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고 푸른 밤
1. 개요
안성기, 장미희 주연의 영화. 1982년 이상문학상을 수상한 최인호 소설 '깊고 푸른 밤'에서 이름을 따 오고, 최인호 원작 '물 위의 소설'을 영화화했다. 이 소설을 바탕으로 아메리칸 드림의 꿈과 좌절을 다룬 영화이다.
장미희는 당시 전두환 스캔들의 후과로 미국생활을 지속해야만 했고, 미국에서 촬영하겠다는 조건으로 영화를 제작했다고 한다.
2. 등장인물
[2] 미국의 영주권을 얻고자 하는 인물. 한국에 처가 있으며 처는 아들을 임신했다. 영주권을 얻기 위해 제인과 위장결혼을 한다. 영주권을 얻기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비열하고 냉혹한 인물이지만[3] , 한국에 있는 가족에 애정이 강하다. 고양이 알레르기가 있다.
미국식 이름으로 그레고리 백(Gregory Baek).흑인인 마이클과 어린 나이에 결혼을 한다. 마이클은 흑인이었기에 받았던 설움을 제인에게 풀고 제인은 결국 그로부터 도망친다. 마이클과의 관계로 딸 하나가 있지만 양육권 다툼에서 패소[4] 하여 딸을 뺏긴다. 두번째로 만난 남자는 그리스인인데, 그는 그리스에서 의사일을 하다 미국에서 접시닦이를 하게 되었고, 제인을 이용해 영주권을 따자 제인과 이혼한다. 그 이후로 제인은 이탈리아인, 파키스탄인, 멕시코인 등을 만나며 위장결혼으로 돈을 쉽게 번다. 이후 한 미국인의 중개로 백호빈과 위장결혼을 하지만 그에게 빠지게 된다. 소피(Soppie)라는 이름을 가진 고양이를 키우고 있다.
미국에 건너와 위장결혼으로 돈을 끌어모은 갑부. 동두천에서 카투사로 일하다가 미국에 이주하려고 한다.[5] 그러나 호빈만큼 일머리가 없는 인물인지 호빈이 일하는 점원의 유태인 점장에게 호빈만큼 인정을 받지 못한다. 이후 흑인 강도의 총에 맞아 비참한 결말을 맞이하게 된다. 영화에서는 본명이 언급되지 않기 때문에 영화만 보고 이름을 알 수는 없다.
호빈의 동료. 깐죽거리는 성격으로 호빈에게 친해지려고 한다. 그러나 호빈은 형섭이 아끼는 인형을 터뜨리고, 형섭에게 뜬금없이 주먹을 날리는 등 형섭은 호빈에게 별 호감을 얻지 못하는 듯하다. 3. 줄거리
미국의 데스 벨리 사막에서 호빈은 애인과 드라이브를 한다.[6] 유희를 즐기던 호빈은 갑자기 애인을 두들겨 패 버리고 그녀를 떠난다. 이후 영주권을 얻고자 하는 호빈은 제인과 위장 결혼을 한다. 호빈은 선불로 5,000달러를 제인에게 지불한다. 그렇게 둘은 결혼식을 치르고, 호빈은 초야권을 내세우며 제인을 덮치려 하지만 제인이 베개 밑에 총을 준비해서 그의 머리를 겨눈다. 그렇게 첫날 밤은 살벌하게 끝난다. 호빈은 나머지 5,000불을 갚기 위해 폐차장에서 일을 하게 된다. 그러나 호빈의 신분으로는 일을 해서는 안 되는 상황이었는데, 이민국에서 호빈의 일터로 호빈의 조사를 하러 온다. 결국 호빈은 폐차장을 떠나서 제인에게 의탁한다. 제인은 호빈에게 자기 집에 들어와서 살도록 하는데 조건이 영 까다롭다. 화장실은 하루에 3번 이상, TV는 하루에 2시간 이상 보지 말라고 한다. 그는 제인의 소개로 유태인이 경영하는 상점에서 일을 하게 된다.
