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 데니스

 


1. 개요
2. 장면
3. 패러디


1. 개요


Dennis the Peasant.
영국의 코미디 영화 몬티 파이선과 성배에 나오는 등장인물 중 하나. 마이클 페일린이 연기했고, 그의 어머니는 테리 존스가 연기했다.
중세 시대 농민[1] 주제에 '''아나르코-생디칼리스트'''다.[2]
평소에는 흙을 파서 먹는 찢어지게 가난한 농민이지만 정치적 의식만큼은 엄청나게 깨어 있다. 마치 현대에도 있음직한 사회 문제를 들먹이면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그의 어머니는 왜인지 다 흘려듣는다.[3] 거기에다가 대담하게도 왕권을 주장하던 지나가던 아서 왕에게 신랄한 비판을 마지않는다.

2. 장면



아서왕 : 이보라, 늙은 여인아!

데니스 : 사내요!

아서왕 : 사내였군, 미안하네. 저 위 성엔 어떤 기사가 살지?

데니스 : 나 서른일곱이오!

아서왕 : 뭐라고?

데니스 : 난 서른일곱 살이라고, 그렇게 안 늙었어!

아서왕 : 아니, 그냥 "사내"라고 심심하게 부를 수는 없잖나.

데니스 : 날 "데니스"라고는 왜 안 불러?

아서왕 : 자네 이름이 데니스인지 어떻게 아나?

데니스 : 알려고도 안 했잖아, 안 그래?

아서왕 : 늙은 여인이라고 부른 건 사과하겠네만, 그래도 뒤에서 보면 꼭...

데니스 : 내가 불만인 건 당신이 날 아랫사람 취급한 거야.

아서왕 : 그야 난 왕이니까!

데니스 : 아, 왕이라. 그거 멋지군. 그 왕이란 자리는 어떻게 얻으셨지, 응? 우리 사회의 경제사회적 불평등을 영속시키는 낡아빠진 제국주의 도그마에 따라 노동자를 "또" 착취해서 얻었겠지! 이 세상에 진보라는 게 있다면...

어머니 : 데니스! 저 밑에 썩 괜찮은 오물이 있단다! (아서 왕을 보고) 안녕하세요?

아서왕 : 안녕하신가, 부인. 난 브리튼인의 왕 아서다. 저 성에 누가 살지?

어머니 : 누구의 왕이요?

아서왕 : 브리튼인.

어머니 : '''브리튼인이 누군데요?'''[4]

아서왕 : 우리 모두 브리튼인이지. 그리고 난 그대들의 왕이고.

어머니 : 난 우리에게 왕이 있는 줄도 몰랐는데요. 우리가 자치공동체인 줄 알았는데.

데니스 : 엄만 스스로를 속이고 있어. 우린 독재 치하에서 살고 있단 말이야. 자기영속하는 전제정 하에서 노동자 계급은...

어머니 : (말을 끊으며) 아, 그 계급 얘기 또 하니?

데니스 : 계급이 얼마나 중요한 건데! 만일 민중이...

아서왕 : 제발! 제발, 백성들이여. 난 시간이 없다. 저 성에 누가 살지?

어머니 : 아무도 안 살아요.

아서왕 : 그럼 당신네의 상전은 누구인가?

어머니 : '''우린 상전 같은 거 없어요.'''

아서왕 : 뭐라고?!

데니스 : 말했잖아. 우린 아나르코생디칼리슴 코뮌이야. 우리는 매주 행정업무를 돌아가면서 맡아.

아서왕 : 그렇군.

데니스: 하지만 그 주의 담당자의 모든 결정은 격주 회의에서 비준을 받아야 해.

아서왕 : 그래, 알겠노라.

데니스 : 완전히 내부적인 안건은 단순 다수결로 결정하지만,

아서 왕 : 조용히 하라!

데니스 : 그렇지 않은 안건은 가결정족수 3분의 2의 다수결로.

아서 왕 : 조용히 하라! 명령이다, 조용히 해!

어머니 : 명령? 지가 뭐라도 되나?

아서 왕 : 난 너희의 왕이란 말이다!

어머니 : '''글쎄, 난 당신한테 투표한 적 없는데.'''[5]

아서 왕 : 왕은 투표로 뽑는 게 아니다.[6]

어머니 : 그럼 어떻게 왕 됐는데?

아서 왕 : 은은한 광채가 나는 순결한 금빛 옷을 걸친 호수의 여인이 (천사의 노래 BGM) 엑스칼리버를 물 위로 떠올렸다. 신성한 신의 섭리에 의거해 나 아서가 엑스칼리버를 갖게 되었다! (BGM 끝) 그것이 내가 너희들의 왕인 까닭이니라!

데니스 : '''어이, 형씨. 연못에 누운 미친년이 칼을 나눠주는 건 정부체제의 기저가 될 수 없어. 최고행정권력이란 대중으로부터 위임받는 거지, 택도 아닌 물 속의 의식에서 나오는 게 아니야.'''

아서 왕 : 그만 조용히 하라!

