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차푸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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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차푸차레 주봉''' 사진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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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제 2의 도시 포카라 공항에 내리면 바로 보이는 설산경. 중앙에 삼각형으로 솟은 봉우리가 마차푸차레다. 출처: 위키피디아 커먼즈[br] 마차푸차레 왼쪽으로 7천 미터가 넘는 안나푸르나 남봉, 오른쪽으로는 거의 8천 미터에 달하는 안나푸르나 II봉이 같이 보인다. 하지만 거리도 그렇고, 인지도도 그렇고, 사람 사는 곳에서 당장 보이는 풍경도 그렇고, 스카이라인과 사람들 머릿속 이미지를 동시에 지배하는 것은 마차푸차레.
안나푸르나 산군을 이루는 봉우리들
네팔에 있는 히말라야 산맥의 일부로, 해발고도 6,997미터인 산이다. '마차푸차레'라는 이름은 네팔어로 '물고기 꼬리'라는 뜻으로, 정상 부분이 두 개로 갈라져 있는 게 마치 물고기의 꼬리와 비슷하다고 해서 붙었다. 힌두교의 3대 신 중 신도들이 가장 많이 받드는 '''시바 신에게 봉헌된 산'''이다.
마차푸차레가 있는 동네에는 8천 미터급은 안나푸르나 1봉 하나밖에 없으며, 그 하나조차도 며칠을 산속으로 걸어가지 않으면 영접조차 하기 힘은 곳에 있다. 당연히 사람 사는 곳에서 보이지 않으므로, 사실상 네팔 제 2의 도시 포카라에서 보이는 설산 풍경의 스카이라인을 압도하는 산은 마차푸차레이다. 특유의 모양과 특유의 상징성 때문에 이 동네 모든 산 중 존재감은 최고라고 봐도 무방하다.
8천 미터급 고봉이 즐비한 이 지역 산들에 비해선 높이가 다소 낮긴 하지만 경사도가 그야말로 미칠 듯하기 때문에 생김새가 비슷한 알프스 산맥의 마터호른 산과 비교되기도 한다. 그리고 낮다고 해도 히말라야의 고봉들과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낮다는 말이지, 아시아 지역을 제외한 지역(남북아메리카,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남극 등등)의 어떤 산도 이 마차푸차레보다 높은 산이 없다. 참고로 아시아를 벗어나서 최고봉을 찾으라면 남미의 아콩카과가 6,962미터로 30여 미터를 밑돈다.
일부에서는 아예 네팔의 마터호른이라고 부른다지만 네팔 현지 가이드 중에는 이런 말을 들으면 간혹 기분 나빠하는 사람들이 있다. 마터호른, 아마다블람과 함께 세계 3대 미봉으로 불린다는 말을 듣자 한국어를 배운 가이드 중 한명은 실제로 "아마다블람이면 또 모르겠지만 어딜 마터호른 따위를 성산인 마차푸차레와 같은 급에 올려놓을 수 있냐?" 반문하기도 했다. 참고로 아마다블람은 똑같이 히말라야에 있고 에베레스트 근처에 있는, 마차푸차레보다 조금 낮지만 비슷한 6천 8백미터급 산이다. 이쪽은 등정이 허용되어 있다. 안나푸르나 지역에서 마차푸차레가 압도적 존재감을 뽐내듯, 이쪽도 역시 봉 자체도 아름다울 뿐더러 주변에 비교할 만한 봉우리가 없이 우뚝 솟아 있어서 에베레스트 트레킹시 대부분 구간에서 스카이라인을 지배한다.
4천 미터 중반대인 마터호른도 만만치 않게 아름답고 기하학적으로 잘 빠진 산이지만, 앞의 두 산과 같은 반열에 올리기엔 사실 스케일이 좀 안습이다. 포카라에서 바라본, 두번째 풍경사진의 좀 가까이 있는 이름모를 산등성이가 4천 미터급이다. 마터호른을 이 동네에 가져다 놓으면 '예쁜 지형지물 또는 '낮지만 예뻐서 특별히 이름이 붙은 봉우리' 정도 취급을 받을지도 모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런 거 없다.'''