그곳에서 그는 한국인 교포를 만난다. 둘은 상점에서 주인 몰래 음식을 까 먹으며 하룻밤을 지낸다. 그 교포는 풍선같은 인형에 수잔(Susan)이라는 이름을 붙이며 타국에서 외로운 설움을 달랜다. 그러나 호빈은 이런 수잔을 담뱃불로 장난삼아 터뜨린다. 호빈에게 분노하는 그에게 호빈은 '니 얼굴도 지져줄까?'라며 살벌하게 대한다. 교포는 호빈에게 겁을 먹고 굴복한다. 이후 교포는 자기의 인생을 얘기하면서 자기를 재미교포 실업가라고 하며 한국 대학생을 유혹한 것을 자랑스럽게 얘기한다. 그렇게 상점의 물건을 축낸 다음 날, 점장은 이를 정산하겠다고 하자 교포는 한국어로 '엿 먹어라'며 퇴근하고, 호빈도 똑같이 엿 먹으라고 하며 같이 퇴근한다. 퇴근길에 호빈과 교포는 한국 신문을 보는데, 호빈은 자신의 부인이 호빈을 찾기 위한 신고를 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7]
한편 우연히 제인의 전남편이었던 흑인이 제인과의 사이에서 낳은 딸과 함께 제인의 집을 방문한다. 호빈은 얼떨껼에 한 흑인 앞에서 다정하게 해 달라는 제인의 요구로 다정한 척 한다. 이 흑인은 마이클이라는 이름의 주한미군 출신으로 잠시 제인이 살던 지역에 방문하는 겸 제인에게 자신의 딸을 맡긴다. 이후 호빈은 제인의 내막을 알게 된다. 제인은 수 차례의 위장결혼을 통해 부를 쌓았지만, 한편으로는 그동안의 사랑의 좌절을 겪으며 상처를 겪었다는 것. 마이클이 떠나는 날, 제인은 마이클에게 총을 겨누며 딸을 빼앗아 가려는 마이클을 저지하려 하지만 호빈의 도움으로 흑인은 무사히 돌아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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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국의 관리가 제인의 집을 방문하여 호빈의 최종 영주권 획득 심사를 보게 된다. 제인과 위장 결혼을 했는 지 안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심사 관리는 제인의 사적 정보를 묻게 된다.[8] 중간에 제인의 진짜 이름을 묻는 말에 대답을 잘 못한 호빈은 궁지에 빠지지만, 미국 국가를 불러버린 것으로 반전을 일으키게 되어 최종적으로 미국 영주권을 따게 된다.
이제 제인과의 관계를 청산해야 할 때. 하지만 제인은 호빈을 사랑하게 되었다. 제인은 호빈을 떠나보내지 않기 위해 먼저 제인에게 아직 잔금을 지불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더 붙잡아두려 한다. 하지만 호빈은 잔금을 곧장 지불해주게 되자 이번에는 제인이 자기의 과거사를 털어놓으며 은근슬쩍 호빈에게 마음을 뜬다. 그럼에도 호빈은 자식이 있었음을 이유로 제인과의 관계를 청산하고자 한다. 마이클의 집에 놀러간 제인과 호빈은 마이클의 결혼 소식을 듣는다. 그러나 제인은 그 자리에서 호빈의 아이를 배게 되었다고 말한다. 제인은 이를 구실로 삼아 호빈과의 관계를 이어나가려 한다. 뒤이어 한국의 아내가 유산(의학)했다는 소식을 듣고 호빈은 제인에게 마음이 기운다.
한편 호빈의 전 애인이 호빈을 사랑하기 때문에 제인에게 호빈을 포기해 달라고 한다. 그러는 와중에 호빈의 처가 보낸 편지 테이프를 입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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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호빈은 처음부터 제인을 사랑하지 않았다. 호빈의 전 애인이 호빈에게 사기를 먹었다는 사실을 제인에게 털어놓는다. 사기를 친 이유는 제인에게 줘야 할 위장결혼금을 주기 위해. 이 와중에 호빈은 전 애인의 결혼관계까지 파탄시킨 쓰레기였던 것이다. 원래부터 한국의 처와 미국에 정착하는 것이 그의 목적이었던 것. 그러나 호빈을 사랑하게 된 제인은 2만 달러를 주며 더이상 호빈에게 접근하지 말라고 한다. 전애인은 호빈을 포기하지만 자기도 데스 벨리에서 죽을 뻔 했다고 하며 호빈을 조심하라고 한다. 그러나 호빈을 사랑하는 제인은 호빈과 데스벨리로 여행을 간다. 그곳에서 호빈은 전애인에게 그랬듯이 제인의 배를 두들겨 패며 제인을 나쁜 년으로 몰아 제인을 떼 내려고 한다. 그리고 제인을 강제로 차에 태우며 이별여행을 강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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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사실 처음부터 제인은 호빈의 아이를 임신하지 않았다. 임신 사실을 주장한 것도 호빈의 마음을 얻으려고 한 것. 또한 한국의 처가 보낸 테이프의 내용을 들려준다. 그 내용은 이미 자기는 다른 남자와 결혼한다는 것이었다. 이를 들은 호빈은 좌절한다. 제인은 마지막으로 호빈과 함께 살자고 하였으나 호빈은 이를 거절하고 제인은 결국 호빈을 총으로 쏴 죽인다.[9] 결국 진정한 사랑을 얻지 못한 제인도 자살의 길을 택한다.
