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
1. 개요
問喪
장례에 찾아가 고인의 유족 등을 만나는 일을 말한다.
2. 현대 한국의 문상 예절
2.1. 알아두어야 할 장례 절차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현대 한국에서는 고인이 돌아가신 날을 포함하여 '''3일장'''을 치른다. 셋째 날 아침에 '''입관''' 의식을 하게 되므로[1] 문상은 첫째 날과 둘째 날에 주로 행해진다. 입관은 친지와 아주 가까운 지인만 참관하므로 일반적인 조문객은 고려할 필요는 없다.
입관을 마치고 나면, 고인을 '''장지'''로 모시는 '''발인''' 의식이 행해진다. 이때 관을 운구하게 되는데, 실질적으로 장지까지는 장의차로 이동하게 되므로 친지나 지인 중 남자들이 관을 들어 고인을 장의차까지 모시면 된다. 본인이 젊은 남자이고, 유족 측에 젊은 남자 친척이 부족하다면 이 발인을 요청받을 수도 있다. 검은 양복을 입고 흰 장갑을 끼며, 엄숙하게 모시면 되는 어렵지 않은 일이다. 관의 무게가 상당하기는 하지만, 여럿이 나누어 들고 또 장례지도사들이 지시를 하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발인 이후 유족들은 별도의 차량을 타고 장지로 이동하며 화장일 경우 화장장으로 먼저 간다. 이 과정부터는 유족들과 고인의 정말 절친한 지인들만 참여하게 된다.
2.2. 문상 전 준비사항
가급적이면 너무 이르거나 늦지 않은 시간이 좋으며[2] , 당연하지만 장례식 복장은 검은색 계열의 정장 혹은 단정한 옷이 좋다. 화려한 색상의 정장은 입지 않는다. 정장 색이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넥타이라도 검은색으로 하는 게 좋다. 현대는 한국도 많이 세속화되어 의상 예절을 엄격하게 따지지는 않는다. 되도록이면 검은색 계열의 옷을 입는 것이 정례이긴 한데, 사실 문상 그 자체로도 귀한 손님이기 때문에, 화려한 색상의 옷을 피하고 무채색 계열의 옷 정도만 갖춰 입어도 결례는 아니다. 물론 장례 자체가 돌잔치나 결혼식에 비해서 엄숙하고 진지한 자리이기 때문에 비즈니스 캐주얼도 용인되는 저 두 행사보다는 옷차림을 조금은 신경쓸 필요가 있다. 검은색이나 짙은 청색 계열로 누가 봐도 '예를 표한다'는 느낌 정도만 주면 된다. 학생의 경우에는 고민할 것 없이 교복을 입으면 된다.[3] 군인이라면 정복을 입고 가는 게 맞지만, 정복이 없는 병의 경우는 전투복을 입고 가면 된다.[4] 스님이라면 그냥 승복을 입는데, 승복 자체가 회색이기 때문이다.
고인과 정말 절친했던 사이인 경우 급하게 오느라 평상복이나 화려한 옷을 입고 있는 조문객도 간혹 있으나, 이 경우에는 옷차림을 갖추고 다시 한 번 방문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문상가는 길에 보세 옷가게 등에서 검은색 자켓이나 코트 등의 저렴한 외투만 사서 걸쳐도 충분히 해결이 가능하다. 하나 '''아무리 많이 유해졌다고는 해도 민망하거나 츄리닝이나 빨간 색 같은 것을 입으면 안 된다.''' 단, 고인이 생전에 장례식 복장에 관해 말한 게 있으면 용인될 수 있다. 실제 영국에선 둘 중 하나가 먼저 죽으면 여장을 하고 오라는 약속을 지킨 사례가 있었다.