정상 등정은 한 개도 없는데 1957년 영국의 지미 로버츠가 이끄는 원정대가 처음이자 마지막인 시도를 한 적이 있지만, 정상까지 50 m를 남겨두고 다시 내려왔다. 이는 마차푸차레가 지역 주민들이 신성하게 여겨 숭배하는 산이기 때문이다. 고로 마차푸차레의 정상은 아직도 미정복 봉우리이며, 성지이다. 비슷한 경우가 부탄 최고봉인 강카르 푼섬으로 여기도 미정복 봉우리이다.
사실 사람이 오르기에는 지형상으로 굉장히 험하기도 하지만, 힌두교도들은 이 산을 신의 영역이라 여기므로 미천한 인간이 감히 정상에 발을 들여놓음을 금지한다. 현재까지도 네팔 측에서 마차푸차레 등정만큼은 허용하지 않으며, 영원히 허용할 일은 없다고 못박는다. 지금도 현지인들에게 농담이라도 올라가고 싶다면 미친놈 보듯이 바라보는 눈길과 함께 영원히 그럴 일 없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숭배받는다. 1957년 원정대도 정상은 절대로 밟지 않는다는 약속을 하고 올라갔던 것.
하지만 1958년 마차푸차레 등정을 책으로 쓴 등정대원 윌프리드 노이스(1917~1962)는 우린 정상을 올라갈 뻔했다고 주장하여 논란이 된 바 있다. 정확히는...
...라고 썼다.
대장인 로버츠는 부정했으나, 로버츠도 가는데 눈보라와 번개가 내리쳐서 고생한 건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어쨌든 이들이 정상에 못 올랐음은 사실인데, 만약 이들이 올라가서 사진이라도 찍고 자랑했더라면 사람들에게 맞아죽거나 살해당했으리라는 말도 있을 정도로, 네팔에서는 이들의 등정에 엄청 분노했었다고 한다. 실패를 겸손하게 풀어썼는데도 꽤 욕을 먹었는데, 왜냐면 시바신은 남자신이기 때문이다. 훗날 등정사고로 죽은 노이스는 살아생전 이 산처럼 아름다운 산은 없다고 칭송했으며, 마터호른은 여기에 견주면 그냥 바위 덩어리라고 무시했을 정도였다.
마차푸차레를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트레킹으로 마르디히말 트레킹이 있다. 보통 4박5일 일정이며, 4,500m의 마르디히말베이스캠프 까지 올라 갈 수 있다. 다만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트레킹에 비해 트레킹 코스가 개척&정비된 것이 비교적 최근이라 트레킹 인프라가 아직 부족한 편이며, 하이캠프 이후 마르디히말뷰포인트(해발 4,100m)로 향하는 코스는 길이 협소할 뿐만 아니라 깎아지는 듯 한 산 사면을 측면에 끼고 이동해야 해서 종종 실족으로 인한 사망사고도 발생하는 구간이므로 트레커들의 세심한 주의를 요한다.
원점회귀를 하지 않는 이상 트레킹의 종료는 시딩 이라는 마을에서 끝나게 되는데, 시딩에서 포카라까지는 길이 워낙 험하여 지프 대절 이외에는 이동수단이 전무하다. 계단식 논을 끼고 아슬아슬하게 주행하는 지프차에 타고 있노라면 모골이 송연해지는 건 덤이다.
'''마차푸차레 주봉''' 사진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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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제 2의 도시 포카라 공항에 내리면 바로 보이는 설산경. 중앙에 삼각형으로 솟은 봉우리가 마차푸차레다. 출처: 위키피디아 커먼즈[br] 마차푸차레 왼쪽으로 7천 미터가 넘는 안나푸르나 남봉, 오른쪽으로는 거의 8천 미터에 달하는 안나푸르나 II봉이 같이 보인다. 하지만 거리도 그렇고, 인지도도 그렇고, 사람 사는 곳에서 당장 보이는 풍경도 그렇고, 스카이라인과 사람들 머릿속 이미지를 동시에 지배하는 것은 마차푸차레.
