승객 추락 방지의무 위반: 승객의 추락 방지의무(도로교통법 제39조 제3항)를 위반하여 운전한 경우
- 어린이보호구역에서의 의무 위반: 어린이 보호구역(도로교통법 제12조 제3항)에서의 조치(같은 조 제1항)를 준수하고 어린이의 안전에 유의하면서 운전하여야 할 의무를 위반하여 어린이의 신체를 상해(傷害)에 이르게 한 경우[4]
- 낙화물: 자동차의 화물이 떨어지지 아니하도록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아니하고 운전한 경우(도로교통법 제39조 제4항 위반)[5]
2.3. 종합보험 가입 시의 공소권 없음 특례
교통사고를 일으킨 차가 보험 또는 공제에 가입된 경우에는 제3조 제2항 본문에 규정된 죄를 범한(즉, 반의사불벌죄인 교통사고를 일으킨) 차의 운전자에 대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제4조 제1항 본문).
여기서 말하는 "보험 또는 공제"란 교통사고의 경우 보험회사나 공제조합 또는 공제사업자가 인가된 보험약관 또는 승인된 공제약관에 따라 피보험자와 피해자 간 또는 공제조합원과 피해자 간의 손해배상에 관한 합의 여부와 상관없이 피보험자나 공제조합원을 갈음하여 피해자의 치료비에 관하여는 통상비용의 전액을, 그 밖의 손해에 관하여는 보험약관이나 공제약관으로 정한 지급기준금액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우선 지급하되, 종국적으로는 확정판결이나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집행권원(執行權原)상 피보험자 또는 공제조합원의 교통사고로 인한 손해배상금 전액을 보상하는 보험 또는 공제를 말한다(같은 조 제2항).
쉽게 말해, 자동차종합보험이나 이에 해당하는 공제를 말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종합보험 등에 가입되어 있더라도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같은 조 제1항 단서).
- 반의사불벌죄의 예외사유(제3조 제2항 단서)에 해당하는 경우
즉, 뺑소니나 12대 중과실로 사람을 죽거나 다치게 한 경우
- 피해자가 신체의 상해로 인하여 생명에 대한 위험이 발생하거나 불구(不具)가 되거나 불치(不治) 또는 난치(難治)의 질병이 생긴 경우
이 경우에는 말하자면 피해자와 합의를 보지 않으면 처벌을 면할 수 없다는 것이 된다.
- 보험계약 또는 공제계약이 무효로 되거나 해지되거나 계약상의 면책 규정 등으로 인하여 보험회사, 공제조합 또는 공제사업자의 보험금 또는 공제금 지급의무가 없어진 경우
2.4. 형의 감면
긴급자동차의 운전자가 그 차를 본래의 긴급한 용도로 운행하는 중에 교통사고를 일으킨 경우에는 그 긴급활동의 시급성과 불가피성 등 정상을 참작하여 도로교통법 제151조 또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 제1항에 따른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다(도로교통법 제158조의2).
다만, 여기서 말하는 긴급자동차란 다음 자동차만 해당한다(같은 조, 같은 법 시행령 제2조 제1항 제1호).
2.5. 보칙
자동차종합보험 또는 공제에 가입된 사실은 보험회사, 공제조합 또는 공제사업자가 그 취지(제4조 제2항)를 적은 서면에 의하여 증명되어야 한다(제4조 제3항).
이 증명서와 관련하여서도 벌칙이 있다.
3. 관련 사항
2016년 1월 6일 이후 수사하는 사건부터는, 교통사고 사건 중 '합의'나 '종합보험 가입'에 따라 공소를 제기할 수 없음이 명백한 사건에 대하여서는 '약식절차 등에서의 전자문서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이 적용된다(약식절차 등에서의 전자문서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2항).
원래 범칙행위로 교통사고를 일으킨 사람은 범칙금 통고처분이 아니라 일반 형사처벌을 받지만(도로교통법 제162조 제2항 제2호 본문), 상술한 바와 같이 '합의'나 '종합보험 가입'으로 업무상과실치상죄·중과실치상죄 또는 도로교통법 제151조의 죄(과실재물손괴)에 대한 벌을 받지 아니하게 된 사람은 그 대신 범칙금 통고처분은 받게 된다(도로교통법 제162조 제2항 제2호 단서).
[1] 실무상 2016년 7월 1일부터 이 법 위반죄의 죄명이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사)',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상),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으로 세분되었다.[2] 법 제정 당시에는 '10대 중과실'이었으나, 법 개정으로 두 가지가 추가되었다.[3] 아래 항목에 해당한다고 무조건 중과실 사고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무면허나 음주 운전 중이라도 신호 대기 중에 후방 추돌 당하는 등의 무과실 사고의 경우 중과실 사고로 인정되지 않는다. 물론 무면허나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은 받게 된다. 또한 유턴 중에 중앙선을 다소 침범했는데 대향 차량이 신호위반해서 진진하다가 사고가 나는 등 위반 사항과 사고와의 관련성이 적다고 인정되면 유턴차의 중앙선 침범 중과실은 적용되지 않고 상대방의 신호위반만 중과실로 인정되기도 한다.[4] 어린이보호구역 사고의 추가로, 2009년 12월 22일부터 '11대 중과실'이 되었다.[5] 화물낙하 사고의 추가로, 2017년 12월 3일부터 '12대 중과실'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