원래 한민족의 장례에서는 흰색 옷을 입는 것이 원칙이었으나 현재는 '''입지 않는다.''' 굴건제복이 삼베로 만들어졌다 해도 이것은 상주가 입는 것이다. 국회의원 이언주가 이 문제로 거하게 논란을 일으킨 적이 있다.[5] 낸시 랭 역시 안재환의 장례에 가슴이 깊게 파인 형광 주황색 V넥 티셔츠와 하얀 바지를 입고 나타나 단단히 욕을 먹었던 적이 있다.[6]
만약 노인이라면 고인이 너무 어리거나[7] 그러지 않아도 본인보다 나이가 젊은 사람이 먼저 장례를 치를 경우[8] 유족의 상실감[9] 등을 고려해 가지 않는 것이 좋다. 이에 김형석 명예교수는 노년기 조문예절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10]
사망한 사람의 직계가족이 아닌 한[11] 어린 자녀[12] 나 갓난아기는 가급적 친척집 등에 맡겨두고 올 것을 권장한다. 분위기 파악이 되지 않아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매우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장례식장에 어린 자녀를 데리고 오는 것을 금기사항으로 본다.
2.3. 문상 절차
- 장례식에 참여할 때는 상주를 만나기 전에 정장 상의를 제외한 외투와 모자를 벗는다.
- 상주에게 목례를 하고 영정 앞에 무릎을 꿇고 앉는다.
- 분향 혹은 헌화를 한다.
- 분향: 오른손으로 향을 잡고, 왼손으로 오른손을 받친 상태에서 초로 불을 붙인 뒤 향로에 꽂는다. 향의 불꽃을 입으로 불어 끄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 [13] 원래 촛불은 고인의 명복을 빌기 위해 불을 밝힌다는 의미로 있는 것이라, 초가 아니라 성냥이나 라이터로 향에 불을 붙이는 게 올바른 방법이지만 현대에는 그 정도로 엄격하게 따지지는 않는다. 보건복지부 장사정보시스템에서도 초에 붙이라고 안내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장사정보시스템 분향방법
- 헌화: 꽃(보통은 흰 국화꽃)을 하나 집어서 영정 앞에 헌화하면 된다.
- 좌식 빈소인 경우 일어나서 고인의 영정에 절을 한다. 횟수는 두 번 반이다.[14] 개신교 신자는 종교적인 이유로, 다리나 발에 깁스를 한 사람은 절하는 것이 부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그냥 묵념으로 대체한다. 입식 빈소에서는 절 대신 묵념을 한다. 만약 고인의 나이가 조문객보다 어릴 시[15] 미운 정 고운 정 다든 형재자매거나 부부 정도로 가깝지 않는 한 절을 하지 않는다.
- 좌식 빈소라면 영정에서 물러나서 상주와 맞절한다. 횟수는 한 번이다.[16] 상주와 동시에, 혹은 상주보다 먼저 고개를 들면 된다. 남자는 오른손이 위로, 여자는 왼손이 위로 가게 한다. 개신교 신자는 종교적인 이유로, 다리나 발에 깁스를 한 사람의 경우는 절하는 것이 부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생략. 입식 빈소에서는 역시 절 대신 묵념을 한다.
- 평소 안면이 있는 경우 상주에게 짧은 위로의 말을 한다. 고인과 관련된 질문은 삼가야 하며, 끝나고 나올 때는 두세 걸음 뒷걸음질로 물러난 뒤 몸을 돌려 나오는 것이 예의다.
다만, '''호상이나 잘 돌아가셨다 같은 고인드립은 절대 함부로 꺼내지 말 것. 그러다 극대노한 유가족들에게 욕먹을지도 모른다.''' 호상도 유족들이나 상주와 가까운 조문객끼리만 내뱉는다. 그것도 노인이 자연사나 병사했을 때, 아니면 오랜시간 병으로 고생하다 결국 눈을 감으신 분들에게나 하는 말이지, 제법 오랫동안 힘든 삶에 찌달리거나 한이 맺힌 채 돌아가시지 않고, 편안히 눈을 감으셨을 때 혹은 사고로 순식간에 사망했을 때나 '(슬프지만) 그래도 호상 아닌가' '그 상태로 오래 오래 고통받는 것보단 낫다'는 뉘앙스로 위로하듯 꺼내는 말일 뿐이다.[17] 뼛속까지 원한 관계가 아닌 한 죽어서 진심으로 기쁘다는 말이 절대 아니다. '''특히 젊은이/학생의 자살 및 사고사의 경우는 절대 저런 말을 써서는 안 되니 각별히 주의.''' 잘 모르겠다면 그냥 말을 하지 말자. 상갓집에서 말을 아끼는 것도 일종의 예다.