안나푸르나 산군을 이루는 봉우리들
1. 소개
네팔에 있는 히말라야 산맥의 일부로, 해발고도 6,997미터인 산이다. '마차푸차레'라는 이름은 네팔어로 '물고기 꼬리'라는 뜻으로, 정상 부분이 두 개로 갈라져 있는 게 마치 물고기의 꼬리와 비슷하다고 해서 붙었다. 힌두교의 3대 신 중 신도들이 가장 많이 받드는 '''시바 신에게 봉헌된 산'''이다.
마차푸차레가 있는 동네에는 8천 미터급은 안나푸르나 1봉 하나밖에 없으며, 그 하나조차도 며칠을 산속으로 걸어가지 않으면 영접조차 하기 힘은 곳에 있다. 당연히 사람 사는 곳에서 보이지 않으므로, 사실상 네팔 제 2의 도시 포카라에서 보이는 설산 풍경의 스카이라인을 압도하는 산은 마차푸차레이다. 특유의 모양과 특유의 상징성 때문에 이 동네 모든 산 중 존재감은 최고라고 봐도 무방하다.
8천 미터급 고봉이 즐비한 이 지역 산들에 비해선 높이가 다소 낮긴 하지만 경사도가 그야말로 미칠 듯하기 때문에 생김새가 비슷한 알프스 산맥의 마터호른 산과 비교되기도 한다. 그리고 낮다고 해도 히말라야의 고봉들과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낮다는 말이지, 아시아 지역을 제외한 지역(남북아메리카,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남극 등등)의 어떤 산도 이 마차푸차레보다 높은 산이 없다. 참고로 아시아를 벗어나서 최고봉을 찾으라면 남미의 아콩카과가 6,962미터로 30여 미터를 밑돈다.
일부에서는 아예 네팔의 마터호른이라고 부른다지만 네팔 현지 가이드 중에는 이런 말을 들으면 간혹 기분 나빠하는 사람들이 있다. 마터호른, 아마다블람과 함께 세계 3대 미봉으로 불린다는 말을 듣자 한국어를 배운 가이드 중 한명은 실제로 "아마다블람이면 또 모르겠지만 어딜 마터호른 따위를 성산인 마차푸차레와 같은 급에 올려놓을 수 있냐?" 반문하기도 했다. 참고로 아마다블람은 똑같이 히말라야에 있고 에베레스트 근처에 있는, 마차푸차레보다 조금 낮지만 비슷한 6천 8백미터급 산이다. 이쪽은 등정이 허용되어 있다. 안나푸르나 지역에서 마차푸차레가 압도적 존재감을 뽐내듯, 이쪽도 역시 봉 자체도 아름다울 뿐더러 주변에 비교할 만한 봉우리가 없이 우뚝 솟아 있어서 에베레스트 트레킹시 대부분 구간에서 스카이라인을 지배한다.
4천 미터 중반대인 마터호른도 만만치 않게 아름답고 기하학적으로 잘 빠진 산이지만, 앞의 두 산과 같은 반열에 올리기엔 사실 스케일이 좀 안습이다. 포카라에서 바라본, 두번째 풍경사진의 좀 가까이 있는 이름모를 산등성이가 4천 미터급이다. 마터호른을 이 동네에 가져다 놓으면 '예쁜 지형지물 또는 '낮지만 예뻐서 특별히 이름이 붙은 봉우리' 정도 취급을 받을지도 모른다.
2. 등정 역사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런 거 없다.'''
정상 등정은 한 개도 없는데 1957년 영국의 지미 로버츠가 이끄는 원정대가 처음이자 마지막인 시도를 한 적이 있지만, 정상까지 50 m를 남겨두고 다시 내려왔다. 이는 마차푸차레가 지역 주민들이 신성하게 여겨 숭배하는 산이기 때문이다. 고로 마차푸차레의 정상은 아직도 미정복 봉우리이며, 성지이다. 비슷한 경우가 부탄 최고봉인 강카르 푼섬으로 여기도 미정복 봉우리이다.
