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의실험 가설

 


1. 개요
2. 닉 보스트롬의 모의실험 논증
3. 대중의 반응


'''우리는 현실에 존재하는걸까? 시뮬레이션 논쟁'''[1]

1. 개요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는 사실 한 거대한 컴퓨터 속에서 돌아가는 시뮬레이션이라는 우주론의 한 가설. 당연한 얘기지만, 과학적 방법에 의해 검증된 가설이 아니라 사변적인 가설로서 변경지대의 과학이라고 볼 수 있다.
장주호접지몽, 르네 데카르트데카르트의 악마철학사에서 이와 비슷한 사고실험은 여러 차례 제안된 바 있다. 그리고 닉 보스트롬이 2003년에 제안한 "모의실험 논증"이 일론 머스크 등 유명인들 덕분에 유명해지면서 새삼 세간의 관심을 받게 되었다.

2. 닉 보스트롬의 모의실험 논증


철학자 닉 보스트롬2003년 논문 "Are You Living In a Computer Simulation?"에서 제안한 논증. 2011년에 수학적인 문제점에 관한 일부 "패치"가 이루어졌다.
'''오해와는 달리 모의실험 논증은 모의실험 가설을 입증하는 논증이 아니다.''' 하술되다시피, 모의실험 논증이 옳다한들 모의실험 가설의 참은 어디까지나 한가지 가능성으로 남을 뿐이다.

2.1. 전제


보스트롬이 언급하는 모의실험 가설의 전제는 크게 세가지다.
  • 의식의 기저 독립성: 심리철학적 전제. 요컨대 우리 인간이 지니는 의식의 기저는 탄소로 이루어진 신경계이지만, 실리콘 기반의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의식을 재현하는 것이 불가능하리라는 법은 없다는 것이다.
  • 인류 문명이 발달하다보면 언젠가는 컴퓨터로 의식을 재현해내는 것 또한 가능할 것이다: 물론 현재에는 당연히 불가능하지만 말이다.
    • 보스트롬은 당대까지의 뇌과학에서 밝혀낸 것을 고려할 때, 초당 $$10^{17}$$회의 연산을 발휘할 수 있는 컴퓨팅 파워라면 인간의 뇌를 재현할 수 있으리라고 추측한다.
  • "밍밍한(bland)" 무차별 원칙: 인류 원리의 일종. 보스트롬 본인은 보다 강한 입장을 띠지만, 적어도 현 논증에서는 다음 사례를 받아들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본다.

현 인류 가운데 x%는 S라는 특정한 DNA 패턴을 띠고 있다고 가정하라. 이때 S는 일종의 '덤'인 DNA여서 그 어떤 방식으로도 사람의 외양 등에 발현되는 것이 확인되지 않았다.

당신은 이제껏 DNA 검사를 받아본 적이 없다. 그렇다면 당신이 내릴 수 있는 '''합리적'''인 추론은 "나는 S라는 DNA 패턴을 띠고 있다"라는 가설에 x%의 신뢰도(credence)를 부여하는 것이다.


2.2. 결론


이들 세 전제를 받아들일 경우, 적어도 아래 세 가지 명제 중 하나는 참이어야 한다는 것이 모의실험 논증의 결론이다.
  1. 인류는 지극히 높은 확률로 의식을 재현해내는 수준의 기술력에 미치지 못하고 멸망할 것이다.
  2. 설령 그런 기술력을 지닌다 한들, 의식을 재현해내는 대규모의 시뮬레이션을 진행할 확률은 지극히 희박할 것이다.
  3. 모의실험 가설은 지극히 높은 확률로 참이다.

2.3. 해석


요컨대 '''모의실험 논증이 옳다한들, 모의실험 가설이 참이 되는 것은 아니다.''' 보스트롬 자신은 이중 마지막 가능성인 "모의실험 가설은 참이다"가 옳을 확률은 20% 언저리일거라고 언급하면서도, 이는 어디까지나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임을 분명히 한다.
이외에도 보스트롬은 "이게 데카르트의 악마통 속의 뇌랑 뭐가 다르냐?", "이거 반증불가능한거 아니냐?", "이거 유신론이 맞다는 얘기냐?" 등등 여러 질문에 대한 FAQ를 직접 본인의 사이트에 게재했다.

2.4. 보스트롬 본인이 손꼽은 감상평


모의실험 논증은 창조자의 존재를 옹호하는 논증으로는 2000년만에 처음으로 나온 흥미로운 사례라 할만할 것이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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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빗 피어스 (보스트롬 曰: "과장된 칭찬임(exaggerated compliment)")

감사합니다, 보스트롬 박사님! 제가 방문하는 정신과 의사 선생님이 완전 틀렸다는걸 증명해주셨군요![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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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의 제보자 (보스트롬 曰: "엇나간(잘못된) 칭찬임(misfiring compliment)")


3. 대중의 반응



일론 머스크는 모의실험 가설이 참이 아닐 확률이 10억분의 1일 것이라는 코멘트를 남긴 적이 있다.
[1] 쿠르츠게작트의 영상.[2] "The Simulation Argument is perhaps the first interesting argument for the existence of a Creator in 2000 years.[3] Thank you so much, Dr. Bostrom. You have proved that my psychiatrist was wrong all al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