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단위)

 


'''mol, mole'''
1. 개요
2. 상세
2.1. 몰이라는 단위가 나오게 된 배경
2.2. 쓰임
2.3. 역사
3. 비판
4. 고등학교 교육 과정


1. 개요


물질량(amount of substance)의 단위. 어떤 입자아보가드로 수 $$6.02214076\times10^{23}$$개만큼 있을 때 이것을 하나로 묶어 1몰이라고 정의하며, 주로 화학 분야에서 '''질량'''을 통해서 입자의 '''개수'''를 세는 SI 단위로 많이 쓰인다.
물질량 $$n$$을 정의하는 가장 기초적인 방식은 어떤 물질의 질량이 $$m$$[1], 화학식량이 $$M$$이라고 할 때 $$n=\dfrac mM$$이다.
개수를 칭하는 단위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론 단위에 차원이 없음'''에도 SI 단위의 7가지 기본 단위에 포함되어 있으며, 차원 기호로서 $$\sf N$$을 부여받아 '''차수가 1인 다른 기본 단위들처럼 쓰인다'''. 이는 물질을 구성하고 있는 원자가 매우 작아 실생활에서 입자의 개수를 이용해서 논하기에는 그 수가 터무니 없이 크기 때문으로, 당장 화학양론에서 1몰대신 $$6.02\times10^{23}$$개를 쓴다고 생각하면 1몰이 얼마나 편리한 단위인지를 실감할 수 있다.[2] 그러나 라디안의 예만 보더라도, 차원이 없으면서 분야에 따라서는 꼬박꼬박 단위를 표기해주는 사례가 있는 만큼 굳이 '몰'이라는 단위를 기본 단위에 넣었어야 했느냐는 비판적인 시각이 많다(후술).

2. 상세



2.1. 몰이라는 단위가 나오게 된 배경


고체 입자 수준의 크기와 질량을 갖는 물질을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개수 단위로 세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즉 원자화합물의 결정을 '한 개, 두 개, …'로 세는 것은 화학적으로 의미가 불분명하고 양적인 계산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화학양론(stoichiometry)적으로 의미 있고 실생활에 유용한 단위 체계의 고안이 필요했다.

2.2. 쓰임


화학반응에서 중요한 건 물질의 질량보다는 입자의 개수와 그 비율이므로, 어떤 면에서 보면 그램($$\rm g$$)보다 훨씬 더 중요한 단위가 몰이다. 여기에서 파생되는 중요한 농도 단위 2개가 있는데 하나는 몰 농도(Molarity, $$\rm mol/L$$ 혹은 $$\rm M$$)이고 다른 하나는 몰랄 농도(Molality, $$\rm mol/kg$$ 혹은 $$\rm m$$)이다. 보통 몰 농도 쪽이 자주 쓰이지만 몰랄 농도도 쓰이는 부분이 많이 있다. 몰 농도는 분모가 용액부피이기 때문에 저울 없이 부피를 잴 수 있는 도구만 있으면 용질의 양을 알 수 있지만, 부피가 온도에 따라서 변하기에 몰 농도도 온도에 따라 달라진다는 단점이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나온 개념이 몰랄 농도로, 분모가 용매의 질량이기 때문에 휘발성 용매가 아닌 이상 온도에 따라 잘 바뀌지 않는 물리량을 나타낼 수 있다. 따라서 몰랄 농도는 주로 온도의 변화가 큰 화학반응을 서술할 때 쓰인다. 대표적인 예로 끓는점 오름 등이 있다.
이외에도 촉매의 성능(?)을 나타내는 단위인 캐탈($$\rm kat$$)의 정의($$\rm mol/s$$)에도 쓰인다.

2.3. 역사


1805년 돌턴수소 원자(H)의 원자량을 $$1\,\rm g/mol$$로 삼는 물질량 계산법을 정하였고, 1818년 베르셀리우스산소 원자(O)의 원자량을 $$16\,\rm g/mol$$로 삼는 물질량 계산법을 발표하였다. 그 후 1961년 이전까지 화학자들은 자연에 존재하는 산소 원자를, 물리학자들은 산소-16 원자(16O)를 $$16\,\rm g/mol$$로 정하여 사용하였으나, 자연계에는 이 밖에도 17O, 18O와 같은 동위원소가 일정한 비율로 존재하여 평균 원자량과 차이가 있으므로 1962년 국제 순수 및 응용 화학회(IUPAC)에서 탄소-12(12C) 원자량의 $$\dfrac1{12}$$을 원자량단위로 사용하게 되었다.[3]
그리고 2018년 11월 16일 국제 도량형 협회에서 몰을 아보가드로 수로 재정의, 즉 $$1\,{\rm mol} = 6.022\,140\,76 \times 10^{23}/N_{\rm A}$$로 고정하기로 결의하였고, 2019년 5월부터 새로운 몰의 정의가 반영되었다. 쉽게 말해서 여태껏 12C를 통해 정해지는 상댓값이었던 아보가드로 수가 이제는 참값이 된 것이다.[4]

