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생경제
1. 개요
'''이런 육시럴 놈! 개잡놈 같으니라고!''' '''사나이로 태어났으면 불알값을 해야지!'''
'''박순자 의원(비례대표, 당시 초선)'''
'''그래. 그놈은 거시기 달고 다닐 자격도 없는 놈이야.'''
'''송영선 의원(비례대표, 당시 초선)'''
참여정부 시절, 당시 야당이었던 보수 정당 한나라당이 정치 풍자를 표방해서 만들어낸 연극이다. 이대영 중앙대 문예창작과 교수가 연출했다. 2004년 8월 28일, 한나라당 워크숍이 열린 전남 곡성에서 공연되었다. 상연시간은 50분.'''니 애비 노릇 못 해먹겠다고!'''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 을, 당시 초선)'''
하지만, 말이 풍자극이지 그 내용은 대놓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인신공격과 명예훼손, 색깔론으로 점철된 탓에 여론의 비난을 받아 사실상 정치 풍자로서는 실패한 작품이 되었다.
2. 논란의 발단
2004년 6월 23일, 한나라당은 정치 풍자극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자체 극단 '여의도'를 만들었다. 당시 기사 한나라당 의원 24명으로 구성. 관련 기사에 따르면 연극단 창단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이재오 의원은 민주화운동 시절 이미 풍자극을 만들어 구속되기도 했으며, 따라서 그 경험을 살려 연극이야말로 국민에게 정치적 의사를 전달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뜻을 내세웠다. 그 뜻 아래 먼저 '환생경제'라는 정치풍자극을 초연으로 한 다음 별주부전을 상연한다는 계획을 발표한다. 원래는 별주부전을 먼저 상연한다는 이야기도 있었으나, 결국 환생경제를 별주부전보다 먼저 상연한다고 확정되었다. 당시 이재오는 친분이 있던 진짜 베테랑 중년 배우들까지 섭외하여 연기지도를 요청하였는데, 이들이 최주봉과 서인석이었다. 실제로 그들은 이재오의 지지자이기도 하여 꽤 열심히 연기를 지도했다고 한다.
그 시점까지는 의도도 나쁘지 않고 별 사고도 없었으나, 한 가지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문제가 있었는데, 정치인이 정치 풍자를 한다는 것이었다. 풍자는 기본적으로 약자가 강자에게, 특히 약자의 입장에선 바꾸기 어려운 정치적 현실에 대해 향해지는 경우가 일반적인데, 정치인은 그 정치적 현실 안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자들이었다. 더군다나 당시 한나라당은 제1야당으로 풍자 말고도 얼마든지 다른 방식으로 여당을 비판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굳이 풍자극을 택하는 건 무리수일 뿐더러, 자칫 잘못하면 과도한 인신공격의 예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그리고 극이 상연되면서 그런 우려는 현실이 되었다.
3. 출연자
어째 당시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근혜를 찬양하는 연극인데 친이계 정치인이 출연자로 월등히 많다. 그도 그럴 것이 출연자들은 2007년 한나라당 경선에서 친이와 친박으로 갈라지게 되었는데, 친이 쪽에는 주호영, 심재철, 나경원, 박순자, 이재웅, 정두언, 정병국이 간 반면, 친박 쪽으로는 이혜훈, 주성영, 송영선까지 3명밖에 없다. 그나마 이혜훈도 비박으로 돌아섰고, 주성영도 바른정당으로 갔다. 2017년 말 주성영만 자유한국당으로 복당했지만.
또한, 이후 친이계로 옮겨간 사람이 많다 보니 바른정당 창당의 주축이 된 의원들 중 환생경제 출연자 비율이 상당히 높다. 심지어 그냥 합류도 아니라 주호영이 원내대표고, 2대 대표에 이혜훈이 당선되었다. 게다가 심재철은 현재 국회부의장이고, 나경원은 7대 지선 서울시장 후보군이다.
이들 중 현 21대 국회에서까지 의원으로 있는 사람은 주호영뿐이다. 다른 이들은 모두 정계를 떠나거나, 낙천, 낙선 등으로 선거에서 생환하지 못했다.
4. 환생경제의 기본 내용과 비판
간단히 말해서 '''노무현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방하는''' 내용이었다. 노무현 대통령을 '노가리'라는 등장인물로 치환했는데, 극에서는 이 인물을 술에 찌들어 이사 타령[7] 이나 하는 무능한 인물로 묘사했으며, 또한 그에게 다른 등장인물들은 "개잡놈", "거시기 달고 다닐 자격도 없는 놈" 같은 쌍욕을 했다. 노무현이 추진하려는 정책에 대해서 센스 있게 문제를 제기하는 해학적인 풍자보단, 아무런 해학이 담기지 않은 오로지 인신공격만이 연극의 대부분을 차지했다는 것이다.사실상 정치권에서 벌어지는 풍자, 욕설, 성 비하의 대명사라 할 만한 사건으로, 비슷한 사건이 터지기만 하면 수도 없이 정치인의 입과 언론 보도에 오르내린다.