데니스 : '''웬 물 많은 걸레[7]

가 형씨한테 칼 한 자루 던져 줬다고 형씨가 최고행정권력을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아서 왕 : 닥쳐라!

데니스 : '''만약 내가 돌아다니면서 "웬 비에 젖은 계집이 나한테 시미타 한 자루를 걷어찬 걸 받았으니 나는 황제다" 그러면 사람들은 당장에 날 잡아다 처넣을 걸!'''[8]

아서 왕 : (데니스의 멱살을 잡으면서) 닥쳐라! 닥치지 못할까!

데니스 : 아, 아, 드디어 체제 본연의 폭력을 드러내는군.

아서 왕 : 닥쳐라!

데니스 : 이봐들! 이리 와서 체제 본연의 폭력 좀 보게나! '''도와줘요! 도와줘요! 나 지금 억압받고 있어요!'''

아서 왕 : 염병할 농민놈!

데니스 : 아이고 이젠 대놓고. 들었지, 방금 하는 말 들었지, 응? 이게 내가 늘 떠들던 그거야. 저놈이 나 억압하는 거 봤지, 자네들 봤지, 못 봤나?

그리고 나중에 잠깐이지만 다시 나온다. 자세한 내용은 로빈 경 참조.
그런데 뮤지컬판 스팸어랏에서는 작위를 받고 '''데니스 갤러해드 경'''으로서 일행에 동참한다. 기사가 된 것은 좋은데 농민 시절의 혁명가 마인드는 어디다 버리고 탐욕스럽고 속물적인 인간으로 캐릭터성이 바뀌어버린다. 보통 운동가나 재야 인사나 혁명 · 사상가 등 이상주의적인 사람이 정치에 참여하면 현실과 타협하거나 권력에 물들어 딴 사람이 되는 경우가 허다한데, 데니스의 이런 변화 역시 정치풍자인 셈이다.

3. 패러디


워크래프트 3농부 대사 중에는 이 데니스의 대사를 패러디한 내용이 있다. '글쎄, 난 당신한테 투표한 적 없는데.'라고 말하고, 반복 클릭하면 '살려 줘! 살려 줘! 탄압(Repress)받고 있어요!''[9]라고 말한다. 'represss'는 탄압하다는 뜻이지만 'Re-press'라고 생각하면 '다시 누르다'라고도 생각 할수 있기 때문에 반복 클릭 대사임을 생각하면 이중적인 의미의 개그.
마운트 앤 블레이드에서 지도 위의 농부를 괴롭히면 '살려 줘! 살려 줘! 탄압받고 있어요!'라는 이름의 도전과제를 얻을 수 있다.
We Happy Few에서 주인공이 민간인을 때려서 기절시킨 후 '다들 와서 이 체제 본연의 폭력을 보라고!'라고 말한다.
문명 6사회 제도에서 '신권'(Divine Right)을 선택할 경우 인용 문구로 왕권신수설을 주장하는 제임스 1세과 데니스의 대사 중 하나가 나온다.
삼국전투기 한중 전투9화에서 유비가 한중을 점령하는 컷에서 등장한다.
[1] 농노라고 번역된게 널리 퍼졌지만 사실 데니스는 농노가 아니다. 그는 영주나 누군가에게 종속된 노예가 아니고 Peasant는 농민(자급자족할 정도의 농사를 가족단위로 경영하는 소규모 농업 종사자. 상업적 대농은 farmer 라고 한다)이라는 뜻이지, 농노가 아니다. 농노는 Serf라고 한다.[2] 어찌 보면 작중 배경이 현대라는 복선이다.[3] 아무래도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하다보니 진절머리가 난 것일지도... 그런 이야기가 나오자 "또 그런 소리니?"라고 하는 거 보면 많이도 한 모양이다.[4] 6세기 앵글로색슨인의 침략, 11세기 노르만인의 정복을 거치면서 브리타니아 섬에서 살고있었던 브리튼인들은 앵글로색슨인의 문화에 동화되었고, 동화를 거부한 이들은 웨일스와 콘월, 바다 건너의 브르타뉴로 밀려났다.[5] 이 대사는 워크래프트 3의 피전트 대사에서 패러디된다.[6] 놀라운 사실은 아서의 시대인 6세기로부터 수백년 뒤 신성 로마 제국은 신성로마황제를 투표로 선출한다(...) 물론 이는 전 국민의 보통선거가 아닌 한정된 선거권자(선제후)가 뽑는 거고 "왕"을 뽑는건 아니긴 하지만... 그리고 프랑스 역시 서프랑크의 왕통이 단절되자 위그 카페가 선출되어 즉위해 시작된 국가다. 현재도 선거군주제 국가가 몇개 있다. 대표적으로 바티칸.[7] watery tart. (...)[8] put me away 는 감옥 또는 정신병원에 처넣다는 뜻. 데니스는 후자를 의도했을 것이다. 여기가 사실 중세시대가 아니라는 복선.[9] 더빙판에선 이 개그를 살리지 못하고 "제발 도와주십쇼! 이 사람한테 붙잡혔어요."라 번역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