정말 간혹, 진짜 가끔, 고인의 이름을 계속 부르는 것을 안 좋게 보는 경우가 있다.[18] 저승사자가 이름을 3번 부르면 혼이 빠져나간다는 것에서 고인 이름을 계속 부르는 것을 두 번 죽인다고 생각하는 경우를 본 적이 있다.
이후 상주나 그 가족들의 안내를 받아서 식사를 대접받고 나오면 된다. 예전에는 친분에 따라 일손을 거들어주기도 했지만, 요즘 장례는 대부분 전문 업체에 맡기다 보니 그럴 필요는 없어졌다. 마지막으로 상갓집에서 술 마실 때는 '''건배하지 않는다'''. 정철연의 마조앤새디에서도 이와 관련된 에피소드가 등장했다. 안철수가 상갓집에서 문재인에게 건배를 제의했다는 증언이 있다.#
21세기 들어 고령화와 맞물린 입식 빈소의 도입으로 입식 빈소에서는 예법이 다르다. 입식 빈소인 경우 신발을 신은 채로 묵념을 한다.
2.3.1. 노년기 문상 예법
21세기 한국은 고령화되어 조문객은 물론 상주도 고령화되어 가고 있으며 이에 김형석 명예교수는 노년기 조문예법에 관해 4가지 원칙을 제시했다.[19]
- 아주 가까운 사람의 장례를 제외하고 나보다 젊은 사람의 장례에는 가지 않는다. 자칫 유족에게 더 큰 상실감을 줄 수 있다.[20]
- 그럼에도 꼭 마음을 전하고 싶다면 조문객이 적은 시간을 택해 간다. 그래야 조문객들이 덜 불편해 한다.
- 꼭 가야할 자리가 아니라면 가급적 아들을 통해 조문하고 전화로 위로를 전한다. 수능 출제위원이라면 장례식에 가도 3시간 만에 복귀해야 해서 어쩔 수 없지만.
- ‘호상(好喪)’이라는 표현을 조심해서 쓴다. 아무리 나이가 많은 이의 장례라도 가족과 친구들에겐 슬픈 일이다.
2.4. 문상의 의전
보통 어지간히 친한 동료나 친구가 아닌 이상은 아는 사람의 상에는 부모상[21] 이나 빙부모상[22] 에 참여한다. 조부모상에 참여하는 경우는 케바케이나 결혼식, 돌잔치 등 다양한 부조가 많은 현대인들의 특성상 점점 조부모상은 안 가는 추세. 상주가 누구냐에 따라 문상객의 숫자가 달라지기도 한다. 상주가 유명한 사람이거나 고인이 유명한 사람이었을 경우 규모도 그에 맞게 커지며 장례식장 입구에는 여러 사람들이 보낸 조화로 빼곡히 차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23] 관련된 말로는 다음이 있다.
정승 집 개가 죽으면 문상을 오지만 정승이 죽으면 개 한마리도 얼씬거리지 않는다.
