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다 기요타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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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일본의 제2대 총리로 사쓰마-조슈 동맹에서 활약하거나 보신전쟁에서 북방전선을 맡거나 하코다테 전쟁에서 신정부군의 참모에 임하기도 했다. 개척사의 장(개척장관)겸 중앙정부의 수뇌부로서 도쿄에 기거하며 강화도 조약(한일수호조약)을 조인하기도 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가신으로 유명한 구로다 칸베에와는 그다지 관계가 없다. 구로다 가문이 후쿠오카에 전봉된 이후 사쓰마에 분가한 사쓰마 구로다 가문의 자손.
우리나라에서는 인지도가 거의 없고 운요호 사건의 주역으로만 알려져 있는 편이다. 일본에서는 구 막부 가신들을 구명-등용하고 관직의 길을 열어준 것으로 알려진 인물. 일본 제2대 총리를 맡았으나 정치적으로는 실패했고 다양한 사건 탓에 말년은 좋지 않았다.
2. 생애와 정치활동
1840년 사쓰마번 가고시마 성하에 사는 4석 녹봉의 구로다 나카자에몬 키요유키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통칭은 료스케(了介). 성장하여 소총수가 되었으며 지겐류문하에서도 열심히 수행하여 검술 실력도 매우 뛰어났다. 이후 1863년 사츠마-영국간의 전쟁 이후 에도로 가서 최신 군사학을 배웠으며 소총술을 배웠고, 이로 인하여 위치가 상승하게 된다. 1866년에는 사쓰마-조슈 동맹이 이루어질 때에는 선발대로 파견되어 활약했다.
무진전쟁 시절에는 토바-후시미 전투에 참전하였으며 사츠마번 소총 1번대 대장으로써 싸웠고, 아이즈번과의 전투가 벌어진 동북전쟁에서는 동북정토군 총참모로써 사츠마번 군대의 지휘를 맡았다. 이후 막부 잔당이 홋카이도로 건너가 항전한 하코다테 전쟁에 정토군 총참모로써 다시 참전하였으나, 에조 공화국의 수장 에노모토 다케아키가 자신이 번역한 국제법 책을 구로다에게 보내자 그는 이를 보고 에노모토는 중요한 인재라고 여겨 그를 설득하여 항복시키고, 이후 에노모토 사형을 주장하는 타 중신들과 대립하면서 심지어 삭발까지 해가며 에노모토 구명 운동에 투신한다. 결국 에노모토 타케아키는 4년간의 투옥 생활을 마치고 석방되었으며 이후 구로다의 요청으로 홋카이도 개척사로써 정치에 복귀하게 된다. 이후 구로다는 막부 가신들의 대부 역할을 하기 시작한다.
1875년 운요호 사건이 터지자 전권대신으로 조선에 파견, 강화도 조약을 체결하였다.
2.1. 몰락과 죽음
사츠마번벌의 중진으로 영향력을 가지고 있던 구로다는 다음 두가지 사건으로 완전히 몰락하게 된다.
1878년 폐병으로 사망한 아내 세이를 두고 세간에서는 구로다가 술에 취해 아내를 때려죽였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한다. 이에 따라 구로다의 인망이 급격히 실추되었고 주취폭력 살인자라는 소문이 널리 퍼졌다. 이에 구로다와 친분이 있던 경찰간부 가와시 도시요시는 무덤을 열고 부검을 통해 폐병 사망임을 입증했지만 소문은 사그라들지 않았고 가와시가 친구의 편을 들기 위해 옹호를 한 것이라는 의혹만 남기게 된다. 결국 세간에서는 구로다=아내 살인마라는 소문이 확립되고, 이 일로 인하여 사츠마번의 세력들은 점점 구로다를 멀리하기 시작한다. 이 일 이후로 구로다는 술에 취하여 난동을 부리고 절망하는 일이 많아졌다. 악순환으로 그의 이런 행동 탓에 구 막부 가신을 제외하고는 그와 관계를 유지하려는 사람이 점점 사라졌다.
한편 1881년, 구로다와 구 막부 가신들이 진두지휘하던 홋카이도 개척사업은 수익이 매우 적고 정부 사업으로써 막대한 적자를 내고 있었기 때문에 예산 부담 문제로 폐지론이 커졌다. 구로다는 이 사업에 대해 애착을 가지고 있었으므로[2] 민간 사업자에게 설비와 권리를 매각하여 사업이 지속되도록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북해도 개척사업의 수익이 매우 좋지 않았으므로 민간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설비 가격을 초 저가로 매겨버렸는데, 역시 세간에서 이 일을 두고 특혜 시비가 일어나게 되었다. 민간 매각 사업구상 자체가 특혜 인수를 노린 사츠마번의 상인 코다이 토모아츠가 조종했다는 설이 나돌면서 이토 히로부미와 구로다는 정보를 흘린 오쿠마 시게노부를 정계에서 몰아내지만, 결국 구로다는 사태의 책임을 지고 개척장관직을 사퇴한다. 이로 인하여 구로다는 아내 살인범에 이어 비리 의혹까지 뒤집어쓰게 된다.
일본 제2대 총리에 취임하기는 하였으나 불평등 조약 개정안을 추진하던 오쿠마 시게노부가 실패하면서 불만을 품은 민중의 암습을 받았다. 여기에는 구로다의 안에 외국인 재판관을 두어 외국인은 외국인의 손으로 재판한다는 내용이 있었고 이노우에 카오루 등의 인사들이 이에 적극적으로 반발한 탓도 있었다. 결국 구로다는 책임을 지고 총리직을 사임한 직후 1889년 12월 15일 술을 마시고 잔뜩 취한 채로 이노우에 카오루의 집에 쳐들어가 난동을 부리고 말았다. 이로 인하여 정부 내부에서도 굉장한 비판을 받고 근신하게 되었다.
이로 인하여 사츠마번 출신의 중진임에도 불구하고 사츠마번의 인사들은 그를 완전히 외면했으며, 대중의 평판도 최악에 가까워졌다. 그는 술에 더 의지하게 되었고 끝까지 그를 믿어준 구 막부측 가신들 이외에는 거의 교제를 하지 않는 지경에 이르렀다. 결국 1900년 뇌출혈로 사망했을 때 장례위원장도 구 막부계의 대표인 에노모토 다케아키가 맡았다. 구로다는 친구가 적었으나 에노모토와의 친분만은 마지막까지 유지되었고, 외동딸을 에노모토의 아들에게 시집보내 두 가문은 하나로 묶여젔으며, 다시 이들 부부 사이의 딸이 구로다의 양자와 결혼하여 그 가문을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