4. 그 밖에
그 동안 방송출연 금지와 미국유학, 전두환과의 스캔들로 공백기에 있던 장미희가 여전히 건재하다는 것을 보여준 영화이다. 이 영화는 당시 80년대 트로이카로 유명한 이보희가 주연으로 흥행한 어우동[10] 을 꺾고 49만명의 관객을 동원하여 1985년에 가장 많은 관객수를 누린 영화가 되었다. 또 당시 사랑과 진실 등에 출연하며 제 2의 전성기를 누리던 원미경 주연의 자녀목[11] 과 동시상영했는데, 결과는 뭐 아시다시피 깊고 푸른 밤의 압승이었다. 또 영화에서 장미희의 팔뚝을 보면 이전 영화와 달리 엄청나게 메마른데, 이런 모습을 보면 장미희가 영화촬영을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느낄 수 있다.
당시 상영상황을 말하자면 처음에는 명보극장에서 상영하다가 스크린쿼터제로 인해 코리아극장으로 상영관을 옮겼다. 그래서 명보극장의 기록만 보면 49만명이지만, 코리아극장까지 합치면 60만에 다다른다.[12] 이는 당시까지 한국 영화 역사상 최고의 관객을 동원했던 겨울여자의 58만 관객수를 뛰어넘는 기록이었다. 만약에 이 기록이 인정된다면 장미희는 자신이 갱신한 최고기록을 자신이 또 갱신하는 영광을 누린 것이라 볼 수 있다. 이 기록은 91년 67만을 동원한 장군의 아들로 인해 깨졌다. 하지만 60만은 비공식적인 기록이라 사실상 겨울 여자가 장군의 아들 이전까지 국산영화중 최고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로 기록되고 있는 듯하다.
이는 당시 침체기에 있었던 영화계 속에서 거둔 기록인데, 이러한 기록이 가능했던 것은 그동안 청순한 여성 역을 맡았던 장미희가 단발머리를 하고 이국적인 물을 흠씬 담아 이미지를 바꿨다는 점과 안성기와 더불어 배역에 어울리는 연기, 속도감 있는 전개 등이 어우러진 결과였다. 그러나 무엇보다 에로물로 전락한 국내 영화를 외면하고 홍콩 영화, 헐리우드 영화 등 외화가 판을 치게 되어 미국에 대한 동경심이 영화계에 있었던 와중에 깊고 푸른 밤은 '''미국'''을 소재로 했기 때문에 거둘 수 있었던 기록이기도 했다. 이와 비슷하게 미국을 다룬 소재로 흥행에 성공한 영화 중에서는 이보희 주연의 아메리카 아메리카 등이 있었다.
안성기는 이 영화를 계기로 3번째로 대종상, 4년 연속 백상예술대상을 수상할 수가 있었다. 장미희의 경우에는 여우주연상을 놓치게 되었는데, 그 이유가 비슷한 시기에 흥행한 길소뜸의 여주인공 김지미에게 상이 돌아갔기 때문이다.
[1] 명보극장에서만의 기록이며 코리아극장까지의 기록을 합치면 602,778명이다.[2] 영화배우 그레고리 펙의 이름을 따서 지었는데, 이를 들은 제인은 핸드백이 더 나을 거라고 한다(...).[3] 유대인 점장에게 성실하다는 평을 듣고, 유대인 점장이 그의 월급을 올릴 정도이다.[4] 체벌을 한 것이 패소의 이유. 물론 제인이 딸에게 체벌을 가한 것은 그것이 한국식 교육 방식이었기 때문이다.[5] 한국에 애인을 두고 있는데, 애인에게 사업가라고 거짓말을 쳤다.[6] 이 때 나오는 노래는 Deep Purple의 Hightway Star.[7] 미국에서의 불안정한 신분 때문에 호빈이 가정에 제대로 연락할 수가 없었던 것이 이유인 듯하다.[8] 제인의 나이를 묻는 질문에 호빈은 28살이라고 하지만 이민국 관원은 29살이라 하자 한국식 나이와 미국식 나이의 차이 때문에 그렇다고 해명한다.[9] 차가 멈추면서 쓰러진 호빈의 머리로 경적이 울린다.[10] 서울의 단성사에서 39만 2천 명을 동원하였다.[11] 이쪽도 영화의 성적 수위가 굉장히 높았다. [12] 당시에는 전국 단위로 관객을 매기는 현재와는 달리, 서울 하나의 상영관에서 동원한 관객 수가 영화의 동원관객수로 기록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