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러운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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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에서 촬영한 가장 큰 사이즈의 그림 이미지.(1225x844 Pixel)
문제의 그림과 패러디의 대상이 된 원 그림들
1. 개요
더러운 잠은 이구영 화가가 그린 풍자화이다. 이구영 화가는 에두아르 마네의 대표작 올랭피아와 조르조네(Giorgione)의 대표작 '잠자는 비너스'(Venere dormiente)를 재해석해 이 누드화를 그렸다. 더러운 잠은 박근혜 대통령이 나체로 누워있고, 옆에 최순실이 꽃을 들고 서있는 모습을 표현했다. 이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풍자하고 박근혜를 비판하는 내용을 담은 것이다. 이 그림은 2017년 1월 20일 국회 의원회관 1층 로비에서 표창원 의원이 연 ‘곧, BYE! 展’에 전시되었다.
2. 논란 및 반응
2.1. 성적인 모욕에 관한 논란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은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하면서 여성의 몸을 드러냈다는 점에 있다. 페미니즘을 위시한 여러 단체들은 여성 나체를 드러내는 풍자가 성적인 모욕 문제로 번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들에 따르면 아직 여성이 사회적 약자로 인식되는 상황에서, 이러한 누드화는 대통령 박근혜의 실정을 비판하고 풍자한 것이 아니라 박근혜가 여성이라는 점만 부각시켰다고 비판한다.# 박근혜의 부패나 치정 문제를 비판한다면 건전한 비판이겠지만, 그렇지 않고 단순히 여성의 몸만 부각시킨다면 되려 남성우월주의적인 시각만 드러내는 꼴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보수단체뿐 아니라 예술계에서도 선뜻 동의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비판자들은 기존의 미술 작품이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해서 작품에 여성의 나체를 드러낸 것과는 달리 이 작품은 박근혜가 여성이라는 이유 때문에 누드 나체화를 합성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한다. 이 작품 속에 드러난 표현 의도는 아름다움을 나타내기 위한 예술작품의 그것이라기 보단 특정 인물의 '여성'이라는 속성을 중심에 두고 풍자하기 위한 의도에 가깝다는 점이 비판자들의 주요 논지이다.
이런 주장에 대해서는 나체가 여성비하의 목적으로 사용된 게 아니라는 비판도 가능하다. 예를 들면 비판자들은 '나체가 ''신체 본연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게 아니다. 고로 이건 여성성을 비하하려는 의도다!'라고 주장하는데 굳이 신체의 아름다움 말고도 나체는 다양한 것을 표현하는데 사용될 수 있다. 당장 더러운 잠의 원본인 올랭피아도 기존 미술계의 관례를 깨기 위한 의도로 나체를 사용하였다. 예술계에서는 대체로 표현의 자유를 인정해야 된다는 의견을 보인다. ##
2.2. 표창원 의원에 대한 비난
한편 이번 사건의 불똥은 표창원 의원 측으로 튀었다. 보수단체는 이 그림을 전시한 것에 반발하여 표창원 의원을 비판했다. 국방 세미나 참석차 방문한 해군 예비역 제독 심동보 준장이 이 그림을 훼손했다. 그리고 일부 네티즌들은 홈페이지에 더러운 잠과 유사하게 표창원 의원과 표창원 의원 부인을 합성한 그림을 만들어 올렸다. 결국 표창원 의원은 '여성분들께 많은 그런 상처를 드리는 작품들이 있었다'며 이에 대해 사과했다. #
이 작가는 “민주당이 표가 깎일까봐 ‘여성 폄하’ 프레임에서 벗어나기 위해 진위파악도 하지 않고 대응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최은주 경기도미술관장은 “작가가 어떤 식으로든 창작 의지를 갖고 제작한 작품이 마구 훼손되는 것을 보고 대한민국의 문화예술영역이 이렇게 품격 없이 다뤄져도 되는지 줘도 되는지 자괴감이 든다”고 토로했다. #
보수단체가 집단적으로 나서서 표창원 의원을 향해 비난을 퍼붓는 행위가 일어난 시기가 공교롭게도 박근혜의 인터넷 불법 인터뷰[1] 를 전후해 일어나는 바람에 이 논란 자체가 정치공작 아닌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이들도 있다. 그림이 문제라면 상식적으로 작가를 비난하는 것이 마땅한데, 장소를 제공한 표창원 의원에게만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 부자연스럽기 때문이다. 논리로 이길 수가 없으면 일단 탄핵을 주장하는 스피커(야당)를 망가뜨리는 전략이다. 대선에 유리한 국면을 만들기 위해 일부러 논란을 증폭 시킨 것 아니냐는 시선을 보내는 이들도 있다. 인터뷰로 인해 박근혜가 워마드를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 밝혀짐에 따라 이 논란 역시 의도적으로 조장했다고 보는 시각이 생겨버린 것이다.
