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폭탄

 


[image]
Mk.82 항공 폭탄. 뒤에 있는 폭격기는 B-52. 폭탄창이 열려있다.
1. 개요
2. 역사 및 종류
3. 특징
4. 관련 문서


1. 개요


'''Aerial bomb'''
'''항공 폭탄'''
폭탄의 종류 중 하나. 비행기에서 운용되는 폭탄들을 뜻한다.

일반적인 재래식 화력인 포병, 함포사격, 어뢰, 미사일, 기뢰 등 모두를 통틀어서 가장 강한 화력을 가지고 있다.

2. 역사 및 종류


비행기가 제 몸 가누기도 버거웠던 과거에는 수류탄이나 박격포탄 크기의 항공 폭탄을 파일럿이 직접 안고 탑승하여 투하지점에 도착하면 손으로 던져 투하하는 방식을 사용했었으나[1][2] 곧 비행기 동체 하부에 폭탄 투하용 랙(rack)이 장비되어 버튼 하나로 간단하게 투하가 가능하게 되었다. 또한, 폭격 정밀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개량이 이루어졌다.
[image]
제1차 세계 대전기의 항공 폭탄. 영국의 20파운드 마크 1이다. 프로펠러식 안전 뇌관이 붙어있는 등 꽤 발전된 형태이지만 형상은 초창기의 수동 투하식 폭탄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 후 항공산업이 눈부시게 발전하는 동안 비행기의 고성능/대형화와 더불어 항공 폭탄 역시 발전하게 되었고 전쟁 후반에는 1톤에 가까운(2,000파운드급 = 약 907kg) 폭탄을 한낱 에 여러발 탑재가 가능해졌을 정도이다.
[image]
제2차 세계 대전기의 항공 폭탄. 미국의 M31 300파운드 폭탄으로, 탄체가 어느 정도 길어지고 격자형 꼬리날개가 붙었다. 회전식 뇌관은 이 꼬리날개 안쪽에 붙어 있다.
또한 대형 폭격기의 등장으로 융단폭격이라는 대규모 폭격전술이 확립된 시기이도 하다.
베트남 전쟁이 터지자 미국공군력을 이용한 북폭작전을 계획한다. 음속을 넘나드는 수준의 고속화에 대응하여 항공 폭탄 역시 공기역학적인 형상으로 개량되는데 여기서 탄생한것이 지금도 세계구급으로 사용중인 Mark 80 시리즈 항공 폭탄이다.
[image]
이 중 가장 많이 쓰이고 보편화된 물건이 Mk.82 500파운드 폭탄. 상단 사진의 폭탄 역시 Mk.82다.
걸프 전쟁은 현대 군사 기술력의 박람회라 불릴 정도로 비약적인 기술력의 발달을 보여주었는데 당시 걸프 전쟁의 대표적인 아이콘 중 하나가 바로 스마트 폭탄이라 불리는 GBU 시리즈 레이저 유도폭탄GBU-12이었었다. F-117에서 투하한 GBU-10이 목표물에 명중하는 영상이 텔레비전으로 생중계되었었다.
지금은 GPS 유도 폭탄인 JDAM이 등장하는 등 점점 정확도를 높여가는 추세이다.
[image]
대표적인 유도폭탄인 미국의 GBU-10 페이브웨이2. 유도날개와 전자식 뇌관, 세장비가 긴 유선형 탄체를 갖췄다.
최근에는 기존의 항공폭탄 사거리가 너무 짧아서 폭탄을 투하하는 항공기가 방공무기의 위협에 쉽게 노출된다는 점 때문에 JDAM-ER이나 SDB등의 활강폭탄이 개발되고 있다. KGGB도 그 중 하나.
[image]
사진에서 500kg급과 1500kg이상은 크기 비율이 다르게 그려진것에 주의하자
미국은 2000파운드(약 900kg)급 폭탄이 최대인데 비해, 소련은 FAB-250(ФАБ-250), FAB-500, FAB-1500, FAB-3000, FAB-5000, FAB-9000이라는 FAB 계열 항공폭탄을 썼다. 참고로 '''뒤에 붙은 숫자가 폭탄 무게다. Kg단위로.''' 장약은 다른 항공 폭탄처럼 무게의 약 50%를 생각하면 된다. 이후에 62년대에 변경된 항공 폭탄 모델은 최대 1000kg이었다. 하지만 위의 대형 폭탄은 여전히 러시아와 그 위성국에서 사용되고 있다. 미국에서 드물게 MOAB을 투입하듯이, 러시아도 대형폭탄이 때때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란-이라크 전쟁에서는 이란이 Tu-22를 가지고 FAB-5000과 FAB-9000을 퍼부은 적도 있다.
[image]
소련-러시아제 항공폭탄들은 유선형으로 미끈하게 뽑기보다는 단순무식한 형태가 많다. 이런 원통형은 파이프 제조기술을 그대로 써먹을 수 있어 제작난이도가 낮고 생산효율이 매우 높다. 대신 고속비행성능은 대폭 깎아먹게 된다. 러시아는 고속전술기에 폭탄을 싣고 공격하기보다는 미사일을 이용해 방공망을 제압한 다음 저속으로 폭격하거나, 아예 내부 폭탄창이 있는 폭격기에 실어두고 느긋하게 폭탄을 대량으로 퍼붓는 전술을 선호하기 때문.[3] 여기에 더해 러시아의 경량전술기나 지상공격기들은 항공폭탄보다는 공대지 다연장로켓을 훨씬 즐겨 사용한다. 노즈콘이 매끈하지 않고 테두리를 둘러 마치 귀두처럼 생긴 물건들이 있는 것도 특징인데, 여름 러시아의 진창에서도 제대로 신관이 충격을 받아 격발될 수 있게 쉽게 찌그러지도록 만든 것이다. 각 군이 처한 환경적 요소가 무기에도 크게 반영된 것.
[image]
[image]
미국은 수송기 투하형 항공 폭탄인 데이지커터를 운용하다가 현재는 도태시키고, 더 거대한 MOAB를 운용하고 있다. 헬리콥터 착륙지를 만들기 위해 숲이나 정글을 청소할때 사용하거나, 심리전에 이용한다.
[image]
러시아도 최강의 통상 탄두 폭탄을 양보하진 못하겠는지, ATBIP라는 초대형 열압력폭탄을 운용하고 있다.