사실 사람이 오르기에는 지형상으로 굉장히 험하기도 하지만, 힌두교도들은 이 산을 신의 영역이라 여기므로 미천한 인간이 감히 정상에 발을 들여놓음을 금지한다. 현재까지도 네팔 측에서 마차푸차레 등정만큼은 허용하지 않으며, 영원히 허용할 일은 없다고 못박는다. 지금도 현지인들에게 농담이라도 올라가고 싶다면 미친놈 보듯이 바라보는 눈길과 함께 영원히 그럴 일 없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숭배받는다. 1957년 원정대도 정상은 절대로 밟지 않는다는 약속을 하고 올라갔던 것.
하지만 1958년 마차푸차레 등정을 책으로 쓴 등정대원 윌프리드 노이스(1917~1962)는 우린 정상을 올라갈 뻔했다고 주장하여 논란이 된 바 있다. 정확히는...
...라고 썼다.
대장인 로버츠는 부정했으나, 로버츠도 가는데 눈보라와 번개가 내리쳐서 고생한 건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어쨌든 이들이 정상에 못 올랐음은 사실인데, 만약 이들이 올라가서 사진이라도 찍고 자랑했더라면 사람들에게 맞아죽거나 살해당했으리라는 말도 있을 정도로, 네팔에서는 이들의 등정에 엄청 분노했었다고 한다. 실패를 겸손하게 풀어썼는데도 꽤 욕을 먹었는데, 왜냐면 시바신은 남자신이기 때문이다. 훗날 등정사고로 죽은 노이스는 살아생전 이 산처럼 아름다운 산은 없다고 칭송했으며, 마터호른은 여기에 견주면 그냥 바위 덩어리라고 무시했을 정도였다.
3. 트레킹
마차푸차레를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트레킹으로 마르디히말 트레킹이 있다. 보통 4박5일 일정이며, 4,500m의 마르디히말베이스캠프 까지 올라 갈 수 있다. 다만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트레킹에 비해 트레킹 코스가 개척&정비된 것이 비교적 최근이라 트레킹 인프라가 아직 부족한 편이며, 하이캠프 이후 마르디히말뷰포인트(해발 4,100m)로 향하는 코스는 길이 협소할 뿐만 아니라 깎아지는 듯 한 산 사면을 측면에 끼고 이동해야 해서 종종 실족으로 인한 사망사고도 발생하는 구간이므로 트레커들의 세심한 주의를 요한다.
원점회귀를 하지 않는 이상 트레킹의 종료는 시딩 이라는 마을에서 끝나게 되는데, 시딩에서 포카라까지는 길이 워낙 험하여 지프 대절 이외에는 이동수단이 전무하다. 계단식 논을 끼고 아슬아슬하게 주행하는 지프차에 타고 있노라면 모골이 송연해지는 건 덤이다.
4. 관련 문서
[1] 로마자 표기가 통일되지 않았다. 현지에서도, 인터넷에서도 Machhapuchchhre, Machapuchare, Machapucharre 등등 미묘하게 다르지만 지칭 대상을 절대 헷갈릴 일이 전혀 없으므로 통일할 필요성을 못 느끼는 듯.[2] 해당 지형학적 데이터는 모체 봉우리인 안나푸르나 III봉과의 연결 능선상에서 가장 낮은 기준점부터 측정한 것이다. 해발 6천에 가까운 고개인 이곳은 사실상 사람들이 갈 일이 없다. 해당 봉우리 밑으로 사람들이 주로 많이 다니는 길은 해발 3천미터 남짓에 불과하므로 체감 높이는 4천 미터 이상이 되어 훨씬 크다.[3] 마차푸차레 북쪽에 있는 나름 7,555미터짜리 거봉이지만 너무 산 속 깊숙히 있어서 사람 사는 동네에서는 마차푸차레의 스카이라인에 물리적으로 완전히 가려져 보이지 않는다.[4] 세계에서 16번째로 높은 봉우리이며, 8천 미터가 안되는 봉우리 중에서는 초오유 지역의 갸충캉(7,952)에 이어서 2번째로 높다. 자료마다 차이가 있는데 가셔브룸 III봉이 갸충캉과 같은 높이로 기재되어 있고 위성봉이 아닌 독립봉으로 간주한다면 이곳은 세계 17위 봉우리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