실수를 했든, 의도적으로 관심을 갈구했든, 정치인들의 막말, 성 비하, '선 넘는' 정치풍자 등은 수도 없이 많았지만, 16년이 지난 지금까지 '환생경제'가 거론되는 것은''' 이를 넘어서는 수준의 사건이 없음을 방증한다.'''
더구나 당시 환생경제를 관람하던 당시 당 대표 박근혜는 이런 현직 대통령을 향해 온갖 욕을 퍼부으며 성적인 모독을 가하는 국회의원들의 연기를 박장대소하고 보면서 프로를 방불케 하는 연기라고 극찬하기까지 하였다.
그 이외에도 '환생경제'가 더이상 풍자극이 아니게 만드는 더 큰 문제점이 있다. '환생경제' 극 중에선, 당시 당 대표였던 박근혜를 모티브로 삼은 '박근애'라는 인물만이 '경제'를 살릴 수 있는 것으로 얘기 된다. 즉, 극중에서 한나라당에 대한 자화자찬이 포함되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그 내용이 들어간 시점에서 연극 '환생경제'는 정치적 현실에 대한 풍자극이 아니라 1시간 분량의 한나라당 자화자찬 찬양극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때는 함께 웃던 출연자들이었지만, 12년 후 박근혜 때문에 완전히 관계가 파탄나고 만다.[8]
5. 2004년 당시 반응들
공연 후, 당시 여당인 열린우리당에서는 강한 유감을 담은 논평을 냈지만 한나라당 의원들은 "연극은 연극일 뿐"이라며 "뭐가 문제냐?"는 반응을 보였다. 당시 임태희 한나라당 대변인도 "내용은 도외시 한 채 아주 부분적인 대사 몇 개를 빌미로 연극 전체를 문제 삼는 것은 올바른 문화적 자세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한나라당 자유게시판은 항의성 접속의 폭주를 걱정했는지 폐쇄되었다.
이후에도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본회의에서도 이 문제로 충돌했으나, 정작 당사자인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 극에 대해선 별다른 직접적인 논평을 내보내지 않았기에[9] 더 큰 문제로 번지지는 않았다. 다만, 청와대 부대변인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별 대꾸할 가치가 없다'고 반응을 보였으며, 청와대 비서진의 내부 회의에서는 상당히 격앙된 반응이 있었다고 한다.
덧붙여, 그런 문제가 터졌어도 한나라당이 연극단 자체를 해체하진 않았으나, 2004년 12월 9일 국회의원회관 대강당에서 초기부터 예정되어있던 별주부전을 공연하는 것을 끝으로 더이상 특별한 활동은 하지 않고 그냥 흐지부지되었다. 다만, 이후에도 환생경제는 극단을 바꿔 여전히 상연되었고, 박근혜 당시 당 대표를 포함한 일부 국회의원들은 관람하러 갔다고 한다.
6. 이후 논란
8년이 지난 2012년, 제19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통합당 김용민 후보가 인터넷 방송에서 내뱉은 이른바 과거 막말이 이슈가 되자, 비슷한 시기인 2004년에 상연된 이 공연이 다시 누리꾼들 사이에 논란이 되었다. #
그리고 2013년 7월 11일, 민주통합당 홍익표 원내 대변인의 브리핑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저격한 이른바 '귀태' 발언이 논란을 일으켰고, 이를 빌미로 새누리당 측에서 반발하여 국회 보이콧에 나설 기미를 보이면서 다시금 환생경제가 주목 받았다. 게다가 홍익표 대변인이 관련 발언 시점에서 하루가 지난 12일 오후 7시 30분경에 사과[10] 하며 진화에 나선 데 비해, '연극은 연극일 뿐'이라는 태도로 일관하며 전혀 사과하지 않았던 당시 새누리당의 태도가 다시금 도마 위에 올랐다. # 그리고 약 7년 뒤인 2020년 12월 8일, 국민의힘의 배현진 의원이 문재인 정권을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정권, 귀태 정권이라고 부르며 논란을 일으켰다. 그리고 2013년 7월 홍익표 의원의 '귀태' 발언 당시 MBC 뉴스데스크는 이를 첫 소식으로 다뤘는데 당시 앵커가 배현진이었다. 정확히 내로남불이라는 단어 외에는 적합하지 않은 단어가 없다.#
2013년 11월 11일, 민주당의 정청래 의원이 자신의 트위터에서 환생경제 이야기를 꺼냈다. 11월 9일에 이정희가 박근혜 대통령을 박근혜 씨로 부른 것이 논란이 되자, '<박근혜 씨에게 묻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을 노가리라 비하하며 온갖 욕설을 퍼부었던 환생경제 보며 엄청 웃으신 적 있죠?'라고 트윗을 올린 것. #
2015년 10월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5자 회담[11] 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트위터에 본인을 '그년'이라고 지칭했던 일을 언급했다고 한다. # 근데 재미있는 것은 이 트윗 사건이 2015년 기준으로 3년 전에 있었던 일이라는 것인데 정작 노무현 전 대통령은 당시 환생경제에 대해 언급한 적이 전혀 없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대조적이다.