3. 특징


공중에서 투하되는 폭탄이기 때문에 대부분 유선형 탄체를 가진다. 탄도를 유지하기 위해 후방에는 안정 핀이 달린 물건들이 대부분.
2차 세계대전 동안의 항공 폭탄들 중 일부는 떨어지면서 휘파람 소리를 내도록 일부러 휘슬을 달기도 했는데, 그 유명한 Ju 87 슈투카에 달린 사이렌과 같이 적의 사기를 떨어뜨리기 위한 용도였다. 다큐멘터리 등에서 폭탄이 떨어지는 장면에 으레 등장하는 "피유우우우우-" 소리가 그것. 도플러 효과에 의해 파일럿은 점점 음계가 낮아지면서 멀어지는 휘파람을 들었고, 맞는 입장에서는 폭탄이 지상을 향해 가속하기 때문에 파일럿이 들은 것보다 더 높은 음계에서 희미하게 시작해 높아지고 커지는 휘파람 소리를 듣는다. 대전 이후 사람들에게 "폭탄 떨어지는 소리"로 각인되었다가 각종 코미디, 애니메이션 등에서 뭔가가 자유 낙하할 때 필수요소급으로 들어갔고, 지금도 유럽, 북미 사람들이 떨어지는 것을 묘사할 때 곧잘 따라 하는 소리이다. 현대의 항공 폭탄들은 극히 일부(그나마도 오래된 설계)를 제외하면 휘파람 소리를 내지 않는다. 적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것보다는 폭탄이 떨어지는 것도 모르게 제거하는 것이 확실하기 때문.
현용 항공 폭탄들은 그 크기가 어마어마하다. 덕분에 목표물을 파괴할 때 항공 폭탄을 이용한 공습은 데우스 엑스 마키나급의 절륜한 화력을 보여준다.
[image]
깊이 4m 넓이 10m의 크레이터를 생성한 250 kg(500파운드)급 항공폭탄, 2차 대전 불발탄이 거의 70년 후 격발 했지만 위력이 이 정도 수준이다.
통상 항공폭탄이라도 그 위력은 지상군이 사용하는 것과 차원이 다르다. '쏴서 날리는 것'이 아니라 '그냥 떨어뜨리는 것'이기 때문에 항공기가 그 하중을 버틸 수만 있다면 무게(작약량)를 지상 발사 포탄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늘릴 수 있으며, 전체 무게 중 작약이 차지하는 비율 또한 훨씬 높기 때문이다. 덕분에 지근탄으로 떨어져도 전차정도는 폭압만으로도 무력화 가능하다. 현대의 MBT는 전면 직사공격을 방어할 것을 중점으로 두고 제작되므로 항공폭탄은 커녕 155mm 곡사포탄에도 큰 타격을 입는다. 물론 강철 덩어리에 가까운 전차를 구조붕괴시키는 수준은 아니고 엔진, 라디에이터, 조준장치, 궤도 등 작전수행에 필수적인 요소들을 파괴하는 것. 물론 직격당했을때는 답이 없다. 잔해라도 한 덩어리로 남아있으면 다행. 폭탄의 파운드수에 따라 결과가 다르지만 가령 Mk82를 10미터 이내로 떨구면 해당 전차는 더 이상 작전이 불가능한 수준으로 파괴된다. 지상에서는 이런 대량의 폭약을 안전하게 투척할 방법이 없고, 해상 병기 중에서도 그나마 위력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물건은 2차 대전기 미국 전함의 주력 무기였던 16인치급 대형 함포[4]나 대함용 중어뢰 정도인데 속도·정확성·효율성 면에서 크게 뒤떨어져 현대에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Mk.84 2,000파운드 폭탄의 경우 강철 케이싱 안에 무게로만 약 절반에 달하는 945파운드(428.6 kg)의 고폭약이 충진 되어 있다. 이게 위치에너지와 결합되면 단 한 발로 십수 층짜리 대형 콘크리트 건물을 그야말로 폭쇄할 수 있다. [5]
광범위한 범위를 파괴하기 위해 폭약을 잔뜩 넣은 HC계열 블록버스터 류의 폭탄들은 심지어 총무게에 75% 이상이 폭약으로 충전되어 있고, 관통력을 중시한 벙커버스터류의 항공폭탄들은 철갑탄처럼 20%가량 폭약이 충전되어 있지만 두꺼운 철근 콘크리트를 수십 미터씩 뚫고 갈 수 있다. 그리고 이 두 가지 임무를 동시 수행 가능한 지진폭탄도 존재한다.
[image]
JDAM 4연타 폭격.
[image]
2004년 이라크 나자프 공습.
[image]
2014년 이라크 알-카임 공습.

