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총
1. 무기
機銃 / Machine gun
기총의 사전적 정의는 기관총의 준말로서, 방아쇠를 한 번 당기면 자동으로 총알을 연사하는 총기류를 뜻한다. 다만 현대 한국어에서는 기관총 전부를 '기총'이라 줄여 부르는 경우는 드물며 보통은 차량이나 항공기등에 장착된 동축 기관총등을 부르는 의미로 쓰이며, '기총 소사', '기총 공격' 등에서 말하는 기총이란 대개 '''항공기에 장착되는 기관총'''만을 이른다.
기총은 비행기가 처음 전장에 나타났을 때부터 항공 폭탄과 함께 실질적인 비행기의 무장이었으며, 이 기총의 발전으로 단순한 정찰목적으로 이용되던 비행기는 적과 싸우는 전투기로 진화하게 된다.
제 2차 세계대전까지만 해도 기총은 전투기들끼리의 싸움에 필수적인 무장이었으며, 거대한 중폭격기들도 요격기에 대한 방어를 위해 B-17이나 B-29처럼 기총을 떡칠하고 다녔다. 일단 공중전에서 이기려면 꼬리를 물고 기총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이 당시 전투기들은 선회력이 중시됐으며, 선회력이 좋은 전투기들은 적기와의 도그 파이트(근접 공중전)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기총의 성능도 갈수록 진화를 거듭했다. 1차 세계대전까지만 해도 전투기의 무장은 30구경 기관총 한두 정이 한계였으나 전간기 동안의 급격한 기술 발전으로 30구경 기관총은 단박에 화력 부족이 지적당하게 되고, 곧 신뢰성 높은 50구경(12.7mm) 기관총 4~8정이나 위력이 높은 20mm 기관포 1~4문이 당대 전투기의 표준 무장이 된다.
세계대전이 끝나고 제트기의 시대가 열렸으나, 공대공 미사일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기에 여전히 기총이 주로 사용되었다. 한국전쟁 당시의 F-86과 MiG-15가 좋은 예이다. 세계대전 말기 이후에는, 기총의 구경이 정점을 찍었다. MiG-15는 NATO의 폭격기에 대항하는 우수한 요격 성능을 위해 37mm와 23mm 기관포로 무장했으며, Me262는 아예 중폭격기를 요격하기 위한 50mm 기관포를 달기도 했다.
베트남 전쟁 직전에 대공미사일이 개발되었고 진먼 포격전에서 미사일의 활약을 본 미국은 미사일 만능주의에 빠지게 되어 기총은 필요치 않다고 생각하여 신형 F-4 전투기에서 기총을 빼 버린다. 하지만 정작 베트남전에서 미군의 미사일들은 형편없는 명중률을 보이면서 기대에 못미치는 성과를 올렸다. 이를 악화시킨것은 반드시 육안으로 적인지 확인하고 공격하라는 지침이었고 이로 인하여 미사일의 장점인 긴 사정거리를 전혀 살릴 수 없었을 뿐 아니라 아차 하는 순간 최소사정거리 안으로 들어가는 상황도 발생했다. 게다가 미사일은 적기의 정면에서 조준이 불가능했고 이런 약점을 아는 미그기들은 헤드온을 걸어버리는 상황도 있었다. 이런 이유로 미 공군과 해군은 베트남의 공중전에서 심각하게 고전하였고 역대 최악의 교환비를 기록하게 된다.[1][2]
이로 인해 미국은 "미사일이 있더라도 전투기에는 기관포가 꼭 필요하다"라는 교훈을 얻게 되었고 그 후로 미국의 전투기에는 기관포가 필수적으로 탑재되게 된다.
한편, 날로 빨라지는 비행기에 비해 기총의 연사력은 턱없이 낮았다. 이는 포탄을 적기에 적중시키기 어려워졌다는 뜻이었다. 초기 제트기 시대에는 리볼버 기관포가 쓰였지만, 그마저도 연사력의 한계에 부딛쳤다. 그래서 100여년 전, 19세기에나 쓰였던 개틀링 방식이 재조명받는다. 이로 인해 나온 물건이 1959년에 채용된 M61. 그리고 이 발칸포는 이후 나온 전투기들에 두루두루 장착되게 되며 서방 진영 기총의 베스트셀러가 된다. 또한 구경 30mm의 GAU-8이 제작되어 A-10에 장착되며 우수한 지상공격 능력을 보여주었다. 소련과 러시아에서 개발된 전투기에는 발칸포와 유사한 개틀링 방식을 사용하지만 구경이 더 큰 GSh-30-6이 사용되었다.
그러나 현대에는 미사일 기술과 레이더 기술의 비약적인 발달로 명중률이 대폭 상승함에 따라 다시 기총의 활용도는 줄어들고 있다. F-35의 B,C형은 기관포를 기본 내장하고 있지 않다. 이런 사례들을 보고 "다시 세계가 미사일 만능주의로 회귀하는 것인가" 하는 말도 있다.
미사일이 70년대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발전한 요즘은 기총은 만일에 대비한 보험 정도로만 인식되고 있다. 예를 들어 최신형 F35의 일부 모델에는 또 다시 기총이 빠져 있다. 실전에서도 큰 유용성이 없는 증거로, 전투기의 공중전 격추는 거의 다 BVR 교전에서 미사일로 이루어졌다. 레이저 병기라도 개발되지 않는 이상 기총은 전투기의 백업 무장으로 계속 남게 될 것이다. 또한 기총은 전투기들끼리의 전투가 아닌 일반적인 지상 공격에도 쓰였다. IL-2와 같은 공격기는 유도 폭탄과 같은 발전된 공대지 무기가 발전되기 전까지 주요 무장이 명중률이 매우 낮은 항공폭탄이나 무유도 로켓과 기총이었다. 현재는 A-10 같은 걸출한 공격기가 30mm 기관포를 장착하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 AGM-65 매버릭의 사용 비율이 올라가며 살상용이 아닌 제압용 보조무기 신세를 면치 못한다. 그럼에도 보병이 총알이 다 떨어졌거나, 총을 쓰기 어려운 상황이 경우 등을 대비해서 근접 전투 훈련을 받듯이, 기총은 여러 가지 이유(미사일을 전부 소진했거나, 자신의 전투기와 적기의 거리가 미사일의 최소사거리보다 더 근접해 있거나, 근접 항공 지원 시 피아 식별이 어려워서 아군 오폭의 위험이 크다거나 등)로 인해 전투기를 비롯한 군용기들이 존재하는 한, 내장되어 있건 외부 무장의 형태로 장착되어 있건 어떠한 형태로든 존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2. 게임 용어
기본 총기를 뜻한다.
3. 기병총의 준말
자세한건 카빈문서 참조
[1] 공중전 교환비 자체는 미국이 1:3.67로 우세했고 제공권 또한 미군이 가지고 있었다. 팬텀과 미그의 교환비는 팬텀 1대가 떨어질때 미그는 3~4대가 떨어진 셈이다. 그래도 팬텀이 미그기에 비해 성능이 더 높은 최신예기였다는 것을 고려하면 여전히 낮은 비율.[2] 그러나 미사일 만능주의는 하나의 패러다임으로, 미사일은 매우 유용한 신무기였음에 분명하다. 그러나 미사일의 성능은 미국의 기대를 따라가지 못하였고, 이에 한 술 더 떠서 아예 전투기에서 기총을 제거해버리는 등의 일로 인해 베트남전에서 미국이 그렇게 처참한 교환비를 보일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