2017년 1월 국회 전시장에 박근혜 대통령을 알몸으로 표현한 "더러운 잠"이라는 작품 때문에 예술가들에게 전시장을 중개한 표창원 의원이 논란의 화두에 있을 때에도, 일부 네티즌들은 박근혜 대통령은 환생경제를 보고 그렇게 웃었으면서, 정작 자신이 풍자의 대상이 될 땐 왜 발끈하냐는 비아냥을 했다. 게다가 박근혜와 노무현의 행적이 또 비교되며 거센 비판을 받게 되었다. 관련 영상 어떻게 되었든 표창원 의원은 6개월 당직 정지 징계를 당했다. 당시 한나라당은 "연극은 연극일 뿐"이라며 자행된 성적비하 발언과 인신공격 등에 대해 아무도 책임지지도, 징계받지도 않았는데, 새누리당은 표창원의 6개월 당직 정지 징계에 대해서 솜방망이 처벌이라며 항의했다.
이후 자유한국당의 오른소리가족이 공개되자 몇몇 언론에서 환생경제 2탄, 제2의 환생경제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
김남국 안산 단원 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후보의 방송 활동 관련 논란에 대해 미래통합당 박순자 후보가 비판하자, 과거 박순자 의원이 해당 연극에 출연한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21대 국회에서 주호영이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 노무현 전 대통령이 울고 계신다며 운운하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고인을 생전에 이 연극으로 직접 모욕했으면서 그럴 말 할 자격이 있냐며 비판했다.#
[1] 대연정 파동은 2005년의 일이고, 이 연극이 제작 상연된 것은 2004년 일이기 때문에 대연정 파동과는 관계가 없다. 그냥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니 부부 관계로 설정해놓은 것으로 추정된다.[2] 작중에서는 이미 죽은 상태이기 때문에 대사상으로 언급만 될 뿐 등장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참여정부가 한국 경제를 죽게(망하게) 만들었다며 깐 것이다.[3] 한나라당이 경제와 궁합이 잘 맞는다는 자뻑의 의미가 들어 있다.[4] 번영회장과 함께 박근애의 친구이다.[5] 참여정부가 시도한 대학 평준화 정책을 풍자하는 듯하다. 참고로 정두언은 젊을때 원래 연예인의 꿈이 있었다고 하며, 행정고시를 준비하기 전 서울대학생 신분으로 공채탤런트 시험, 공채개그맨 시험, 가요제 등 여러가지 연예계 등용문에 도전하였다가 떨어져서 부모가 원하던 행정고시 공부를 시작했다고 한다. 정치에서 반쯤 은퇴 후에도 배우로 전업할 생각이 있었던 듯하다. 연기, 뮤지컬 학원도 다니고 감독들도 여럿 만나봤다고. 하지만 결국 뽑히진 못하면서 사망할 때까지 뜻을 이루지는 못했다.[6] 참여정부의 과거사 진상 규명 시도를 풍자하는 듯하다.[7] 행정수도 이전 계획을 말한다.[8] 명단을 보면 알겠지만 저기 출연한 의원들 상당수(주호영, 박순자, 심재철, 이혜훈, 정두언, 정병국, 나경원 등)가 이후 박근혜와 대립각을 세워 비박계가 되는 인사들로, 2016년 말엔 박근혜에 의해 사당(死黨)화된 새누리당을 비판하며 집단 탈당하고 이윽고 바른정당을 창당한다. 심지어는 이혜훈의 배역을 보면 알겠지만 이혜훈은 원조 친박이었다.[9] 노무현 대통령 본인이 언론과 표현의 자유에 대해서 중요하게 생각했기 때문에, 대놓고 인신공격을 해도 그냥 넘어가곤 했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 표현의 자유가 어땠냐면, 국가기관인 국립국어원이 신조어 사전에 '놈현스럽다'를 등록시킬 정도였다...[10] "책의 한 구절을 인용한 것인데 확대 해석돼 대통령에 대한 인신공격으로 비춰졌다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귀태'라는 단어를 인용한 것은 사람이 태어나지 말았어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국가주의 운영 시스템이 생겨서는 안 된다는 뜻."이라며 "책에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취임을 계기로 국가주의 운영 시스템이 한국에 자리 잡았다고 설명한다. 이 시스템을 비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링크 기사 내에서 발췌[11] 박근혜 대통령,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 문재인 새정연 대표, 이종걸 새정연 원내대표가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