3. 비판


1971년에 국제단위계에서 SI 기본 단위에 몰을 포함시킨 이래로, 몰은 수많은 학자들의 비판을 받아왔다. 이를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 입자의 개수는 그 물질의 질량에 따라 고정되는 무차원의 물리량으로서, 단순히 로만 나타낼 수 있고 굳이 명확한 기본 단위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 물질을 원자론적으로 이해하는 현대의 방식과는 달리, 구시대적인 '물질의 연속체성'이라는 개념이 그 바탕에 있다.
  • SI 열역학에서의 몰은 분석화학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선진 경제에 불가피한 비용을 야기할 수 있다.
  • 몰은 진정한 의미의 '계량 단위'(metric unit)[5]라기 보단 '매개변수적인 단위'(parametric unit)에 불과하다. 즉 물질량을 정의하는 데에 질량이 필요하기 때문에, 몰 역시 킬로그램이나 그램을 통해 간접적으로 정해진다.
  • 국제단위계는 독립체적인 '개수'에 차원을 부여[6]함으로써, '연속량의 단위'와 '독립체'간의 존재론적 구분을 모호하게 만들고 있다.
요컨대 ①이산적인 '개수'를 기본 단위화하여 차원까지 부여해버렸다는 점과 ②실질적으로 질량을 통해 정의되는 단위라는 점이 주된 비판이다. ①은 분야가 다른 '측도론'과 '측정학'의 개념을 혼동하고 있다는 근본적인 문제가 있으며, 아보가드로 수가 터무니 없이 큰 수이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이산적이라 하더라도 화학과 관련된 많은 분야에서 연속적인 개념으로 다뤄서 큰 문제가 없다.[7] 실제로 물질량을 이용할 때 ②에서 언급되어있듯이 질량을 이용하므로 충분히 단위로서의 가치가 있다고 볼 수 있다. 2019년 재정의를 통해 ②의 비판은 표면적으로 해결된 것처럼 보이나, 그 참값 자체가 질량을 통해 정의되었던 값이기 때문에 앞으로 더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

4. 고등학교 교육 과정


배우게 되는 시점이 점점 내려오고 있다. 그만큼 중요한 화학적 단위라서 3년 내내 굴려야 하고 대학 4년제 초기에도 이거 모르면 왜 화학과 왔냐는 소릴 듣는다.


[1] 국내 고등학교 교재에서는 $$w$$를 많이 쓰는데, 보통 $$w$$는 질량 $$m$$에 중력가속도 $$g$$가 곱해진 '''무게'''를 의미하는 물리량으로 쓰인다.[2] 엄밀히 따지면 '개수'는 셈 측도의 단위 중 하나로 셀 수 있는 가산 집합의 일종인데, 이는 측정학에서 말하는 '무차원량(無次元量; dimensionless quantity)'에 완벽하게 대응되는 개념이 아니다. 무차원이란 차원 분석을 했을 때 단순히 차원의 차수가 [math(0)]이 되는 것에 지나지 않으며, 여기에는 셈 측도의 단위들 외에도 연속량인 , 입체각, 반발계수, 레이놀즈수, 양력계수 등등 수많은 물리량이 존재한다. 즉, '''무차원량이면서 셈 측도인 것'''들이 있을 뿐이며 '''무차원량이지만 셈 측도가 아닌 것들''' 역시 있기 때문에 둘은 완벽하게 대응되지 않는다. 몰은 '''셈 측도이지만 무차원량이 아닌 경우'''에 해당하며 무차원량이 아닌 셈 측도는 몰이 유일하다.[3] 국가표준기본법 시행령 별표 1 역시 "탄소 12의 $$0.012\,\rm kg$$에 있는 원자의 개수와 같은 수의 구성요소를 포함한 어떤 계(系)의 물질량"을 몰로 정의하고 있다.[4] 변경 전 아보가드로 수의 정의에 따르면 '12C $$12\,\rm g$$에 포함되어있는 원자의 개수'가 곧 아보가드로 수이므로 둘에 무슨 차이가 있겠냐 싶겠지만, 애초에 이 정의에 쓰이는 '그램'이라는 단위 자체가 킬로그램에서 나온 것인데, 이 킬로그램을 규정하는 킬로그램 원기가 '''시간이 흐르면서 미세하게 가벼워진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즉, 애초에 질량이라는 것의 정의 자체가 시간 의존적이었던 것이고 이에 따라 몰도 재정의가 불가피했던 것이다.[5] 즉, 측정을 통해서만 알 수 있는 물리량의 단위. 나머지 6가지 기본 단위들은 모두 길이([math(\rm m)]), 질량([math(\rm kg)]), 시간([math(\rm s)]), 온도([math(\rm K)]), 전류([math(\rm A)]), 광도([math(\rm cd)])를 나타내는 단위로서 모두 전용 도구를 이용하여 측정을 통해서만 알 수 있는 물리량이다.[6] 참고로 '개수'는 무차원량이기 때문에 별도의 특별한 단위 없이 수로만 나타내는 것이 원칙이다. 단지 한자문화권에서는 여기에 단위(개, 마리, 명 등)를 붙이는 것이 일반적이라 모를 뿐.[7] 마치 중심 극한 정리에 따라 이산확률적인 이항 분포가 연속확률적인 정규 분포에 가까워지는 것과 비슷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