참고로 새누리당 전국여성의원협의회는 1월 25일 해당 사안을 비판하는 피켓 시위를 했는데, 이분들의 피켓 내용이야말로 성희롱급이다. #
한편 더불어민주당 윤리심판원은 2월 2일 표창원 의원에 당직자격정지 6개월 징계를 결정했다. 표 의원은 당직정지 처분을 따르겠다고 밝혔다. #
2월 3일, 새누리당은 언론사들이 '''돌직구''', '''사이다''' 등 긍정적 표현으로 보도해 표 의원을 일방적으로 편들고, 면죄부를 주려 했다는 이유로 10개 언론사를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원회에 제소한다고 밝혔다.[2] #
2.3. 기타 반응
이구영 작가는 대학로에서 작품을 계속 전시할 계획이다. 으레 예술가들이 그러듯 ' 판단은 관람자의 몫'이라 여기는 듯하다.
JTBC는 비판, 반박 의견을 함께 소개하며 중립적으로 보도하였고, 이후 과격 보수 단체가 그림을 훼손하는 것을 추가 보도하였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더러운 잠'의 전시를 비판하였고 딴지일보의 김어준은 여성혐오라는 의견에 반대를 표했다.[image]
시민에게 파손당한 후 지금은 벙커원에 전시 되어있다. # (뉴데일리 링크)
2.4. 내로남불
2.4.1. 보수 세력
지금에 와서는 더러운 잠을 대통령에 대한 모독이라며 열띠게 비난하고 있는 정치계의 보수파[3] 들이 정작 10여년 전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노가리'''로 칭하며 "불X값을 해야지!" "거X기 달고 다닐 자격도 없는 놈" 따위의 성적인 막말을 쏟아내는 풍자 연극을 주최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출처 관련 영상
박근혜 의원도 물론 동료 의원들과 이 연극을 관람하며 낄낄대었으며, 당시 연극을 주도한 한나라당은 연극을 비난하는 사람들을 상대로 "예술은 예술일 뿐, 문제될 것이 없다."는 논리로 응수한 전례가 있다. 이때의 노 대통령은 이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전시회를 주최한 표창원 의원은 당직 정지 6개월 징계를 받고 말았다. 환생경제 때 한나라당에서는 그들이 자행한 성적 모독과 인신공격 등에 대해서 누구도 책임지지도, 징계를 받지도 않았는데, 표 의원의 6개월 징계에 대해 새누리당은 '''"솜방망이 처벌이다."'''며 반발하고 있다.
심지어, 그 당시 환생경제에 참여한 의원들은 '''"연극은 연극일 뿐이다"'''는 내로남불을 보여줬다.
자세한 내용은 환생경제 문서 참조.
2.4.2. 진보 세력
반대로 진보 세력들 역시 위의 시각과 비슷하게 내로남불이라는 비아냥을 듣고있다. 일베를 중심으로 한 노무현 대통령의 희화화나 얼마 전 일어났던 홍대 일베조형물 설치 사건 등에서는 이번 사건과 완벽히 반대되는 스탠스를 취했기 때문이다. 이른바 진보적인 사이트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의 희화화를 고인능욕, 도를 넘어선 비하로 규정하고 일베조형물의 경우엔 아예 강제로 철거해버렸다. 이번 사건에서 이들이 말하던 '''표현의 자유'''를 완전히 무시해놓고선, 자기가 싫어하는 정치인이나 공인에 대한 희화화는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는 모습이 그야말로 내로남불이라며 각종 보수사이트에서 비웃음을 당하고 있다.
3. 관련 사례
박근혜 대통령이 성적으로 묘사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홍성담 작가는 박근혜 대통령이 박정희를 출산하는 듯한 장면을 묘사한 그림을 공개해 논란이 된 바 있다.#
해외에도 여성 정치인의 맨몸을 묘사한 사례들이 있다.
- 근대에 여성이 풍자의 대상이 된 사례로는 프랑스의 왕비였던 마리 앙투아네트가 있다.
- 아르헨티나의 전직 대통령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데 키르치네르도 풍자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 미국의 경우 도널드 트럼프와 힐러리 클린턴이 풍자의 대상이 됐다. 2016년 대선 기간중 트럼프의 나체 풍자 동상이 제작되자 어느 공화당 지지자가 월가 금융인이 뚱뚱하게 그려진 나체의 클린턴을 껴안으려 하는 모습을 그린 동상을 제작해 거리에 전시했다.#
- 2012년 캐나다에서도 하퍼 총리를 풍자하기 위해 올랭피아를 패러디한 그림이 있었다. 하퍼 총리는 이 그림을 관람한 후, 그림 속 여성관료가 커피를 들고 있는 것에 대해 자신은 커피를 마시지 않기 때문에 팩트에 어긋난다고 지적하며 전체적으로 재밌게 즐겼다고 감상평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