[1] 나름대로 활기차고 시끌시끌하던 장례식장에서 어느 순간 오열이 터져나온다면 보통은 바로 이 입관 순간이다.[2] 보통 정오 이후부터 자정 사이에 방문한다.[3] 다만 교복이 너무 밝은 색이라서 마음에 걸린다면 그냥 어두운 색의 옷을 입고 가도 된다. 학생이라고 무조건 경조사에 교복을 입으라는 법이 있는것도 아닌데다가 성인에 비해서 사회적인 시선에서 좀 더 자유롭기도 하기 때문이다. 물론 빨간색, 노란색 계열 같이 확 튀는 밝은 계열의 색의 옷이나 민소매, 심히 늘어나거나 찢어진 옷, 반바지, 백바지, 외설적인 그림이나 글이 프린팅 돼있는 옷 같이 누가봐도 예의에 어긋난 의류는 당연히 피해야 한다.[4] 물론 부대에서 바로 장례식장으로 향하는 것이 아니라, 휴가를 따로 나가 있는 상황에서 문상을 가는 것이라면 굳이 전투복을 입을 필요는 없다.다만 아무래도 휴가를 나온 상황이면 전투복이 편하고 비교적 단정한 옷이라 전투복을 챙겨 입는 사람도 있다.[5] 518 기념식에 흰색 줄무늬 재킷에 샌들을 신고 나타났다.[6] 다산콜센터 관련 행사로 다산콜센터의 색을 따온 색을 입었던 것이며, 가슴에는 명찰까지 달려 있었다. 낸시랭 본인은 일정이 너무 바빴다는 핑계를 댔지만 명찰까지 달고 나타난 행동은 누가 봐도 관심받기 위한 행동임이 명백했기 때문에 욕만 더 얻어먹었다.[7] 아동, 청소년 혹은 20대 중반 이하[8] 본인은 85세인데, 고인의 나이가 76세라든가.[9] '저 분은 저렇게 장수하는데, 고인은 복도 없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10] #[11] 다만 부모나 형제의 죽음이 자녀의 정서에 아주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이를 숨기고 장례식장에 가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12] 보통 초등학교 저~중학년까지.[13] 보통 살짝 흔들거나 왼손으로 가볍게 바람을 일으켜 끈다. 이 경우 자칫 초를 넘어뜨릴 수 있으므로 주의하자. 아니면 향의 심지를 잡아서 끄는 방법도 있다.[14] 본래는 남자가 두 번 반, 여자가 네 번 반이었으나 현재는 거의 완전히 사라진 풍습이다. 다만, 명절이나 제사가 가까울 때 문상을 갔다면 절을 하지 않는다는 풍습은 남아 있다. 일부에서는 의학적으로는 사망했으나 아직 입관을 하지 않았다면 돌아가신 것으로 인정하지 않으므로 (입관을 해야 돌아가신 것으로 인정한다는 뜻) 이런 경우에는 첫날 조문을 갔다면 1번만 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하기도 한다.[15] 조문객이 85세인데 고인이 77세라든가 하는 경우.[16] 두 번은 고인에게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17] 스페인어권에서 출상 때 박수를 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승에서 힘들게 살거나 한이 맺혔지만 하늘나라 예수님 곁으로 가서 안식을 취하라는 뜻일 뿐이다. 가끔 한국인이 특정 현지인이랑 친분이 있었을 경우 해당 장례식에 가야 할 때가 있는데, 우리 정서랑 다르다 해도 어색해하지 말고 그냥 박수를 쳐주면 된다.[18] 강조했듯이 정말 가끔이다. 하지만 혹시 모르니 주의하자.[19] #[20] 통례라고 보긴 어렵다. 오히려 문상하는 어른이 자신보다 어리거나 비슷한 사람의 장례를 보면서 더 마음이 불편해한다. 이는 전형적으로 한쪽의 입장만 생각한 경우이다. 그런식으로 예를 정한다면 애당초 상주, 상재들이 슬픈데 굳이 시끌벅적하게 진심으로 슬퍼하지도 않는 사람들이 잔뜩 방문하는 자체가 결례라고 해야한다.[21] 아버지와 어머니[22] 장모와 장인어른, 시아버지와 시어머니[23] 연예인들의 장례를 보면 알 수 있다. 2017년 12월 18일에 사망한 종현의 경우에도 화환이 3층 빈소 전체를 다 채울 정도였다. 반대로 고인의 유언 혹은 유족의 요청에 의해 큰 규모의 장례에 비해 조화가 하나도 없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보통 쌀 등으로 대체한다. 물론 불우이웃 등 주위에 어려운 사람들을 돕자는 취지로 받는다.