이런 엄청난 위력이 있기에 제공권 확보만으로 지상전에서 미군이 엄청난 우위를 가질 수 있는 것이다. 그 저렴한 가격과 강력한 위력은 토마호크 같은 정확하고 안전한 순항 미사일이 있어도 항공폭탄이 전장에서 계속해서 쓰이는 이유가 되고 있다.


4. 관련 문서


[1] 6.25 전쟁때도 공군력이 빈약했던 한국 또한 이 방식을 사용했다. [2] 물론 제1차 세계 대전 때도 크고 아름다운 독일의 고타 폭격기나 영국의 핸들리 페이지 폭격기같은 중형기의 경우엔 자체적으로 폭탄을 투하했다.[3] 미국도 당연히 항공폭탄은 적 방공망을 싹 걷어내고 사용한다. 러시아보다 훨씬 손쉽게. 다만, 멀티롤 전폭기의 덩치 정도가 한계인 미 해군 항모전단의 항공기들도 폭탄을 쉽게 다룰 수 있어야 했기에 외부 파일런에 달아도 항속성능을 크게 깎아먹지 않는 형태의 폭탄을 만들어서 사용했다.[4] 이쪽은 지속 발사 능력이 뛰어나 시간당 떨구는 폭약량이 많아서 그렇지 한 발당 위력은 항공 폭탄은커녕 미사일만도 못하다. 아이오와 급 전함의 주포 포탄인 Mk.8 철갑탄의 중량은 1,225kg이지만 작약의 양은 18.55kg 수준이고 Mk.13, Mk.14 고폭탄의 작약도 70kg이 안된다. Mk.8 초중량탄의 경우 철갑탄이므로 기본적으로 작약량보다는 관통 성능을 우선시했기 때문에 작약량 자체는 고폭탄보다 적은 것이 정상이다. 포탄이 커질수록 포구 압력을 버티기 위한 외피가 두꺼워져 결과적으로 장약이 늘어날수록 작약은 줄어드는 일이 발생하기 때문에 고폭탄을 들고 와도 항공폭탄보다 훨씬 약하다. 사실 한 발당 항공폭탄 수준의 위력을 내려면 구스타프 열차포 수준은 돼야 겨우 1,500kg급 항공폭탄의 위력을 보일까 말까 한 수준이다. 근데 이 포는 발사속도가 30분에 1발인데다가 50발 정도 쏘면 포신을 교체해야 한다. 현대에는 시간과 유지보수 난이도가 크게 단축되겠지만 여전히 이런 초거대 대포보단 전폭기 한대가 훨씬 효율적이긴 하다.[5] 저 정도면 수 km 밖에서도 몸이 충격파로 움찔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